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용어'이자 '개념' 중 하나다. 1992년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를 합성한 용어다.

누군가는 메타버스를 이미 존재하는 개념을 가져온 말장난이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앞으로 기술이 나아갈 미래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라고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는 현재 가장 중요한 화두임은 틀림없다

많은 기술 회사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제페토 등 여러 게임들은 이미 메타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성공적인 메타버스를 만드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고, 메타버스로 인정받는 주요 게임들은 그 요소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을까.

이에 메타버스 게임의 현황을 짚어보고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순위를 매겨보는 강연이 GDC 2022에서 진행됐다. 게임, 음악과 오디오, 소비자 플랫폼 및 AI 연구를 담당하는 Omdia의 연구 이사 Dom Tait가 강연자로 나섰다.


■ 메타버스는 무엇인가

메타버스란 과연 무엇일까. Dom Tait는 이 질문을 무려 6개월간 받아왔다며, 메타버스란 사용자가 현실 세계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가상 공유 공간이라 정의했다.


결국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의 궁극적인 모습이 될 것이며, '메타버스'가 되기 위해서는 무제한, 조화, 평등, 정체성, 경제, 몰입도까지 6가지의 기능을 보유해야 한다. 모든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기기를 통해서라도 마음대로 접속할 수 있어야 하며, 모두에게 같은 가상 세계가 제공되어 실시간으로 구현된 모든 것을 동등하게 경험해야 한다.

또한 자신을 대표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어디서든 스스로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하고, 디지털 자산을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현실처럼 정교하고 지속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 역시 제공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용자가 온전히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만큼 풍부하고 현실감 있는 세계를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그는 메타버스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도 한 번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인터넷을 소비하는 기본적인 방법의 변화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이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필요해서 인터넷을 사용했고, 다음에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며, 이제 마지막으로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찾고 있다. 그 과정에서 데스크탑과 스마트 디바이스가 큰 역할을 했고 몰입이라는 측면을 해결하기 위해 VR 기기가 등장했다.

세 번째가 될지 마지막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몰입'이 인터넷 사용의 주요 요소가 되더라도 여전히 사람들은 스마트 디바이스와 데스크탑을 활용해 관련 내용을 테스트할 것이다. 현재의 VR 기기가 너무나 크고 불편하기 때문인데, Dom Tait는 이를 기술 진화의 과정이라고 봤다. 그는 VR 회사들은 마치 안경처럼 쉽게 장비할 수 있는 기기를 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며 그렇게 몰입하는 인터넷이 주가 되면 사람들은 자신이 현실 세계에서 하고자 했던 모든 것을 가상 세계에서 행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당장 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는 야생의 숨결이나 엘든링 등 엄청난 퀄리티의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 전 그 시작은 아주 단순한 시스템이었다. 그 당시 게임 개발에 투자하지 않아서 현재 후회하고 있는 회사가 정말 많다. 그때만 하더라도 그들은 사람들이 게임을 인스톨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 플레이한다는 걸 상상조차 할 수없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당장 지금 마크 주커버그가 사명을 바꾸고, 관심을 가지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의 최종 목표가 무엇일지도 고민해야 하고.


■ 소비자용 VR

Dom Tait는 소비자용 VR 시장의 가치는 2026년까지 160억 달러로 2021년보다 148% 가량 증가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눈부신 2년이 지난 후에도 VR은 계속해서 새로운 바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최근 메타의 막대한 투자로 VR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접근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또한 고성능 기기로의 전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는 중이다.

Omdia에서 분석한 바에 의하면 2025년 글로벌 기준 소비자들이 활용하는 기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여전히 스마트폰이며, PC와 미디어 스트리머, 스마트 TV, 타블렛, 결제형 TV 셋탑박스, 게임 콘솔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VR은 콘솔의 1/4 정도의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서 VR 기기를 보유한 소비자는 고작 3~8%로, 게임 콘솔이 35~47%, 데스크탑이 78~87%를 차지하는 것에 비해 매우 적은 수의 사람만이 VR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좀 더 매력적이고 재밌는 VR 게임을 원하지만, 이런 저조한 기기 보유율로 인해 유명 스튜디오들은 VR 게임에 투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물론 그 중에서도 비트 세이버나 하프라이프 알릭스와 같이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 있긴 하다.

하지만 VR 게임 시장이 더욱 커지고 성공하려면 결국 VR 기기의 혁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기능과 휴대성이 뛰어난 기기가 등장한다면 더 많은 이들이 VR을 구매할 것이고, 이어 더 많은 개발자와 크리에이터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는 VR이 앞으로도 5년 동안 여전히 틈새 시장을 유지하겠지만, 분명 메타버스 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현재 가치에 멈추지 않고, 5년 동안 분명 성장하는 틈새 소비자용 기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 메타버스 게임


한편 그가 속해있는 Omdia는 메타버스 생성에 필요한 요소를 식별하고 분류할 목적으로 21년 9월부터 자체적인 메타버스 게임 벤치마크를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일련의 정보들을 기준으로 가장 상위권에 위치한 게임은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드림즈, 코어, 그리고 제페토로 집계됐다. 그 외에도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할 게임에는 디센트럴랜드, 호라이즌, 세컨드 라이프 등이 있다.

그리고 상위 6개의 게임을 집계하는 데에는 규모, 수익화, 엔터테인먼트, 상호 작용, 기술까지 크게 5개 카테고리의 요소가 기준으로 활용되었다.

규모의 경우 사용자의 수, 가용성 및 확장성, 상호 운용성 부분으로 체크했으며, 수익화에는 해당 가상 세계의 경제 및 상거래, 광고와 기타 수익화 모델, 재무 성과가 포함됐다. 엔터테인먼트에는 게임적 요소와 라이브 이벤트, 기타 엔터테인먼트가, 상호 작용에는 소셜, 유틸리티, 개성이 포함되었고, 마지막으로 기술 부문은 VR/AR/XR, 기타 기술, 그리고 잠재력이 기준으로 사용됐다.


그렇게 5개 카테고리별로 6개 게임의 점수를 각각 냈고, 모든 영역별 점수를 합친 총 점수를 확인한 결과 최종 1위는 33.05점으로 포트나이트가 차지했다. 로블록스가 근소한 차이로 2위가 되었으며, 이어 마인크래프트, 제페토, 드림즈, 코어 순으로 점수가 매겨졌다.

각 카테고리별로 확인하자면 규모 부문에서는 마인크래프트, 수익 창출 부문에서는 로블록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드림즈, 상호 작용과 기술은 포트나이트가 1위를 차지했다. 드림즈와 코어의 경우 아직 규모와 수익화, 상호 작용 측면에서 나머지 4개의 게임에 비해 약한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 제페토는 전체적으로 고른 점수를 받아 총점 26.39로 4위를 차지했으며 상호 작용과 수익 창출 측면에서 3위에 랭크됐다. 다만 상호 작용의 경우 소셜과 아이덴티티가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은 데 비해 유틸리티는 매우 부족하다고 평가됐다.

한편 제페토는 2021년 9월 말 기준 안드로이드와 iOS 앱 스토어에서 1억 2,700만이라는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고,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1,530만 다운로드, 브라질, 미국, 태국, 일본, 인도, 멕시코 및 한국은 각각 5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또한 2021년 9월 말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460만이었으며 2020년 5월까지 제페토에서 판매된 것으로 보고된 아이템은 6억 개 이상이었다.



Dom Tait은 메타버스의 복잡한 웹 서비스를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선 수많은 파트너십이 필요하며, 최근 주요 디지털 자산을 가진 회사들이 메타버스 게임들에 그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블록스는 소니 뮤직, apm 뮤직, 워너브라더스, BMG 등과, 포트나이트는 캡콤, NFL, 해즈브로, 마블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렇게 상위 6개의 메타버스 게임을 살펴본 결과, 그는 개발자들에게 각 게임의 뛰어난 요소를 결합해 최신 버전의 메타버스를 형성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포트나이트의 상호 운용성, 재무 성과, 라이브 이벤트, 소셜, 기타 기술, 마인크래프트의 사용자 수, 가용성, 유틸리티, VR/AR/XR, 드림즈의 엔터테인먼트 부분, 코어의 잠재력, 제페토의 아이덴티티,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블록스의 인게임 경제와 기타 수익화 모델을 배워야 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