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센샤는 오늘(7일), 고(故) 미우라 켄타로의 만화 '베르세르크'의 연재 재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작화는 원작가의 어시스턴트들이 담당하며, 스토리 감수는 작가의 친구이자 '홀리랜드', '아일랜드'를 그린 만화가 모리 코우지가 맡는다.

베르세르크는 검과 마법, 그리고 악마가 존재하는 세계를 무대로 주인공 가츠의 삶을 그린 다크 판타지다. 어둡고 고어한 다크 판타지의 느낌을 극도로 살린 정교하고 디테일한 작화에 잔혹한 운명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주인공 가츠의 처절한 투쟁, 심도 있는 세계관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텔레비전 애니메이션과 극장용 영화는 물론, 콘솔용 액션 게임으로도 제작되기도 했으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드림캐스트로 발매된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 PS2용 액션 '베르세르크 성마전기의 장', PS3/4와 PC로 발매된 '베르세르크 무쌍' 등이 있다. 이외에도 넥슨의 'HIT', 이엔피게임즈의 '반지' 등 모바일 게임 콜라보를 통해서도 베르세르크의 IP가 소개된 바 있다.

원작은 1989년 첫 연재를 시작한 이후, 30년 넘는 연재 기간 동안 41권까지 단행본이 발간됐으나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21년 5월 20일, 작가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재 중단이 결정됐다. 하쿠센샤 측은 베르세르크가 연재되던 잡지 '영애니멀'에 작가 추모글과 함께 작가가 마지막으로 작업한 연재 분량을 게재한 이후, 후속 조치와 관련해서는 '미정'이라고만 밝혔다.

그로부터 1년이 더 지난 오늘, 하쿠센샤 측은 작가의 절친 모리 코우지의 코멘트와 함께 연재 재개 공지를 게재했다. 스토리 감수를 맡게 된 모리 코우지는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미우라가 콘티 상의를 하고 싶다며 불렀다"며 "그때 베르세르크의 스토리는 마지막 회까지 거의 완성이 됐으며, 놀랍게도 그 이후 거의 변경 없이 그때 완성된 줄거리대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모리 코우지는 생전 원작가가 최종회까지의 스토리를 자신에게만 이야기했다고 밝히면서, 그 무거운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지 고민하다가 원작가의 어시스턴트들이 작업한 원고를 본 뒤 마음을 굳혔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재 재개 결정과 관련해서는 "미우라가 말한 에피소드만 하겠다. 살을 붙이지 않고, 기억이 잘 안 나는 에피소드도 안 하겠다. 미우라가 제게 했던 대사, 스토리만 하겠다. 완전한 형태가 되지는 않겠지만, 미우라가 그리고 싶었던 이야기를 거의 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영애니멀 편집부 측은 "생전 미우라 선생이 절친인 모리 코우지 선생에게 베르세르크의 스토리와 에피소드를 이야기한 적이 있으며, 스탭 및 담당 편집자에게도 얘기했었다"며 "오랜 시간을 미우라 선생과 함께 한 저희의 머리와 마음에는 그 생각이 쌓여있으며, 미우라 선생의 구상 메모와 캐릭터 디자인도 발견했다. 이를 팬이나 그 누구에게 전하지 않고 이야기를 끝낼 수 없다고 느꼈다"며 연재 재개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재개된 원고의 기본 방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일설과 달리 콘티는 남아있지 않는 상태인 만큼, 그간 원작가가 스탭 및 모리 코우지와 이야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어시스턴트들이 콘티 및 원고를 그릴 예정이다. 감수는 최종화까지의 이야기를 들은 모리 코우지가 맡게 되며, 우선 '판타지아편/요정도의 장'의 마지막까지 6화분을 게재한 이후 새로운 편 작업에 착수한다. 연재는 6월 24일 발매 예정인 영애니멀 13호부터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