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마트'한 세상이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스마트 기기 없이 사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많은 종류의 일들이 자그마한 단말기 하나로 해결된다는 것은 놀라울만큼 편리하니까. 그리고 한때, '보다 더 작게' 만드는 것이 트렌드였던 휴대폰은 스마트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시 큼직해지고 있다.

태블릿 PC는 '점점 커지는' 스마트 시대의 흐름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다. 태블릿 PC 하면 생각나는 브랜드. 시장 점유율 순으로 놓고 보자면 아무래도 애플의 아이패드 시리즈와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우선 떠오른다. 그 외에도 킨들파이어나 넥서스7 등 다양한 태블릿 PC들이 전세계적 스마트 라이프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이 치열한 전장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내놓은 윈도우8 기반 태블릿, 'MS 서피스'가 뛰어들었다. 기술적으로는 짚어볼 것이 여럿 있지만, 게이머 입장에서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플레이 환경. 태블릿인만큼 터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타이틀을 선택해 체험 플레이를 해봤다.



선정된 게임은 '헤일로: 스파르탄 어썰트'(Halo Spartan Assault)의 데모 버전. 343 인더스트리와 뱅가드 엔터테인먼트(Vanguard Entertainment)가 손잡고 개발한 헤일로 프랜차이즈의 최신작으로, 양손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탑다운 슈팅(top-down shooting) 방식을 채택했다.

무엇보다도 기존 시리즈에 비해 간편함을 강조한 것이 큰 특징. 또한, 멀찍이서 내려다보는 시점을 택해 1인칭 방식 게임에 어지러움을 느끼는 사람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덧붙여서 헤일로3와 헤일로4 사이에 위치한 스토리라인을 갖춰 두 타이틀 간의 공백을 채워줌으로써 시리즈 마니아들에게도 플레이해볼 이유가 된다.

'헤일로 스파르탄 어썰트'의 출시 볼륨은 싱글플레이 미션 25개. 데모 버전에서는 이중 A-1부터 A-5까지 5개의 미션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기본적인 조작법과 핵심 시스템 등을 맛볼 수 있도록 그어둔 적정선인 셈이다.






■ 일회용 업그레이드, 캐주얼을 강조한 시스템

조작법은 두 가지를 지원한다. 터치 기반 조작이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으며, MS 서피스는 기본적으로 윈도우 OS를 탑재했기 때문에 마우스와 키보드를 활용한 조작도 가능하다. 이번 체험은 MS 서피스의 터치 기반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조작방식을 변경하지 않은 채로 진행했다.

미션을 시작하기 전, 무기고에서 자신이 사용할 장비들과 XP 획득량을 높여줄 해골을 선택할 수 있다. 장비는 주 무기와 보조 무기 하나씩, 방어구 특수 기능, 그리고 증폭기까지 4종류. 업그레이드는 미션에서 획득한 XP를 소모하거나 크레딧을 결제해서 진행해야 한다.

또, 선택된 장비와 해골은 하나의 미션 동안만 적용된다. 미션을 완료하고나면 적용했던 옵션이 사라지고 기본 세팅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 XP 사정이 빈곤해서 장비를 제대로 챙길 수 없었지만, 초반 미션의 난이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 왼손은 거들 뿐? 아니, 왼손도 중요하다! 조작&인터페이스

미션 브리핑을 확인하고 화면 좌우측을 길게 누르면 게임이 시작된다. 기기를 양손으로 잡고 앉거나 엎드려서 플레이하는 통상적인 자세를 기준으로 보면 엄지손가락이 제일 편하지만, 사실 어느 손가락을 쓰든 터치 인식에 문제는 없다. MS 서피스 자체가 꽤 묵직한 감이 있기 때문에 바닥에 놓고 플레이하거나 후면의 지지대를 이용해 세워놓고 플레이하더라도 컨트롤에 지장이 없다는 것.

일단 움직이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공격. 터치한 곳에서 오른손 엄지를 빙빙 돌려봤지만 들고 있는 총을 쏠 생각이라곤 전혀 없어보인다. 마우스 클릭하듯 툭툭 화면을 터치하자 갑자기 총대를 휘둘러 육탄전을 펼치는 대담함을 보여줬다. 물론 그렇게 쓰라고 준 총은 아니지만...

이 게임의 조작법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왼손은 무빙이요, 오른손은 슈팅'이다. 터치 앤 드래그 시스템으로, 왼쪽 버튼을 드래그하면 해당 방향으로 이동, 오른쪽 버튼을 드래그하면 해당 방향으로 공격하는 방식이다. 전투 컨트롤이 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드래그하면 총을 쏘고 더블 터치하면 근접액션을 취하게 된다.

화면구성은 언뜻 복잡해보이지만, 꽤나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이것저것 몇 번 눌러보면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는 수준이랄까. 무기 교체나 폭탄 투척, 적이 떨어뜨린 무기를 줍거나 탄약보급기를 사용하는 것 모두 직관적인 아이콘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이다.






■ 새로운 느낌은 인정, 조작 편의성은 글쎄...

'헤일로: 스파르탄 어썰트'의 느낌은 대체로 새롭다. 일단 언제나 1인칭 시점이었던 시리즈의 특징을 탈피했다는 점, 양손 터치 앤 드래그 방식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구성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헤일로 시리즈의 팬이라면 원작과는 너무도 달라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작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플레이하다보면 세밀한 컨트롤이 의도한대로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예를 들어 오른쪽 터치 드래그로 사격을 하도록 되어있다보니, 방향을 잡는 순간 이미 대여섯 발 가량의 탄환이 나가게 마련이다. 이때 만약 적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면 고스란히 탄약은 손해가 된다.

무기의 종류를 바꿔봐도 연사 속도가 좀 줄어들 뿐 생각만큼 정밀한 사격은 어렵다. 마우스나 패드의 버튼으로 한 발씩 신중하게 쏠 수 있는 무기들에 비하면 평균적인 탄환 소모가 빠를 수밖에. 미션당 기본으로 주어지는 탄약은 주 무기와 보조 무기를 합해 4~500발 가량이다. 슈팅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헛손질 몇 번만으로도 곧 육탄전으로 전향해 새 무기를 구하러다녀야 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라이트한 슈팅 게임을 지향한 것으로 보이지만, 조작법은 그리 캐주얼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일단 무엇보다도, '터치 기반 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묻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헤일로라는 유명 프랜차이즈를 비교적 부담감없이 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시리즈의 대명사와도 같은, 마스터 치프의 카리스마 넘치는 클로즈업 샷을 볼 기회는 없지만 말이다.

작전 동영상도 볼 수 있는 등, 상당한 디테일함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