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탱크 한국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한 무대에 어울리는 최고의 경기가 펼쳐졌다.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라이벌인 NOA를 만난 ARETE는 전략과 힘, 개인기 모든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했다.

26일 강남 곰exp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WTKL 시즌2 결승전에서 보여 준 ARETE의 경기력은 물이 오른 듯 했다. 대담한 정면 승부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가 하면, 전략을 읽고 역으로 이득을 취하는 지략적인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패배로 끝난 4세트마저도 마지막까지 설마하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제는 세계 무대로의 도전만 남은 ARETE. 아래는 한국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ARETE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그동안 숱한 연습과 위기를 겪어왔을텐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송준협 : 7명이 한 팀이다 보니 연습할 때마다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팀원들이 서로 대립했는데 그런 순간들을 위기였다고 볼 수 있겠다.


Q. 지금 가장 고마운 사람을 떠올리자면??

송준협 : 역시 ARPS에게 가장 고맙다.

최민수 : 나는 와이프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Q. ARPS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 같기도 한데?

최민수 : 전략을 준비하는 면 등에서는 우리나 NOA 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아직 팀이 가다듬어 지지 않아 팀원들의 전략 수행 능력이나 세세한 부분들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 ARPS는 호흡이 잘 맞을 때는 우리보다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앞으로 부족한 부분만 보완한다면 우리보다 뛰어난 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절벽에서 사용한 전략은 ARPS의 전략이었다. 유저들에게 ARPS가 훌륭한 팀이라는 것, 다만 우리가 그들보다 조금 더 뛰어났을 뿐이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Q. 오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송준협 : 루인베르크에서 상대편 8 티어 탱크를 잡았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그 경기에서 이기는 순간 '땅땅땅빵' 세레모니를 절로 하고 싶었다.

강정모 : (지)완선 형이 생각 외로 잘했다. 사실 평소에도 잘 하지만 방송에서는 못하는 모습만 자주 잡혔다. 그런데 오늘은 침착하게 잘 맞히더라. 경기 중에 무빙샷을 하려고 하길래 서서 쏴도 된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더니 멈춰서 모든 탄을 다 맞히던데 지켜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Q. 오늘 NOA를 상대한 입장에서 상대 팀의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최민수 : 지난 4강 경기를 비교하면서 많은 팬들이 NOA의 강세를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ARPS가 바이퍼스 보다 훨씬 강하다고 보기 때문에 지난 경기만 두고 우리와 NOA를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NOA 역시 발전한 건 사실이지만 정교함이 덜한 부분이 있었다. 호반도시라던가 루인베르크에서 패할 때 보면 아직은 정교한 부분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T1은 내가 먼저 잡혔으니 할 말이 없지만, 8티어 탱크에서 몇몇 선수들만 이끄는 것이 눈에 보였다.

강정모 : NOA도 리그 전체에서 보면 완성도 있는 팀이다. 송호성 선수를 보면 경기에 기승전결이 있다. 우리 팀의 경우 서프라이즈 전술을 잘 안 쓰는데 오늘 1, 3 세트에서는 평소에 잘 쓰지 않던 전술을 도박성으로 썼다. 이 때문에 NOA의 장점인 판짜기의 맥이 끊겼다고 생각한다. NOA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WTKL 플레이오프에서 NOA와 ARPS 두 팀의 경기가 가장 기대된다.


Q. NOA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준협 : 여전히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커가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가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갖춘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도 같이 커나가기를 바란다.


Q. WGL에 진출하게 됐다. 국제무대에 나간 경험이 있어서 크게 긴장되지는 않을 법 한데?

송준협 : 국제 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 같은 경우에는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같이 모여 합숙하거나 친목을 다지는 일이 없다. 따라서 이런 기회가 온 것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한다. WGL에서도 최대한 즐기면서 한국의 저력을 보여줄 생각이다.


Q. WGL에서 주목하는 팀이 있다면?

최민수 : 디그니타스, 이모탈 등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북미의 펄크럼이다. 이번에는 꼭 복수전을 하고 싶다.


Q. WGL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최민수 : 우선은 ARPS와 연습을 할 것이다. ARPS가 다음 시즌에도 진출할 의지가 있다면 계속 연습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통해 WGL 추가 진출팀이 결정되는데 그 팀과 연습을 할 계획이다.


Q. 우승 상금은 어떻게 나눌 계획인지?

송준협 :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나눌 예정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고스란히 어머니 호주머니에 들어가게 된다.


Q. 상금을 쓸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임성훈 : 어머니께 52인치 TV를 사드릴 것이다.


Q. 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준협 : 지금까지 따라와줘서 고맙다. 팀이 만들어 진 지도 1년이 됐다. 해체 위기까지도 있었는데 끝까지 근성을 가져 결실을 맺게 되서 기쁘다. 팀원 모두가 열심히 해서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근성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임성훈 선수가 입대로 인해 팀을 나가게 됐다.

송준협 : 예비 선수가 있어서 걱정은 되지 않는다. 예비 선수도 실력으로는 우리와 같기 때문에 전력상의 차이는 없을 것이다.

최민수 : 사실 임성훈 선수가 특별히 뛰어난 선수가 아니어서 전력에 손실은 없을 것 같다.(웃음) 정 안되면 내가 T1을 버리고 8 티어 탱크로 올라갈 수도 있지 않겠나.


Q.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기여도가 높았던 사람을 꼽는다면?

송준협 : 특별히 한 명을 꼽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원맨팀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강정모 : 팀장이 가장 많이 고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한, 최민수 선수도 한 가정의 가장임에도 오더로서 많은 노력을 해주었다.

최민수 : 개인적으로는 김진석 선수를 꼽고 싶다. 정식 선수로 못 뛰고 연습만 같이 했는데, 선수 개개인 별 피지컬이나 전술 등 많은 부분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도 많은 조언 부탁한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송준협 : 오늘 아침 7시 30분에 도착한 팬이 있다는 글을 봤다. 우리 경기를 보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대기 했다는 것에 정말 감사히 생각한다. 또한, 소중한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경기를 보러 와 준 많은 팬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사실 우리가 연령대가 높아 다른 게임으로 치면 퇴물과도 같다. 이런 우리가 활약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준 워게이밍넷에게도 정말 감사드린다.

강정모 : ARETE 클랜이 클랜전 전용으로 BRETE 클랜을 만들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