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동안 진행된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4일(금)에 종료되었습니다. 1차 테스트 이후 피드백 개선을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는데요. 가챠가 제거되고, UI가 대거 개편되는 등 전반적으로 크게 바뀐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2022년 출시가 확정된 만큼,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개발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요. 이번 테스트 동안 인벤팀이 느꼈던 플레이 경험 및 각 요소에 대한 후기를 솔직하게 공유하려고 합니다.




■ 전투 - 개선된 편의성, 그러나 높은 피로도가 아쉬워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 중요한 콘텐츠인 전투는 1차 CBT와 큰 형태는 동일하고, 세부적인 편의성이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CBT의 경우 선박의 이동 경로에 따라 방향이 정해져서, 원하는 곳에 포격 또는 충파를 하기 많이 까다로운 점이 있었습니다.

이번 CBT에서는 제자리 회전이 가능해져서, 배의 방향에 영향을 많이 받는 포격 및 충파 공격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었네요. 다만 사각지대가 있는 공격, 특히 포격의 경우 적정 거리를 일일이 맞춰줘야 해서 거리 조절을 하느라 여러 번 클릭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수로 턴 넘기기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네요.

▲ 이동 후 또는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있는 점은 매우 편리했습니다


새로 추가된 선박 상성 시스템의 경우, 유리한 상성이면 공격하는 유형을 가리지 않고 공격과 방어 상황에서 모두 이득을 보아 상성이 중요했습니다. 충파 성향 선박에 유리한 포격 성향 선박이라면, 포격을 쓰지 않고 충파를 해도 높은 피해를 입힐 수 있었죠. 반대로 입는 피해는 감소했고요.

때문에 전투를 쉽게 풀어가기 위해 함대의 성향과 맞지 않아도 여러 성향의 선박을 편성해야 했는데요. 개발팀에서 추후 상성의 중요성을 하향할 것으로 언급하여, 함대 편성의 자유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너무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상성 시스템


선박에 배치한 항해사의 스킬이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광역 수리, 적 디버프 같은 스킬이 있으면 전투를 훨씬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C급 항해사라도 스킬에 따라 B급이나 A급보다도 좋은 사용감을 보이곤 했습니다.

다만 베타 테스트 기준으로는 버려지는 스킬이 많았는데요. 디버프 계열은 이펙트를 알아보기 어렵고, 효과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편이라 이동 불가, 무기 사용 제한 정도 외에는 큰 체감이 없었습니다. 무난히 쓰기 좋은 아군 광역 수리나 나포를 위한 백병 스킬이 많이 쓰였네요.

▲ 이번 테스트에서는 특정 스킬 위주로 사용되었습니다


베타 테스트에선 일부 기능이 제한되어 있어 전투 콘텐츠 위주로 플레이해야 했는데, 자동 전투를 위임하면 AI가 돌격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많이 입어 초반부를 넘어서면 수동 전투가 강제되었습니다.

전략적인 요소가 늘어난 만큼 전투 시간이 긴 편이었는데, 잦은 강습으로 원하지 않는 전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피로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이후 강습 빈도가 개선되고 전투를 회피할 방법이 늘어날 것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더불어 자동 전투 AI 개선도 이뤄졌으면 하네요.

▲ 전투력 차이가 커 쉬움으로 표시되는 적 이외에는 자동 전투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 교역과 재화 - 급격히 높아지는 난이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교역 역시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핵심 콘텐츠입니다. 오리진뿐만이 아니라, 대항해시대 시리즈 전체를 봐도 핵심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비중이 크죠. 하지만 1차 CBT 때는 근거리 교역의 효율이 나쁘고 원거리 교역은 난이도가 높은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2차 CBT 때는 교역 부분에도 많은 개선이 있었습니다. 먼저, 교역의 효율 자체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CBT 초반에는 근거리 교역의 효율이 높았는데, 이후 패치로 인해 근거리 교역 외의 원거리 교역에도 메리트가 생겼죠. 함대 성장의 정도에 따라 벌 수 있는 교역량에도 차이가 생겨 성장하는 보람도 채울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세 변동을 비롯한 편의 요소도 대폭 개선되어 편리해지기도 했죠.

▲ 교역을 편하게 해주는 여러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초반부의 이야기입니다. 30 레벨 이하에서는 관세가 면제되기에 교역의 참맛을 느끼고, 자산이 불어나는 것도 체감이 되지만 30레벨 이 상되면 20% 이상의 관세를 두들겨 맞게 됩니다. 선박 건조, 항해사 승급, 투자 등 2차 CBT에 비해 두카트의 사용처가 크게 늘어나고 이는 고 레벨로 갈수록 심화되는데, 30레벨부터 갑자기 문턱이 높아져 플레이 난이도가 급격하게 증가되었습니다.

개발팀에서도 이 점은 인지하고 있고, 피드백을 통해 성장에 따라 관세를 체감할 수 있도록 변경되고, 발전도나 도시 규모에 따라 관세가 차등 적용되는 등의 해결책을 내놓은 상태인데요. 정식 서비스 단계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이 보완되었으면 하네요.

▲ 30레벨 이후부터 급격하게 올라가는 허들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탐험과 항해 - 편의성과 콘텐츠의 깊이, 모두 조금씩 부족한 상태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콘텐츠는 크게 전투, 교역, 탐험의 세 가지 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2차 CBT에서는 탐험적인 요소가 추가되어 어느 정도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투만 펼치는 게임은 꼭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대체제가 있는 만큼, 탐험이 주는 재미에 주목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탐험 콘텐츠는 깊이와 양, 재미 모두 합격점을 주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적어도 2차 CBT에선 말이죠.

먼저, 탐험은 항해 중 상륙이나 해양 탐사를 통해 여러 발견물을 획득할 수 있는데요. 행동력을 소모하며 확률로 탐험물을 찾는 방식입니다. 무언가 단서나 이야기로 탐험물을 찾는다기보단, 행동력으로 뽑는 가챠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연출 또한 다소 심심한 느낌이었고요. 본격적으로 탐험을 하면 행동력 소모 또한 컸습니다.

신규 시스템 낚시는 긴 항해 동안 할 심심풀이 정도는 되었지만, 보상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성공 확률이 낮아, 상자와 같은 꽝에 당첨되는 경우가 워낙 많았죠. 좋은 낚시와 떡밥을 쓰기엔, 또 두카트가 부담되어 가볍게 즐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행동력을 사용하는 가챠와 같은 느낌의 탐험 콘텐츠

▲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상자만 계속 낚았던 것 같네요


항해 역시 쾌적하지 못했습니다. 선박간 충돌 판정 때문에 좁은 항로나 인기 항구 앞바다에서 배가 자꾸 방향을 틀게 되어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문제 등이 있었죠. 또한 장시간 항해할 때 발생하는 재해도 너무 잦은 빈도로 발생했습니다.

초보자 보호가 풀리면 발생하기 시작하는 강습은 상당히 자주 걸려 부정적인 경험을 주기도 했는데요. 전투력을 올려도 빈도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베타 테스트에서는 강습 보호권을 많이 제공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소모되었네요.

이후 공지로 탐험 및 항해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 내용이 공개되었는데요. 탐험은 행동력을 소비하는 대신, 탐색에 필요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되고 조작이나 방식, 연출 모두 바뀔 거라고 하네요. 이외에도 육성 탐험이나 전투도 정식 서비스 이후 공개될 것이라고 하니,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기대해보겠습니다.

▲ 공지를 통해 공개된 새로운 탐색 연출의 모습



■ 과금 모델 - 확률형 상품 삭제는 긍정적. 이로 인해 발생되는 인게임에서의 문제는 조정이 필요

1차 CBT와 비교할 때, 2차 CBT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역시 과금 모델의 변화입니다. 1차 CBT에서는 상급 함선과 선원을 얻기 위해선 확률형 유료 상품을 구매해야 해얐는데, 2차 CBT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모두 없어졌습니다. 이 요소들은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는데요. 실제로도 긍정적인 변화고, 개발팀에서도 인터뷰 등을 통해 이러한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차 CBT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었던 만큼, 인벤팀에서도 가장 눈여겨본 부분이기도 한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은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가챠의 삭제는 긍정적인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챠로 얻을 수 있는 고급 선박이나 선원을 인게임에서 얻는 것의 난이도가 높고,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 상태입니다.

▲ 가챠 삭제는 분명히 좋은 소식이지만, 건조와 관련해서는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습니다


게임 초반에서야 아무 함선이나 타고 다녀도 큰 문제가 없지만, 레벨이 높아져서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B등급 이상의 함선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B등급 이상의 함선을 건조하는 것은 쉽지 않았죠. 건조에 필요한 도면은 암시장 등에서 구할 수 있는데, 암시장을 보유한 항구가 많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양도 적었습니다. 따라서 많은 유저들이 나포로 고급 함선을 얻었는데, 나포에만 너무 집중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2차 CBT 종료 후, 피드백 공지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몇 가지 제시되었는데요. 나포 선박의 성능 조정, 건조 재료 입수 확률 등 건조, 강화에 대한 전체적인 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2차 CBT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인 만큼, 이 부분은 잘 보완되었으면 합니다.

▲ 2차 CBT는 그야말로 '나포 오리진'이었죠. 잘 조정되었으면 하네요



■ 항해사 - 획득과 성장 모두 어려웠던 편. 승급 재료 통합 예정

선박에 탑승해 함대에 도움을 주는 항해사는 각종 스킬과 전문 지식 추가로 항해사에 한층 개성이 생겼습니다. 언어의 장벽을 돌파해 교역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앞서 소개되었듯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에 전문 지식 시스템으로 있어, 항해사가 모일수록 함대의 전체적인 성능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었네요.

이렇듯 함대 운영의 핵심인 항해사는 획득이나 육성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항해사를 획득하려면 여관에서 두카트 선물을 통해 호감도를 올리고 영입을 시도해야 하는데, 높은 등급이 아니더라도 두카트를 제법 소모하는 편이었습니다. 항해사는 상당히 많은 수를 영입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었네요.

▲ C급이라도 은근히 소모되는 두카트가 꽤 됩니다


또한 레벨의 상한을 늘려주는 승급의 경우 각 항해사마다 따로 전용 계약서가 필요했고, 이를 구하려면 각 항구의 암시장에서 무작위로 조금씩 판매하는 계약서를 찾아서 구매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매일 암시장을 순회하며 원하는 계약서가 나오기를 기도해야 했습니다.

계약서의 경우 개별 계약서에서 등급 및 직업 분류로 통합될 것이라 개발팀이 밝혔는데요. 여기에 각종 성장 요소의 속도와 허들을 적정선으로 조정한다고 예고했습니다. 기자도 2차 CBT동안 매일 암시장을 순회하고 물품을 새로고침하며 고생을 많이 한 만큼, 개선된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 사실상 대부분의 항해사가 승급을 못 해 20레벨에서 멈춰있었습니다



■ 2차 CBT 총평 - 어느 정도의 윤곽은 나왔다. 이제 필요한 건 개선과 발전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2차 CBT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차 CBT는 게임의 형태가 잡혀있지 않아 갈피를 잘 잡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2차 CBT는 정말 많은 부분들이 보완되었죠. 완성도 측면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개발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알 수 있었던 테스트였습니다.

가장 긍정적인 것은 역시 유료 상품 모델의 변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선박과 선원 가챠가 사라진 것은 정말 크죠. 물론, 2차 CBT 기준으로는 인게임에서 얻는 것에 대한 구조와 밸런스가 그렇게 좋진 못했지만 이 부분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만큼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콘텐츠의 넓이에 비해 깊이가 부족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전투나 탐험, 항해 모두 깊이가 부족한 편이었죠. 모바일 게임의 특성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게임 자체가 지향하는 쪽이 가벼움보다는 깊이 있는 방향을 추구하는 만큼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 콘텐츠 깊이의 아쉬움은 보완해야 할 과제입니다


2차 CBT를 통해, 대항해시대의 팬이라면 주목해볼 만할 정도의 퀄리티는 갖춰진 것 같습니다. 실제, 1차 CBT에 비해 많은 호평이 있었기도 했고, 이제야 대항해시대 다워졌다고 말씀해주시는 유저들도 적지 않았죠.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1차 CBT에서 많은 개선 사항이 반영된 점과 2차 CBT에서 보여준 빠른 피드백으로 미루어볼 때, 앞으로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정식 서비스 전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려 대항해시대의 팬은 물론, 많은 유저들을 만족시킬만한 게임이 되었으면 하네요.

▲ 팬들은 물론, 시리즈 입문자들도 만족할만한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