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기반의 웹게임 혹은 소셜게임의 열풍은 한 차례 지나갔다.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밀려난 모양새다. 그러나 요즘 소셜게임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소셜 카지노 덕분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하나의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다.

영산대학교의 이승훈 교수는 '소셜 게임을 통한 VR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로 소셜 게임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VR 기기를 보급하고 한국이 VR 플랫폼 선두주자가 되려면 정부 주도하의 사업과 정부 운용 VR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소셜 게임이라는 것이다.

▲ 이승훈 영산대학교 교수


왜? 소프트웨어기업과 플랫폼은 이 시기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 걸까?

기존 플랫폼 기업이 하드웨어 SDK 장악 없이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구글과 애플은 VR 활성화에 미온적인 움직임이다. 구글이 데이드림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오큘러스, 바이브 등이 SDK를 개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유는 이와 궤를 같이한다. 마찬가지로 HTC는 HMD를 스스로 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VR 활성화를 위해 무슨 움직임을 보일까? 현재로써는 VR 영상을 초보적으로 유통하는 것이 한계다. 이러한 영상은 높은 수준의 가상 체험물이 아니라 3D 영상 보다 조금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뿐이다.


하드웨어 업체와 VR 콘텐츠 개발사의 간극.

하드웨어 업체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킬러 콘텐츠가 없어서 하드웨어가 팔리지 않는다", "유료 영상 콘텐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또는 "일회성 게임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속적 가상공간 내 유저끼리 경쟁하는 게임이 필요"하다며 콘텐츠 부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VR용 콘텐츠 개발 업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말이 다르다. "개발했더니 HMD 스펙이 변경됐다", "스펙이 바뀌면 초점(Focus)과 지연(Latency)을 극복할 수 없다"라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더불어 "유저의 큰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에는 하드웨어 능력이 부족하다"며 "기대감과 너무 큰 괴리를 경험하면 유저들이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하드웨어가 먼저인가? 콘텐츠가 먼저인가? 라는 질문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를 이미 업계는 경험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2008년 하드웨어(스마트폰)가 보급되지 않았다면 현재와 같은 콘텐츠(모바일 게임 시장)도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사용하는 단말기 OS가 콘텐츠 표준을 제시했고, 이로 인해 앱마켓의 활성화와 콘텐츠 제작이 활성화됐다.

반면 지금 2016년에는 하드웨어 보급도 미비하고 콘텐츠 역시 괄목할만한 요소가 없다. 오큘러스, 바이브 등 하드웨어 SDK들이 콘텐츠의 확고한 표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달리 주도하는 플랫폼도 없고 콘텐츠 제작 러시도 수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


VR 하드웨어에 대한 정책 결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기에 대한민국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다양한 것들을 잃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선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VR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게 되며 VR 콘텐츠 제작자들의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없게 된다 하드웨어 종속화가 심해지리라 예측한다.

반면, 한국이 제대로 된 결단을 내리면 VR 단말기를 전국적으로 보급할 수 있으며 배포된 단말기 네트워킹을 통해 VR 플랫폼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더불어 해외보다 1~2년 빠른 VR 콘텐츠 개발 방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2000년대 말 스마트폰 도입 지연을 교훈으로 삼고 차세대에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다짐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결단해야 하는가. 현재 시점에서 VR에 관련한 정부 정책은 한계가 분명하다. VR 주도권을 이야기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또한, 정부 정책은 VR 콘텐츠 제작 및 활용 방안 지원에만 치우쳐져 있다.

VR은 특성상 하드웨어 SDK에 종속되지 않는 플랫폼과 콘텐츠 모두 제작할 수 없는 환경이므로 하드웨어 연계 고민 없이 콘텐츠 제작 지원만으로는 산업이 형성되기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정보화 초기의 상황처럼 VR 기기 확산에 나서야 한다. PC방 일부 PC에 VR 장비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확산할 수 있다. 300억 원의 예산으로 약 10만대의 보급이 가능하리라 본다. 10만대가 연결된 VR 플랫폼은 일거에 한국을 세계 최고의 VR 플랫폼으로 부상시킬 수 있다고 예상한다.


VR 정책 제안.

- 기기 확산은 PC방 일부 PC에 VR 기기를 붙여주는 방식.
- 가성비 높은 PC형 중국산 VR 단말기 보급.

- 300억 원으로 10만대 보급 가능. 이는 전국 주요 PC방 10대 중 1대꼴.
- 정부가 10만대 구매하여 전국 주요 PC방에 이를 유상임대하는 구조.

- 전국적으로 PC방 마다 5~10대의 VR 체험 공간이 생기는 셈.
- 쇠락해가는 PC방 산업에 활력을 불어일으킬 수 있음.

- 공적 콘텐츠는 무상 제공, 상업 콘텐츠는 비율을 정해 수익배분.
- 정부 지원 VR 콘텐츠개발자 뿐만 아니라, 한류 콘텐츠 기업도 제휴하여 국제적 VR 플랫폼으로 부상.
- 이를 '정부'가 운용.


VR 매출 선순환 구조는 VR 소셜 게임의 가능성으로.

현재 게임에 있어 VR 콘텐츠는 FPS 장르에 치우쳐있다. 그러나 FPS 장르를 VR로 즐기기 위해서는 초기 하드웨어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대중화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면 현재 단말 기술은 어떤 장르와 궁합이 잘 맞을까? 바로 소셜 게임 장르다. 한국을 제외하고 큰 세계 시장이 열려 있는 소셜 게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셜게임은 온라인, 모바일 기반의 슬롯머신, 바카라, 블랙잭, 경마 등을 모사한 게임을 뜻하며 국내에서는 명확한 근거 없이 사회정서를 이유로 금지됐다.

하지만, 소셜 게임은 이미 해외에서는 모든 성인이 즐기는 서비스다. 소셜 게임 허용에는 법적 문제점이 없으므로, 정책적 결단만으로도 산업형성 및 고용창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매출이 웹보드게임 결제 한도 규제 내에서만 허용된다면 새로운 창출은 불가한데, 이는 웹보드게임 매출과 VR 소셜 게임 매출 간에 잠식(Cannibalization)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VR 소셜 게임만을 위한 별도의 한도를 설정한다면 새로운 창출이 가능하다.


VR 소셜 게임에 대한 우려점 및 극복방안

이러한 주장에 '바다이야기'가 떠오를 수 있다. 선정적으로 말하자면 'VR 바다이야기'라고도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 세계에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소셜 게임을 '바다이야기' 트라우마 때문에 회피해서는 안 된다. 선제공격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