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 해도 이제 약 하루만을 남겨두고 있다. 항상 이 시점쯤 되면 일 년이 참 빠르게 흐른 것 같다며 놀라는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으로 가만히 되새겨보곤 한다. 그러다 보면 그래도 역시 일 년은 긴 시간이긴 한 건지, 참 많은 일들을 겪어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게임 웹진 기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게이머로서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면 역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은 -물론 담당 기자라서 그런 것도 있을 수 있으나- 바로 오버워치가 아닌가 싶다. 그만큼 2016년 한 해 동안 오버워치와 함께했던 나날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정식 오픈 전 베타 키를 얻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나날도 있었고, 부산에서 열린 오버워치 페스티벌 행사에 참여했다가 엄청난 인파에 놀라기도 했다. 블리즈컨을 철야 대기하면서 한국 대표 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보고 국뽕에 취하기도 한 반면, APEX에 초청된 외국 선수가 한국 서버 경쟁전에서 에임 핵 유저를 만나 분개하자 이 방송을 보던 내가 괜시리 부끄러워졌던 기억도 있다.

최고의 화제작으로 주목받은 것부터 지금까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오버워치의 2016년을 한 해동안 나간 기사를 통해 되돌아 보고자 한다.

▲ 다사다난했던 오버워치의 2016년 한 해를 되돌아본다



■ '우리는 오버워치다' - 첫 공개부터 정식 출시까지 오버워치의 여정

▶ 블리자드의 완전히 새로운 IP, '오버워치'의 첫 공개

오버워치가 그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낸 곳은 2014년 블리즈컨이었다. 블리자드가 'Overwatch'라는 새로운 이름의 의문의 상표 등록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시엔 '블리자드의 신규 IP가 공개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러한 와중에 블리즈컨에서 크리스 멧젠의 발표로 오버워치의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공개된 것이다.

이 영상은 블리즈컨을 시청하던 유저들에게 여러 가지 의미로 큰 충격을 남겼다. 원래부터 끝내주는 퀄리티의 시네마틱 무비를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블리자드였지만, 오버워치 시네마틱 무비는 기존과는 다르게 디즈니나 픽사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을 살리면서도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적인 느낌이었다.

연신 점멸로 정신없이 순간 이동을 해대는 발랄한 느낌의 캐릭터부터, 잔탄이 없는 총을 버리고 새 샷건을 꺼내는 상남자식 장전법을 쓰는 가면의 괴한, 심지어 말하는 침팬지까지! 독특하기로는 블리자드의 역대급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세계관도 여태껏 본 적 없는 근미래에, 블리자드가 선보이는 새로운 FPS 장르의 게임이라니! 당연히도 모두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 2014년 블리즈컨에서 재생된 이 영상에서, 전설이 시작되었다




▶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너만 빼고!" 일명 '고급 시계' 드립의 유행

1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오버워치가 클로즈 베타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블리자드 가맹 PC방에서만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거나, 제한된 인원에게만 베타 키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규모의 클로즈 베타가 치뤄졌다. 이 때문인지 오버워치를 해보고 싶었지만 베타 키가 없어 고통받는 인원들이 각 게임 커뮤니티에 넘쳐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이때 새롭게 생겨난 말이, 그 유명한 '고급시계'였다. 이는 같은 블리자드 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별명이었던 '고급 레스토랑'에서 '고급' 부분을 따와 오버워치에 맞게 고친 단어로 상당히 적절한 느낌을 줬었다. 너무 고급져서 아무나 찰 수 없다는 것이다.

트레이서의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라는 대사를 비틀어서 뒤에 "너만 빼고!"를 붙이는 것도 유명했다. 이후 고급 시계를 끝내 얻지 못해 고통받던 자들은 긴 기다림 끝에 2016년 5월, 오픈 베타가 시작되고 나서야 오버워치를 실제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 누가 알았겠는가... 이 대사가 끝없는 기만을 상징하는 대사로 변질될 것임을...




▶ '우리는 오버워치다!'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시작한 오버워치

오버워치의 오픈 베타는 5월 5일부터 5일간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베타 키 없이 모든 유저들이 게임 내 콘텐츠들을 전부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많은 유저들이 오버워치를 체험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 때문이었는지 5일이라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PC방 점유율 순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버워치는 하이퍼 FPS 장르를 표방한 만큼, 단순히 상대를 쏴 맞추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 다양한 영웅들의 스킬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줬다. 플레이어들끼리 협력하며 거점을 점령하거나 화물을 운반하는 등 공동의 목표를 달성했을 때 발생하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여기에 추가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동기 부여를 일으키는 칭찬 카드나 최고의 플레이 요소까지 더해져 전체적으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오버워치라는 새로운 재미를 느낀 유저들은 결국 오픈 베타 종료 후 정식 발매까지 강력한 금단 증상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겐지와 한조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애니메이션 '용'이 발표되고, 부산에서 5월 21일부터 이틀간 정식 런칭 행사가 진행되면서 유저들의 갈증은 더욱 고조되었다. 특히 부산 오버워치 페스티벌에는 상당한 인파가 몰려들면서 하면서 오버워치의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기도 했다.

▲ 팀원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협동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좋았다


▲ 오픈 베타 이후 단편 애니메이션 '용'이 공개되어 많은 충들을 양성하는데 일조했다


▲ 부산 페스티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면서 오버워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 드디어 정식 출시! 3주 만에 PC방 점유율 1위 달성까지

이윽고 5월 24일, 오버워치가 전 세계 동시 발매로 정식 출시되면서 오버워치는 세계적으로 인기몰이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다. 오픈 베타 이후 모두가 겪어온 금단 증상을 이제야말로 마음껏 해소하겠다는 마냥 모두가 오버워치를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기자 또한 금단 증상을 강하게 겪은 피해자 중 하나였는데, 오픈 이후 기자는 주로 루시우와 젠야타 같은 힐러나 에임을 타지 않는 라인하르트, 윈스턴 등의 탱커 영웅을 주로 다루고는 했다. 이처럼 오버워치는 에임이 좋지 않은 유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도 했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 또한 여러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였다.

▲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에임을 타는 영웅들을 미리 연습해뒀어야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서인지, 오버워치는 정식 출시 하루 만에 PC방 점유율 3위를 기록했으며, 출시 3주째에 이르러서는 그간 부동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해낸다.

영영 변함없으리라 생각했던 PC방 점유율 1위의 왕좌가,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에 의해 교체된 것에 많은 게이머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FPS 장르의 불모지로까지 여겨졌던 한국에서 FPS 게임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다시금 블리자드라는 게임사가 가진 저력을 통감하게 만들었다.

▲ 출시 당일 점유율(좌)과 출시 후 3주차 점유율(우) 비교





■ 본격적인 '경쟁 시대'의 서막을 연 시즌1 (6월 29일~8월 18일)

▶ 대 경쟁 시대 돌입, 경쟁전 시즌1 개시

출시 이후 한 달이 지나자 오버워치에는 다른 게임들의 랭크 게임에 해당하는 게임 모드, '경쟁전'이 추가가 되었다. 사실 한 달이나 지나니 빠른 대전은 이제 좀 심심한 맛이 있는 데다 다들 게임 실력이 올라가기도 했고, 유저 개개인의 실력을 판단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경쟁전 업데이트는 모두의 경쟁 의욕을 부추기는 좋은 변화였다.

시즌1은 1점부터 100점까지의 '실력 점수'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경쟁전이 업데이트된 첫날부터 유저 개개인의 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작용하기 시작했다. 실력 점수가 100점에 가까울수록 '천상계'이며 1점에 가까울수록 '심해'라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지표가 생겨난 것이다.

이 때문인지 경쟁전에서는 다들 배치고사부터 매 경기를 소위 말하는 '빡겜'을 하기 시작했다. 이기기 위해서 조합을 맞추고, 음성 대화를 켜고, 팀원과 호흡을 맞춰나가는 경향이 보이게 된 것도 이때쯤 부터였다. 점수가 걸려 있는 만큼 경쟁전은 한 경기 한 경기가 빠른 대전보다 소중했다. 쟁탈전에서 2:2 상황까지 간 대 접전 끝에 100:99로 역전승이라도 했다간 그날은 지쳐서 더는 게임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그만큼 경쟁전은 유저들이 오버워치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또한 이 때부터 '이기기 위한 조합'을 맞추고자 하는 경향, 이른바 '메타'가 정립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시즌 초창기에는 딜러와 탱커, 힐러를 둘씩 기용하는 2/2/2 메타가 유행하게 된다.

▲ 실력 점수에 따라 신분이 결정되는, 바야흐로 무한 경쟁 시대의 서막이 오르게 되었다




▶ 하늘의 지배자 '파르시' 조합의 강세와, 이를 잠재운 '맥스나이퍼'의 연이은 대두

기존에 막강한 면모를 보이던 위도우메이커와 맥크리의 너프가 이루어지면서, 경쟁전에서 가장 선호하는 공격 영웅 조합으로 파라와 메르시를 함께 쓰는 일명 '파르시' 조합이 널리 사용되었다. 시즌 초창기, 메르시의 공격력 증가 버프를 받은 로켓은 정말 한 방 한 방이 하늘에서 내리는 정의의 철퇴와도 같았다. 이를 잡기 위해 상대 팀에서 솔저를 둘 이상 기용하는 모습도 종종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오버워치에 대대적인 밸런스 패치가 이루어지면서 파르시는 순식간에 메타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한때 '섬난구난' 콤보로 오버워치를 평정했다가 하향된 맥크리가, 최대 피해량 사거리가 증가하는 상향을 받으면서 이번에는 '맥스나이퍼'로 다시금 활약하게 된 것이다. 이 패치로 맥크리의 원거리 견제력이 크게 올라가면서 마땅한 엄폐물도 없이 하늘에 떠 있는 파라가 살아남기가 극도로 힘들어지게 되었다.

▲ 오른클릭 난사가 아파서 하향했더니 왼클릭으로 모두를 파괴해버린 맥크리


문제는 맥크리가 파르시를 제압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맥크리는 파르시는 물론 원거리에서 상대의 탱커까지 파괴시키는 강력함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파르시는 물론 원거리 견제 역할이 겹쳤던 솔저마저 픽률이 급하락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이후 32미터까지 올랐던 맥크리의 최대 피해 사거리가 다시금 20미터까지 줄어드는 너프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맥크리는 자주 쓰이며 시즌1의 주력 원거리 딜러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1은 이와 함께 오픈 베타 이후 별도의 너프 없이 꾸준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겐지, 자리야 등이 자주 쓰였으며, 낮은 체력으로 '젠복치'라는 오명까지 가지고 있던 젠야타가 상향되어 루시우와 함께 힐러 2강 체제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저들의 숙련도가 올라 초창기에는 '충 캐릭터'로 불리기까지 했던 겐지를 능숙하게 다루는 유저가 늘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 중복 픽이 막히면서 윈스턴과 겐지를 쓰는 돌진 조합이 유행하기도 했다




▶ 하계 스포츠 대회 이벤트의 실시와 과금 논란

시즌1이 한창이었던 8월 3일에는 오버워치의 첫 기간 한정 이벤트인 '하계 스포츠 대회'가 개최되었다. 이 기간 동안 전리품 상자에서 한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집 요소들을 획득할 수 있었고, 주간 난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게임 모드 '루시우 볼'을 즐길 수 있었다.

하계 스포츠 이벤트는 새로운 스킨이나 하이라이트, 스프레이 등의 수집 요소들을 추가했다는 점에서는 많은 환영을 받았지만, 이 수집요소들을 전리품 상자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게 만든 점 때문에 많은 유저들의 비난을 샀다. 전리품 상자에서는 랜덤한 확률로 수집 요소를 얻는 것만이 가능했기에, 원하는 스킨이 있을 경우 이를 뽑기 위해 많은 과금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기존의 오버워치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난투, '루시우 볼' 또한 많은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게임 시간이 짧아 빠르게 경험치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매크로 플레이'로 어뷰징을 하는 유저들이 급증하기도 했다. 이후 이러한 플레이를 일삼던 유저들은 제재를 받긴 했지만, 결국 전리품 상자 때문에 어뷰저가 생겼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유저들도 있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이 때문인지 이후로 나오는 기간 한정 이벤트들에서는 한정 수집 요소를 크레딧으로 구매할 수 있게 바뀌었다. 다만 기간 한정의 희소성을 고려하여 일반 수집 요소의 세 배 가격의 크레딧을 지불해야 한다.

▲ 올림픽 분위기에 맞는 새 스킨들은 좋았지만, 이를 얻는 방법이 문제였다


▲ 논란과는 별개로 특유의 재미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루시우 볼





■ 블리즈컨, 핵 문제 등 정말 다사다난했던 시즌2 (9월 2일 ~ 11월 24일)

▶ 실력 점수 체계에 큰 변화가 생긴 시즌2 경쟁전

경쟁전 시즌1이 끝나고, 3주에 달하는 기간의 프리 시즌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경쟁전을 재밌게 즐기던 유저들에게는 경쟁전이 없는 프리 시즌 기간은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고, 이윽고는 경쟁전이 없는 동안의 오버워치를 잠시 쉬는 유저들이 속출하기에 이를 정도였다. 그래서였는지 시즌2 경쟁전 시작일이 당초 계획되었던 날짜에서 일주일 앞당겨진 9월 2일에 열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즌2는 경쟁전 시스템에 큰 변화가 생긴 시기이기도 했다. 당초 100점까지의 점수대였던 실력 점수가 1점에서 5천점까지로 범위가 확대되었고, 점수대마다 티어를 도입하도록 바뀐 것이다. 이로 인해 시즌1 실력 점수와 시즌2의 티어를 비교하는 유저들이 많이 보이곤 했다. 시즌1부터 오버워치의 실력 점수 분포는 정규 분포를 따르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브론즈 티어가 적었던 반면 실버부터 골드, 플래티넘 티어의 인구가 많이 몰리는 특징이 있었다.

또한 시즌2부터 티어제가 도입됨에 따라, 시즌 종료 보상을 '해당 시즌에 달성한 최고 티어에 맞춰서 지급'하도록 바뀌는 변화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부터 오버워치에 에임 핵과 대리 문제가 점차 발생하기 시작했다.

▲ 말 그대로 다사다난하기 그지없었던 시즌2 경쟁전




▶ 시즌2 오버워치에 드리우기 시작한 암운, '에임 핵'과 '닷지 버그' 문제

특히 에임 핵은 FPS 장르 게임인 오버워치에게는 게임의 흥망을 가를 수도 있는 치명적인 문제였다. 블리자드 측도 이를 인지하고는 핵 사용자가 적발되면 곧바로 영구 정지 조치를 취하는 등 초반부터 강경책을 취하며 핵 유저들을 제압해 나갔지만, 결과적으로 에임 핵 유저들을 완전히 근절시키지는 못했다.

애시당초 에임 핵 유저들은 계정이 정지당하게 되더라도 PC방의 해외 서버 계정 생성 혜택을 이용해 곧바로 다음 에임 핵 계정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영구 정지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은 단순히 계정 정지 조치뿐만이 아닌 에임 핵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제 단순 계정 정지 조치만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즌2는 '닷지 버그'라는 문제까지 겹치게 되며 유저들의 불만을 더하기도 했다. '닷지 버그'는 게임을 탈주한 뒤 경기 재참여를 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당 게임을 취소시키는 것이 가능한 버그였다. 원치 않는 팀이나 상대를 회피하기 위해 이를 악용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조속히 고쳐져야 할 버그였지만, 고쳐지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흘러 한동안 경쟁전을 아비규환에 빠트렸다.

슬펐던 것은 이 닷지 버그를 이용해서 상대의 에임 핵 유저를 회피해야만 하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닷지 버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쟁전 유저들간의 논쟁이 격화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물론 악용할 여지가 있었던 만큼 결국 닷지 버그는 막히게 되었지만, 에임 핵 문제가 해결됐더라면 이를 아쉬워할 일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씁쓸함이 남는 논란이었다.

▲ 닷지 버그를 사용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된 것 자체가 서글픈 느낌이었다




▶ '저격형 지원가' 아나, 시즌2 메타를 평정하다

시즌2 메타에서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코 '아나 메타'의 출현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버워치의 22번째 영웅으로 새롭게 참전했던 아나는 출시 초기에는 다소 약한 감이 있었던 기본 공격과, '저격형 지원가'라는 다소 어려운 컨셉 때문인지 그다지 사용되지 않았던 영웅이었다. 허나 이후 아나의 기본 공격의 연사 속도 및 장탄 수가 증가하는 상향을 받고, 그간 자주 쓰이던 젠야타가 하향을 받으면서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탱커를 셋 이상 기용하며 아나가 이를 지원하는 '3탱 조합'이 해외 대회를 통해 등장하였고 아나의 픽률은 수직상승하게 된다. 팀의 공격력을 책임지는 딜러를 많아야 하나만 쓴다는 점에서 당시에는 나름 파격적인 전략이었지만, 난전에서 강력한 유지력을 가지면서 아나의 궁극기를 빠르게 돌려 공격력을 보완하는 것도 가능했기에 대회에서는 물론 경쟁전에서도 유효한 측면이 있었다.

딜러의 경우 3탱 조합에서 단 한 자리를 기용하는 편이었는데, 여기에는 탱커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카운터하기 좋은 리퍼나, 여전히 강력한 맥크리, 상향을 받은 메이 등을 상황에 따라 사용하곤 했다. 시즌2로 들어오면서 너프를 받았던 겐지는 잠시 주춤했으나, 아나의 궁극기를 받은 채 용검을 사용하는 이른바 '나노용검' 콤보의 강력함이 알려지면서 다시금 픽이 되었다.

▲ 시즌2는 그야말로 아나의 시즌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마침내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영웅 솜브라와 '오버워치 월드컵' 제패한 한국 팀

시즌2가 한창이었던 11월에는 오버워치는 물론 블리자드 게임의 팬들이라면 누구나가 기다렸을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바로 블리즈컨이었다. 이번 블리즈컨에서는 특히 오버워치 팬들이 주목하는 소식이 있었는데, 바로 '신규 영웅 솜브라의 공개'가 그것이었다.

당시 커뮤니티에서는 오버워치에 '솜브라'라는 이름의 악명 높은 해커 영웅에 대한 이스터에그 정보가 돌고 있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동안 떡밥만 무성할 뿐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팬들의 복장이 터져나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블리즈컨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풀린 이스터에그마저 별 내용이 없는 떡밥으로 마무리되면서, 블리즈컨에서 새 영웅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침내 시작된 블리즈컨 본 무대 당일, 오프닝 세레모니가 진행되던 도중 갑자기 무대의 화면이 잡음을 내며 깨지더니 이어서 새 영웅 솜브라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재생되는 퍼포먼스가 연출되었다. 예상대로의 전개였지만 솜브라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더불어 순간 이동, 투명화, 해킹 등의 독특한 기술들은 금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 비주얼과 능력 모두 독특하기 이를 데 없던 영웅, 솜브라




블리즈컨은 이외에도 오버워치의 e스포츠 팬들을 위한 큰 이벤트가 또 하나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오버워치 월드컵'이었다. 월드컵은 전 세계의 오버워치 게이머들이 자국을 대표할 선수를 선발하고, 이 대표팀들이 블리즈컨에서 우승컵을 놓고 승부를 벌이게 된다는 기획으로 많은 팬들의 주목을 샀다.

한국에서는 경쟁전 시즌1 1위 플레이어인 '준바' 김준혁과 루나틱 하이의 '미로' 공진혁, '류제홍' 류제홍, '에스카' 김인재', 아프리가 프릭스의 '아르한' 정원협, '타이롱' 김태영 등이 국가 대표로 선발되어 블리즈컨에 초대되었다. 결과적으로 한국 팀은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하며 여러 해외 팀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 무려 무실세트 전승 우승이라는 성적으로 첫 월드컵을 승리로 장식한 한국 대표팀




▶ 2016년 최고의 e스포츠 드라마로 기억될 메이저 대회, '오버워치 APEX'

오버워치 월드컵과 함께 2016년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를 꼽자면 단연코 오버워치 APEX를 들 수 있을 것이다. APEX는 OGN이 주관하여 국내외에 방송되었으며 총상금 규모가 2억 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대회였다.

무엇보다 오버워치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던 것은 해외에서 명성이 자자한 유명 팀들을 초청하여 경기를 벌인다는 점이었다. APEX에 초청된 팀은 세계 랭킹 1위의 최강팀 '팀 엔비어스'와 그들의 라이벌인 '로그', 북미 최강이라 불리는 '시걸'이 속한 'NRG', 그리고 유럽의 강호 팀 '리유나이티드'까지 네 팀이었다. 하나같이 해외 대회에서 그 명성이 자자한 유명한 팀들로, 이들을 상대로 한국의 프로팀들이 얼마만큼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팬들의 주목이 쏠렸다.

조별 리그에서 한국 팀들은 해외 유명 팀들을 상대로 상당한 기량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치열한 연전 끝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두 팀은 '아르한'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와 세계 최강의 타이틀을 보유한 엔비어스였다. 엔비어스는 8강전에 앞서 메인 딜러였던 '테일스핀'이 탈퇴하며 리빌딩을 겪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태국의 '미키' 선수를 임시로 영입한 선택이 성공적으로 작용하면서 결국 APEX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른다.

APEX 일정이 거진 두어 달 가까이 진행되었던 덕분에, 해외 초청팀의 선수들이 한국에 체재하면서 한국 서버의 경쟁전을 돌리며 방송을 하는 경우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개중에는 한국 서버 특유의 경쟁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며 열정적으로 경쟁전을 돌리는 선수들도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발생하면서 팬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엔비어스는 다시 한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하며 APEX 초대 챔피언이 되었다


▲ 한국 서버에서 경쟁전을 돌리며 많은 팬들을 확보했던 리유나이티드의 크루즈 선수





▶ 여러 변화를 맞이한 시즌3 (12월 1일 ~ 현재)

▶ 다시 시작되는 시즌과, 실력 점수 5천 점 달성 유저 등장

가을이 끝나면서 다사다난했던 시즌2 경쟁전도 끝나고, 이번에는 일주일 정도의 짧은 프리 시즌을 가진 뒤 곧바로 시즌3 경쟁전이 열렸다. 시즌3에서는 이전처럼 실력 점수 폭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배치 경기 결과에 따른 점수 획득 부분이 크게 변화했다. 이는 시즌3의 배치 경기 결과가 시즌2의 실력 점수 결과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소프트 리셋을 따르기 때문이었다.

기존의 경쟁전은 전체 티어의 중간에 해당하는 골드와 플래티넘 구간에 유저들이 많이 분포되면서, 같은 등급 안에서도 실력 차이가 벌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시즌3부터는 중간 구간의 유저들이 배치 경기로 얻을 수 있는 실력 점수가 기존보다 낮아지는 변화가 적용되었다. 때문에 배치 경기를 어지간히 잘 치루지 않았다면 지난 시즌보다 낮은 점수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최상위권 유저들의 경우 배치 경기를 거의 망쳐도 하락 폭이 크지 않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뀐 점수 획득 방식 때문인지 시즌3가 시작된 지 5일 만에 지금껏 난공불락의 경지로 여겨졌던 실력 점수 5천 점을 달성한 유저가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 첫 5천 점 달성의 주인공은 국내 프로게임 팀 콩두 판테라 소속의 '에버모어' 선수로, 40승 3무 2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5천 점 안착에 성공했다고 한다.

▲ 시즌3가 열린 지 닷새만에 세계 최초 5천점을 달성한 에버모어 선수,




▶ 이번에는 디바와 솔저가 대세? 대격변 밸런싱으로 또 한 번 바뀐 메타

시즌3 경쟁전 개시를 앞두고, 이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영웅 간 밸런스 패치가 이루어졌다. 다만 이번 밸런싱은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APEX 8강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즌2 막바지에 먼저 적용이 되었는데, 이 때문에 새롭게 바뀐 메타 적응에 성공한 팀들만이 살아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이번 밸런스 패치는 여러 영웅들의 인식과 성능을 크게 바꾸는 변경이었다 할 수 있겠다.

시즌3 메타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겪은 영웅은 바로 솔저:76이었다. 솔저는 시즌2에서 원거리 견제 딜러로서의 역할을 맥크리에게 완전히 대체 당하면서 공격군 영웅 중 가장 낮은 픽률을 보일 정도로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솔저의 기본 공격인 펄스 소총의 공격력이 탄환 당 3만큼 증가하는 상향을 받게 되면서, 솔저의 픽률은 수직으로 치솟았으며 결과적으로 메타 자체가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 디바는 아머 포함 600의 체력과 송하나 패시브로 무장해 쉽사리 죽지 않는 영웅이 되었다


그다음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영웅은 디바였다. 디바는 이번 패치로 체력이 100 상승하고 사격 시 이동 속도가 증가하는 버프를 받게 되면서 생존력이 크게 올랐다. 이를 통해 메카 상태를 보다 오래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아군 보호와 적 후방 견제, 궁극기 활용까지 전체적으로 측면에서 시너지 이득을 챙길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디바 또한 시즌3 들어서 픽률이 급격하게 오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아나와 탱커 위주로 돌아가던 기존 메타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탱커는 솔저의 포킹으로부터 아군을 지키기 좋은 라인하르트와 상향된 디바, 그리고 갈고리로 변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 로드호그를 주로 선택하였고, 아나 외 보조힐러로 여전히 괜찮은 루시우를 넣고 남은 한 자리에 솔저를 기용하는, 이른바 '엔비어스 조합'이 메타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 경우 나노 강화제는 상향된 솔저에게 몰아주며 전술 조준경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으로 운용하게 된다.

▲ 일명 '나노 조준경' 콤보, 이건 뭐 마치 뛰어다니는 바스티온 경계모드 느낌


▲ 파워리그(좌)와 APEX(우)의 픽률 티어표, 솔저와 디바의 픽률 상승이 눈에 띈다





▶ '우리는 오버워치였다' - 오버워치로 충만했던 한 해를 보내며

매년 해외 게임 매체들은 한 해 동안 발매된 수많은 게임들 중 그 해를 대표할 만한 뛰어난 게임을 선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GOTY)' 수상인데, 오버워치가 12월 30일 기준으로 GOTY 최다 수상 2위를 기록했다. 여태까지 싱글 콘텐츠가 없는 게임이 GOTY 최다 수상을 경쟁한 역사가 없었다는 점에서 꽤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기자 본인에게 있어 올해의 게임은 무엇일까 묻는다면, 역시 오버워치에 한 표를 주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오버워치를 처음 접했던 오픈 베타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올 한 해 동안 가장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게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던 2016년 한 해는 '오버워치의 한 해'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오버워치는 마냥 완벽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게임이다. 아직도 에임 핵 문제는 심각해, 29일에는 에임 핵 유저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력 점수 5천 점을 달성해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소식은 많은 오버워치의 경쟁전 유저들을 좌절하게 만들었고, 다시금 블리자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모쪼록 2017년에는 핵으로 신음하는 유저가 없는 클린한 오버워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영웅들과 함께한 올 한 해 동안, 우리는 모두 오버워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