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로 스튜디오라는 이름은 아직 많은 유저나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카트라이더의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개발사, 니트로 스튜디오'라고 말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행보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넥슨은 여러 국내 게임들이 공개되던 2019년 지스타 기간, 바다 건너 영국 런던 Xbox 대형 쇼케이스인 X019에서 처음 게임을 공개했다. 단순히 온라인 게임으로의 글로벌 서비스가 아니라 애초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둔 개발과 Xbox 콜솔 서비스. 그리고 PC와의 크로스 플랫폼 등 여러 시도가 이루어진 작품이다.

독립된 개발 스튜디오로 자유로운 도전과 함께 넥슨의 지원이 어우러지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후반기 작업에 몰두 중인 니트로 스튜디오. 회사를 찾아 박훈 대표, 조재윤 리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개발 현황과 함께 넥슨과 독립된 니트로 스튜디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카트라이더 조재윤 리더(왼쪽)과 니트로 스튜디오 박훈 대표

게임 이야기부터 좀 해보자. 2019년 런던에서 열린 엑스박스 독점 행사인 X019에서 처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공개했다. 당시 반응은 어땠나.

박 훈 = 현지 반응은 좋았다. 서구권에서 Xbox 게임들이 하드코어한 편이지 않나. X019은 영국 현지 팬들이 주로 참가했는데 캐쥬얼 게임이 나오니 많이 신기해하는 분위기였다. Xbox 측에서 무대 위치도 좋은 곳에 마련해 줘 시연대도 많이 찾았고 대기 줄도 가장 길었다.

한국의 회사 내부에서도 많이 신기해하는 편이었다. 그때가 딱 지스타가 열리는 시즌이었는데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에 진행돼 잠을 많이 못 자기도 했다. 그래도 넥슨 역사상 국제무대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를 내보내는 게 처음이라 자존감도 많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로 선보이는 콘솔 첫 타이틀인 셈인데 카트라이더 아이디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박 훈 = 글로벌 단에서 먼저 카트라이더 IP의 콘솔 개발 이야기가 나왔다. 그쪽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거치 콘솔에 무게감 있는 게임이 많은데 가볍고, 귀엽고, 접근성 높은 게임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었다. 이 내용으로 내부에서 논의를 계속했고 괜찮겠다는 이야기가 모여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또, 당시에는 콘솔에 프리투플레이 게임들이 지금처럼 힘이 큰 시기는 아니었다. 오늘날의 상황을 미리 예견한 이들의 니즈가 잘 맞아 떨어진 거로 생각한다.

▲X019에서 처음 공개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오래도록 사랑받은 게임의 후속작인 만큼 원작 분위기를 내는 동시에 새로운 걸 보여주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느 부분에 집중하고 개선하고 있는가.

조재윤 = 카트라이더의 장점은 유닛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플레이 방법이나 조작, 드리프트를 했을 때 부스터를 모아 속도를 즐길 수 있는 점 등 여러 요소를 드리프트에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지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요소를 기반으로 카트라이더가 17년 동안 서비스되며 가지지 못했던 그래픽적인 부분이나 커스터마이징 등을 보완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는 진보된 형태로 보여드리고자 하고 있다.


출시가 많이 남아 섣부른 감이 없지 않지만, 수익 모델도 궁금한 편이다. 같은 빌드로 서비스되면 이 부분도 어느 한 국가 기준으로 마련하기 어렵지 않나.

조재윤 = 아시아권 시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챠 시스템이 있는데 이것들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고 글로벌 트렌드의 변화와 법률적 문제, 그리고 유저 반감 등도 커지고 있다. 반면에 시즌패스는 점점 고도화되는 추세다. 그래서 우리도 가챠 등의 시스템보다는 시즌패스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리투플레이에 걸맞게 플레이로 재화를 얻을 수 있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리고 돈을 쓰지 않아도 카트라이더의 본질인 재미를 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구상하고 있다. 게임에 필요한 것들은 플레이로 얻게 하고 개성을 살리는 아이템은 시즌 패스 등을 통해 제공해 자신을 가꿀 수 있는 모습으로 그려나가려고 한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것보다 유저를 만족시킴으로서 얻는 게 더 큰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박 훈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글로벌 전체가 하나의 빌드다.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같은 게임을 즐기는데 정부의 규제는 국가마다 다르다. 그래서 수익 모델도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는 국가를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주로 유럽이 규제 수위가 높은데 이곳들은 유저 친화적인 상황으로 돌아서 있는 모양이다. 당연히 유럽 역시 서비스가 되기에 우리도 글로벌 원빌드 특성을 가진 게임들과 비슷하게 만들어지리라 보고 있다.



Xbox나 PC 등을 통한 멀티 플랫폼, 크로스 플레이 게임인데 최적화나 통일된 서비스 구현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조재윤 = 기술적으로는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개발 과정의 모든 게 도전이었다. 콘솔 기기나 PC에서의 최적화는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이 둘을 하나로 결합했을 때 동등한 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패드 조작과 키보드 조작의 감각을 맞추는 일부터 다른 조작 방식을 가진 게이머들이 정정당당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등 모든 부분이 쉽지 않았다. 게임 외부적으로는 플랫폼별 정책이나 국가별 법률이 또 다른데 이걸 하나로 결합하는 작업까지 하나하나가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클리어해나가며 얻는 개발자로서의 성취감이 컸다. 또 글로벌 성공에 대한 도전의식이나 국내 다른 개발자들이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함께 커지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콘솔과 함께 개발되는 작품인 만큼 개발도 기존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접근할 것 같다.

박 훈 = 접근 방식이 다르다. 기존에는 우리가 게임을 만들고 시장에 출시하는 형태였다면 Xbox는 먼저 플랫폼홀더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먼저 이야기를 나눈다. 개발킷을 확보하려면 승인도 얻어야하고 시장성도 검증받는 등 허들 자체가 높은 편이었다. 물론 이런 과정을 뚫고 난 후에는 좀 수월해지지만 말이다.

개발 환경도 달랐다. 콘솔은 개방된 환경이라기보다는 정해진 기기에서만 돌아가는 페쇄적인 환경일 수 있는데 우리에겐 이런 방식이 아주 낯설었다. PC에서 바로 돌리는 게 아니고 이걸 다시 데브킷에 넣어 확인하는 과정도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은 한국에서 개발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경험이 있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 이번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그렇게 소위 '맨땅에 헤딩' 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우리도 비슷하게 하나하나 해보며 시도하고 도전했던 것 같다. 펍지의 개발 이야기를 보며 같은 고민을 하는구나 싶더라.

▲ 니트로 스튜디오 자리마다 Xbox 개발킷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개발자들에게 콘솔 개발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구나 싶다.

박 훈 = 기존에 온라인 게임을 계속 만들어오던 개발자들이 콘솔을 만드는 첫 과정은 마치 스무고개하듯 이루어졌다. 기계는 어디서 구하고 누구를 만나서 이야기해야 하는지, 초반에 시도해야 하는 게 정말 많았다. PC 버전을 먼저 만들고 이식하는 형태가 아니었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이야기하는 과정부터 먼저 하고 이후 자료를 받아서 이해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것도 지사가 미국에 있다 보니 시차 문제에도 애를 많이 먹었다. 새로운 기종이 나오면 다시 배워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최근에 Xbox 후속 기기가 나오지 않았나. 이런 부분이 어려웠다.

그래도 적응이 되고 나름 오래 이런 개발이 이어져 어려운 문제도 많이 해결되고 적응되기도 했다. 또 넥슨이 업계에서 인지도가 있는 편이라 당시에는 말하지 못했지만, 개발킷이라든가 신형기기도 먼저 받아볼 수 있었다.


환경이 바뀌었으니 어떤 개발자를 수혈하는지가 정말 중요했을 것 같다.

박 훈 = 우선은 카트라이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많은 게 중요했다.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게 기술적으로 높은 이해도다. 아무래도 초반에는 기계를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특히 중요했는데 NYPC(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의 출제 위원을 많이 맡을 정도로 현재는 넥슨 안에서도 꽤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넥슨 그룹 안에서 새로운 콘솔 게임을 만들면 가이드를 하기도 한다. 니트로가 독립한 계기도 콘솔, 글로벌, 크로스 플랫폼을 만드는 선발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정공 가기 전에 막공 같은 개념이랄까.


말이 나왔듯 지금은 넥슨의 독립 스튜디오가 됐다. 니트로 스튜디오가 독립 스튜디오가 되며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박 훈 = 작은 회사들이 보통 가지는 장점이기도 한데 의사소통이 빠른 편이다. 넥슨처럼 큰 회사는 결재 라인이 존재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게 검증을 여러번 거친다는 장점은 있지만, 반대로 기민하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처럼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할 때는 설득하는 시간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독립하면서는 그런 과정들이 간소해졌다.

독립 스튜디오의 단점은 보통 자금력을 꼽게 되는데 우리는 그 문제는 없다. 넥슨이라는 그늘에 있는 것이기에 자금적인 문제는 자유롭다. 니트로 스튜디오는 형태는 법인이 독립된 상태지만, 넥슨과 규정이나 시스템은 동일하다. 그룹사 간의 이동도 자유롭고 복지 시스템도 같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추구하면서도 안정성을 함께 추구하고자 한다면 우리 회사와 함께하는 게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

아쉬운 점이라면 판교에서 선릉으로 오면서 넥슨에서 누릴 수 있는 시설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점이다. 그런 부분은 실비로 정산해서 도움 주려고 하고 있다.

브랜드 파워가 떨어진다는 점도 아직은 아쉬운 부분이다. 주변에 설명해줘야 할 때 넥슨이라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말을 더 많이 해야 한다(웃음). 넥슨에서 독립 스튜디오가 된다고 부모님께 설명하면 '괜찮은 거지?'라고 많이들 묻는다더라. 개발적인 부분에서 독립된 거고 안정적인 지원과 도전적 업무가 함께한다는 걸 설명하고 외부적으로도 오해를 줄이는 게 과제 중 하나기도 하다.


해외와 교류하는 업무가 많다면 업무시간도 기존과는 달라진 편인가.

박 훈 = 근무 정책은 넥슨과 동일하다. 포괄임금제가 폐지된 이후에 시간을 선택해서 일한 만큼 비용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도 열려있다.

시차에 따른 업무시간도 처음에는 좀 헤맸는데 지금은 많이 노하우가 생겼다. 미국 같은 경우 보통 저녁에 메일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받아서 처리하면 시간이 맞는 편이다. 또 언어 번역이나 의견을 전달해주는 팀이 있다.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영어 원문이 오가기도 하지만 개발팀 입장에서는 보통 해외와의 업무를 간접 체험하는 편이다.


독립하며 지어진 니트로 스튜디오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렇게 지은 이유도 있을 텐데.

박 훈 = 넥슨에서 스튜디오를 독립하는 시점에 독립에 대해 설명을 하고 희망 인원을 받아 옮기기로 했다. 그때 기존 인원 중에 95%가 이동에 동의했는데 이들로부터 익명으로 스튜디오의 이름을 추천받았다. 그리고 걸러진 이름 중 투표를 통해 결정된 게 니트로였다. 카트라이더 부스터 아이콘인데 그래서 해외에서는 우리 회사를 나이트로라고 부른다. 한국어로 적어야 하니 니.트.로.로 지었다.

조재윤 = 니트로라는 이름 자체가 우리의 근본을 가장 잘 표출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부스터는 카트라이더 스피드전에서 핵심과도 같다. 부스터를 쓰며 빠르게 나아가는 모습, 우리가 가진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현재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는데 어느 정도 인원이 합류할 예정인가. 또 채용 이후 예상 규모는 어떻게 되나.

박 훈 = 현재 인원은 150명 정도인데 목표로 하는 인원은 200명 정도다. 독립 스튜디오치고는 큰 편이긴 하다. 여기서 말하는 200명은 모두 개발자다.

(비개발직은 스튜디오에서 따로 뽑지는 않는 건가.)

맞다. 본사에서 지원해준다. 홍보, 마케팅, 사업 같은 부분은 넥슨에서 지원을 받고 인사나 총무 부문도 일부는 넥슨에서 도움을 받는다. 우리는 오로지 개발만 집중할 수 있는 스튜디오라고 할 수 있다.


신입, 경력 등 대개 아트 부문과 게임 프로그래밍 직군을 모집하고 있는데 이 직군을 집중적으로 모집하는 이유가 있을까.

박 훈 = 사무실에 붙여놓은 이미지가 있는데 x축은 동양의 선호도를, y축은 서양의 선호도를 그린 그래프가 있다. 보면 알겠지만,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우리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서양에서는 싫어할 수 있고 서양에서 선호하는 캐릭터를 우리가 싫어할 수도 있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면 이들 모두를 만족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아티스트가 많이 필요하다. 소위 화풍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동양에서 선호하는 그림과 서양에서 선호하는 그림을 모두 잘 만들어내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또 작업 자체가 후반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후반기라 하면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단계라 예쁘게 살을 입혀줄 아티스트를 모집하고, 채용하고자 하는 프로그래머들도 후반기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들어오는 분들은 전반기의 리스크가 많이 해결된 상태에서 함께하는 거라 보면 된다.

▲ 지역별 유저 선호도를 분석한 그래프

▲ 동서양 모두에서 선호도가 높은 핑크빈


채용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 훈 = 경력직 같은 경우 여러 경험을 쌓아왔는데 이제는 그냥 똑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우리 회사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입사하신 분들도 하는 말이 '스펙트럼이 진짜 넓은 것 같다'라는 거였다. 처음 겪어보는 다양한 일과 업무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장점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점일 수도 있다. 그래도 콘솔, 글로벌, 크로스 플레이 등을 경험하며 게임의 흥행과 관계없이 자신의 커리어에 확실한 이정표를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경험을 하면서 사고가 열리는데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콘솔을 제대로 개발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콘솔 게임을 만드는 팀이 아직은 많지 않고 출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더 적다. 여기에 벌이나 안정적인 직장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걸 어느 정도 다 가지고 있지 않나.

다만, 기존에 해오던 일이나 큰 도전 없이 기존 업무를 계속하는 걸 선호한다면 우리 회사에서의 일은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인디 게임을 개발하거나 출시 경험이 있는 개발자들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니트로 스튜디오는 어떤가.

박 훈 = 면접 볼 때 드라마틱한 경험을 해본 사람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인디 게임은 개발의 처음부터 끝을 전부 경험할 수 있지 않나. 그런 분들에게 전문적인 지원이 더해진다면 더 좋은 경험이 쌓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해본 분들도 회사에 많이 있다.


채용할 때 집중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나.

조재윤 = 아마 줄곧 이야기한 도전적인 마인드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PC 게임 개발자로 시작했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할 시기가 있는데 그런 타이밍을 잡기도, 새로운 일을 찾기도 어렵다. 우리는 PC, 콘솔, 스팀 등 다양한 플랫폼과 크로스플레이 등을 구현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겁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분들. 새로운 환경에서 역할을 주체적으로 찾을 분들이 찾아주시길 바란다. 그런 분들이 모일수록 더욱 시너지도 내리라 생각한다.

한국만 봐도 지금 레이싱 게임만 특화해서 만드는 게임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레이싱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카트라이더가 17년간 서비스를 통해 노하우를 쌓았고 이걸 가진 개발자. 그리고 도전을 좋아하는 개발자가 모여 발전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만드는 프로젝트기 때문에 같이 즐기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박 훈 = 그리고 그런 도전이 완전히 없는 것에서 새로운 걸 만드는 건 아니라는 거다. 힘들고 어려운 부분은 이미 앞선 개발 과정을 통해 정리했으니 너무 겁내지 않고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주체적인 역할을 강조했는데 회사 분위기가 자발적인 의견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텐데.

박 훈 = 정기적으로 사람들과 이야기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넥슨에서 분사하며 그 문화를 따르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만드는 게임, 하는 업무에 따라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표 이사이면서 따로 방이 아니라 똑같은 사무실을 쓰며 함께 일하고 있다.

보통 수평 문화를 이야기하는데 이게 단순히 위아래가 없는 게 아니라 누구나 의견을 내고 반론할 수 있는 상태지 않나. 우리가 이런 수평 문화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게 서로 처음 해보는 게 너무 많아 찾아보고 함께 의견을 내야 했다.

수십 년간 라이브 서비스를 하고 전문가 집단이 이끌어가는 형태보다는 조직의 레벨 안에서 자유로운 의사 교환과 결정을 하고자 했다.

조재윤 = 라이브 본부만 해도 다양한 게임들이 있고 여러 프로젝트가 집합된 게 넥슨이지 않나. 이들 프로젝트팀에 넥슨만의 문화가 더해져 각각 사내 문화가 만들어져있다. 카트라이더 팀은 예전부터 오래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들이 많이 모여있고 아이피에 대한 자부심도 강해 게임에 대한 의견을 내는데 거리낌이 없기도 했다.

여기에 박훈 대표가 오며 더 수평적으로 의견을 내고 서로 검증하는 일들이 좀 더 공고해지며 니트로만의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인기를 끌어온 IP를 가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법도 하다.

조재윤 = 오래된 IP기에 더 이것저것 도전하기 편한 것 같다. 그간 많은 것들을 시도해봤으니 좋은 것, 나쁜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고 성공과 실패도 다 경험해봤다. 실패했을 때의 요인도 명확하게 알고 있고, 과거 경험에서 잘못된 것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것. 그리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도 알고 있으니 이 점들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녹이는 것은 쉬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또 글로벌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IP니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지 않나. 아시아 시장에서의 인지도로 콧대가 높아져 그냥 하던 대로 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먹히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가 모두 새롭게 시작하는 거지만, 성공과 실패의 경험, IP의 가치와 살릴 만한 부분을 게임에 어떻게 녹일까 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말이 쉽다는 거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이야기고 그 과정에서 많은 노력과 다양한 접근 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니트로 스튜디오 입사를 꿈꾸거나 채용에 도전하는 개발자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조재윤 = 채용의 문은 크게 열려있고 독립 스튜디오가 가진 강점과 넥슨이 가진 강점이 결합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많은 분이 문을 두드려주셨으면 좋겠다. 니트로 스튜디오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넘어가는 게 아니라 넥슨에서 새로운 스튜디오 쳬계를 만들기 위해 나온 회사로 봐주셨으면 한다. 또 탄탄한 자본금과 인력, 기술력이 있는 회사니 회사와 개발자 모두 같이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니트로 스튜디오의 비전이나 목표를 듣고 싶다.

박 훈 = 게릴라 게임즈나 너티 독 등이 소니 산하의 SIE 월드와이드 스튜디오지 않나.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산하 게임사보다는 게릴라는 게릴라, 너티 독은 너티독. 이렇게 개별 스튜디오로 바라본다. 우리의 목표도 니트로라는 이름 그 자체로 기억되는 스튜디오가 되고 싶다.

한국에서는 스튜디오 문화가 자리 잡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넷마블, 저희 안에서는 데브켓 정도가 잘 알려져있는 스튜디오인데 사람들이 스튜디오의 이름만 들어도 그 다음 타이틀을 기대하도록 하는 게 첫 목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라고 느낀다. 당장 채용만 해도 넥슨이라는 이름이 있는 것과 없을 때 차이가 나더라(웃음). 앞서 이야기했듯 우리를 더 많이 알리고 브랜딩에 힘써야겠다고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글로벌, 크로스 플레이의 전문성을 높이는 일이다. 전 세계적인 흥행 자체가 이런 글로벌 타이틀, 그리고 여러 플랫폼이 함께 즐기는 크로스 플레이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분야를 잘할 수 있는 스튜디오로 나아가는 게 현재 목표고 차기작 역시 그런 요소를 담아내길 희망하고 있다.

시나리오도 본격적으로 작업하고 내부에서 음악도 직접 작업하고. 글로벌 시장을 보니 요구하는 조건들이 바뀌더라. 한국 게임은 시스템적으로 잘 접근하고 보상으로 플레이어를 유인하는 데 능숙하다. 이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서구권 시장에서는 이야기나 배경 들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쓴다.

이런 미래의 목표보다 당장 바라는 목표라면 GOTY를 한 번 받아보는 일이다. 그 전에는 해외 무대에서 우리 게임을 먼저 알리고 소개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는데 X019을 통해 이뤄냈다. 많은 수가 아니라 단 1개의 GOTY 픽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우리 게임과 스튜디오가 국제 무대에서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테헤란로에 T412 빌딩 총 3개 층을 사용하는 니트로 스튜디오


▲ 통로에는 카트라이더의 역사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포스터가 걸려있다


▲ 구석에는 조그만 미니 카트가

▲ 한 층만 해도 한 화면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로 넓고

▲ 많은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이런 사무실이 두 개

▲ 개발자 필수품 나뭇잎 캐노피와 여기 어울리는 관엽식물이 곳곳에 있다

▲ 박훈 대표와 조재윤 리더도 일반 개발자들과 같은 자리를 사용한다

▲ 여러 회의실 이름은 세이버, 파라곤 등 카트바디의 이름으로 지었다

▲ 7, 8층은 사무실, 6층은 휴게 공간으로 구성

▲ 창밖으로는 시원한 테헤란로 뷰가 있고

▲ 내부는 모던한 분위기를 살렸다

▲ 업무중 잠깐의 휴식

▲ 스낵은 자유롭게 가져다가 먹을 수 있다

▲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과 안정성. 니트로 스튜디오가 함께할 개발자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