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웨어와 아틀러스의 합작 SRPG인 유니콘 오버로드는 사실 크게 놓고 보면 출시 시기가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대작들이 앞뒤로 포진한 상황이다보니 중간 시점에 출시한 유니콘 오버로드는 어찌보면 주목을 받지는 못할 거라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다. 게다가 호불호가 제법 갈리는 SRPG장르가 아니었던가.

그렇지만 유니콘 오버로드는 이러한 세간의 예상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완성도와 확실한 재미포인트를 갖추고 있던 게임이었다. 이를 먼저 알리기 위해 배포한 체험판은 분량도 많은 데다가 SRPG팬층과 더불어 많은 유저들에게 호평과 관심을 받았다. 정식 출시 이후로도 이러한 평가를 이어가면서, 정말로 '다크호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관심과 평가를 받고 있다.

아틀러스의 야마모토 아키야스(山本 晃康)는 이러한 유저들의 반응과 호응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고 전하면서도, "인생을 걸고 만들어 낸 '이상'의 도달점이라 할 수 있으니, 흥미가 생기셨다면 꼭 체험판을 통해 확인해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아틀러스 야마모토 아키야스(山本 晃康) 프로듀서

Q. SRPG가 추억이 있고 명작도 많은 장르지만, 대중적인 장르라기고 하기엔 쉽지 않은 게임들이 많다. 유니콘 오버로드를 SRPG로 제작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게임 제작을 어떻게 결정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야마모토 PD
=현대에서 '1990년대 명작 시뮬레이션 RPG'의 계보가 끊어진 이유와 우리들이 지금 시뮬레이션 RPG를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 시뮬레이션 RPG를 정말 좋아하는 디렉터 노마 씨, 메인 플래너 나카니시 씨와 함께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러다 "16-bit 시대는 그래픽 표현 방법이 2D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게임성을 진화시키기 위해 인간을 내려다보는 신의 시점에 가까워졌던 게 아닐까? 그래서 인간 사회를 조감하는 수많은 시뮬레이션 게임이 제작된 것이 아닐까"라는 가설을 세웠다.

또,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32-bit 게임기는 3D 공간 표현 능력을 불러왔고, 3D 공간 표현을 한층 더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30년 동안 진행되어 왔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통설을 종합해 보니, "잠깐, 이대로 계속 기다려도 우리가 사랑하는 새로운 시뮬레이션 RPG는 영원히 나오지 않는다는 거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D에 특화된 아틀러스와 바닐라웨어가 함께 손을 잡아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고, 본 타이틀 제작에 돌입하게 됐다. 그런 마음으로 유니크한 시스템을 곳곳에 담은 게임이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RPG를 좋아하신다면 즐겁게 플레이하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Q. 두 개발사의 합작으로 제작된 타이틀이기도 한데, 역할 분담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야마모토 PD
=본 타이틀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출시한 아틀러스X바닐라웨어의 타이틀은 바닐라웨어가 제작한 게임 타이틀을 아틀러스가 퍼블리셔로서 유저 여러분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상태다.


Q. 데모(체험판) 버전이 일반적인 체험판과는 다를 정도로 분량이 많았다. 이렇게 데모판을 제공하면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고민을 거쳐서 체험판의 분량을 정하고 배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야마모토 PD
=총 플레이 시간이 30시간 정도였던 '13기병방위권'의 체험판 플레이 시간도 3시간이었다. 그래서 대략적인 체험판 시간은 예측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테스트 플레이를 실시하고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지 검토하여 체험 플레이 시간을 결정했다. 또한, 체험판을 통해 '재미있다'라고 느끼실 수 있는 타이밍까지 체험해 주시는 게 우리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우려는 없었다.

▲ 체험판 분량도 '재미있다'고 느끼는 타이밍까지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Q. 투기장과 멀티플레이 요소도 추가로 있었고, 도전 과제도 있었기에 DLC가 기대된다. 향후 DLC나 추가 패치를 통해 신규 도전 과제나 사이드 스토리 등 요소 강화 및 개선에 대한 계획이 있나? 있으면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야마모토 PD
=아쉽게도 추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예정은 현재로서는 없다.


Q. PC버전으로도 출시를 바라는 유저들도 많은데, 타 플랫폼 전개에 대한 계획이 있을까?

야마모토 PD
=본 타이틀 개발을 아틀러스가 바닐라웨어와 시작한 것은 2016년으로, 당초의 플랫폼은 PS4와 PS Vita 두 가지였다. 8년 전부터 게임 시장은 크게 변화하고 있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닐라웨어 측에 부탁하여 PS4, PS5, Nintendo Switch, XBOX로 플랫폼을 확대했다.

감사하게도 예정되었던 것보다 배로 많은 플랫폼 수와 함께 전 세계 동시 발매까지 대응해 주셨다. 현재의 플랫폼을 선정한 것은 퍼블리셔인 아틀러스였으며, 헌신적으로 응해주신 바닐라웨어 측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PC 이식은 현재로선 예정이 없다.


Q. 바닐라웨어와 아틀러스의 게임은 어떤 매력이 있고, 어떤 점에서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느끼는지 궁금하다.

야마모토 PD
=퍼블리셔인 아틀러스 소속의 제가 바닐라웨어의 방침에 대해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가 함께 작업하며 느꼈던 것은 '유니크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 아틀러스와 바닐라웨어가 공통으로 가진 창작의 원천이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벨트스크롤 액션에 온라인 요소를 결합한 '드래곤즈 크라운'의 시스템을 계승하여 'SRPG에 온라인 요소를 결합하면 새로운 것이 탄생하지 않을까?'라는 콘셉트로 제작된 것이 '유니콘 오버로드'다. 전자는 80년대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서 도태된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이 바탕이 되었고, 후자는 '90년대에 맥이 끊긴 시뮬레이션 RPG'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 벨트스트롤 액션의 감성을 계승한 '드래곤즈 크라운'

▲ 유니콘 오버로드도 SRPG의 감성을 계승하고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분명 레드 오션이 아닌 블루 오션이기는 하지만 확실한 수요층이 있다는 확신을 갖기엔 애매한 위치가 아닐까? 그래도 '물고기가 없을지도 모른다'라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우리가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믿고 제작하는 마인드의 소유자들이 모였기에 이 타이틀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 타이틀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우리도 1990년대 16-bit 시대에 수많은 시뮬레이션 RPG를 플레이한 경험이 있기에 그걸 기축으로 한 노마 씨(노마 타카후미, 디렉터이자 시나리오 라이터, 캐릭터 디자이너, 프로그래머)와 나카니시 씨(나카니시 와타루, 수석 기획자)의 제안에 강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본 타이틀 개발을 시작했고 마침내 완성하여 발매할 수 있게 됐다.


Q. 끝으로 한국에서도 게임이 호평중이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국 팬들에게 전하는 한마디를 부탁한다.

야마모토 PD
=한국 유저분들로부터 저희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들어, 매우 영광스럽다. 이 타이틀은 30년 전의 시뮬레이션 RPG에 매료된 사람들이 그 작품들을 향한 동경과 갈망을 불태워 뜨거운 에너지와 힘을 가해 탄생시킨 '보석'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디렉터 노마 씨와 메인 플래너 나카니시 씨, 두 분이 인생을 걸고 만들어 낸 '이상'의 도달점이라 할 수 있으니, 이 기사를 읽고 흥미가 생기셨다면 꼭 체험판을 통해 확인해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