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익스트림 스트리밍 전문간 딘 베르그만(Dean Bergmann)

개발사는 꼭 개발만 해야 하는가? 언뜻 당연해 보이는 듯한 이 질문에 다시금 물음표를 던진 곳이 있다. 바로 워프레임의 개발사 디지털 익스트림이다. 디지털 익스트림은 팬들과의 소통 수단으로 방송을 택했다. 마치 유튜버들이 다양한 게임 방송을 하듯, 개발사 자체에서 자신들의 게임으로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팬들과 호흡을 나눠왔다.

금일(22일, 현지 시각 기준) 디지털 익스트림의 딘 베르그만은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개최 중인 GDC 5일차 행사에서 ‘워프레임 방송을 통해 바라보는 개발자 스트리밍의 기술적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디지털 익스트림의 첫 방송은 굉장히 단촐했다. 예산은 500 달러가 채 되지 않았고, 장소나 장비를 마땅히 구비할 여유조차 없었다. 카페테리아 근처에서 사비를 털어 산 카메라로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1편이 482명의 최대 동시 시청자를 기록했다. 언뜻 적어 보이는 수치지만, 당시에는 정말 기뻤던 성과였다.

▲ 정말 단촐했던 장비

이후 개발자 다이어리를 발전시킨 ‘심플 Q&A’와 ‘프라임타임’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기존 개발자 스트리밍보다 훨씬 캐주얼한 콘텐츠로, 신규 콘텐츠 공개보다는 팬들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기본적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구독이나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다. 이에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게임 플레이를 추구하고, 팬들의 요구에 즉각적인 리액션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개발자 스트리밍은 이런 점을 따라가선 안 된다. 개발자 스트리밍 역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공적인 입장을 지켜야 한다. 게임에 대한 소개와 각종 업데이트 안내 등 방송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하며, 과도한 리액션 등으로 방송의 질을 떨어뜨려선 안 된다.

▲ Don't do this

방송 포맷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포맷은 4개 정도로 추릴 수 있다. 먼저 1인 호스트 출연 방식이 있다. 이는 가장 단순한 포맷으로 방송에 도전하는 초심자들이 시도할만 하다. 별도의 전문적인 제작 장비나 비싼 소프트웨어 없이도 실행 가능하며, 전체적인 유연성이 좋아 방송의 편집 역시 수월하다.

2인 호스트 포맷은 디지털 익스트림에서 자주 쓰는 방식이다. 1인 포맷에 비해 방송 편집이 다소 복잡한 것은 사실이나 게임 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다각도로 비출 수 있어 신규 콘텐츠 소개에 적합하기도 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인원이 등장하는 패널 토론, 4명 가량이 등장하여 게임을 즐기는 4인 이상의 포맷도 존재한다. 다만, 인원이 많아질수록 보다 전문적인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방송을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선 최소한 500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라이프 캠을 기반으로 저렴한 조명과 캡처 디바이스, 그리고 마이크까지 구비하면 기본적인 방송은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만약 조금 더 예산을 늘릴 수 있다면, 카메라를 A/B로 나누어 구비하고, 오디오 디바이스 역시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1000달러 이상의 예산을 쓸 수 있다면 한결 편해진다. 블랙 매직 같은 전문 캡처 디바이스에 스튜디오용 조명, 그리고 패널과 스탭들을 위한 무전기까지 갖추면 어떤 포맷의 방송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 500달러 미만 예산 편성

▲ 500~1,000달러 예산 편성

▲ 1,000달러 이상 예산 편성

편집 프로그램 역시 꽤 만만치 않은 예산이 필요한데, 간단한 방송 정도라면 Open Broadcaster로 별도 소요 비용 없이 편집을 진행할 수 있다. 이후 예산과 환경에 따라 XSplit Broadcaster나 Telestream Wirecast Pro 등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좋다. Telestream Wirecast Pro은 995 달러로 상당히 비싼 가격을 자랑하지만, 평생 다 쓰지도 못할 만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디자인 측면 역시 고려해야 한다. 우선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고 소개하는 것이 주목적인 만큼, 게임 내 UI 같은 자료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최대한 게임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세련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명절, 공휴일 혹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면 방송에 이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세심함은 시청자들에게 이 방송이 정말 공들여 만들어졌다는 감각을 받게 한다.

만약 자신의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방송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먼저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몇 대의 카메라가 필요할지, 빌릴 것인지 구매할 것인지, 패널은 몇 명이나 출연할 것인지 등 상세한 스펙을 적어두고 예산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디지털 익스트림

실제로 디지털 익스트림은 ‘텐노 라이브 2017’ 이후 최대 6,000명에 불과했던 동시 시청자가 17,000명에 달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텐노콘 2018 이후에는 전체적인 시청자가 3배에서 4배가량 상승하는 등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는 분석이다.

딘 베르그만은 강연 말미에 “당신은 일반적인 트위치 스트리머도, 유튜버도 아니다. 당신은 당신의 게임 그 자체다”라며 개발자 스트리밍의 본질을 잊지 말라는 조언을 남겼다.




! GDC2019 최신 소식은 박태학, 정필권, 원동현, 윤서호 기자가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직접 전달해드립니다. 전체 기사는 뉴스센터에서 확인하세요. ▶ GDC 뉴스센터: http://bit.ly/2O2Bi0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