한우물만 판다, 유명한 말이지만 요즘 세상에는 보기 힘들어진 모습이다. 점점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고, 그만큼 선택지도, 각각의 장점과 단점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시대에 한 우물만 파고 있는 게임사가 있다. 바로 '전장의군주'를 서비스 중인 엔틱게임월드다. 엔틱게임월드는 일부 모바일 게임을 제외하고, 모든 게임이 웹 브라우저 기반의 웹RPG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런 그들이 내놓은 차기 웹 MMORPG '전장의군주'가 지난 22일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 열흘째를 맞았다. 과연 엔틱게임월드가 '전장의군주'를 선택하고 서비스한 이유는 무엇인지, '전장의군주'는 어떤 게임인지 두명의 PM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이상범 PM(좌)과 송선규 PM(우)




게임이 정식 오픈한지 열흘이 흘렀습니다. 매우 바쁜 시간들이었을텐데,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송선규) 서비스 초반의 유지보수에 힘썼습니다. QA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서버 안정성을 검증하는데 많이 투자했어요. 게임 서비스를 시작할 때 역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범) 유저 피드백도 점검하면서, 동시에 마케팅, 광고가 효과적으로 잘 전달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했구요. 아무래도 초기다보니,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듣기 힘든 말인 '게임이 정말 재미있다'는 반응을 받아보고 나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문제점 지적이나 버그, 사건사고도 발빠르게 전달해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장의군주'의 중심 콘텐츠는 역시 국가 등 대규모 PVP인데요. 그만큼 3개 국가와 직업들의 인구비율이 중요할텐데, 현재는 어떤가요?

송선규) 나라의 인구 비율은 현재 거의 비슷비슷한 수준입니다. 차이가 크게 날때라도 국가별 동시접속자 차이는 20~30명 정도에요. 캐릭터를 생성할 때, 3개 국가 중 가장 인구수가 적은 나라가 기본선택으로 추천되고, 유저들도 큰 거부감 없이 이를 받아들여서 국가별 인구불균형은 적은 편입니다.

세가지 직업 역시 큰 차이 없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콘텐츠를 즐기는데 특정 직업으로 쏠림현상이 생겨서 차질이 생기는 경우는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아, 물론 캐릭터의 성비 불균형은 심한 편이에요.(웃음) 캐릭터의 남여 성비는 대략 3:7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장의군주'에서는 일종의 펫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선 시스템 역시 있는데, 이것 역시 유저들의 선택이 성능 외에 외모 등으로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데요.

송선규) 아직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는 초반이다보니, 명확한 성능 차이나 시너지를 따지기 보다는 단순히 겉보기에 마음에 드는 신선을 사용하는 경향이 크긴 해요. 아직 희귀 신선도 추가되지 않았고요.

이상범) 서비스 시간이 더 지나고 아이템 파밍이라던지 희귀 신선을 얻게 되면 좀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 봅니다. 그렇다고해서 지금 신선들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고, 현재 사용중인 신선의 성장에 따라 캐릭터도 성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저들이 선택을 바꾸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엔틱게임월드는 기존에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웹RPG를 퍼블리싱을 많이 해왔죠. 그럼에도 차기 서비스 게임으로 '전장의군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텐데, '전장의군주'는 서비스한 전작들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송선규) '전장의군주'는 뭐랄까, 첫인상이 좋았어요. 보통 웹게임에는 그런 편견이 있죠. 아무래도 클라이언트 게임보다는 비주얼이 부족하고, 콘텐츠 양도 적고. 하지만 '전장의군주'는 유저에게 보여지는 비주얼도 웹게임 답지 않게 좋고, 콘텐츠 역시 PVP와 PVE를 포함해 두루 갖춰놓았어요. 웹게임의 장점인 손쉬운 접근성, 빠른 진행도 그대로 있고, 거기에 대규모 콘텐츠가 있었던거죠.

게임에 자동 전투, 자동 달리기 등 캐주얼 유저를 위한 편의 시스템도 있고, 동시에 대규모 PVP같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도 있는데요. 각각의 유저층이 즐기는게 다를법도 한데, 반응은 어떤지, 또 유저들을 콘텐츠로 유도하는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송선규) 확실히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이 각각 양극화되어가기 보다는 서로 믹싱, 섞이도록 흐름을 짜고 있습니다.

대규모 PVP에서도, 직접적인 전투가 아니더라도 마치 삼국지의 영토전을 하듯 적의 후방을 공격해 영토를 차지하는 등 플레이가 가능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전장 자체도 원하는 유저가 쉽게 신청해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상범) 하드코어 유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치에 참여해 투표로 국왕을 선출하거나, 대규모 PVP뿐만 아니라 개인간의 PVP 콘텐츠인 봉신대 등을 선택해 즐길 수도 있죠.

게임의 중심을 국가에 두어서, 종파 위주로 특정 부류의 유저들만 특정 콘텐츠를 즐기는 일을 방지하는데 노력했습니다. 또, 그만큼 국가를 위해 각각의 종파가 힘을 합치기도 하고요.

다음 업데이트는 어떤걸 고려하고 있나요? 또 대략적인 업데이트 시기는?

송선규) 대략적인 업데이트 주기는 한달에서 한달반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서버를 증설해 신규 서버를 열 예정입니다. 콘텐츠 부분에서는, 전체 서버 안에서 전쟁과 전투를 벌이는 '서버 대전'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구요.

이상범) 서버 대전은 기존에 있는 통합 봉신대를 크게 키운 것이라 보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통합 봉신대는 서버 10위권 안의 유저들이 전투를 벌여 순위에 따라 차등 보상을 얻는 콘텐츠인데, 이것이 전체 서버 단위로 확대 되고, 토너먼트 방식을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PVP 콘텐츠 입니다. 서버 대전에서는 '날개' 아이템 얻을 수가 있어서,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서버 대전으로 얻을 수 있는 날개 아이템


그간 여러 해외 웹게임을 현지화해 왔는데, 현지화 노하우가 많이 쌓였을 듯 합니다. '전장의군주'를 포함해 해외 웹게임을 현지화해 서비스하면서 기억나는 것이나 느낀 특징이 있다면?

송선규) 중국 개발사들과 많이 일을 해왔는데, 한번이라도 해외지원 경험이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차이가 극명한 편이에요. 서비스 중에 항상 발생할 수 있는 예상 외의 문제들이 생기느냐 안생기느냐의 차이가 거기서 많이 드러납니다. 대체로 해외 서비스에서 필연적으로 생기기 마련인 문제들은 미리 인지하고 조정하려는 편이에요.

이상범) 한국과 중국의 유저 취향도 꽤 다른데, 중국 유저들은 이 게임 하다 질리면 저 게임, 이런식으로 자주 갈아타지만, 한국 유저들은 하나의 게임을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이 많아요. 이런 차이점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게임 상에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대처 방식이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요. 중국쪽은 다소 수동적이어서, 서비스하면서 그런 쪽을 많이 조율하고 닥달하기도 하고 합니다.

엔틱게임월드는 웹 플랫폼의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회사 차원에서 웹 플랫폼을 주축으로 하는 이유가 있는지요?

송선규) 뭐니뭐니해도 웹 플랫폼의 장점은 바로 접근성입니다. 여기서 다른 장점들도 나온다고 봐요. 클라이언트 기반의 게임들은 아무래도 게임의 설치 뿐만 아니라 각각의 사양이나 구성이 차이나는 PC마다 문제도 생길 수 있죠. 웹은 간편한 만큼 다양한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만큼 준비만 된다면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쉬운 플랫폼입니다. 불필요한 리소스를 줄이는게 핵심이죠.

게임을 간편하면서도 깊게 즐길 수 있는게 웹 플랫폼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해요. 접근성 뿐만 아니라, 게임 전체의 볼륨, 콘텐츠의 다양함, 퀄리티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아니 다른 게임보다 더 콘텐츠가 많고 훌륭한 게임이 좋은 웹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규 추가 예정인 탈것


서비스 중인 게임 라인업이 무협이나 삼국지 등을 소재로하는 RPG가 많은데, 개중에는 SF 게임도 몇몇 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다른 소재나 장르의 게임을 도입할 의향이 있는지?

송선규) 엔틱게임월드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남들이 쉽게 하지 않는 것을 하자'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당시 유행하는 웹게임들 중 주류를 이룬 것들은 '부족전쟁'이나 '오게임' 등 대부분 전략적인 요소를 담은 시뮬레이션 게임들이었어요.

여기서 탈피해서 보다 클라이언트 게임에 가깝게 비주얼도 퀄리티도 충분하면서 웹으로서의 장점을 살린 웹 RPG를 목표로 했습니다. 무협이나 삼국지 역시 그때로선 다소 생소한 소재였구요.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목표를 향해 달려온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는 무협 등의 웹 RPG가 궤도에 오른 만큼, 다른 게임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전장의군주'를 즐기는 유저 여러분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송선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슬로건 아닌 슬로건을 건게, "게임을 만드는건 군주(유저)들이다" 였어요. 결국 게임은 유저가 즐겨야 하는 것이죠. 저희도 유저를 위해 접근을 하며 개선해 나갈 것이고, 그 결과는 유저분들의 게임 이용으로 보답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범) 저는 아무래도 QA 담당이기도 하고, 게임 콘텐츠를 수정하는 역할이다보니 실제로 유저분들이 게임을 하다 겪는 불편한 부분을 많이 접합니다. 텍스트 가독성이나 ui 등등, 이런 불편을 비단 제보 메일이나 홈페이지 게시판이 아닌 아무 곳에나 적어놓더라도 찾아서 고칠 수 있도록 발로 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