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에서 선보인 횡스크롤 RPG '펀치몬스터'가 지난 14일 오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신작 게임이니까 플레이 한 기자. 그리고 지나가던 다른 기자들이 게임 화면을 보고 물어봅니다.


"이거 메이플 같은 건가요?"


하긴 캐릭터의 생김새는 꼭 그런 느낌입니다. 아 그런데 해보니까 메이플스토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뭐랄까... 평면에 층이 있는 구조가 아니라 횡으로 깊이가 있는 필드기도 하고 해서.


"캐릭터 생긴 건 그런데, 메이플이랑은 좀 다르기도 하고... 횡으로 깊이가 있거든요."
"그럼 던파 같은 건가봐요?"


도대체 던파 같은 게임이 무엇으로 정의되는지에 대해서를 제쳐두고, 아무튼 펀치몬스터는 던전앤파이터와도 다릅니다. 던전에 난이도를 높여가며 진행하는 방식도 아니고. 갑자기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집니다.


"던파랑도 다르긴 한데...(도대체 펀치몬스터를 어떻게 설명해야되는거야!)"



▲ 엔씨소프트의 2010년 첫번째 신작, 펀치몬스터



이제껏 참 많은 횡스크롤 액션 RPG들이 선을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게임의 대부분은 쉽게 메이플스토리류 또는 던전앤파이터류로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아류작이라 부를 수도 있고, 게임성이 입증된 성공한 게임을 벤치마킹한 것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횡스크롤 RPG가 나오면 이번 게임은 어느 라인을 타고 있는지가 첫 번째 질문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펀치몬스터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게임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적어도 성공한 기존 게임의 요소들을 무조건 수용하기만 한 게임은 아니구나.' 또, 보통 퀘스트를 완료하면 다시 마을로 돌아가야 하는데, 퀘스트 수행 지점에 완료 NPC가 기다리고 있다던가,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도록 작은 사냥 퀘스트를 준다던가 하는 세심한 배려에서는 살짝 놀라기도 (그건 일종의 고객감동이기도 했는데, 이전에는 그런 게임이 없었으므로) 했습니다.


쉽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게임. 그리고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된 게임. 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일까요. 엔씨소프트 신민균 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 엔씨소프트 캐주얼 게임을 총괄하고 있는 신민균 사업실장



원래 2007년 처음 공개된 펀치몬스터는 2008년에 오픈을 앞두고 여러 번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던 게임입니다. 사실 그 때도 이미 만들어 질 건 거의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돌연 1년 반 정도 소식이 끊기더니 올 해 5월에야 VIP 테스트로 복귀했습니다. 출시를 앞 둔 게임이 1~2년 가까이 소식이 없었던 건 상당히 큰 문제가 있어서 아닐까요. 어쩌면 개발 방향이 완전히 들어 엎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펀치몬스터는 어떻게 보면 게임의 아주 사소한 것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데 그 시간을 썼던 것입니다. 캐릭터의 얼굴, 옷차림, 표정과 같은 커스터마이징을 다양하게 하기 위한 시간으로.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좀 더 편하고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으로. 장기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미리 준비하기 위한 시간으로. 그리고 이런 부분들을 개발사가 스스로 헤아린 것이 아니라, 1년에 걸친 게릴라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어가며 (심지어 NPC의 위치까지) 체크했던 것입니다.



= 오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서버를 더 추가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어떤가요.


실은 미처 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줄 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한 사람이 굉장히 오래 플레이하는 것 같지는 않고 전체적으로 액티브 유저가 많은 것 같습니다.

피로도 시스템이 도입되어 있으니까요. 저연령층이 할 수 있는 게임이니까 게임을 그렇게 오래 하는 게 꼭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피로도로 일종의 시간 가이드를 하는 건데, 처음부터 피로도를 넣으면 단기적으로는 수치적으로 부족해보일 수 있기 때문에 꺼리는 분들도 있었어요. 오래 준비한 게임이니까 서비스도 소신을 갖고 하자고 했죠.



= 지난 5월에 VIP 테스트 했습니다. 그 전에도 많은 테스트가 있었는데요. 테스트를 통해 어떤 점들이 반영되었나요.


메인 마을을 확장시키고 기능을 많이 부여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보통 다른 게임들 보면 첫 마을은 작고 특별한 기능 없이 일단 지나가고 좀 있다가 대도시를 만나게 되잖아요. 펀치몬스터는 첫 마을이 모든 기능을 다 가지고 있어요. 초보유저들도 고레벨 유저들을 만나서 도움도 받고 하는 구조를 만든 거죠. 첫 마을은 허접하고 고레벨 마을이 좋은 것보다 처음 경험한 마을이 모든 기능을 다 가지고 있는 게 더 편리하겠구나. 그래서 그 부분을 리뉴얼 하는데 리소스를 많이 썼습니다.

경매장도 그래서 넣었고요. 보통 캐주얼 게임에는 처음부터 경매장을 고려하지는 않거든요. 경매장이 없으면 파템 같은 것도 초반에는 얻기 힘들고 그런게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경매장이 없으면 아이템 거래하느라 게임에 더 오래 접속해서 플레이타임이 늘어날 수도 있겠죠. 그런데 피시방 테스트를 해보면 대부분 두 세 시간 하고 집으로 가요. 학생들도 바쁘고 직장인들도 바쁘거든요.

두 세 시간으로도 친구들과 재밌게 할 수 있는 게임은 뭘까. 아주 사소한 걸수도 있는데, 보통은 마을에서도 좀 뛰어다니게 하거든요. 그런데 내가 한 번 가 본 루트를 매번 뛰어가야 하나. 한 번 간 지역은 자유롭게 갈 수 있도록 해주자.

이런 식으로 플레이타임을 의도적으로 늘이면서 불편을 주는 부분들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했어요. 물론 이렇게 하면 컨텐츠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하죠. 고객 입장에서는 즐거운데, 플레이 타임이 빨리 소진되서 금방 컨텐츠가 소모되어버리는 것 아니냐. 그래서 오래 만들었습니다. 60레벨까지는 만들어놓고 OBT를 해야겠다고 한 거죠.

다른 게임들을 보면 처음에는 재미있는데 컨텐츠 업데이트 주기가 늘어지면서 고객들이 다 나가버려요. 그걸 다 구비하고 마련하는데 1년이 더 걸린 거죠.



▲ 펀치몬스터의 경매장



= 오픈베타 때 만레벨은 얼마로 설정되어 있습니까. 또 만레벨에 도달할 때까지는 얼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일단 오픈베타 때 레벨제한은 40인데 60레벨 컨텐츠까지 다 만들어져있어요. 펀치몬스터의 기본 핵심전략이 바로 업데이트입니다. 적절한 시점에 빨리 빨리 풀 생각입니다.

시간은 25레벨까지는 한 20시간 정도 걸리겠지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걸리더라고요. 보통은 개발사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를 보여주는데 펀치몬스터는 온갖 특이한 걸 가지고 놀고, 또 예상하지 못한 것들을 즐기더라고요. 그래서 40레벨도 더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실제로 레벨업보다 풍차나 쉐도우 타워 쪽 파밍에 주력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거든요. 레벨대에 맞는 세트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죠. 사실 인던을 설계할 때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확률적으로 아이템을 얻도록 하면,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하면 무한정 던전을 돌아야 하거든요. 차라리 일정 회수 이상 가면 원하는 아이템을 얻는 게 낫지 않겠나. 그래서 동전 같은 걸 줘서 동전을 일정 수 이상 모으면 상점에서 살 수 있게 했어요. 인던을 마치 졸업하듯 컨텐츠를 지나갈 수 있게 했습니다.



= 게임이 공개된 것이 2007년이고 2008년에 여러 번의 테스트를 했거든요. 그런데 2009년 한 해 동안은 소식이 잠잠했습니다.


2008년에 작게 오픈을 할 수도 있었어요. 그 때도 꽤 괜찮은 게임이었거든요. 그 후로 1년 반에서 2년 정도를 더 만든 거죠. 빠진 부분들을 채워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테면 그 때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다양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상당히 다양하게 들어가있죠. 작아보이는 부분이지만 상당히 시간이 들어가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플레이 경험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지금은 탈 것도 특이한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런 것도 다 리소스죠.

그럼 2008년도 게임을 2010년에 내 놓는 거니 옛날 물건이 아니냐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플레이의 재미라는 게 1, 2년 지났다고 바뀌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픽이 어떻다 하는 기술적인 이슈가 아니라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 그게 기본기인데, 이를테면 광역을 쓰면 광역의 맛이 나고 타격을 하면 타격의 맛이 나고. 스킬에서 성장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

설령 2년이 지나서 나오더라도 잘 만드는 게 중요한 거지, 빨리 시장에 내놓는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얼굴형태, 눈, 코, 입, 옷에 몸 크기, 머리 크키까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00억 개가 넘는 서로 다른 캐릭터가 생성가능하다.



= 그래도 어떤 타이밍이라는 것이 아쉽지 않으셨을까. 그 후로 많은 다른 게임들이 시장에 선을 보였거든요.


예를 들면, 리듬댄스 게임도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러브비트 빼고는 살아 남은 게임은 별로 없거든요. 타이밍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게임 플레이에 집중해서 볼 때 우리가 만족할 만한 재미를 줄 수 없으면, 심지어 경쟁작이 하나도 없는 타이밍에도 실패하게 되는 것이죠. 아무리 타이밍이 나빠도 준비가 되어있으면 붙어볼 만 한거죠.

이 퀄리티로는 안 된다. 퀄리티를 우리가 만족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않으면 뭘 해도 안되겠구나 하는 교훈을 다른 게임들을 통해 얻었습니다.



= 펀치몬스터를 즐겼으면 하는 타겟 유저층이 따로 있으신가요.


만약에 그냥 '저연령 RPG를 만들자'고 했으면 게임 플레이를 그렇게 고민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저연령 대상의 게임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쉬운 RPG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접속자 통계를 보면 20대 이상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동안의 게임 트렌드가 풀3D 그래픽에 화려한 이펙트와 복잡한 컨트롤을 쫒아갔는데 어쩌면 그런 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을까. 방 만들고 들어가서 몇 십 분 동안 집중을 해야 겨우 잡을 수 있고. 물론 그런 장르에 대한 시장도 있겠죠. 하지만 쉽고 편하게 삼촌이랑 조카가 함께 게임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한 시장도 있을 거라 봤어요.



= 엔씨소프트가 개발사를 인수했습니다. 엔씨의 개발력이나 운영 노하우가 공유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떤 부분을 함께 했습니까.


게릴라 테스트라고 PC방에서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렇게 테스트가 진행되면 개발자 분들이랑 가서 관찰 노트를 매일 적었어요. 그리고 그 관찰결과를 바탕으로 리포팅을 하고 게임을 튜닝했습니다. 또 그렇게 튜닝된 게임으로 다시 게릴라 테스트를 반복했습니다. 예를 들어 테스트 하시는 분들이 '여기에 왜 NPC가 없어요?' 그러면 그걸 수동으로 일일이 다 잡았어요. 그래서 아마 플레이를 하시게 되면 상당히 자연스럽게 있었으면 하는 그 자리에 몬스터가 있고, NPC가 있고 이제 새로운 아이템이 생겼으면 할 때 생기고 하는 걸 느낄 겁니다. 저희들의 노하우라는 게 사실은 공식 같은 게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고객이 원하는 걸 알기 위해서 계속 테스트를 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걸 1년 정도 꾸준히 했어요.





= 횡스크롤 RPG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와 비교하게 됩니다.


이런 거 있잖아요. '메이플을 잡으러 왔다!' 사실 이쪽 분야에서는 다른 게임을 샘플로 두고 벤치마킹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벤치마킹을 많이 더 완성도 있게 하면 결국 그 원작 게임이 되버려요. '어, 이거 메이플이네?' 그러고 끝나버린단 말이죠. 메이플이 업데이트만 한 번 해도 벌벌 무서워하고.

그런 것 보다는 저희들은 복합적인 메시지가 나오길 바래요. MMO를 하던 분들이 해보고 '애들 게임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하고, 한 편에선 캐릭터가 귀여워서 시작했는데 해보니까 이전에 경험했던 게임과는 다르네? 하는 그런 반응들. 그래야 개별 카테고리에 묶이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다른 게임을 벤치마킹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 다른 횡스크롤 RPG와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횡축이 꽤 길다는 부분입니다.


몰이 사냥을 하면서 광역 스킬을 제대로 썼다는 느낌을 주려면 축이 하나가 더 필요했습니다. 정말 '쎄다'는 광역 스킬이 많거든요. 그게 전체 화면을 덮는 이펙트가 화려해서가 아니라, 축을 따라 움직이면서 몬스터를 몰아서 광역을 쓸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 아케이드적인 컨트롤의 재미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킬 시스템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단순히 몇 레벨에 어떤 스킬을 배우고,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서 스킬 대미지를 올리는 식이 아니라, 스킬의 효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강화가 됩니다.

예를 들어 덫을 놓는 스킬이다. 그러면 덫 대미지가 강해지는 게 아니라 덫을 하나 더 놓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그게 전투의 패턴을 바꿔버리게 되요. 대부분이 그런 걸 고려해서 스킬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 스킬에 포인트를 투자하면 또 다른 플레이가 가능한 방식. 적을 밀어내는 섬머솔트킥에 넉다운 능력을 붙일 수도 있다.



= 초반부터 상당한 커스터마이징 제공하고 있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이 다양하게 된다는 게 고객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는 지는 아이온을 보면서 많이 느꼈죠.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개성을 표출하기를 원합니다. 작은 캐릭터나 머리가 아주 큰 캐릭터. 덩치가 큰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가 가능하다는 건 감성적인 접근인 것 같아요. 그런 감성을 표현하는데 제약을 두지 않는 게 좋겠다.

탈 것도 그냥 막 줍니다. 다른 게임에서 이를테면 40레벨 이상 되야 타는 건데 막 주거든요. 굳이 이동을 제약해서 멀리 뛰어가게 만들고 그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싶어요. PC방에서 두 시간 플레이하고 집에 가는 건데, 그래도 2시간 하고 나면 뭔가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쉽게 쉽게 얻어갈 수 있게 만들고 대신 불필요한 것들은 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 사실은 유저에게 불편을 줘가면서 나중에 캐쉬로 해결하는 게임들이 많습니다. 가방 같은 것도 처음에 작게 만들어서 나중에 확장하는 걸 캐쉬로 팔고 그러잖아요.


고객이 많이 모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위룰(We Rule)이라는 게임에 보면 '모조'라는 캐쉬 아이템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꼭 필요하지는 않아요. 없어도 게임을 하는 데 지장이 없거든요. 그래도 사서 쓰는 사람은 많아요. 그게 좋은 것 같아요. 꼭 못 구하는 것은 아닌데, 바쁜 사람들은 사서 쓸 수도 있는 정도. 오픈 마인드로 생각하고 있어요. 굳이 다른 게임을 벤치마킹할 생각도 없고요.



= 오픈베타 이후 업데이트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사실은 오픈하면서 승부를 보려는 게임들은 경쟁게임이 방해하기가 쉽습니다. 경험치 추가 이벤트 해버리면 유저들이 기존 게임으로 돌아가버리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게임 컨텐츠를 작게 만들어서 우려먹으려고 하는 건 죽는 길이구나 했죠. 계속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면서 컨텐츠가 끊어지지 않는 모습이 1년 정도는 유지해야 하지 않겠나.

저희가 오픈베타를 하면서 잡아놓은 컨셉이 있어요. 1/52 이라는 겁니다. 1년이 52주잖아요. 오픈베타는 그 중 1 이라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52주 간의 업데이트 계획이 다 잡혀있어요. 6개월 치는 이미 기획이 완료되어 있고, 4~5개월 치는 개발도 완료되어 있습니다. 올 연말까지는 한 달 단위로 큰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현재까지 공개된 것은 1/52의 출발선에 불과하다고...



= 서비스 초반이라 그런지 마을 렉이 좀 있고, 가끔 튕기는 현상이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도 수정 계획이 있습니다. 사실은 오픈하고 나면 여러가지 문제들이 많이 생기기 마련인데 중국 쪽 덕을 많이 봤어요. 텐센트에서 중국 서비스를 한다고 한 달 정도 테스트를 했거든요. 중국 게이머들은 상당히 하드코어 하더라고요. 무슨 무슨 키 몇 개를 동시에 누르면서 게임을 종료시키면 뭐가 된다. 이런 상상하기도 힘든 시도들이 일어났고 그래서 버그 같은 것들을 엄청나게 제보받았습니다. 또 중국에도 나가야 하다보니까 게임 최적화도 많이 잡았죠.



= 해외 진출 계획도 잡고 계시죠.


중국에서 텐센츠가 먼저 갈 것 같고 일본, 대만, 북미, 유럽 쪽으로도 나갈 겁니다. 이 부분은 글로벌을 염두에 둔 것인데 해외에서도 성공하려면 50레벨까지는 그냥 혼자서 쉽게 솔로잉으로도 클 수 있게 하자. 해외에서는 파티 플레이를 잘 적응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렇다보니 같이 할 친구도 없는데 늦게 시작한 고객은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첫 느낌이 좋은 게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내가 하루에 두 세시간 정도 해서 내 패턴대로 만렙까지 찍을 수 있는 게임이면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 엔씨소프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게임입니다. 특히 2010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작품이고요. 소감이 어떠신지.


감격스럽고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가야할 길이 아직 멀기도 하고요. OBT 컨셉을 그렇게 잡다보니까 이제 시작지점에 있다고 생각해요. 1년짜리 실행안이 잡혀있으니까 잘 실행해야죠. 시작할 때 1, 2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