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는 그야말로 국내 게임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시 된지 10년이 넘은 화석 같은 게임이지만 요즘도 꽤 많은 유저가 접속하는 장수 게임이고, 대만과 태국 등 외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 자유도 높은 직업 시스템과 잘 갖춰진 커뮤니티 기능은 라그나로크는, 게임을 즐겼던 유저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을 남겼다.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 전에도 라그의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모바일게임이 상당히 많이 출시됐다. 그리고 대부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너무 라그나로크라는 IP에 기댄 결과였다. 덧붙여 말하자면, 라그나로크를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라그나로크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 중국에서 테스트가 진행 중인 ‘선경 RO 전설’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히 라그나로크의 IP만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 새로운 라그나로크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중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선경 RO 전설는 어떤 게임인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언제 나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개발사인 ‘상하이 더드림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이하 드림스퀘어)의 COO 크레이지와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인터뷰를 진행한 드림스퀘어의 크레이지 COO



Q. 라그나로크 모바일(중국명 선경RO전설, 이하 라그 모바일)이 지금 중국에서 테스트 중이다. 현지 유저들의 반응과 피드백은 어떤가.

현재 중국에서 유저들의 반응이 엄청 좋다. 한국 유저들이 플레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바일로 원작 라그나로크가 완벽하게 구현됐으니 아무런 의심 안 해도 된다.

물론 이번 CBT중에도 시스템적인 부분이나 그래픽적인 측면 등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특히 중국은 스마트폰의 사양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유저에게서 그래픽 측면에서 랙이 심하게 발생되는 경우가 있었다.

현재는 라그 모바일을 최고의 그래픽과 품질을 갖춘 채로 출시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우선순위가 조금 밀리지만, 향후에는 저사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저들도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Q. 원작 라그나로크에서는 3D 배경에 2D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모바일 버전에서 캐릭터까지 3D로 제작한 이유는?

처음에는 원작의 그래픽 소스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그동안 게임시장도 발전하고 유저들이 그래픽에 기대하는 부분도 많아졌다. 옛날 방송을 최신 TV로 보는 것처럼, 예전의 그래픽을 현재의 높아진 해상도나 큰 화면에 입히면 그래픽이 깨질 수 있다.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3D로 작업했다.

두 번째는, 라그1의 리소스를 받긴 받았는데 모니터도 작고 기술력도 높진 않으니 그래픽 퀄리티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요즘은 모바일도 사이즈가 크고 해상도도 높으니 그런 부분들이 여실히 드러나더라. 또한, 드림스퀘어와 신동의 개발 의지와 욕구도 높아 이번에 엄청난 규모로 3D 작업을 해서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었다.

현재 캐릭터를 생성하는 유저들에게 “처음 캐릭터를 생성할 때의 느낌이 예전의 느낌과 비슷한가”라는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Q. 캐릭터부터 기존 온라인 게임의 리소스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게임을 완전히 처음부터 만든 것인데. 개발기간은? 그리고 개발진은 몇 명이 투입되었나.

개발기간은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드림스퀘어와 신동도 짧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퀄리티의 게임이 나온 것은 드림스케어와 신동의 개발력의 결합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원은 70명 정도이고, 그중 30명이 그래픽 작업을 했다. 그래픽 작업은 퍼블리셔인 신동의 그래픽 아트 작업 센터에서 도맡아 진행했다. 엔진은 유니티 엔진을 사용했다.

그래픽 작업은 기획자가 과거 라그나로크 그래픽 소스를 가지고 어떻게 다시 재현할까를 고민하고 결정해 아트 쪽 부서에 넘기고, 그걸 받은 아트에서 먼저 2D로 작업하고 그 뒤에 3D 작업을 진행하는 절차를 거쳤다.


Q. 신동에서 그래픽을 지원한다는 말을 했다. 한국에서는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는 서로 일이 정확하게 갈리는데. 중국에서는 개발팀과 퍼블리셔가 같이 개발을 하는 경우가 많은가?

이번 건은 중국에서도 특별한 케이스이다. 기획과 시스템도 신동과 드림스퀘어가 같이 진행한다. 양 업체에서 게임 성공을 위해 라는 목표가 있어서 작업이 너무 잘 이뤄지고 있다.


Q. 라그 모바일 버전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모바일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는데, 이런 시스템을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시장의 발전에 따라서 계속 생기는 기본적인 시스템들은 우리가 개발한 아이디어로 한다고 할 수는 없으니.

라그 모바일만의 가장 독특한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게임 서버가 한 개라는 것이다. 일단 중국 대륙은 한 개 서버로 운영된다. 만약 차후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한다면 그때도 하나의 서버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렇게 되면 유저들에게는 한 서버에서 많은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째는 사진 시스템이다. 언제든 어느 장소에든 셀카를 찍듯 간편하게 사진을 찍는 기능이다. 친구와 사냥하거나 던전 안에서도 수시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라그 모바일은 ‘사랑과 추억이 담긴 게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개발하고 있다. 시중에 포화상태인 PK나 선혈이 낭자하는 잔학한 게임이 아니라 사랑이 있고, 오래갈 수 있고, 추억이 있는 퀄리티 있는 게임이 목표이다.


Q. 사진 기능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SNS 등에 공유 할 수도 있나. 그리고 음성채팅처럼 전에 온라인에 있었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넣었나.

사진 공유 기능은 중국 내에서 너무 보편적인 시스템이기에 지금도 가능하다. SNS 공유는 최고의 바이럴 마케팅이 되기도 하고,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추억을 남길 수도 있기에 중요한 기능이다. 음성 채팅이 가능은 한데, 지금은 상대방이 육성으로 말한 것을 텍스트로 변환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아마 런칭할 때 오픈하지 않을까.

CBT를 하면서 패치가 굉장히 많았다. 우리 입장에서도 1년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이고, 유저들도 기대가 많아서 기능을 제안하거나 추가해달라는 문의가 많았기에 좋은 피드백을 주기 위해 많은 패치를 진행했다.



Q. 라그라로크 IP가 중국 내 타 MMORPG 경쟁작들과 비교해 갖는 강점은 뭐가 있나?

주요 강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IP의 인지도이다. 중국에서는 라그나로크 IP의 인지도가 굉장히 높다. 두 번째는 시중 MMORPG보다 높은 퀄리티이다.

라그 모바일은 타 게임처럼 매일매일 사냥하고 레벨업을 해야하는 등 피곤한 것이 없다. 굳이 레벨을 올리지 않아도 잘 갖춰진 커뮤니티 시스템을 이용해 친구들을 사귀고, 애인을 찾을 수도 있다. 이번 CBT에도 여성 유저가 엄청나게 참여했다. 이 부분이 타게임보다 강점이 되지 않을까.

라그나로크 IP를 분석해보면 두 가지 결론이 나온다. 하나는 독특한 그래픽, 두 번째는 자유로움과 사랑스러움, 추억이다. 이게 강점이다. 타 게임처럼 PK를 하는 대신 게임 안에서 채팅도 하고 추억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내에서 라그 관련 게임이 오랫동안 출시되지 않았기에 유저 기대감도 굉장히 높다.


Q. 다음 CBT 일정은? 한국 서비스 일정은 어떻게 되나.

중국 내 런칭 일자는 최대한 금년 안으로 하고 싶다. 아마 이번 CBT 끝나고 나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다시 개발을 한다면 최소 3개월 이상 필요하지 않을까. 기술적으로는 10월에 서비스 가능 버전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발이 완료된다고 해서 금방 런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동에서 퍼블리싱 일자를 맞춰야만 할 수 있기에 정확한 날짜는 지금 알 수 없다. 아마도 올해 안에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너무 큰 시장이고 유저들의 특성도 많고 복잡하다. 아직은 시장조사를 진행하진 않고 있다. 첫째는 중국의 성공이 중요하고, 그 다음은 한국시장이다. 중국시장을 통해 데이터를 조정하고 최적화와 밸런싱도 진행한 다음이 한국시장이다. 한국의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의 원 회사이고, 그라비티는 실력 있는 개발사고 퍼블리싱 능력도 있으니 그라비티를 통해 한국 시장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그라비티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Q. 원작에 파티나 보스레이드나 PvP가 불편한 부분이 많았는데, 원작에 비해 시스템 개선이 이뤄진 부분이 있는지.

원작과 비교해 모바일은 완전히 다른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게임이니 같은 게임은 아니다. 모바일은 모바일에 특화된 플레이방식이 있고, 그것을 최적화하는 방식을 유저들에게 많이 제안을 받아서 그걸 적용하는 작업 중이다.

현재는 라그나로크의 스토리를 모바일에서 어떻게 유사하게 표현할지 고민하고 작업 중이다.


Q. 중국과 한국 외에도 다른 지역에 글로벌 서비스 계획이 있나?

의향은 있다. 당장 생각하고 있는 지역은 대만과 한국, 마카오이다. 두 번째는 동남아 시장, 북미와 유럽 시장 등 기존 라그나로크가 성적이 괜찮았던 지역을 우선 고려중이다. 물론 해외 글로벌 전략은 그라비티와 같이 논의하는 단계이기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어디를 먼저 할 것 인지는 확정하기 어렵다.


Q. 게임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우리에게 많은 응원 부탁한다. 원작을 기대하는 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5년 전에 느꼈던 최초의 느낌, 그 클래식한 느낌을 다시 완벽하게 구현해드릴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