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장편 역사 소설의 바이블이다.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면서도 각자 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세계에 생동감을 더한다. 중국 특유의 방대한 스케일도 빼놓을 수 없다. 조건이 워낙 좋은 만큼, 이를 활용한 게임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오는 12일 다음 게임에서 재오픈하는 '삼국지 이터널' 역시 이를 활용한 작품 중 하나다. 가상의 주인공을 삼국지 세계관에 휙 던져놓고 '네 마음대로 해라'가 아닌, 실제로 삼국지에 등장했던 영웅을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내세운 점을 강조했다. 원작에서 기억나는 이름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이기에 제법 기대를 자아내는 요소다.

개발사 N20은 총 직원 16명 정도의 작은 규모의 회사다. 소규모 회사의 온라인 클라이언트 게임인 만큼, 완성도에 의구심이 들 법한데, 다음 게임은 선뜻 그들의 손을 잡아 주었다. 다음 게임 이정욱 PM을 만나 실제 게임을 해 본 느낌이 어땠는지, 그리고 어디서 '성공 포인트'를 발견했는지 물어보았다.

▲ 다음 게임 이정욱 PM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다. 그런 만큼 간단한 소개부터 필요할 것 같다.

삼국지 IP를 활용한 게임이고, 직접 장수를 선택하여 키운다는 요소가 특징이다. 이런 요소는 기존 삼국지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요소였고,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계약을 진행했다. 솔직히 그래픽 퀄리티는 요즘 나오는 MMORPG와 비교해 화려함이 부족한 게 사실이나, 클래식 MMORPG의 특징인 유저 간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장수를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활용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몇 종인가.

관우, 주유 등 삼국의 장수를 선택하고 게임에 들어가자마자 전쟁에 투입되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위나라 장수를 선택했으면 위나라에 존속되는 거다. 현재 삼국의 장수로 15종이 있으며 공통 장수로 3종이 더 있다. 공통 장수는 초선, 견희와 같이 위, 촉, 오나라에 포함되지 않는 인물을 말한다. 장수 숫자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최종적으로는 51개까지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장수마다 승급 개념도 있나.

스탯을 주고 자유롭게 키우는 개념이지만, 승급 못지않게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 조운은 창만 사용하고 검을 쓸 수 없는 것처럼, 어느 정도 전투에서의 역할이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추후 등장하는 캐릭터는 이전 캐릭터의 육성 상태에 따라 풀리는 형식이다. 이를테면, 여포는 '초선 50레벨 이상, 동탁 50레벨 이상 육성되어 있어야 선택 가능'하다는 것이다.


적벽대전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웠는데, 주된 특징이 무엇인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RvR이라 보면 된다. 다른 게임들을 보면 RvR은 고 레벨 전용 싸움터에 가깝다. 20레벨 캐릭터로는 50레벨을 이기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삼국지 이터널의 '적벽대전'에서는 저 레벨도 고 레벨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20레벨 캐릭터는 허수아비를 때리는 것과 같은 훈련을 통해 빠른 속도로 50레벨 급 능력치를 보정받는다. 10분 정도만 투자하면 그때부터는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라 보면 된다. 다른 방식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탄광에 가서 군자금을 충원할 수 있다. 감히 LOL에 비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포터 탱커 등으로 역할이 구별되어 있고, 각각의 라인도 구현되었다. 기존의 전쟁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의 RvR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적벽대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적벽대전 망토 등 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 적벽대전은 수요일과 토요일에 열리는데, 아이템을 얻기 위해 늘 사용자들이 몰리는 상황이다.


게임 내 최고 레벨은 몇인지 궁금하다.

만 레벨은 없다고 보면 된다. 굳이 선을 두자면 70 정도이지만, 캐릭터의 최종 완성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후에도 할 일은 많다. 또, 추후 90레벨까지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60에서 70까지는 파밍 위주, 그 이상은 다른 콘텐츠로 채워질 것 같다.


삼국지는 굉장히 방대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데, '삼국지 이터널'에서는 어느 정도 구현되었나.

당시 배경과 인물만 따온 작품이다. 역사적 배경을 시나리오에 접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임 내에 이미 적벽대전 콘텐츠가 있는데, 이건 삼국지 전체에서 이미 중후반부에 속한다. 그리고 각 장수가 활동했던 시간대도 다르지 않나.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전장만 구현되었다고 보면 된다.




게임 내 클래스가 구분되어 있나.

직업은 6종이다. 군주, 궁수, 법사... 그리고 전사는 파괴, 보호, 광속전사 이렇게 3종으로 나뉜다. 조운은 창을 든 광속 전사, 장비는 파괴전사, 관우는 보호전사 이런 방식이다. 거의 원작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그대로 클래스가 갖춰졌다고 보면 된다.


군주 클래스는 리니지를 제외한 타 게임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조조, 유비 등은 원래 군주 출신들이다. 이들이 승상급 능력 이상을 갖추면 군을 창설할 수 있다. 군주 클래스 자체의 능력치는 그리 높지 않지만, 리더십 설계가 잘 되어 있고 커뮤니티와도 능력치가 연관되어 있다. 아군에 속한 장수들이 사냥하면 군주도 일정량의 보상을 받게 된다.

또, 명예가 높은 장수가 자기 아래 있다면 군주의 능력도 올라간다. 뛰어난 장수 플레이어가 있다면 각 군주 플레이어들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도 할 것이다. 게임 외적인 것도 봐야 하기에 군주는 상대적으로 코어 유저 비율이 높을 것이라 예상한다.


적벽대전을 제외하고 게임 내 콘텐츠 중 가장 독창적인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

'도발' 시스템이다. 레벨업을 위해서 파밍을 하는데, 도발 버튼을 누르면 자신이 가진 돈을 조금 내고 몬스터를 도발할 수 있다. 도발한 몬스터는 기존보다 강력하지만, 이를 제거하면 랜덤하게 아이템 박스를 획득할 수 있다. 더 센 몬스터를 도발할수록 좋은 아이템을 획득할 확률이 높다.

아이템 박스를 열면 랜덤하게 아이템을 획득하는데, 옵션도 제각각이다. 신화급 5단계로 전부 붙으면 말 그대로 최상급이다. 참고로 이 콘텐츠와 관련한 과금 요소는 전혀 없다. 말 그대로 전투를 질리지 않게 만드는 추가적인 요소라 보면 된다.




약력을 보니 라임 오딧세이, 플래닛사이드 등 다양한 게임의 PM을 담당했는데, '삼국지 이터널'의 첫인상은 어땠는지 들어보고 싶다.

약력에 따로 적지는 않았지만, 예전에도 삼국지 관련 게임을 서비스한 적이 있다. 그 게임은 장수를 동료처럼 데리고 다니는 방식이었다. 나도 삼국지를 좋아하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이기에, 삼국지 이터널의 '장수를 직접 키운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과거 리니지 시절 온라인 게임들은 요즘 등장하는 게임들과는 게임플레이 방식이 다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운영 중인 게임들만큼 짜임새 있지는 못하더라도, 그 특유의 분위기는 잘 전달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게임을 좋아했던 유저들에게는 충분히 어필 가능하리라 본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과거 게임들은 특히 아이템 거래 문제에 민감하다. 삼국지 이터널은 이를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리니지는 자동차 값 못지 않은 아이템도 등장하지만, '삼국지 이터널'은 게임 내 도발 시스템으로 인해 아이템 수급 자체가 매우 자유로운 편이다.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은 같지만, 본인 스스로 수급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다. 아이템 자체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다.

여담으로 '삼국지 이터널'에는 아이템 강화 보호 장치가 없다. '보호를 넣어야 한다'고 GM 분들이 건의도 했지만, 아이템 대량 드랍이 갖는 기획 의도까지 해치고 싶진 않았다.


다음 게임으로 서비스를 이전하면서 추가된 콘텐츠로는 무엇이 있나.

콘텐츠를 추가하기보단 편의성 개선에 주력했다. 사실 예전 '삼국지 이터널'은 유저 편의 기능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이번에 UX 팀이 꾸려지면서 그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

일단 '삼국지 이터널'은 유저들의 초반 이탈이 많았던 게임이다. 퀘스트 내비게이션이 없었으니까 초보들의 적응이 어려웠던 거다. 아직 내비게이션까지 업데이트된 것은 아니지만, 동선 자체에 변화를 주어 불필요한 이동을 없앴다. 그리고 퀘스트만 따라가다 보면 30레벨 이상까지는 무난하게 성장 가능하고 이후 적벽대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 "크게 향상된 편의성을 느껴볼 수 있을 것"


이후 업데이트로 추가되는 콘텐츠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 부탁한다.

6월 정도에 공성전 콘텐츠가 들어간다. 이후 국가전 개념의 RvR이 추가될 것 같다. 국가전은 말 그대로 내 힘의 끝을 보는 콘텐츠다. 다른 게임에도 있는, 고레벨 플레이어들의 전장이 될 확률이 높다. 국가마다 네임드 플레이어가 있는데, 그들이 싸우면 누가 이기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바란다.

그 외 비무와 같은 3:3, 5:5 전투 시스템도 조만간 구현될 것이다. '삼국지 이터널'의 개발 콘셉트는 유저들 간 경쟁 요소를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에 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도 무협 게임과 RPG를 무척 많이 한 사람이며, 삼국지와 전쟁을 동시에 다룬 게임을 만나보고 싶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유저들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게임이 되도록 열심히, 또 즐겁게 서비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