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도 '페이커' 이상혁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7일 아침 2017 리프트 라이벌즈 대회가 열리는 대만 까오슝 컨벤션 센터에는 오후에 경기가 있음에도 이상할만큼 긴 줄이 서 있었는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SKT T1의 팬 분들이 팬미팅 번호표를 받기 위해 어제 저녁부터 집에 가지 않고 줄을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LMS와 LPL 경기가 열리는 3일 차 일정에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리프트 라이벌즈 대회가 어떻게 느껴질 지, 대만 팬 분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일단 리프트 라이벌즈 대회는 다른 국제 대회들과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 대회 컨셉이 한국, 중국, 대만이 지역을 대표해서 싸운다는 컨셉인데요. 사실 롤드컵이나 MSI에서도 중국, 대만 팀들을 만났거든요.

대만 팬 분들을 직접 만나면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성 팬 분들이 일단 정말 많고 한국 팬분들처럼 열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장에서 '페이커' 선수의 할머니를 포함한 가족분들과 만난 이야기도 나눠봤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한국 분들이기에 인사를 드렸더니 '제가 페이커 할머니입니다' 하시면서 '페이커' 선수를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신 것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할머니가 예전부터 굉장히 뿌듯해 하셨어요. 대만이 한국과 거리가 멀지 않아서, 여행 겸 해서 가족 친척 분들과 다함께 대만에 왔어요. 저는 경기가 있어서 함께 시간을 보내진 못했는데, 가족 분들은 여러군데 많이 돌아다니셨다고 하세요(웃음)."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장에서는 LMS와 LPL의 대결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두 지역의 팀들과 함께 붙어본 입장에서 이상혁는 두 리그 중 어느 리그가 더 잘한다고 생각할까요? 그리고 북미, 유럽 지역의 리프트 라이벌즈 이야기도 질문해봤습니다.

"일단, 제가 두 경기를 치렀고 모두 이겨서 비교하긴 힘들 것 같아요. LMS가 성적이 좋긴한데 크게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오늘 경기에서 결정이 되지 않을까요? 북미, 유럽 지역은 소식만 듣고 경기는 한 두 경기 정도만 지켜봤어요. 일단, 제가 직접 상대해봤을 때는 북미가 좀 더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것도 지난 롤드컵 때 일이라 이번 대회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만-중국, 북미-유럽은 라이벌 관계가 확실히 눈에 띄지만 한국과는 라이벌이라 칭할만한 지역이 없는데요. '페이커' 선수에게 그래도 한 지역을 라이벌로 꼽는다면 어디를 이야기하고 싶은지 물어봤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딱히 라이벌이라 부를만한 지역은 없는 것 같다고 하네요. 아직까지 한국을 위협할 강자는 만나지 못했다면서.

이제 선수생활 5년 차에 접어들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 그는 그동안 연애를 해보진 않았을까요? 지난해 스트리밍을 하면서 자주 핸드폰을 들여다봤다는 첩보를 듣고 이상혁 선수에게 물어봤습니다.

"연애는 아직 한 적이 없어요. 제가 작년에 핸드폰을 자주 본 거는 솔로랭크가 잡히는 동안 할 게 없어서 핸드폰을 자주 사용했던 것 같아요. 음.. 이제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는 해요. 시간이 된다면, 연애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은퇴 후의 일도 물어봤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은퇴를 하고 나면 무슨 일이 하고 싶을까요? e스포츠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가 궁금했습니다.

"어떤 일을 할진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어요. 아직은 프로생활에 전념하고 싶거든요. 은퇴를 한다면 아무래도 e스포츠 관련 일을 할 것 같아요. 만약에 그 쪽 일을 하지 않게된다면, 과학과 사람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네요. 사람의 뇌, 이런쪽? 예전에 한 번 이야기 했었는데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페이커 선수는 현지에 있는 대만 팬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먼 곳에서도 언제나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방금도 팬 미팅을 하고 왔는데, 대만에도 한국만큼 팬 분들이 많고 열정적이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한국에 있지만, 먼곳에서도 응원해주신 것 정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