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아시안게임 LoL) 결승전 경기, 한국과 중국의 대결이 펼쳐진다. 과연 한국은 국제 스포츠 경기에 처음으로 도입된 e스포츠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칠 수 있을까.

이번 아시안게임 LoL에는 한국-중국-대만의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나섰다. LCK와 LPL, LMS에서 숱한 경기를 치른 선수들에게 다른 국가의 대표들은 아무런 상대가 되지 못했다. B조에 속했던 대만은 아무 어려움 없이 1위를 기록했고, A조에서 두 차례 칼을 맞댄 한국과 중국은 각각 1위, 2위를 기록하며 4강으로 향했다.

곧바로 이어진 4강에서 B조 2위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난 한국은 어김없이 일방적인 경기로 2연승을 따내며 결승에 안착했다. 이와 동시에 진행된 대만과 중국의 치열한 대결이 진행됐다. 1세트에서 대만이 예상을 깨고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며 먼저 웃었지만, 이어진 2, 3세트에서 중국의 뒷심이 발휘됐다. 긴 승부 끝에 중국이 대만을 연달아 눕히며 한국이 기다리는 결승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마음이 편한 쪽은 한국이다. 이미 조별 예선에서 중국을 상대로 두 차례 승리를 거뒀는데, 경기 내용도 더없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은 4강에서 '삼성 갤럭시'와 'SKT T1' 조합을 꺼내며 힘을 숨겼는데, 중국은 대만과의 승부에 모든 힘을 쏟아내느라 전력을 다소 노출했다. 이에 5판 3선으로 진행되는 결승전의 밴픽 단계에서 한국이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LoL 결승전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단연 봇 듀오들의 자존심 대결이 될 것이다. 한국 대표 '룰러'-'코어장전'과 중국 대표 '우지'-'밍'-'메이코'는 자국 리그에 이어 아시안게임 LoL에서도 출중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특히 '메이코'는 중국이 밀리고 있던 4강전 2, 3세트에 출전해 중국의 역전승을 견인하며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룰러' 박재혁과 '우지'의 캐리력은 지금까지 수없이 입증됐다. 중후반 한타의 승패가 두 선수의 성장에 달려있기에, 봇에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혈전과 함께 팽팽한 양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모든 선수의 뛰어난 기량을 지녀 2:2 구도에서 킬이 나올 확률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만에 하나 사고가 터진다면 경기의 흐름이 한쪽으로 크게 기울 것이다.

반면 위쪽에선 한국의 우세가 점쳐진다. 가장 큰 이유는 '기인' 김기인이라는 특급 선수가 탑 라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LCK에서도 수차례의 슈퍼 플레이로 팬들을 놀라게 한 '기인'은 아시안게임 무대에도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 능한 '기인'은 영리함까지 갖췄다. '기인'은 그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렛미'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며, 만약 케넨이나 나르 등 주도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챔피언이 주어진다면 아시안게임 LoL을 본인만의 무대로 만들 수 있다.

정글도 분위기가 좋다. '스코어' 고동빈과 '피넛' 한왕호는 각자의 뚜렷한 색깔을 뽐내며 한국에 승리를 안겨줬다. '스코어'의 변칙적임 움직임과 노련함은 상대 정글러의 존재감을 지웠고, 빈틈을 파고드는 '피넛'의 날카로운 공격력은 출전한 모든 경기를 빠르게 끝냈다.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두 선수는 상황에 따른 교체를 통해 한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중국의 'Mlxg'도 세계 정상급 정글러지만, 아시안게임 LoL을 포함한 최근 경기에선 한국의 두 선수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2018 LCK 섬머 스플릿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페이커' 이상혁도 훨훨 날아다니고 있다. 큰 무대일수록 더욱 강해지는 '페이커'는 아시안게임 LoL에서 날개를 달았고, 폭넓은 챔피언 기용과 공수를 넘나드는 적절한 역할 수행으로 한국의 허리를 받치고 있다.

중국 대표 미드 라이너 '시예'는 아시안게임 직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전력의 구멍으로 여겨졌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중국의 핵심 선수였다. 조별 예선 한국전에서도 무난한 경기력을 보인 '시예'는 4강전에선 한층 좋아진 움직임으로 중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아무리 '페이커'라도 물오른 '시예'의 기세에는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미 여러 국제 대회에서 승부를 치렀던 한국과 중국의 경기다. 하지만, 이번엔 팀 대 팀이 아닌 각 나라의 명예를 건 국가대표 간의 대결이다. 또한 앞서 진행된 이틀 동안의 일정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아시안게임 LoL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그렇기에 이번 결승전은 아시안게임을 지켜보는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이 왜 e스포츠 종주국인지를 증명할 기회다. 그 어떤 경기보다 부담이 크겠지만, 자랑스러운 한국 대표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기량을 쏟아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

한편, 이번 아시안게임에 최초 도입된 e스포츠는 시범 종목이지만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시상식이 준비돼 있다. 1위에겐 금메달 수여와 함께 해당 나라의 국가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이에 더해 KBS와 SBS는 결승전을 지상파 방송으로 생중계하기에, 우승의 영광은 그 어떤 무대에서의 승리보다 더욱 값질 것이다.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LoL 3일 차 일정

3/4위전 대만 vs 사우디아라비아 - 13:00
결승전 한국 vs 중국 - 15:00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LoL 결승전 시청 안내

KBS
지상파 생중계 : KBS 2TV
온라인 생중계 : KBS my K (http://myk2.kbs.co.kr)
진행 : 성승헌 캐스터, 이현우-고인규 해설

SBS
지상파 생중계 : SBS
온라인 생중계 : 아프리카TV (http://afreecatv.com/aflol)
진행 : 박상현 캐스터, 김동준-강승현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