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아크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예정인 애니메이션풍 수집형 RPG '에버소울'이 최근 각종 티져를 선보이며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발진이 영웅의 군단, 삼국지를 품다 등 전략성이 돋보이는 게임을 주로 개발해 왔던 것을 고려해 보면, 이번 작품에도 전략적인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에버소울'의 모습은 전작들과는 분위기 측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에 개발해 오던 게임과 달리 화려한 색감을 가진, 애니메이션 풍의 수집형 RPG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데는 분명 많은 어려움도 있었을 것입니다.

최근 다양한 게임들이 성과를 나타내며 각자의 팬층을 형성해 가고 있는 서브컬쳐, 그리고 수집형 RPG 시장에서 '에버소울'은 과연 어떤 매력으로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나인아크 김철희 PD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나인아크 김철희 PD


■ 에버소울, 캐릭터와 만들어 나가는 깊은 서사에 공들인 게임

Q. 지난 2021년 지스타 당시에 '에버소울'의 개발이 80% 완성한 단계였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간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당시 말씀드렸던 것에서 게임의 방향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현재는 거의 완성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만간 개발을 마무리하고 QA와 폴리싱 등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올해 안에 유저분들에게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습니다.


Q. 아무래도 새로운 IP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처음부터 세계관을 구축하는 등 여러 고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아무래도 스토리와 세계관 등, 거의 모든 것을 밑바닥부터 쌓아나가야하는 문제가 처음에는 가장 고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단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게임에 다 넣어볼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좋아하는 디자인의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면 좋겠다' 라든지, '실존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게임은 많으니, 여러 가지 사물에 깃든 정령이라는 콘셉트로 캐릭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도 이 단계에서 (세계관 구축에) 중요한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세계관과 이야기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시나리오 작가분들이 합류하면서 보다 탄탄하고 유니크한, 그러면서도 저희의 로망이 담겨 있는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신규 IP임에도 불구하고 잘 짜여진, 체계가 있는 세계관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유저 여러분께서도 '에버소울'의 세계관을 확인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에버소울'의 세계관을 잠시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에버소울'의 배경 세계관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의 세계의 어느 날, 과학자들이 인류의 뇌에서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을 발견하면서 시작합니다. 해당 기관을 발견하면서 모든 인류는 초인류(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인류)가 되었고, 이를 통해 이전까지는 존재를 느낄 수 없었던 정령들의 존재를 느끼게 되죠.

이후 초인류가 정령들이 가진 힘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면서, 정령의 강함과 숫자는 곧 한 국가의 전투력의 척도가 됩니다. 정령들을 이용한 세계전쟁이 발발하고, 그로 인해 인류는 멸망하게 되죠. 살아남은 소수의 인류는 '방주'를 타고 지구를 벗어나게 됩니다.

인류가 모두 사라진 지구에서는 살아남은 정령들의 시대가 펼쳐지는데, 이들은 서로 갈등하고, 또 사랑하기도 하며 문명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평화로운 시대도 잠시, 과거 정령들의 지배자이자, 지구의 정복자였던 초인류의 방주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면서 '에버소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최근 공개된 에버소울의 신규 일러스트

Q. 모종의 이유로 여성형 정령만 존재하는 세계관이지만, 남성 캐릭터(정령)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정령이 기존보다 다양화될 가능성이 있나요?

= 세계관 설정상 최초로 제작된 정령의 의체인 '아담'이 모종의 이유로 폐기되었고, 이후 제작된 '이브'가 대세 모델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정령이 여성의 형태를 지니게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일단 설정상 기본적으로 정령은 성별이 없습니다. 단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을 뿐이죠.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남성스러운 외모를 지닌 정령들도 일부 존재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고, 중성스러운 캐릭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이후 콜라보 등의 계획에 따라서 변경될 여지는 있습니다.


Q. 게임의 주인공은 어디에서 소환된 존재인가요? 방주를 타고 돌아온 초인류중 한명일까요?

= 아닙니다. 주인공은 정령들이 힘을 합쳐 소환해 낸 유일한 구원자라는 설정으로, 정령들의 편에 서서 초인류로부터 에덴을 수호한다는 것이 게임의 주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맞지만, 초인류 이전 시대에서 살던, 우리와 같이 평범한 인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주인공이 정령들과 어떤 식으로 교감을 쌓고, 또 초인류와 결전을 치르게 되는지는 게임 속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현재 상당한 수의 서브컬쳐/수집형 게임들이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입니다. 에버소울이 추구하는 차별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개인적으로, 캐릭터들과 만들어 나가는 깊은 서사와 (캐릭터의)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들이 수집형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이들 신경쓰지 못하는 요소중 하나이기도 하죠. '에버소울'은 이러한 부분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인 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지스타에서 말씀드린 대로, 에버소울이 서브컬쳐 게임으로써의 차별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키워드는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인 수집형 시스템에서 벗어나, 에버소울의 세계에서 살아 숨쉬고, 캐릭터들과 교감하며 빠져들 수 있는 장치들을 선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각자 다양한 모습과 성격으로 만나보게 될 '에버소울'의 정령들

Q. 그렇다면, 에버소울이 추구하는 수집의 재미를 간략하게 말한다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 캐릭터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하나의 캐릭터를 제작하는 데 시간도 많이 투자했고, 음성은 물론 스토리, 고유 일러스트 등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목표인 만큼, 이 부분은 자신있게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정령과 연애를 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는 '인연 콘텐츠'에 대해서도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수집형 게임을 바탕으로, 각 캐릭터들과 플레이어 사이의 교감을 직접적으로 와닿게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게임 속 캐릭터와 유저의 교감이 가장 잘 나타나는, 또 극대화되어 있는 장르중 하나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참조했는데, 해당 장르의 특성 중 일부를 차용해 '인연 시스템'에 접목시킬 수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플레이어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자신만의 영지를 다스리는 영주의 직함을 얻게 됩니다. 영지 경영 또한 게임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영지를 꾸미고, 건물도 짓고, 정령들에게 업무을 맡기거나 집을 하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죠.

이렇게 영지에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정령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선물도 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정령들과 친분을 쌓아가는 과정을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령이 관심있는 이야기거리를 획득하면, 추후에 데이트 할 때 점수를 더 딸 수 있는 식으로 말이죠.

이처럼 각 정령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숨겨놓은 고민이 있고, 주인공과 가까워지면 이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형태로 인연 스토리가 시작합니다. 인연 스토리는 진행하는 도중 분기도 존재하고, 엔딩 또한 달라지게 되고요. 각 정령의 이야기를 점점 알아가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동시에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 인연 시스템의 골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인연 시스템을 통해서는 어떤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캐릭터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등의 보상이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정령별로 가지고 있는 인연 스토리를 통해 트루 엔딩을 보게 되면, 해당 정령의 새로운 코스튬을 획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정령에게 선물로 준 옷을 데이트 할 때 입고 나온다든지, 아이돌 직업을 가진 정령이라면 새 무대의상이 될 수도 있고요. 이처럼 스토리 상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복장을 획득해 인게임에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코스튬을 얻지 못할 뿐, 인연 스토리를 플레이하지 않아도 손해를 보는 것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Q. 출시 시점에 수집 가능한 정령들은 총 몇 종이 등장하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출시 시점에는 총 42종의 캐릭터가 준비될 예정이며, 이중 에픽 정령은 30종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물론, 출시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새로운 정령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 "아름답고, 전략적이며, 깊이가 있는 게임 선보일 것"

▲ 나인아크 사무실 입구에 비치된 에버소울의 캐릭터

Q. 사내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 그래픽적인 요소나 전략적인 요소는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게임이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쉽고 할 거리가 많다 보니 이정표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해당 부분은 피드백을 받아들여서 개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인연콘텐츠 외에, '에버소울'의 핵심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준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정령을 육성하고 전투를 진행하는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를 제외하면, 앞서 말씀드렸던 '영지 콘텐츠'가 있습니다. 영지는 주인공과 정령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며, 점점 꾸며나가고 발전시킬 수 있는 콘텐츠로 준비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의 영지에 침공한 몬스터 퇴치를 돕는 등의 소셜 요소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던전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로그라이크 요소를 가진 JRPG 스타일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잘 되실 겁니다. 상당히 독특한 비주얼을 가진 콘텐츠로, 주인공 캐릭터를 조작해 던전을 탐험해 나가며, 인카운터 형태로 전투에 돌입하게 되죠. 보유한 정령들이 일부 참전하는데, 전투 이후에도 체력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로 교체하거나, 버프를 찾는 등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에버소울'만의 콘텐츠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는 막연히 인연 시스템이 캐릭터 육성의 일부분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하지만 보상이 코스튬 뿐이라면 기본적은 캐릭터 육성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 캐릭터 강화나 육성은 방치형 게임의 룰을 따르고 있습니다. 일정 스테이지까지 클리어한 성과에 따라 일정 시간마다 재화가 들어오고, 이를 원하는 정령에게 사용해 육성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전작인 '영웅의 군단' 당시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제 스마트폰을 켜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죠. 배터리와 발열의 문제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엔드 콘텐츠로는 어떤 것들이 준비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콘텐츠 중 일부는 출시 당시에는 추가되지 않지만, PvP의 경우 두 가지 모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섯 명의 캐릭터만을 가지고 진행하는 PvP가 있고, 추후에는 3개의 덱을 편성해 상대와 실력을 겨루는 '챔피언스 아레나'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그 외에는 길드원과 함께 거대 보스를 물리치는 길드 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렇게 세 개의 콘텐츠가 앞으로 엔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Q. 이전 간담회를 통해 전투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실제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궁금합니다.

= '에버소울'의 전투는 기본적으로는 자동 전투로 진행됩니다. 다만, 사전에 덱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누구를, 어디에, 어떤 순서로 배치할 것인지로 전략적인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게이지가 모일 때마다 사용 가능한 정령 별 '액티브 스킬'과 '얼티밋 스킬'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데, 얼티밋 게이지는 전장에 나와 있는 모든 정령이 공유하는 자원을 필요로 합니다. 저마다 얼티밋 스킬의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전황을 보고 알맞은 스킬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렇게 덱 배치와 액티브 스킬, 얼티밋 스킬 등으로 전략적인 게임플레이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전작인 아틀란티카나, 영웅의 군단과 달리 서브컬쳐, 화사한 색채가 짙은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데, 어찌 보면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그림체만 다를 뿐이지, 게임의 본질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다만, 2D로 보여지는 캐릭터, 세계를 3D 환경에서도 큰 위화감이 없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았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나름대로 2D와 3D의 일치를 구현할 수 있어 뿌듯하다는 느낌입니다. 그게 또 '에버소울'의 굉장히 큰 장점이기도 하고요.


Q. 마지막으로 에버소울을 기다리는 게이머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에버소울은 현재 개발 막바지에 이르러 올해 말 쯤이면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스타에서 에버소울을 아름답고 전략적이며 깊이가 있는 게임이라고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아름다운 그래픽을 가지고 있고, 또 다양한 캐릭터들에 애착을 가질 수 있는 깊은 스토리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