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흐름에 정면으로 도전한다고 하는 별바람의 신작, 실버불릿이 6월 24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현재 모바일 게임의 수익 모델은 여러모로 논란이 많은 부분을 갖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아이템 수집과 각종 인앱 결제 요소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뽑기입니다.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이란 것으로 현재 모바일 게임에서 가장 이슈화가 되고 있는 것이죠.

그런 가운데 별바람의 신작 '실버불릿'이 출시됐습니다. 기존의 결제요소를 전부 배제한, 한 번 구입하는 것으로 게임의 모든 요소를 즐길 수 있다는, 현재 시장이 흐름에 역행하는 게임을 개발한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교수라는 직책상 다소 깐깐할 거라 지레짐작했지만, 막상 만나 본 그는 자신이 만든 게임에 대해 누구보다 즐겁게 얘기하는, 아직도 젊음의 열정을 품고 있는 개발자였습니다.

스스로가 시장의 흐름에 정면으로 도전한다고 밝힌 '실버불릿', 기인으로까지 보이는 그의 입을 통해 '실버불릿'을 만들고 시장의 흐름에 정면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별바람 스튜디오 대표이자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별바람' 김광삼 교수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자세한 얘기에 앞서, '실버불릿'은 어떤 게임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패키지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번 구입하면 게임의 모든 걸 즐길 수 있죠. 싱글 스토리 위주인 것도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모로 최근 모바일과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자동사냥도 없을뿐더러, 튜토리얼도 간략화했습니다.

수익 모델도 그렇지만, 현재 모바일 게임의 흐름과는 정반대입니다. 이런 게임을 만든 이유가 있습니까?

처음 개발할 때부터 그런 생각으로 만든 건 아닙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템 수집 요소에 강화, 합성 등의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아이템 드랍율도 꽤 낮았던데다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선 티켓(코인)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어비스 모드가 메인 콘텐츠였고, 반대로 싱글 플레이가 부차적인 요소였습니다. '디아블로2'를 생각하면 쉬울 겁니다.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몬스터를 잡는 걸 반복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갑자기 바꾸긴 어려웠을 텐데, 지금의 게임처럼 바꾼 이유가 있나요?

처음 개발할 때는 퍼블리셔와 함께 했습니다. 퍼블리셔로서는 수익성이 있는 요소를 원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게임이 끝나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하자니 서로가 원하는 방향이 달랐습니다. 퍼블리셔 쪽에선 PvP같은 대전 요소도 넣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할 경우 캐릭터를 더 만들어야 했고, 스토리적 요소를 살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퍼블리셔와의 방향성이 다르다보니까 아예 퍼블리셔 없이 가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개발을 하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업계가 뒤숭숭한 것도 있어서 '아예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안 된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제자 중 누군가가 이렇게 낸다고 하면 절대 하지 말라고 말릴 거고요. 상식적으로 이건 성공할 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봤죠. '이렇게 해서 망한 게임이 뭐가 있지?' 하고.

그러면서 과연 망한 게임이 정말 잘 만들었는데 수익 모델이 안 좋아서 실패한 건지, 아니면 게임이 재미없었던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실버불릿'의 경우는 메이저 퍼블리셔와 함께 개발을 준비했던 만큼 퀄리티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걸 통해서 어떤 게 문제였는지 검증할 수 있겠죠.


생각하고 계시는 성공의 모델이 있습니까?

우선 게임 자체는 북미 쪽을 타겟으로 삼고 있습니다. 캐릭터만 봐도 알겠지만, 미소녀보다는 여전사에 가깝게 디자인했죠.

유료로 내는 게임은 매출의 한계가 있습니다. 정말 가능성이 작지만 만약 '실버불릿'이 국내에서 초대박을 낸다고 할 때, 약 10만 다운로드일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큰 수익은 얻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북미 시장에서 성공해야 제대로 된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게임의 경우 현재 실행이 안 된다는 불만들도 많은데 정확히 어떤 문제가 있는 거죠?

테스트하던 중 보안이 매우 취약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유료앱이 왜 실패하느냐는 답이 바로 거기 있었습니다. 한번 뚫리면 그대로 끝장인 거죠. 결과적으로 뚫리지 않게 보안을 강화해야 하는데 난독화의 경우 너무 쉽게 뚫리더군요.

그래서 다른 보안 솔루션을 사용했는데 이건 뚫리지는 않는데 부작용이 큽니다. 최적화가 힘들고, 루팅된 기기에서도 안되고 여러 기기에서 문제가 나더라고요.

지금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난독화를 해서 최적화를 하느냐, 이대로 보안 솔루션을 밀고 가느냐 하고 말이죠. 난독화를 선택할 경우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이 경우 한 달만 버틴다고 해도 잘 버틴 거라고 보고 있고요.

보안 솔루션을 사용한다고 하면 정말 안 뚫리는지 알 수 있겠죠.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후 다른 개발자들에게 좋은 예시가 되겠죠.

성공하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는데 스스로를 실험대로 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상하게 들릴진 모르지만, 선배 개발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인지도를 얻고 고정팬이 있는 이유는 제가 운이 좋아서 먼저 데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교직에 몸담고 있는 만큼, 누군가가 실험대가 되야 한다면 그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요 근래 모바일 게임계에서 안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문제가 가장 크고요. 잘못하면 모바일계의 아타리 쇼크가 일어나진 않을까 우려되는데, 현재 시장의 흐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미 모바일 시장은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려할 단계는 작년에 이미 지났죠. 성공했다는, 이른바 대박이 난 게임도 많지만 그런 게임들을 보면 전부 큰 규모의 회사들입니다. 작은 회사는 덤벼서 살아남기 힘들죠.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이 계속 치열해진 게 원인입니다.

한국은 이미 포화한 상태인데, 시장이 한계에 온 만큼 회사 간 경쟁이 너무 치열해진 거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마케팅 쪽이 커졌습니다. 시장에는 한계가 있으니 조금이라도 많은 유저를 끌어들여야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소규모 회사는 개발에만 집중하다보니 규모가 큰 회사와의 마케팅 경쟁을 할 수가 없어서 결국 사멸하고 맙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계에서 중국의 자본이 침식하고 있다는 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중국의 자본이 게임업계에 만연해 있죠. 개발은 거의 끝났는데 출시하기 어려운 단계에서 중국 퍼블리셔 쪽에선 헐값에라도 산다고 하면 팔 수밖에 없는 현실이죠.

해결법은 두 가지라고 봅니다. 지금 제가 하는 것처럼 마케팅 없이도 가능한 시장을 개척하는 것과 국내가 아닌, 외국의 시장을 찾는 거죠. 최근 인디 게임 쪽이 활발한 것도 이것과 인연이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진 못하고 있지만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죠.

'실버불릿'의 가격이 2.99달러인데도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마케팅이 없으니 접근성을 낮추려고 원래 생각했던 가격보다 더 싸게 한 거죠. 그런데 외국에선 되려 싸다고 의심스럽다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별바람의 게임을 기다린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실버불릿'은 본격적인 저의 복귀작이자, '이것이 지금의 별바람이다' 라는 느낌의 게임입니다. 현재 여러 문제가 범람하는 점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테니 안 돌아가시는 분들도 좀만 더 이해하고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 '실버불릿'은 현재 애플 앱스토어 유료 앱 순위 1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