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리그 오브 레전드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글로벌 e스포츠가 되어 피부색, 언어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기고 있다.

하지만 소환사의 협곡에 가봤고, 승부에 집착해봤다면, 매 판마다 주는 압박감과 긴장감, 스트레스를 경험해봤을 것이다. 나는 분명 게임을 즐기려고 하는 것인데, 실상은 즐거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힘들 때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가끔은 보기 쉽고, 직관적인 게임이 그리울 때가 있다.

복잡한 룰을 가진 것만이 스포츠가 아니다. 달리고 멀리 뛰고 높이 뛰는 것과 같이 가장 단순한 목적을 가진 스포츠도 즐거운 볼거리가 되기도 한다. 협곡에서 타워를 부수기 위해 갖은 전략을 동원해야만 진짜 e스포츠가 되는 건 아니다. 그저 빠르게 달리고, 상대를 맞추고, 달려가서 잡아내는 것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

e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색다른 재미, 넥슨 e스포츠 종목에서 찾아봤다.


◈ 물풍선. 프로가 던지면 이렇게 다릅니다 - 크아왕 뽑기 대회

▲ 출처 : 넥슨 YouTube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2001년 출시되어 16년 동안 서비스를 해온 장수 게임이다. 게임을 좋아했다면 친구들과 함께 물풍선 몇 번은 터트려봤을 듯 싶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도 엄연한 e스포츠 종목으로 2016년부터 '크아왕 뽑기 대회'를 개최해 올해 2회 차를 맞이했다.

흩날리는 물풍선을 피하는 선수들의 날렵한 몸놀림과 복잡한 대결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선수들의 대단한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상금도 적지 않다. 우승을 차지한 CARS에게는 이백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크아왕 뽑기 대회' 현장에는 특히 초등학생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실제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이기도 한 이들은 환상적인 물풍선쇼에 환호성을 지르며 현장에 있던 관객들을 미소짓게 했다. 결승전 경기 역시 명경기가 속출해 '크아가 이렇게 어려운 게임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좀비가 인간만큼 똑똑한데 빠르기까지? - 카스 온라인 좀비 팀매치

▲ 출처 : eSportsTV

영화속 좀비와 인간의 대결은 대부분 뻔한 양상이다. 단순히 상대를 물고야 말겠다는 의지 하나로 달려드는 좀비와 도망치려는 인간. 좀비의 무서움은 총을 쏴도 멈추지 않는 저돌성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강력한 바이러스의 힘에서 나온다. 반면, 인간은 지능과 도구를 사용해 때에 따라 맞서 싸우기도 한다.

카스 온라인 좀비 팀매치는 인간대 좀비의 구도지만, 실제론 인간과 인간의 대결이다. 총과 화기로 중무장한 인간을 잡아내기 위해 좀비팀은 진영을 짜고 전략적으로 달려든다. 인간은 정해진 시간을 버티기만 하면 됀다. 하지만 똑똑한 좀비를 상대로 과연 자신 있는가?

카스 온라인 좀비 팀매치는 현장 반응이 상당히 뜨거운 e스포츠 대회다. 워낙 1초 차 아슬아슬한 승부가 자주 연출되다보니 화면에서 쉽게 눈을 떼기 힘들다. 잡고자 하는 좀비와 살고자 하는 인간의 목숨을 건 숨바꼭질. 생각보다 보는 재미가 쏠쏠한 e스포츠다.




◈ 하이퍼 FPS 장르는 원래 존재했다. - 버블 파이터 챔피언스컵

▲ 출처 : Korea Game MadMovie

오버워치가 흥행한 지금이야 하이퍼 FPS라는 장르에 익숙하지만, 원래 FPS 장르는 굉장히 단순한 게임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쏘고 맞춘다는 단순함이 주는 매력은 매우 강력하다. 하지만 여기에 '어떻게'라는 말이 붙는다면?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건즈 온라인, SD건담 캡슐 파이터 종류의 FPS 게임은 '어떻게 쏘고 맞출 것이냐'는 재미를 한껏 끌어올린 게임이다. 그리고 버블 파이터 역시 이러한 장르에 속하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다. 다오와 배찌라는 친숙한 캐릭터들이 빠른 대쉬를 이용해 기동전을 펼치며 사격을 하는 모습은 낯설기까지 하다.

아쉽게도 버블 파이터 리그는 지난 2015년 대회가 마지막으로 지난 2년 동안에는 개최된 적이 없다. FPS 중흥기가 다시 찾아오고 있는만큼, 버블 파이터의 화려한 부활도 조심스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