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에서도 종종 나오는 역전승이지만, 해외 경기는 유난히 심한 것 같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5주차 역시 수많은 이변과 역전승이 나왔다. 괜히 '북미잼', '유럽잼'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게 아니다. 그에 걸맞은 경기가 많이 나왔다.

순위 변동도 거의 없다. MYM과 팀 코스트를 제외한 팀들이 아직도 충분히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5주차는 1위 대결이 치열했다. IEM 카토비체 출전 자격이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SK 게이밍과 프나틱이, 북미에서는 TSM과 CLG이 이 자리를 두고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4팀 모두 의외의 팀에게 패배하면서 순위 변동이 없었기에 SK 게이밍과 TSM이 IEM 카토비체 출전권을 획득했다.


▲ LCS EU 5주차 대진 & 결과

■ 엘레멘츠와 MYM의 끝없는 추락

시간이 지날수록 LCS 유럽의 중위권 싸움이 매우 흥미롭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 엘레멘츠는 자이언츠 게이밍을 상대로 말도 안되는 역전승을 허용한다. 이 경기의 영향이었을까? 엘레멘츠는 로캣에게도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 '윅드' 대신 투입된 '케빈'은 전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오버파우'의 이렐리아에게 고전한 것. '윅드'가 이 장면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을지 매우 궁금하다.

MYM 역시 총체적 난국이다. 딱히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모든 라인이 쉽게 무너지고, 운영 또한 깔끔하지 못하다. 그나마 '호로' 조재환과 '코리'는 양호하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이 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이 틀림없다. MYM은 현재 1승 9패로 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류' 류상욱의 H2K는 폼이 올라오고 있다. 강력한 봇 듀오를 바탕으로 중반부터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류상욱 역시 중요한 순간에 상대방을 끊어내는데 이바지했다. 무엇보다 유럽 1위 팀 SK 게이밍을 잡은 것은 의미가 크다. 시즌 초반에 우울한 모습이었던 H2K가 이번 5주차를 계기로 반전을 만들 수 있을까?


▲ LCS NA 5주차 대진 & 결과

■ '이매진' 장현수가 합류한 윈터폭스, '피글렛' 채광진은 벤치행

윈터폭스에 드디어 '이매진' 장현수가 합류했다. 비자 문제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장현수가 LCS NA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팀 리퀴드를 상대로 훌륭한 이니시에이팅을 선보이면서 한타를 이끌었다. 장현수가 가세한 윈터폭스의 호흡은 한 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었다. 팀 리퀴드를 잡으면서 1일 차에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다음 날 팀 디그니타스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비록 2승을 거두지 못했어도 확실히 팀 분위기가 살아난 듯한 윈터폭스였다.

5주차의 가장 큰 이슈는 '피글렛' 채광진의 벤치행이었다. 팀 리퀴드는 과감하게 채광진을 제외하고 '키이스'를 기용했다. 이 선택은 모든 팬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윈터폭스를 상대로 '키이스'는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징크스의 궁극기로 멋진 장면도 연출했지만, 전체적으로 기본기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TSM을 상대로 엄청난 플레이를 선보이며,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핑크빛 염색 내기에서 승리한 TSM. '핫샷'과 '레지날드'는 즐거운 마음으로 5주차를 시작했다. 그러나 5주차의 주인공은 이 둘이 아닌 C9이었다. C9은 TIP와 CLG를 잡으면서 5주차에 2승을 거둔 유일한 팀이 됐다. 무엇보다 C9에서 돋보인 선수는 바로 '레모네이션'이었다. 베이가와 브라움을 선택해 서포터도 캐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로써 순식간에 3위로 치고 올라온 C9. 앞으로 LCS NA는 더욱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 바이와 드레이븐?


금주의 UP & DOWN



(UP) 자이언츠 게이밍 - 6연패를 끊은 이변의 주인공!

자이언츠 게이밍은 1주차에 거둔 2승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패배했다. MYM과 함께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시점에 2승을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 바로 지난 시즌 유럽을 제패한 엘레멘츠와 이번 시즌 다크호스 UOL를 제압한 것.

사실 경기력 자체만 보면 부족한 부분이 보였다. 분명 완벽과는 거리가 먼 팀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저력이 있다. 기묘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30분이 지나는 시점부터 한타나 특이한 운영으로 상대를 흔든다. 엘레멘츠와 UOL 모두 당하고 말았다. 특히, 엘레멘츠의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약 40분간 유리했던 경기를 순식간에 패배하고 만 것.

자이언츠 게이밍에게 운이 따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다. 침체했던 분위기를 끌어올릴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기세 오른 자이언츠 게이밍은 6주차에서 프나틱을 상대할 예정이다. 만약 프나틱마저 꺾는다면 팀 명과 어울리게 유럽의 거인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 자이언츠 게이밍 vs 엘레멘츠 글로벌 골드



(DOWN) SK 게이밍 - '전승'이라는 달콤한 꿈을 꿨습니다...

아직 유럽 1위를 달리고 있는 SK 게이밍. 하지만 5주차에서 2연패를 당하면서 그들의 전승의 꿈은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여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패배에서 SK 게이밍의 약점이 노출되고 말았다.

SK 게이밍의 핵심 선수는 원거리 딜러 '포기븐'이다. 많은 팀이 그의 성장을 막지 못했고, 후반에는 그의 폭발적인 딜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래서 프나틱과 H2K는 작전을 바꿨다. 봇보다는 미드와 탑을 중심으로 공략한 것. 이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미드에서 일어나는 소규모 전투에서 프나틱과 H2K가 이득을 챙겼고, 그 격차를 이용해 스노우 볼을 완벽히 굴렸다.

이제 겨우 2패다. SK 게이밍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솔직히 선수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만했을 법하다. 무엇보다 '유럽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고 있었기 때문에 해이해졌을 수도 있다. 팬들은 이 패배를 기반으로 한 층 성장한 SK 게이밍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금주의 명장면

▲출처 : LoL Highlights

바론 스틸이 만든 기적

일방적인 경기였다. 당연히 엘레멘츠가 쉽게 경기를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상상도 못 할 일이 일어났다. 자이언츠 게이밍이 바론 스틸에 성공한 것. 여기부터 기적이 시작됐다. 정신이 혼미해진 탓일까? 엘레멘츠는 어이없는 실수를 했고 그 결과는 패배로 직결됐다. '프로겐'은 10킬 0데스 8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패배하는 비운의 사나이가 됐다.

▲ LCS 스프링 5주차 순위


일러스트 = 석준규 사진기자(lass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