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팀 간의 집안 싸움으로 펼쳐진 TI4 결승전이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지루한 장기전은 없었다.

현지시각 21일 시애틀 키 아레나에서 격돌한 중국의 비시 게이밍과 뉴비는 기존 중국팀들의 '인민 도타' 대신 피지컬과 운영을 앞세운 경기력을 펼쳐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두 팀의 경기는 흡사 대표적인 서부권 도타 2 프로팀인 나투스 빈체레와 얼라이언스를 연상케 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의 경기보다 한 단계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TI4에서 10분 대의 단기전 승리를 가장 많이 거둔 비시 게이밍은 경기 초반부터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한 후, 메칸즘과 함께 빠른 5인 도타를 펼치는 경기 스타일을 선보였다. 반면 뉴비의 경우에는 중반 한타 혹은 운영을 염두에 둔 조합을 택한 뒤 마치 얼라이언스의 '랫 도타'와 같은 경기 스타일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두 팀 모두 중국 팀들 특유의 수비적인 운영이 아닌 공격적인 운영으로 중국 팬들은 물론 현지 팬들을 매료시켰다. 특정 코어 영웅이 클 때까지 한타를 피한 채 안정적인 성장만 고집하던 기존 인민 도타와는 달리 두 팀 모두 자신들이 이득을 거둘 수 있는 타이밍에서는 다소의 손해를 감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 병영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판단되면 핵심 영웅이 잡히더라도 이를 실행했고, 상대의 골드 부활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팀의 전멸도 망설이지 않았다.

두 팀 모두 현재의 로스터가 확정된 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TI라는 거대한 대회의 결승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의 정형화 된 운영을 버리고 새로운 전략을 채택한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취재=시애틀 전주한 기자(Paran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