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들이 대거 출격하는 매치업이 기다리고 있다. 2023 LCK 스프링 PO 1R 2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와 한화생명e스포츠가 맞붙는다. 선수 개개인의 이름만 봤을 때, 2R에 진출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개인 체급이 높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2020 DK 우승을 이끌었던 '쇼메이커-캐니언', 2021 EDG '바이퍼' 박도현, 2022 DRX '킹겐-제카-데프트', 그 외에도 기본적으로 월드 챔피언십 8강 이상의 무대는 한 번씩 밟아본 선수들로 구성된 두 팀이다.

이렇듯 화려한 라인업처럼, 선수 개개인의 면면은 두 팀 모두 우수하다. 한화생명은 해당 진가를 후반 한타에서 발휘하면서 상대적으로 순위나 체급이 낮은 팀들을 상대로 승리해 PO권 순위를 지킬 수 있었다. 정규 스플릿 마지막에는 리브 샌드박스를 상대로 이를 증명하며 PO팀 이미지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순위가 높은 팀을 상대로 한화생명의 승리법은 그동안 잘 통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DK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규 스플릿에서 한화생명은 DK를 상대로 4전 전패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자랑하는 체급 중심의 초반 라인전 단계, 그리고 마지막 한타의 진가가 DK전에서 나오지 않았다.

DK는 한화생명에게 원하는 구도에서 오히려 우위에 섰다. 한화생명이 강한 봇 라인전을 필두로 다이브를 시도하려고 해도 DK가 라인전 단계에서 쉽게 밀리지 않으면서 계획이 틀어진 경우가 많았다. 강한 딜 교환을 바탕으로 아군을 불러 봇 다이브를 하려는 의도를 손쉽게 흘리는 '데프트' 김혁규의 인상적인 모습이 두 팀의 대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거기에 DK가 초-중반을 유리하게 이끌고 갈 설계 능력까지 갖추면서 경기가 빠르게 한 쪽으로 기운 경우가 많았다. 최근 경기에서는 '쇼메이커-캐니언'이 미드-정글 간 전투에서 완승을 거두며 한화생명의 운영의 힘을 완전히 빼놓았다. 그대로 일방적인 흐름 속에서 DK가 이긴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한화생명은 PO에서 스프링 동안 풀지 못한 과제를 받았다. DK 뿐만 아니라 순위가 높은 KT-T1-GEN을 상대로도 비슷한 경기 양상이 나왔고, 더 높은 PO 위치를 바라보려면 자신들의 한계점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준 상대를 첫 1R 경기에서 만난 것이다. 한화생명 역시 하던 대로 하면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PO를 위해 운영면에서 달라진 스타일이 필요하다.


DK는 중반 이후가 완벽한 팀은 아니다. T1-GEN과 같은 상위권 팀과 대결에서도 중반까지 할만한 양상을 이끌어가다가 크게 미끄러지면서 패배한 경험이 있다. 해당 강팀들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교전을 열어 DK의 흐름을 끊어낼 줄 알았다. 한화생명이 장로 드래곤과 같은 극후반 오브젝트까지 바라보고 체급이 완성된 상태에서 한타를 하기를 바랐다면, 최강팀들은 이전 교전으로 승기를 뒤집을 줄 알았다.

그런 두 팀의 정규 스플릿 승리 공식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PO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와 다른 운영과 전투 시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최근 월드 챔피언십 우승 경험자가 많은 두 팀인 만큼 짧은 기간에도 그럴 만한 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어떤 팀이 PO에서 달라진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PO에서 자신들의 진가를 보여줄지 기대하게 된다.

2023 LCK PO 1R 2경기 일정

디플러스 기아 vs 한화생명e스포츠 - 23일 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