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유비소프트와 CD프로젝트 레드(CD Projekt Red, CDPR), 번지 등 많은 게임사가 도움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유비소프트는 26일 SNS를 통해 공식 성명을 공개, 우크라이나 자사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재정적 지원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유비소프트는 팀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유비소프트는 지난 수 개월간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자사 직원들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유비소프트는 우크라이나 팀원들의 출장 및 이전과 관련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추가 자금을 제공했고 임금의 선지급, 그리고 직원과 그 가족이 머무를 수 있는 대체 숙소 역시 제공했다. 유비소프트는 2008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유비소프트 키예프를 설립했으며 2018년에는 오데사에도 스튜디오를 세우기도 했다. 이에 유비소프트는 우크라이나 내 가장 많은 직원을 가진 게임사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 게임 산업의 핵심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인 폴란드의 CD 프로젝트 레드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침공이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었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폴란드 구호 단체인 PAH에 100만 폴란드 즈워티(한화 약 2억 9천만 원)을 기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모든 사람이 우크라이에 대한 도움을 이어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폴란드의 또 다른 게임사인 11비트 스튜디오는 자사의 대표 게임 디스 워 오브 마인의 주간 수익을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기부하겠다며 일찌감치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또한, CD 프로젝트는 CDPR의 성명에 앞서 11비트와 연대 의사를 밝히며 자사 플랫폼 GOG에서 디스 워 오브 마인 구매 시 발생하는 수수료 전액을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데스티니 시리즈의 번지 역시 Game2Give 캠페인을 통해 48시간 동안 발생한 수익금 100%를 분쟁에 대한 인도적 지원활동으로 기부한다고 밝혔다. 또한, 번지는 Direct Relief, Voices of Children 등 인도주의 단체의 주소를 공유하며 많은 이가 직접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스토커의 GSC 게임 월드, 셜록 홈즈 시리즈의 프로그웨어즈, 서바리움의 보스톡 게임즈 등 우크라이나 내 게임사들은 국가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드러내며 러시아의 철군을 요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의 도움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참상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침공 사흘째를 맞아 러시아 군은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주요 거점 도시에 전력을 집중,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교전이 이어지며 민간인 피해도 나오고 있다. 도네츠크 인근 지방에서는 학교에 포탄이 떨어지며 교사가 숨지기도 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시민군에 소총을 지급하며 저항을 독려했고 시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총을 들었다. 소총을 들고 CNN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일갈했다. 또한, 막대한 전력차에도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영원히 버텨낼 것이라 다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역 역시 해외 피신 방안을 준비한 미국의 제의를 거절하고 수도 키예프에 남아 지도부와 함께 정부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차를 몸으로 막아선 시민의 용기도 빛났다. 현지 독립 미디어 NV가 공유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시민으로 알려진 인물이 러시아군 군용 차량 행렬을 맨몸으로 막아내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해외 언론에서는 천안문 민주화 운동 이후 중국 정부의 장갑차를 맨몸으로 서서 막아 '탱크맨'으로 불린 남성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 시민이 양팔을 벌려 군용 차량 행렬을 막는 모습 (사진 NV)

한편, 최근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밝힌 11비트 게임즈의 디스 워 오브 마인의 스팀 리뷰 게시판은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된 비추천 세례를 받았다. 이들은 편협한 반전 사상과 정치적 의견을 드러냈다며 노골적인 비판과 함께 부정적 평가를 남겼다. 이들 중에는 게임을 수십 시간 즐긴 것으로 기록된 유저들도 포함됐다. 다만 비난 평가 이상으로 많은 긍정 평가 역시 여러 언어의 리뷰로 이어지고 있다.

디스 워 오브 마인은 보스니아 전쟁 당시의 사라예보 상황을 모티브로 제작된 게임으로 전쟁의 참상과 그에 대한 고찰을 게임 내에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에 스팀 전체 평가는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2015년에는 War Child Charity를 출시, 수익 전액을 전쟁 고아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11비트 게임즈는 게임의 수익금 기부 의사를 밝힌 후 24시간 동안 총 16만 달러(한화 약 1억 9천만 원)이 모금됐다며 감사와 함께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