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조합, 하지만 매끄러운 진행과 호흡이 돋보였다"


월드오브탱크의 두 번째 공식 리그 WGL APAC을 진행중인 세 명의 중계진, 정준, 이동진, 김태형의 첫 번째 방송이 끝난 뒤의 평가는 후했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 수많은 이스포츠 리그를 중계했던 이들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생소한 조합이기는 합니다. 실제로도 세 명이 함께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까요. 여기에 더해 온게임넷에서 본격적으로 월드오브탱크 리그 중계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깊이 있는 해설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표한 이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기에, 이들의 안정감 있는 진행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 세 남자는 월드오브탱크 리그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으며 팬들의 걱정을 단숨에 잠재웠습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짚어주는 해설과 초보 친화적인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며, 월드오브탱크를 모르는 이들도 쉽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죠. 기대 이상의 호흡으로 매끄러운 진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박수를 받았습니다.



▲ WGL APAC 실버 시리즈를 중계하고 있는 정준 해설, 이동진 캐스터, 김태형 해설


인터뷰를 위해 WGL APAC 실버 시리즈의 3주차 경기를 끝마친 세 명의 중계진을 찾아갔을 때에는 때아닌 '군대 이야기'가 한창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굳이 월드오브탱크와 연관 지을 필요는 없는 일상적인 남자들의 대화였지만, 어쩌다 군대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는 대략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도 월드오브탱크에 대한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기억은 수없이 많이 있었으니까요.


이동진 : 예비군 훈련 나왔어요.

김태형 : 어휴, 끔찍해라.

정준 : 태형이형은 민방위도 끝난거 아니에요?

김태형 : 나는 이 일(이스포츠 해설) 시작할 당시에도 이미 예비군이었어.

정준 : 전쟁나면 태형이형은 도망가고, 저는 집 지키고, 동진이형은 싸우러 가면 되겠네요.

이동진 : 아...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벤 가족 여러분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태형 : 나, 김캐리야! (웃음) 온게임넷과 함께 시작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많은 게임을 중계해 본 해설자 김태형입니다.

정준 : 화석이죠.

이동진 : 암모나이트죠.

정준 : 온게임넷 8년째 막내 정준입니다. 위도 안빠지고, 밑으로도 안 들어오고, 말년 병장이 20명인데 아무도 전역을 안하네요.

이동진 : 배우 겸, MC 겸, 캐스터 겸, 7095부대 탄약수 출신 예비군 2년차 이동진입니다.

김태형 : 가장 중요한 승무원인데 왠지 모르게 제일 먼저 죽는 병과죠 탄약수는. (웃음) 이동진 해설위원의 자리는 사실상 '전차장'이라고 봐야 해요. 양 쪽에 앉은 해설 사이에서 중계 자체를 이끌어 가야 하는 입장이거든요.


Q. 그동안 여러 게임들을 중계해 오셨는데, 월드오브탱크라는 게임의 중계에 도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태형 : 사실, 저는 그동안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한국 서버가 열리기 전부터 게임을 했으니까요. 월드오브탱크는 이미 세계적으로 정말 잘 나가는 게임이었고, 저도 그만큼 준비를 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동안은 마땅한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한동안 접어두었던 월드오브탱크를 이번 기회에 다시 준비하게 된 거고요.

이동진 : 전역 후에 월드오브탱크 리그 제의가 들어온 뒤에 게임을 한창 해 보고 있었는데, 온게임넷 카메라 감독님들중에 월드오브탱크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걸 알았어요. 덕분에 게임 친구들이 생긴거죠.

정준 : 게임 해설자들은 굵직한 신작이 출시되면 대부분 직접 플레이를 해 봐요. 하다 보면 일로 이어져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순수하게 재미있어서 하는 경우도 있죠. 사실, 월드오브탱크의 첫 인상은 '열 받게 하는 게임'이었어요. 특히, 기껏 조준해서 쐈는데 '도탄되었습니다!'라는 승무원 음성을 들었을 때가 그랬어요. 오기가 생겼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1년째 하고 있더라고요.

김태형 : 저희가 그 오랜 시간을 같이 해왔어도, 이렇게 하나의 게임을 중계하기 위해 모인 것은 처음이에요. 중계라는 것은 세 명이서 해야 해서 호흡이 중요해요. 보통은 초반에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이렇게까지 처음부터 잘 맞는 경우도 보기 어렵거든요. 제가 생각해도 신기해요.





Q. 각자 월드오브탱크를 즐기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각자가 생각하시는 월드오브탱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태형 :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중에 하나로, 성취욕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월드오브탱크는 목표가 아주 분명한 게임이라 쾌감을 불러오는 것 같아요. 굉장히 재미있죠. 끊임없이 할 거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매 판마다 상황이 달라져요. 수백 판, 수천 판을 타도 전혀 다른 양상이 나오면서 질리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렇죠.

정준 : 10티어를 타게 되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새로운 트리에 도전하고, 새로운 전차에 도전하다 보면 또 다른 전차, 또 다른 맵이 등장해요. 끝이 없죠.

김태형 : 남성 게이머에게 있어 전차란 화약 냄새가 느껴지는, 밀리터리에 대한 로망을 자극하는 소재죠. 수많은 전차를 '애마'처럼 몰 수 있게 된다는 것에 대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동진 : 처음 예상보다 몰입감이 대단했어요. 더구나 포병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게임에서 느껴지는 포성이나 탄이 터질 때의 느낌이 더더욱 와닿더라고요.


Q. 어떤 전차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정준 : 저는 골탱이죠. 일단 가장 많이 타니까요.(웃음)

김태형 : 지금은 소련 T-62a를 목표로 달리고 있어요. Jagdtiger 8.8랑 T34, IS-6로 앵벌도 겸하고 있습니다.

이동진 : 리그가 진행되면서 태형이형 계정에 골탱이 점점 늘더라고요 하나씩.

정준 : 저는 1티어도 함부로 버리지 못 하겠더라고요. 나중에 또 타고싶어질까봐. 그래서 차고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어가는 중입니다.

이동진 : 저는 마우스요. 남자라면 마우스! 마우스는 최고죠.

김태형 : 현실에서도 각지고 중후한 느낌의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난 저는 날렵하고 매끈한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전차를 탈 때도 이런 취향이 반영되나 봐요. 성능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을 더 먼저 봐요. (웃음) 마우스보다는 T-62a같은 전차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Q. WGL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어려었던 점이 있었나요?

김태형 : 제 입장에서 힘들었던 점은, 급히 준비해야 했다는 점이죠. 도중에 월드오브탱크를 쉬었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다양한 국가의 전차를 모두 소화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어요. 깊이있는 해설을 위해서는 실제 그 전차를 타고 느끼면서 경험을 축적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부족했죠. 그래서 정준해설에게 많이 의지했던 것도 있어요. 집에 컴퓨터가 다섯 대에요. 다섯 대의 컴퓨터에 여러가지 게임을 동시에 켜 놓고 이것 저것 해야 하거든요.

이동진 : 다들 마찬가지였을 거에요.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어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고, 최소한 경기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수준에 걸맞는 중계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으니까요.

게임 내적으로는, 골탱으로 자유 경험치를 모아서 티어를 올릴 것이냐, 한 전차에 꾸준히 경험치를 모아서 올릴 것이냐 하는 고민도 있었죠. 쌓여있던 경험치를 자유 경험치로 바꾸는 것이 힘들죠 제일.

김태형 : 그러니까, 골드가 문제였다?


Q. 그동안 수많은 리그를 진행해 오셨는데, 다른 리그와 월드오브탱크 리그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태형 : 여자가 없어요!

이동진 : 현장에서 해설을 하다 보면, 관객들의 '기'라는 것이 느껴져요. 똑같이 500명이 있는 현장이라 하더라도, 느낌이 확실히 다르거든요. 마치... 전차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김태형 : 관객분들의 리액션이 확실히 좋아요. 다른 게임보다 더 남성적으로 표출하는 느낌이랄까요?

정준 : 심지어 관객석 앞에서 중계하는 저희에게 직접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어요. 생중계 중에 그 분들이 대화를 시도 하셔서 무심결에 대답할뻔 한 적도 있었죠. (웃음)

그밖에도, 충성도가 굉장히 높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남성분들 위주로 모이다 보면 분위기가 딱딱할 수도 있는데, 굉장히 좋아해 주시고 호응도 많이 해 주시고요.

이동진 : 가족 단위가 많다는 점도 큰 차이점이죠. 아버지와 아들, 아니면 온 가족이 야구장 찾듯이 함께 놀러온다는 점이 굉장히 좋아요.


Q. 월드오브탱크 리그는 관중 동원력이 유독 높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WGL APAC도 첫 경기부터 경기장을 꽉 메울 정도로 많은 관중이 모이고 있는데,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김태형 :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벤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실제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짚어주니까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죠.

이동진 : 마케팅 면에서도 높이 사고 싶은 점이, 게임 내에서 구할 수 없는 전차를 준다는 점. 그리고 관람하기 좋은 주말 시간대에 경기를 하다 보니까 팀 단위로, 혹은 클랜 단위로 관람하기 편하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흥행을 위한 게임성과 이스포츠로써의 가능성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잖아요, 월드오브탱크가 이스포츠로써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태형 : 게임을 불문하고,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가 함께 긍정적으로 발휘되는 게임이 성공을 했어요. 시청자들이 봤을때 끊임없이 움직이고 볼 거리가 생겨야 한다는 점이죠. 스피디한 플레이가 계속 나오기 위해서는 경기의 룰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이동진 : 월드오브탱크는 이스포츠 리그를 진행하는 많은 게임들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게임이에요. 하지만 리그에서까지 현실성에 목멜 필요는 없다고 봐요. 룰을 조금만 더 유동적으로 놓고 보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정준 : 지금 진행중인 실버 시리즈, 그리고 골드 시리즈까지는 한국만의 독자적인 룰을 사용하더라도, 아시아 토너먼트로 넘어가면 다시 국제 룰을 사용해야 해요. 이런 부분들이 통일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죠.


이동진 : 그래서 '장동민 룰'을 넣어야 한다니까.





Q. 장동민 룰이라는 것이 뭔지?

이동진 : 연예인들로 이루어진 게임 모임이 있어요. 종종 PC방에 모여 같이 게임도 하고 대회도 하는 모임인데, 여기서 장동민씨가 만든 룰이 있거든요. 조별로 리그를 하면 매 경기 시간을 기록해서, 이기더라도 빨리 이긴 팀이 유리함을 가져가는 룰이에요. 서로 공격적인 부분에 집중하다 보니까 오히려 실수가 발생해서 역전을 당하기도 하고, 최대한 빨리 경기를 끝내도록 만드는거죠.

김태형 : 보는 재미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선수들에게 공격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분명 수비가 더 유리한 상황인데 공격하지 않는다고 선수들을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렇기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룰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해지는 거에요.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일반 유저들과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는 점이에요. 리그를 15:15로 하기는 어렵지만, 수많은 전차들이 있는데 몇몇 전차들만 사용하게 된다는 점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걸 선수들 탓으로 돌릴 수는 없거든요. 결국 룰이 바뀌는 수밖에는 없어요.

정준 : 몇몇 팀과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자주포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선수들이 이런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서 나오는 것도 리그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월드오브탱크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 대단한것 같아요.

이동진 : 리그에 참여하고 경기하는 것을 스스로 즐기는 팀들이 많다는 점도 리그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죠.

김태형 : 선수들의 의식이 세련되어지는거죠. 대회를 열어도 그들만의 리그가 되면 안 되거든요. 선수들 의식도 내 상금만 먹고 나가겠다는 식이 아니라, 함께 즐기자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여기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수 - 팬 - 주최측(방송사, 게임사) 사이에 서로 끊임없이 교류해야 해요.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ARETE를 비롯한 강팀들이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팀이 활약할 기회가 적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태형 : 분명,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에요. 대중성의 문제죠. 새로운 선수, 새로운 팀의 유입이 그만큼 없다는 반증이거든요. 게임 자체의 인기도 그렇지만, 이스포츠도 언제까지고 뉴페이스가 등장하지 않으면 점점 힘들어져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Q. WGL APAC은 이전 리그에 비해 경기 규칙이나 진행 방식이 많이 바뀌었는데, 가장 기대하고 있는 변화는 어떤 점인지?

이동진 : 리그를 준비하면서 방송사와 개발사의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어요. 1, 2세트 무승부 이후에 강습전이 나온다는 점. 이 룰이 추가되면서 리그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이런 룰 하나로 좀 더 공격적이거나 재미있는 경기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선수들도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거죠.

정준 : 리그를 이끌고 있는 PD님 의도도 그렇고, 태형이형 의도도 그렇고, '밝게 가자'고 방향을 잡았어요. 그만큼 중계 중에도 세명이서 수다 떠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고요.

김태형 : 그 게임을 어느정도 해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표현들이 있어요. 리그 중계로 월오브탱크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이걸 이해할 방법이 없죠. 그래서 해설 중간에 이런 표현이나 용어들을 풀어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리그를 이끄는 위치에 있는 모두가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룰이 하나 바뀌면서 전반적인 경기의 분위기가 바뀌었듯이, 저희도 게임사도 더 적극적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 구축전차를 타고 등장한다거나, 자주포를 주력으로 사용한다거나 하는 모습도 나올 수 있도록요.

이동진 : 동일 전차 중복 금지라거나? 맵 밴픽에도 조금 변화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정준 : 그런 신선한 전략이 나온다면 저희도 상당히 치켜세워 줄 의향도 있습니다! 확실히 띄워드릴게요. (웃음)

이동진 : 그런 면에서 5, 6주차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어요. 벌써 어느정도 순위가 굳어져 간다는 점은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는 평소 보여주지 않던 독특한 전략을 시험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Q. WGL APAC을 중계하는데 있어서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김태형 : 일단 신규 게임은 아니지만, 많은 유저들이 유입되어 함께 즐겨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게임사도, 방송사도 이스포츠 종목으로 생각하고 진행하는 것이라면, 무엇보다 유저가 많아야죠. 저희도 그런 의미에서 신규 유저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수준을 맞추고 있는 거고요.

'중계는 재밌어야 한다.' 이것이 제 모토에요. 너무 무겁지 않고 시청자들이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해설하려고 합니다.

정준 : 그 반면, 저는 디테일하게 분석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실제 해설이 시작되면 태형이형이 굉장히 직관적인 해설로 운을 띄워주죠. '몰아 치는데는 AMX 50 100이 최고다!' 처럼요. 그 다음에는 제가 세부적인 해설을 하기가 훨씬 쉬워져요.

김태형 :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죠.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컸지만, 이전 리그부터 꾸준하게 시청했던 분들의 눈높이가 충분히 예상되었으니까요.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중계 분위기를 찾기 위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정준 : 기존 중계진의 해설을 보면 조금은 매니악하다 싶은 부분까지도 깊이있게 잘 풀어줬어요. 해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죠.

이동진 : 분위기에요, 즐거운 분위기. 중계하는 사람들이 즐겁지 않으면 보는 분들이 즐거울 수가 없죠. 그런 의미에서 저희 세명의 관계를 가장 우선시 해요. 평상시에도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같이 게임하는 날도 많죠.





Q. 세 분의 중계 포지션을 월드오브탱크의 승무원 병과로 표현하자면?

이동진 : 수리스킬 습득한 무전수요. 필요가 없죠 (...)

김태형 : 이동진이는 전차장일 수 밖에 없죠. 중심에 있으니까요. 육감이 조금 떨어져도, 전차장은 전차장이니까요. (웃음)

정준 : 태형이형이 조종수죠. 전 포수쯤 되려나요?

이동진 : 제가 사수인 것 같아요. 포 격발하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안하거든요. 아니다, 포반장인가? 포반장이 아무것도 안하고 시키기만 했었는데.


Q. 지난 중계에서 '여성 관객을 점차 늘리는 것이 목표'라는 발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해 나갈 생각이신지?

김태형 : 그래도 한두 분씩 오시면 확 띄워 드리잖아요. 그 이상 어떻게 해요. (웃음)

정준 : 더 오시게 할 방법은 딱히 없는데, 일단 오시면 확실하게 책임지겠습니다.

이동진 : 여성분 입장시 스태프 대기실에서 풀메이크업을...

김태형 : 월탱걸을 빨리 어떻게든 해야겠네.

이동진 : 골드 시리즈 올라가면 우리 세명 모두 웃통을 벗을까요?

정준 : 처음에는 고무보트를 머리 위에 얹고 하자는 말도 있었죠, 그러고 보니까.

김태형 : 베레모에 마이크를 차고 한 번 해 볼까? 아니, 이런 것들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뭔가 변화를 주고 웃음을 줄 수 있다면야 당연히 해야 하는거죠.

이동진 : 저는 웃통 벗고 위장까지 할 수 있어요 정말.


Q. 이번 리그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김태형 : 여성 관객 현장 집계 10명. 그리고 월탱걸의 도입이요. (웃음)

정준 : 최종 목표는 러시아 붉은광장 앞이나 세종대왕상 앞에서 결승전 하는거요. 에어쇼도 하면서.

이동진 : 지금도 게임사 관계자분이 지켜보고 있는데, 용감한 발언이네요.





Q. 마지막으로, 월드오브탱크 인벤 유저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태형 : 저희는 후발 주자입니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보시면서 '정말 재미있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준비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수분들께도 한마디 하고 싶어요. 선수는 어느정도의 쇼맨십이 필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이스포츠를 위해, 관객들을 위한 '보는 재미'를 위한 노력도 함께 해 주었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어요.

정준 : 불같은 성원과 열정에 정말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앞으로 워플레인과 워쉽까지 이어져서 세 게임 모두 이스포츠 리그를 중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근 워쉽 개발자 노트 영상을 봤는데, 정말 기대되더라고요.

김태형 : 제가 이래뵈도 밀리터리 게임을 꽤나 좋아합니다. 예전부터 밀리터리 게임을 많이 했었거든요. 워쉽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동진 : 매 주 현장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각자의 취향이나 욕심도 있을텐데도 중계진에 호응해 주시고 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수들에게도 지루하지 않고 다양한 전략으로 매 주 좋은 경기 펼쳐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욕심이 있다면, 한국 팀들이 더 성장해서 세계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어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골드 시리즈부터는 저 대신 전용준 캐스터가 진행을 하게 될 테니 별로 재미 없을겁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