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시청자층에는 여러 가지 즐기는 방식이 있습니다. 기자 같은 경우는 매주 나오는 화수마다 챙겨보는 편이지만, 주변에서는 완결이 나고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시청자도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는 초반 임팩트에 비해 용두사미가 되는 애니메이션이 싫어서 전체적인 평가를 놓고 보려는 사람이거나, 혹은 단순히 재미있는 것은 한 번에 몰아서 봐야 몰입도 높고 집중도 잘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면 더 단순하게 매주 챙겨보는 것이 부담되고, 남들이 다 좋은 평가 해주는 믿을만한 애니메이션만 챙겨서 보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겁니다. 한 번에 보거나 완결된 작품들의 평가에 대해 궁금한 분들을 위해 1분기 때 챙겨봤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짧은 단평을 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기자의 경우 애니메이션 취향이 크게 가리는 것은 없지만, 굳이 따진다면 순정과 로맨스, 스포츠, SF, 밴드(음악)류는 어지간하면 퀄리티랑 상관없이 다 완주하는 편입니다. 대신 히로인 쟁탈전 러브 코미디나, 이세계 전생물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할 수도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보다가 하차한 작품에 대해서는 하단에 후술하겠습니다.

평점에 대해서는 기자 주관적인 생각으로 써봤습니다만, 5점은 몇 십년이 지나도 다시 생각나는 작품이고, 4점은 올해의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작품, 3점은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수작, 2점부터는 볼만은 한데, 아쉬운 점이 남는 작품, 1점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작품이거나, 허술한 부분이 많은 작품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실험적인 연출이 들어가 있거나, 작화에 특이점이 있다면 좀 더 점수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완주한 작품 평가
◆ 장송의 프리렌



장르 : 판타지, 여행

평점 : ★★★★☆

한 줄 평 : 원작 미디어믹스화의 훌륭한 사례 추가

간단 리뷰 : 지난 분기부터 화제였던 장송의 프리렌이 무탈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감독인 사이토 케이이치로는 봇치에 이어 프리렌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입지를 단단히 다지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강화하고, 움직이는 그림으로서의 가치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굉장히 돋보였는데, 예시로 9화에서 페른 VS 류그너와의 싸움에서 16분대에 등장한 페른의 살짝 꼬는 듯한 스탭을 포인트 작화로 그려 넣은게 감독의 센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OST의 사용과 연출은 조화로운 레벨을 넘어 동분기에 대적할 작품이 없는 레벨의 퀄리티입니다. 원작에서 주요 비판 요소였던 액션 작화도 훌륭하게 리워크가 이뤄졌고요.

배경 미술과 컷 연출, 인물 작화, 스토리 모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정통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원작 자체의 문제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템포가 루즈한 화가 중간에 끼어 있고, 주인공인 프리렌과 페른 모두 감정변화가 크지 않은 캐릭터상이고, 작중 분위기도 평온한 느낌이라 자극적인 맛은 부족합니다. 빠른 템포의 액션 만화가 취향인 분들에게는 그다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마법 소녀를 동경해서



장르 : 백합, 마법소녀, 코미디

평점 : ★★★☆☆

한 줄 평 : 제작진의 도전 정신을 높게 평가

간단 리뷰 : 이번 분기의 화제성으로는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19금 요소가 나오는, 그것도 아주 농밀한 수준으로 묘사되는 작품이기에 이런 부류의 애니가 거북하다면 빠르게 스킵하시기 바랍니다.

애니메이션에서 개인적으로 고평가하는 부분으로 연출 부분에 있어 제작진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는 것인데, 마법소녀를 동경해서는 그 부분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쉬운 점은 전형적인 저예산 애니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작화나 동화, 또는 음악이나 연출적 효과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정지된 화면도 많이 쓰이고, 작화 퀄리티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액션 동화 연출은 없다시피 한 수준이죠. 하지만 이런 단점을 덮을 만큼 시청자층이 원했던 욕망을 누구보다 화면에서 잘 드러냈던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성으로는 좋게 평가를 줄 수 없지만, SM, 백합, 19금 키워드에 관심이 있다면 만족할 만한 애니입니다. 특히 효과음 쪽(살갗과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라던가, 흐르는 소리라던가)에서는 꽤 공을 들였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이 작품 때문에 동분기의 마도정병의 슬레이브나 결혼반지 이야기 등 비슷한 노선을 선택한 애니들이 쓴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 약사의 혼잣말



장르 : 미스터리, 의학

평점 : ★★★☆☆

한 줄 평 : 그럴듯한 의학 추리물, 개연성을 높여주는 등장인물들의 미모

간단 리뷰 : 3천만 부를 돌파한 작품답게 스토리 자체의 파워만으로도 극에 몰입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화 면에서는 시종일관 안정적인 작화를 보여줬고, 극 중 인물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이나 화장의 디테일이 좋았습니다. 상하관계가 명확히 되어 있는 궁중을 배경으로 삼았고, 다른 후궁들과의 경쟁 구도 등으로 약간 오피스 드라마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포인트를 줘야 할 부분에서는 미스터리 장르적인 연출을 보여주면서 맛을 살렸고, 성우들의 연기도 이를 잘 따라갔습니다. 원작의 분량을 전부 때려 박는듯한 구성이지만, 크게 늘어지는 부분 없이 흐름이 이어져 각본도 잘 쓰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원작을 따라가는 느낌이다 보니 원작을 잘 모르는 부분에서 보면 이번 에피소드는 '으응?' 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뒤에서 다 연결된다는 점이 맛있습니다.

단점은 자극적인 전개를 좋아하는 시청자층이라면 다소 맞지 않을 템포라 생각합니다. 요새 들어서는 보기가 힘들어진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에 이런 배경에 익숙하지 않는 시청자층에게도 좀 어려운 요소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확실한 건 달달한 맛이 나는 로맨스물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또, 액션물을 연상케 하는 첫 오프닝과 엔딩은 아무리 생각해도 작중 분위기와 맞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두 번째 오프닝과 엔딩에서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고요.

캐릭터성이나 스토리의 완성도는 복선 회수도 잘 짜여 있고, 유기적입니다. 전체적으로 궁중 내부의 흐름에 캐릭터를 적재적소로 잘 녹여냈다는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마오마오의 매력에 대해서는 몇 가지 떠오르는 워딩은 있는데, 뭐랄까 딱 정리하기 힘든 미스터리어스한 매력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네요.



◆ 손끝과 연연



장르 : 순정, 드라마

평점 : ★★★☆☆

한 줄 평 : 혀까지 마비되는 달달함 한 사발

간단 리뷰 :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 여주인공과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문화와 언어에 관심이 많은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존잘남의 러브 스토리입니다. 고구마같은 답답한 전개 없이 빠르고 깔끔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와 깨알같이 들어가는 사이드 커플들의 이야기입니다.

쿄애니에서 제작되었던 목소리의 형태처럼 청각장애인으로서 겪는 삶의 고달픔이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묘사한다기보다는 여주인공이 사용하는 수화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후, 자신이 모르는 세계에 있는 상대에게 연심을 품으면서 서로가 모르는 세계를 품어간다는 스토리적 장치로 쓰입니다.

덕분에 장애인이 겪는 이지메라던가 괴로운 장면이 없으니, 그런 부분에 거북함을 느끼는 시청자도 무난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감상 포인트적 요소로는 중간중간 귀엽게 데포르메화 되는 캐릭터들과 이가 다 썩을 정도의 달달함을 선보이는 행동과 대사들입니다.

순정 만화 매니아라 어지간한 오글거림에는 내성이 있는 기자조차 참지 못하고 몇 번씩 소리 지른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성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고, 순정 만화의 핵심인 손을 통한 감정 표현도 수화를 비롯해 매우 인상적으로 드러났고, 연출도 인상적인 포인트가 꽤 있으니, 순정 만화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꼭 챙겨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



장르 : 청춘 드라마, 순정

평점 : ★★★☆☆

한 줄 평 : 2쿨 들어와서 더욱 농밀해진 제작진의 작품 이해도

간단 리뷰 : 1쿨에서는 작화도 좀 들쭉날쭉한 느낌이었고, 뭔가 컷 연출도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만, 2쿨 들어와서는 작가와의 협업이 잘 이뤄진 모양인지 작화나 연출, 컷 배분 전부 발전했습니다.

보통 남성 시청자층에서는 히로인인 야마다 안나에 집중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제작진에게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는 주인공인 쿄타로라고 생각합니다. 쿄타로가 유독 귀엽게 보이도록 연출되는 컷이 많더라고요. 새롭게 등장했던 캐릭터인 한자와 유리네나 안도 칸나도 분량은 짧지만 인상깊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분기에서 아라키 테츠로 감독이 담당한 오프닝 영상이 보여주는 영상미가 일품입니다. 모션 캡처를 이용한 체육관 댄스신은 물론 컷마다 등장하는 압도적인 미술 작화는 입을 벌리고 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감독이기에 빨리 다음 신작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정리하자면 내마위 2기는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던 1기보다 물오른 퀄리티와 섬세한 감정 묘사 연출, 그리고 제작진과 성우진 모두 이해도가 한층 높아진, 팬이라면 만족스러운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감독이 의도한 연출을 알기 쉽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 나 혼자만 레벨업



장르 : 액션, 어반 판타지, 헌터

평점 : ★★★☆☆

한 줄 평 : 액션 작화만큼은 수준급

간단 리뷰 : ○○헌터라는식의 제목을 유행시키게 만든 원조 격인 한국 웹소설 및 웹툰이 원작입니다. 1화부터의 처절한 성우 연기를 곁들인 고어한 장면이나, 4화부터 터지는 시원시원한 액션 동화 등 볼거리적인 요소가 많았습니다.

원작 자체가 워낙 유명한 작품이지만 원작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불편함 없이 감상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애니의 경우 각본 구성에 있어서는 높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지만, 그래도 납득이 가는 스토리텔링 구조였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은 깔끔한 작화 퀄리티와 그리고 액션 연출입니다. 작화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뛰어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너지는 것 없이 안정적인 작화를 유지했고, 액션 연출에 대해서는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작화를 보여줬습니다.

단점은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다시피 한 너무 주인공 위주의 전개 일변도라는 점입니다. 살짝 루즈한 파트가 존재하며, 원작이 꽤 오래전 작품이기 때문에 캐릭터 디자인면에서도 트렌디함에서는 좀 벗어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음악적 연출이 많이 아쉽다는 느낌입니다. 사와노 히로유키가 참여한 OST 자체의 퀄리티는 꽤 좋지만, 적재적소에 쓰였냐고 하면 좀 의문이 남네요.

주인공을 제외하면 그다지 인상에 남는 캐릭터가 없고, 복선 회수도 2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원하게 해결되는 모습이 없기에 드라마적인 부분이나 캐릭터 묘사(특히 여캐릭터)에 포커스를 둔 시청자층에게는 어필할 만한 요소가 적다고 봅니다.



◆ 출동! 119구조대 구국의 오렌지



장르 : 드라마, 재난, 열혈

평점 : ★★★☆☆

한 줄 평 : 과몰입을 하면 할수록 뜨거워지는 스토리

간단 리뷰 : 진입 장벽이 다소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우선 캐릭터 디자인이 트렌디한 편이 아니고, 특별 구조대원이라는 소재도 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초반 화자로 설정되어 있는 오노다 슌의 행동이나, 그가 바라보는 주인공인 토아게의 초인적이지만 범인의 사고로 이해하기 힘든 집념 등은 이런류의 만화를 접하지 않은 시청자층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 재미있게 봤던 출동! 119 구조대의 후속작이라서 관심이 가서 보기 시작했기에 진입 장벽이 조금 덜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 역시 구조대의 탈을 쓴 열혈 스포츠물 혹은 히어로물이라 생각합니다.

주인공들의 말도 안되는 초인적인 집념이라거나, 끈끈한 우정 등이 말이죠. 스토리 전개 역시 화면 안팎으로 뜨겁습니다. 매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사건이 이어지기에 보는데 의외로 피로감이 꽤 높았던 것 같습니다.

단점으로는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성격에 극에 몰입하지 않으면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인명을 구조한다는 대전제가 있기 때문에 당위성은 있지만 좀 과한 면이 있습니다. 당장 초반부에 자신의 어깨를 스스로 빼서(!) 구조물에 깔린 요구조자를 구조하거나 자살에 가까운 방법으로 구조하는 장면 등이 나옵니다. 이런 과하게 이타적인 부분을 거북하게 여긴다면 시청하기에 힘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옛날 감성이 있는 만화인만큼 컷 연출이나 캐릭터상이 좀 촌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도 진입 장벽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스케줄링을 잘못한 건지 총집편이 2번이나 나왔다는 것도 템포를 끊어먹은 이유기도 하고요. 정리하자면 몰입해서 보다 보면 울컥한 적이 수차례 있을 정도로 감정선을 자극하는 뜨거운 애니지만, 그 단계까지 가는 것이 난관입니다.



◆ 루프 7회차 악역 영애는 적국에서 자유로운 신부 생활을 만끽한다



장르 : 궁중, 회귀, 악역 영애

평점 : ★★★☆☆

한 줄 평 : 입으로만 쉰다는 하드 워커의 삶이란 대체 무엇일까?

간단 리뷰 : 제목의 압박이 있겠지만, 사실 악역 영애다운 요소는 일절 나오지 않아서 오히려 의문인 작품입니다. 특정 시점에서 죽고 다시 반복한다는 회귀물로서의 성향이 더 강하고, 나아가서 로맨스적 요소가 강한 작품입니다.

전반적으로 리세라는 주인공 캐릭터의 힘이 극 전체를 끌고 나가며, 7번째 회귀를 하면서 습득했던 각종 지식과 인물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앞날을 개척해 나가는 진취적인 모습이 보는 재미입니다.

전형적인 여성향 로맨스물의 그림체만 극복할 수 있으면 스토리는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아르놀트의 미모나 동생인 테오도르의 미모가 중간중간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작화에 신경 썼고, 연출에 들인 공도 돋보입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후반부에서 등장한 미셀 에반 선생에 대한 스토리는 리세가 다소 수동적인 입장에서 움직인 구도라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습니다. 후반부에 각본 구성이 긴장감이 떨어지는 등 좀 부실해지는 측면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원작 이상으로 맛을 잘 살린 수작이라 평가합니다.



◆ 마녀와 야수



장르 : 다크 판타지, 피카레스크

평점 : ★★☆☆☆

한 줄 평 : 다크 판타지에서 의문의 청춘물 맛이 난다?

간단 리뷰 : 원작 자체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화이며, 꽤 수위가 강한 묘사도 들어가는 작품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애니에서는 그런 요소가 전부 빠진 느낌입니다.

반전물을 좋아하거나 악당보다 더 악독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피카레스크물을 선호한다면 추천할 만하지만, 작품 자체는 고전적인 작법이나 연출을 많이 사용하여 조금은 낡은 느낌을 줍니다.

애니는 원작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리지 못했고, 전체적인 배색이 너무 밝은 톤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원작을 파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 번에 쭉 몰아서 볼만한 몰입감을 주는 느낌도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에서 파놀라&요한 에피소드를 좋아하는데, 애니에서는 다소 활기찬(?) 느낌으로 표현되어서 아쉽습니다. 헬가와 마검 애쉬건 에피소드는 원작에서도 조금 애매한 에피소드였는데, 애니는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의 연속이었고요. 마지막 에피소드가 과거편이 전개되다 급전개 끝맺음도 미묘합니다. 분명히 원작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원작의 맛은 전혀 안 사는 묘한 퀄리티의 애니화가 되어버렸기에 개인적인 평가는 낮습니다.

거슬리는 요소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오프닝 음악의 이상하리만치 큰 볼륨도 신경 쓰였습니다.



◆ 용기폭발 뱅브레이브번



장르 : 메카, 용자물

평점 : ★★☆☆☆

한 줄 평 : 뭔가 허술했지만, 슈로대로의 무브는 합격이다

간단 리뷰 : 1화는 만신 그 자체가 강림한 듯한 충격이었으나, 이후로는 화수마다 기복이 상당했던 작품입니다. 메카물이 취향이더라도 그중에서도 용자물이라는 별도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는데, 거기에 더 들어가서 약간의 브로맨스(?) 요소도 소화해야 합니다.

작중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감독인 오오바리 마사미의 테크닉이 전부 활용되며, 뛰어난 메카 액션을 보여줬습니다. 캐릭터의 디자인도 꽤 괜찮은 편이고, 브레이번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담당한 것은 물론 노래까지 불러준 스즈무라 켄이치의 열연도 돋보였습니다.

다만 메카물을 즐기지 않는 시청자층에게는 다소 작위적인 캐릭터들과 고전적인 스토리 흐름 및 결말인 탓에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운 작품입니다. 본인이 어릴 때 용자물을 보고 자랐다면 충분히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으나, 스토리의 완성도를 따지는 시청자층에게는 허술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역시 로봇물은 죽이되든 밥이되든 2쿨은 가야 맛이 사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기가 나올지는 조금 의문이지만 일단 슈퍼로봇대전 차기작에 출연하는 것은 확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 메탈릭 루쥬



장르 : SF, 액션, 느와르, 버디물

평점 : ★★☆☆☆

한 줄 평 : 첫 인상은 강렬했던 루쥬, 하지만 결과는 루즈

간단 리뷰 : 1분기에 들어가기 전 PV만 보고 가장 기대했던 작품을 꼽으라면 전 이 작품을 꼽을 겁니다. 그만큼 SF에 대한 갈망이 짙었고, 재즈를 채용한 OST도 성우진도 좋아서 무조건 흥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켰던 건 딱 3화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는 너무 밋밋한 연출과 늘어지는 전개의 반복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보고 나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지 알겠지만, 그 과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기대했던 것은 특촬물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액션과 각종 SF 설정, 그리고 백합 버디물 특유의 애틋함이었는데, 막상 기억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설정을 선택한 건지에 대한 설명과 연출이 너무 부족했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평가하자면 감독의 전작인 캐롤과 튜즈데이보다 더 박진감이 떨어졌던 것 같네요. 남은 것은 OST와 중간중간 포인트로 들어오던 변신 연출과 전투 슈트의 디자인입니다. 그리고 쿠로사와 토모요 성우를 좋아하지만, 뭔가 이번에 담당한 캐릭터와는 이미지가 잘 맞지 않았다는 느낌도 듭니다. 1화에서 느꼈던 오싹오싹함이 얼마 가지 못했다는 점과 화수별 스토리 배분이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습니다.



◆ 외과의사 엘리제



장르 : 로맨스 판타지, 의학, 정치

평점 : ★★☆☆☆

한 줄 평 : 전채 요리만 나왔는데, 은근히 먹을만했다

간단 리뷰 : 원작은 한국의 웹소설입니다. 초반에는 작화 매수도 부족하고, 연출도 평이해서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지만, 주연들의 연기와 인상적인 채색덕분에 꾸준히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으로는 뭔가 1쿨에 끝난다기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에서 끊어져, 끝맺음을 제대로 짓지 못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과 비슷한 것 같네요. 웹툰을 떠나 애니 자체의 만듦새도 나쁘지 않았던 공작저와 비교하면 엘리제는 애니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웹툰 홍보에 좀 더 가깝습니다. 삐걱거리는 동화나 부실한 배경 미술이 예산이 그리 풍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주연진들의 괜찮은 연기력과 나름 매력적이었던 캐릭터성과 수려한 의상 디자인이 포인트입니다. 단점으로는 00년대 애니를 보는듯한 아쉬운 연출과 배경 미술, 음악입니다. 오프닝을 보면서 많이 경악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철없던 악녀가 죽어서 죄를 뉘우치고 현대에서 의사의 삶을 살다가, 다시 본래의 악녀로 돌아와서 미래를 바꾸어나간다는 설정입니다. 악녀물로서의 클리셰가 그다지 강하지는 않고, 의학쪽에 포커스가 더 쏠려 있습니다. 그리고 로맨스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여주가 워낙 일에 치여서 사는 바람(...)에 알콩달콩한 요소도 크진 않죠. 오히려 대체역사물을 보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예쁘게 나왔던 캐릭터는 유리엔 드 차일드 입니다. 채색이 기가 막히게 잘되었다고 봅니다.



◆ 악역 영애 레벨 99 ~히든 보스는 맞지만 마왕은 아니에요~



장르 : 이세계 전생, 판타지, 악역 영애, 착각물

평점 : ★☆☆☆☆

한 줄 평 : 주인공이 민폐 속성이 있다

간단 리뷰 : 이걸 왜 끝까지 보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정도입니다. 아쉬운 점은 설정을 깊게 들어가면 들어갈 수 있지만, 아무래도 작가의 한계인지 시종일관 얕고 가벼운 분위기로만 끝납니다.

지난 분기의 악역 영애 코미디물이었던 내 최애의 악역 영애처럼 캐릭터 간의 합이 맞는 코미디 노선을 가면 모를까, 레벨 99는 일단 캐릭터를 움직이게 놔두고, 작가가 의식의 흐름대로 극을 전개시키는 느낌이 강합니다.

처음에는 먼치킨적인 요소로 사이다 전개를 기대하면서 보게 되었지만, 중반부터는 그런 요소도 다소 옅어지고, 악역 영애물로서의 의문 부호가 붙었습니다. 중간부터는 슬로우 라이프물과 영지물, 일상물 등 온갖 요소들을 가져다 붙인 느낌도 듭니다. 드래곤 잡아다 키우는 에피소드부터는 하차할 뻔했는데, 어쩌다 보니 끝까지 보게 되었네요.

결과적으로 정통 악역 영애물로서의 드라마나 서스펜스보다는 구도만 차용해 온 4컷 만화류의 코미디 장르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캐릭터의 표정 묘사나 성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 마도정병의 슬레이브



장르 : 에로 코미디, 하렘물, 배틀물, 어반 판타지

평점 : ★☆☆☆☆

한 줄 평 : 이럴거면 그냥 마법소녀처럼 브레이크라도 부숴보지

간단 리뷰 : 원작에 대한 정보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봤기 때문에 완전히 객관적으로 이 애니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평타 수준의 완성도는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원작팬들이 울부짖을만한 대참사급의 애니메이션이라기에는 원작 흐름은 잘 따라가고 있고, 서비스신에서도 노력한 부분이 보입니다.

실드를 치기 어려운 부분을 꼽아본다면 채색과 쇼와 시대인가 싶은 투박한 액션 연출입니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액션신의 퀄리티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게 끔찍했습니다. 서비스신이야 동분기에 워낙 걸출한 경쟁작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 모양새입니다.

원작은 음영 표현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애니에서는 채색 문제 때문인지 그런 것이 잘 드러나지 않았고, 액션 파트는 더 말해서 뭐 하나 싶은 레벨이죠. 개인적으로 제일 작화가 잘 뽑힌 건 다름 아닌 야치호였던것 같습니다.

솔직한 감상으로 서비스신에서 성우들이 좀 더 정신줄을 놔줬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운 바람입니다. 이건 감독의 디렉팅 문제인것 같기도 합니다. 제작진이 다들 선을 지키려고 한 것이 보였습니다. 마법소녀를 동경해서가 원작보다 더 수위가 높게 나왔다면, 마도정병은 반대로 원작보다 수위가 낮습니다. 블루레이가 나오면 평가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TVA 평가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2기에서는 좀 더 깊은 서비스신이 나올 예정인데, 과연 이번처럼 선을 지킬지, 아니면 과감하게 브레이크 부숴버릴지가 궁금하네요.



◆ 라그나 크림슨



장르 : 다크 판타지, 액션 배틀

평점 : ★☆☆☆☆

한 줄 평 : 원작의 최대 강점마저 파괴해버렸다

사실 원작에 대한 팬심으로 완주는 했지만, 퀄리티가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박력 넘치는 액션이 일품이었던 작품인데, 애니는 저예산 특유의 정지된 화면과 실소가 나오는 조약한 이펙트로 발라져 있습니다. 제자리에 서서 슉슉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건질 것은 성우들의 열연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림슨 성우인 무라세 아유무의 연기는 보면서 줄곧 감탄했습니다. 간만에 본 노토 마미코의 댕청한 연기도 좋았고요.

실버링크가 다작을 워낙 많이 하는 제작사다 보니 퀄리티에 대한 불안감은 처음부터 있었고, 기대치도 낮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하는 부분이 많았네요. 어쨌든 2쿨 내로 원한 목표내의 스토리는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것 정도는 높게 살만한 포인트입니다. 아쉽습니다.



하차한 작품

이수라 : 1화의 비주얼과 연출은 감탄했는데, 3화부터 각본이 왜 이렇게 구성되었는지 의문만 남긴 채 하차했습니다.

도산코 갸루는 참말로 귀여워 :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을 참지 못하고 탈주. 구도가 전형적인 럽코 클리셰를 따라가서 기대감이 점점 낮아졌습니다.

던전밥 : 원작이나 애니메이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저히 기자의 코드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작품의 평가는 대체로 호평 일색이니 추천입니다.

사사키와 피짱 : 원작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 큰 스토리 줄기가 대체 무엇인지 의문만 남으며, 살살 가렵기만 한 채 질질 끌리는 극중 전개가 아쉬웠습니다.

퐁의 길 : 이제 더 이상 스포츠물로서의 마작 애니는 볼 수 없는 것일까? 참새가 마작을 치는 데에서부터 볼 용기를 잃어버렸습니다.

결혼반지 이야기 : 4화에서 참지 못하고 하차. 주인공은 오히려 호감인데 히로인들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메이지 격검 -1847- : 액션 활극이거나, 미스테리물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역사물에 가까운 지식을 요구했습니다. 무엇보다 액션 동화가 실망이었습니다.

캡틴 츠바사 시즌 2 주니어 유스 편 : 애니 덕후라면 캡틴 츠바사 정도는 봐줘야지 싶었는데, 역시 진입 장벽이 높았습니다. 오프닝 노래는 좋았습니다.

모모치네 집 요괴 왕자 : 후반부에 예상되는 재미 요소가 있어보이지만, 초반부 몰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 다이어트를 위해 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