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원이삭이 승자전에서 의외의 고전을 펼친 끝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월 19일, 강남 곰exp 스튜디오에서 열린 핫식스 GSL 32강 E조 경기에서 김명식을 상대로는 수월히 승리를 거뒀으나, 방태수를 상대로는 저그의 강렬한 공격력에 어려운 싸움을 펼치면서 2승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2세트에서 패배의 목전에 있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상황을 반전시키며 역전승을 일궜다. 다음은 원이삭과의 승자 인터뷰다.



Q. 오늘 어렵사리 16강에 오른 소감은?

진출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왔는데 이렇게 승자조에서 힘든 싸움 끝에 올라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했다. 저그전 연습은 아예 안했다. 기본기로 승부를 볼 생각이었는데 방태수가 정말 잘했다. 예전에 알던 방태수가 아니라 당황했다. 배짱을 잘 부리더라. 배제할 것은 딱 배제하고 까다로웠다. 다른 저그들과 다른 느낌이어서 힘들었다.


Q. 연습은 주로 어떻게 했나?

테란전과 프로토스전을 집중적으로 했었다. 승자전에는 정우용 선수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한 빌드가 있었는데 쓰지 못했고, 명식이랑 할 때도 준비한 빌드가 있었는데 16강 때 한 번 보여줘야 할 것 같다.


Q. 1경기는 어떻게 풀어나갔나?

명식이가 점멸 추적자를 할 것 같았다. 그 위주로 연습을 했고, 그대로 하더라. 1경기는 실수만 안하면 무난하게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상대의 점멸 추적자가 이득보려다가 내게 발각되고 전부 잡혔는데 명식이가 이거 지면 흔들리겠다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2세트 때 바로 광자포 러시를 시도했다.

하지만 명식이도 준비한게 있었다. 10관문 3차관 올인을 하려고 했다. 내가 빌드 상성상 이길지는 몰랐다. 광자포 러시가 차관 올인을 이길 것이라고는 몰랐는데 상대가 추적자를 잃는 실수를 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승자전 때 때 어려운 경기를 펼치게 된 이유는?

1경기 때 양심없을 정도로 부유한 빌드로 출발했더라. 그것까진 내가 인정했지만 저글링이라도 뽑게 만들려는 심정으로 수정탑을 꽃으러 갔는데 저글링을 하나도 안찍더라. 그래서 느꼈다. '오늘 컨셉 잡았구나, 확실히 째는구나' 라고 느꼈다.

환상 불사조로 둥지탑을 봤는데 타이밍 러시를 안가면 계속 휘둘리다 질 것 같았다. 공격적으로 갔다가 싸먹혔는데 후회가 되는 부분이 귀환을 바로 헀다면 운영으로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상대가 약간 무식할 정도로 공격적인 스타일임을 느꼈고, 그 부분에 말렸다.

2경기에서도 상대가 너무 남자답게 하더라.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불멸자가 싸먹히면 내겐 승산이 없었다. 20초만 더 지났으면 내가 항복하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본진으로 무리하길래 버티면서 불멸자가 쌓이면 이길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2경기 이기고나서 재밌다는 생각과 함께 3경기에서도 똑같이 할 거니까 맞춰서만 하자고 생각했다.

상대가 정말 잘했다는 생각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세레모니를 한 것이다. 상대를 말리게 잘 하는 것 같다.


Q. 이번 시즌 목표는?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고, 경기 시작하기 전에 '내 고향은 GSL'이라고 말했지만 결승에 오른 적이 없었다. 4강이 제일 최고였는데 2014년 GSL 첫 시즌 4강 벽을 넘어서 결승에 가서 우승을 하고 싶다. 국내에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Q. 16강에서 붙고 싶거나 피하고 싶은 선수가 있나?

피하고 싶은 선수는 없고, KT 선수들이면 누구와 붙어도 상관없다. 특히 주성욱 선수와 붙고 싶다. 결승에서 너무 아쉽게 졌다.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평소에 안 하던 실수가 잦았다. 팀을 구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러지 못해 팀에게 죄송하고 나 자신에게 화가났다.

주성욱 선수가 이기고 나서 나를 때리는 듯한 세레모니를 하고 나를 혼내주고 싶다고 인터뷰를 하셨더라. 세레모니를 당해서 화가나는 것은 아니지만 주성욱 선수가 잘 하는 것을 알고 있다. 래더에서도 엄청 유명하지 않나. 우리 팀에서도 인정을 많이 한다. 주성욱 선수와 한번 붙어보면 재밌는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싶고 한 수 배운다는 느낌으로 임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종족 최강전 때 영호형과 붙었다. 사전 인터뷰에서 영호형이 자 세레모니를 하지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진짜 못 들었다. 영호형에게 정말 미안하다. 영호형이 게이머를 싫어하는 적이 없었지만 내가 처음이란 말에 고개를 떨구고 너무 민망해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자 세레모니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셨더라.

경기를 막상 이기고 나니 자 세레모니를 해야할 것 같았다. 기분 나쁘라고 그런게 아니라 관계자 분들도 원하기도 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영호형에게 사과하고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좋겠다. 나도 영호형과 경기하면 항상 재밌고 기분 좋다. 아직 져 본적은 없지만 져도 기분 좋을 것 같다. 영호형이랑 GSL에서 붙거나 프로리그 높은 곳에서 붙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