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페스트는 시즌 첫 경기에서 TNL에게 0:3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며 성장해 4강 최종전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8강 패자조부터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제 4강에서 1:3 패배를 안겨줬던 MVP 블랙과 결승만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 템페스트가 보여준 경기력은 확실히 남달랐다. 많은 팀들이 팀원별로 역할 군을 정해놨지만, 템페스트는 매 경기 다채로운 포지션 변경으로 상대를 당황하게 했다. 팀원들의 부족한 영웅 폭이나 역할까지 서로 채워주는 진정한 팀 게임을 선보이며 어느 순간 결승전까지 올라와 있었다.
뛰어난 팀플레이와 유연한 체제로 파란을 일으킨 템페스트가 그들만의 무기로 최강 MVP 블랙을 꺾을 수 있을까?
■ 경험은 곧 힘? 다양한 포지션 넘나드는 템페스트
템페스트 팀원들의 포지션을 보면 정말 각양각색이다. 탱커형 전사를 주로 맡는 '홍코노' 이대형-지원가 '하이드' 진경환을 제외한 세 명의 선수가 다양한 포지션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소냐 열풍을 일으켰던 '다미' 박주닮은 시즌 전까지 원거리 암살자를 주로 플레이해왔다. '덕덕' 김경덕 역시 오랫동안 무라딘 장인으로 유명했지만, 이번 시즌 맵 전반의 운영을 담당하는 전문가, 지원가를 위주로 플레이하고 있다.
스랄은 '리치'의 전유물? '락다운' 진재훈 원조 스랄의 등장
가장 놀라운 점은 '락다운' 진재훈의 포지션 변화다. MVP 블랙 시절에 국내 최강 근접 딜러를 담당해왔던 진재훈이 이번 시즌 원거리 암살자 위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폴스타트로 운영과 교전에서 모두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모두가 진재훈이 원거리 암살자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할 무렵. 진재훈은 또다시 근접 암살자 카드를 꺼냈다. 공식 경기에서 '다미' 박주닮이 주 영웅인 소냐를 놓치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을 때, 그 자리를 대신해 진재훈이 근접 암살자인 스랄 카드를 꺼냈다. 박주닮의 부담을 자신이 대신 떠맡은 것이다. 비록, '폭풍의 번개' 실수로 아쉽게 한 세트를 내주기도 했지만, 예전부터 국내에서 스랄을 플레이해왔던 진재훈이기에 결승전에서 다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국내 경기에서 스랄은 MVP 블랙의 전유물이었다. 다른 팀에서 잘 못다루는 영웅으로 '리치' 이재원이 뒤늦게 가져가도, 혹은 상대에게 양보해도 무방한 픽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MVP 블랙의 '원조 스랄' 진재훈이 있기에 밴픽부터 템페스트 스랄 선택의 변수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날 때리면 후회할걸? 급이 다른 지속 전투
또한, 템페스트는 전사 역할을 경험해본 팀원이 4명이나 된다. 템페스트 팀원은 기본적으로 상대의 딜을 받아내다가 적절한 시기에 후퇴해 상대 딜을 낭비시키는 전사의 역할을 할 줄 아는 것이다. 최근 지원가도 '어그로'를 끄는 역할을 수행할 만큼 교전 상황에서 적절한 진입-후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템페스트에서 '다미' 박주닮과 '홍코노' 이대형이 과감히 파고들면 모든 팀원들이 함께 뛰어들어 이득을 챙기고 유유히 빠져나오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런 플레이로 템페스트는 지속 전투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주닮은 4강 패자조 인터뷰에서 "과감히 교전을 열어도 팀원들과 '락다운' 재훈이 형이 화력 지원을 잘해주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할 정도로 팀원에 대한 든든한 신뢰를 바탕으로 끝까지 전투를 펼친다. 한 명씩 차례로 들어가 상대를 교란할 만한 역량이 충분했고, 팀원에 대한 두터운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교전이었다.
반대로, MVP 블랙은 순간적인 화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칼 같은 일점사와 그레이메인-제라툴-스랄-캘타스와 같은 영웅으로 순식간에 상대를 먼저 끊고 시작한다.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먼저 교전을 걸 만큼 자신들의 폭발적인 딜을 믿는 편이다. 지난 번 경기에서는 화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끊기는 장면이 나왔지만, 교전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다면 또 다른 구도가 나오지 말라는 법 없다.
■ '메이저의 틀' 거부한 템페스트, 자신의 길 증명까지 한 걸음 남았다
템페스트의 팀원들은 대부분 '메이저 팀'에서 나와 새롭게 출발했다. '덕덕' 김경덕은 오래전에 TNL-TNM에서 나와 박주닮-이대형과 함께 'MRR'로 활동해왔다. 진재훈-진경환 형제 역시 MVP 블랙-스카이 출신이었지만, 팀을 나와 새로운 선택을 시도했다. 국내 히어로즈씬에서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해온 두 팀에서 나와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경기 내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갔다. 세 명의 팀원이 유연하게 역할을 변경하며 올라운더 역할을 완벽히 해낸 팀은 지금까지 없었다. 남들이 'OP 영웅'만 고수할 때, 폴스타트-빛나래와 같은 자신들만의 픽으로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이제 '틀'을 거부한 템페스트가 자신의 길을 증명하기 위해 한 걸음만 남았다. 안전한 최고의 길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선택을 믿어왔던 템페스트. 그들이 MVP 블랙을 꺾는 대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5일 7시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결승전에서 확인해보자.
■ 2016 핫식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슈퍼리그 시즌2
결승전 - MVP 블랙 VS 템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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