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 스포츠의 독일어 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Febiven: Ich war nie mit Deilors Arbeit zufrieden>, 
영어로는 <Febiven: "I never really agreed with how Deilor works.">인데요, 


전직 포커선수였던 'Deilor' 루이스 세비야가 최근 프나틱의 코치직을 내려놓았는데, 프나틱의 미드라이너인 페비벤은 "전Deilor 코치가 일하는 방식이 항상 맘에 안들었습니다." 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기사는 독일어로 쓰여있지만, 영상의 인터뷰는 페비벤이 네덜란드인인 관계로 영어로 진행되었기에 간략하게 번역해봤습니다. 

프나틱과 H2K의 경기가 2시간동안의 지연 끝에 취소되고 화요일로 옮겨진 후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프나틱의 전 코치인 'Deilor' 루이스 세비야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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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터(이하 R): 프나틱의 페비벤 선수! 오늘은 운수가 좋지 않은 날이었어요. H2K와 예정된 경기가 너무 장시간 지연되어서 결국 오늘은 취소되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팀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페비벤(이하 F): 현장 스탭 분들께서 문제를 고쳐주실 때까지 기다려야죠. 저희는 기다리고 테스트하는 거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어요. 오후 5시에 팀챗에 팀원들이 들어왔을 때에는 엄청 집중하고 있었는데, 7시가 지나니까 다들 지쳤고, 그냥 화요일에 플레이하자고 결정했지요. 


R: 두 팀 모두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기인데요. H2K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양팀 모두가 탑라이너를 교체했고, H2K는 원딜러 Freeze와의 트러블이 생기면서 Forg1ven을 복귀시켰어요. 두 팀이 대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좀 격차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F: H2K와 스크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 팀이 낫다고 말하기엔 굉장히 어렵고요, 솔큐에서도 류 선수랑 미드라인전을 해본 적이 없어요. 거의 대등하다고 봐야겠죠. 


R: 최근에 프나틱이 살짝 하향세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Deilor 코치가 떠난 이후로 프나틱의 매니저님은 페비벤 선수가 콜라를 너무 많이 마시고 있다는 트윗을 했고요. :) Deilor가 떠난 후 해방된 프나틱 팀원들은 이제 뭐든지 맘대로 하는 건가요? :)

F: 글쎄요, 전 언제가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해왔거든요. 전에는 콜라 같은거 못 마셨는데, Deilor코치가 나가면서 Deilor의 여자친구분도 같이 나갔어요. 근데 그 여친이 우리의 요리사였단 말이에요. 그들이 나간 후에는 맨날 배달시켜서 먹고 그랬죠. 콜라도 맘껏 마시고요. 한국 전지훈련 시절이 기억나더라고요. 계속 솔랭하고, 계속 스크림하고, 하루에 한 20게임 정도 했어요. EU LCS 정규시즌이 끝나고 지난 2주는 정말 빨리 지나갔고, 그 동안 동기부여가 다시 되어서 되게 좋아요. 이제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었고, 전 정말 패배하기 싫거든요. 

F: (침을 삼키며) 전.... Deilor 전 코치가 일하는 방식을 좋아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이제 니코 코치가 새로 부임해서 다시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팀을 다시 가다듬을 수 있게 되었어요. 


R: 니코에 대해서 몇마디 해주실 수 있나요? 원래 Origen에 있었던 분이잖아요.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팀에는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는지 등등이요. 전 코치와 다른 점이라면?

F: 전 니코가 게임 지식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팀을 단결시켜서 팀플레이를 하도록 하는 능력을 진짜로 가지고 있어요. "지금 바론을 가야해." "지금 용을 먹어야 해." "지금 시야장악 해야해." 이런 식으로요. 그 전에는 이런 점이 정말정말 부족했거든요. 예전 Deilor에겐 우리 다섯명의 팀원들을 단합시키는 그런 게 없었어요. Deilor은 우리에게 "봇 가라, 미드 가라" 하면서 지시하는 타입이 아니었어요. 그는 "여기서 점멸을 쓰는 게 어땠을까?" 하면서 옵션을 제시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러면 선수들끼리 의견을 교환하죠. 근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단 말이에요. 의견이 잘 일치되지 않았어요. 

F: 니코는 좋은 사람(nice guy)이고, 프나틱에겐 그가 더 적합한 코치에요. Deilor는 너무 몰아붙였어요. (Deilor was too tryhard.) 정작 Deilor 본인은 LoL을 플레이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 내적인 요소에서는 별 도움이 안되었어요. 게임 외적의 요소, 그러니까 식단이나 스케쥴, 체육 같은 거에 신경을 썼죠. 그가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우리는 부족한 게 너무 많았어요. 그는 우리 팀원들을 인게임적으로 별로 변화시키지 못했어요. 예컨대, 체육관 한 번 간다고 해서 LOL 실력이 느는 건 아니잖아요. 그가 중시한 가치와 제가 중시한 가치가 달랐고, 그 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겼어요. 


R: 동기를 되찾으셨다고 하셨잖아요. 이번 시즌에는 "EU 최고의 미드라이너 랭킹" 이런 데에 페비벤의 이름이 잘 올라가지 않았는데, 플레이오프에서 과거의 화려한 페비벤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기대해도 될까요? 

F: 전 이런 개인순위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롤은 팀게임이잖아요. 팀이 함께 못했기에 저도 못했습니다. 저 혼자 캐리한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다고 해서 승리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제 실력을 믿기에 사람들의 생각이나 개인랭킹 같은 데에는 신경쓰지 않아요. 전 최선을 다하고, 이런 외부 요소에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R: 이번 화요일에 H2K와의 재밌는 경기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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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반응: 

MartDiamond: "페비벤은 그냥 앞으로 요가 안해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쁜거야. :)"

eta-carinae: "상당히 흥미로운 인터뷰임. 선수하고 코치하고 마찰이 있으면 팀 분위기가 안좋아지지. 게다가, Deilor가 코치할 때 프나틱의 픽밴은 상당히 안좋았으니까, 이제 픽밴이 개선될 거라고 기대해도 되겠다."
  
   ㄴ Vrumalkin: "헛소리마삼 Deilor가 없는 첫 픽밴부터 두시간씩 걸리고 픽밴 마치지도 못했는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