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타크래프트2 1년 농사의 끝이 다가온다. WCS 2015 글로벌 파이널이 한국 시각으로 11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에서 16강의 막을 올린다. 유일한 외국인 '릴보우'와 15인의 한국 선수들이 펼치는 군단의 심장 최종장. 마지막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장식하고 공허의 유산을 맞이하게 될 최후의 1인은 누가 될 것인가?

김준호(CJ)와 정명훈(데드픽셀즈)의 대결로 시작되는 WCS 글로벌 파이널. 약 3주 만에 찾아오는 공식 경기를 앞두고 수많은 스타2 팬들이 이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5판 3선승제 8경기가 하루만에 펼쳐지는 강행군을 앞두고 각 경기별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지, 누가 상대적으로 우세한지를 간단히 비교해보자.

■ 1위 VS 16위! 김준호 VS 정명훈


포인트 랭킹 1위와 16위의 싸움. 2015년 한 해동안 쌓은 커리어, 그간의 포스, 상대 종족전 승률 모든 것이 김준호의 손을 들어준다. 김준호의 테란전 성적이 62%대인 반면, 정명훈의 토스전은 47%대다. 게다가 정명훈이 스타리그, GSL 등 국내리그에 꾸준히 출전은 했다지만 좋은 성적을 내진 못한 반면, 김준호는 꾸준히 4강권에 모습을 비췄고, 마침내 스타리그 시즌3 우승까지 차지했다.

다만 정명훈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정명훈은 KeSPA컵 시즌2 16강 박령우(SKT)와의 대결에서 당시 신규 맵인 대시 앤 터미널, 문라이트 매드니스에서 놀라운 맵 활용 능력을 선보이며 팬들을 경악케 했다. 비록 경기는 2:3으로 패해 탈락했지만, 정명훈의 철저한 준비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준호가 워낙 강력한 상대이긴 하나, 정명훈의 철저한 준비가 만든 전략전술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김준호의 점멸 추적자가 또 한 번 빛을 발할지, 정명훈의 신묘한 전략이 돌파구를 만들어낼지 지켜보자.


■ 약점 극복이 관건! 한지원 VS 김도우


한지원(CJ)은 최근 국내 프리미어급 개인리그 3회 연속 결승 진출이자 양대 동시 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면서 물 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김도우(SKT) 역시 2015 프로리그 통합 결승전에서 6세트에 출전해 승리를 거두면서 팀의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기분 좋게 국내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만 한 가지 불안한 측면은 서로 가지고 있다. 한지원은 중요 무대에서 프로토스에게 번번이 발목을 잡히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프로토스의 한 방 러쉬를 막지 못해 패배하는 일이 잦았고, 뛰어난 교전 컨트롤 역시 프로토스를 상대로는 잘 발휘되지 않았다. 김도우는 세 종족전 중 저그전 승률이 가장 좋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이 문제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야말로 저그의 손발을 묶어 완벽히 찍어누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다소 황당한 실수를 하거나 미니맵을 놓치는 등 경기력의 차이가 꽤 심한 편이다.

한지원의 불안한 프로토스전, 그리고 김도우의 기복 심한 경기력. 둘 중 누가 자신의 단점을 더 잘 극복해 올지가 관건이다.


■ 뚫어야 한다 VS 막아야 한다, 이신형 VS 주성욱


누굴 만나도 든든한 주성욱(kt)이지만 이번만큼은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신형(SKT)이기 때문이다. 이신형은 2015 GSL 시즌3에서 한지원을 4:2로 꺾고 마지막 군단의 심장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프로리그 통합 결승전에서도 무시무시한 기세를 자랑하던 김유진(진에어)을 잡아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상대 종족전에서도 이신형이 주성욱을 크게 앞지른다. 이신형의 토스전 승률이 67%대인 반면 주성욱의 테란전 승률은 53%대로, 무려 14% 가량이나 차이가 난다. 주성욱은 2015 GSL 시즌3 8강에서 이신형에게 1:3으로 패해 떨어졌던 만큼, 블리즈컨 무대에서 반드시 복수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주성욱도 수비에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이신형의 송곳같은 견제를 어떻게 받아치느냐가 중요하다.

이신형의 끝없는 기세가 블리즈컨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절치부심한 주성욱이 이신형을 상대로 복수에 성공할지 곧 밝혀진다.


■ 외국인의 희망 '릴보우', 그를 막아서는 이승현


WCS 글로벌 파이널의 유일한 외국인 선수인 '릴보우'. 그러나 상황은 너무나도 좋지 않다. 상대해야 할 선수가 다른 사람도 아닌, 2014 WCS 글로벌 파이널 챔피언인 이승현(kt)이기 때문이다.

이승현과 '릴보우'의 상대 종족전 승률을 보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릴보우'의 저그전 승률이 61%대, 이승현의 토스전 승률이 62%대다. 그러나 둘이 꺾어온 상대들을 보면 이승현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릴보우'가 상대적으로 약한 해외 저그들만 상대해 온 반면, 이승현은 김대엽(kt), 주성욱, 원이삭(yFW) 등 굴지의 프로토스와 싸워왔다. 이승현은 최근 진행된 쿵푸컵 시즌2에서도 프로토스만 줄줄이 잡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00에 99 이상이 이승현의 승리를 예상하는 상황에서 '릴보우'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모두의 예상대로 이승현이 손쉬운 승리를 따낼 것인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