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LPL 팀들은 특유의 전투 능력을 선보이며 상위 라운드로 향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2015-16년 모두 롤드컵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LPL을 제패했던 EDG, RNG와 같은 강호들이 롤드컵만 되면 주춤거렸고, 8강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 롤드컵에서는 그룹 스테이지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RNG가 삼성 갤럭시를 상대로 2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경기력 역시 한층 더 날카로워졌기에 지난해 이상의 결과를 낼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8강 상대가 예전처럼 LCK팀도 아니기에 오랜만에 롤드컵 4강으로 향할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4강을 노리는 RNG의 경기력은 막강하다. 현 메타에 맞게 원거리 딜러 '우지'를 중심으로 한타 구도를 잘 만들어낼 줄 아는 팀이다. 초반부터 상대가 예상한 것보다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려 교전을 유도하고 게임이 승리로 마무리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흐름대로 게임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탁월했다. 탑 라이너 '렛미'가 갈리오-럼블을 활용해 한타에 힘을 실어주면서 잘 버티는 삼성 갤럭시를 상대로도 그대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반대로 RNG의 유일한 약점은 자신들의 흐름이 끊겼을 때, 다시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G2를 상대로 초반 스노우볼이 막히자 그대로 승기를 내준 바 있다. '트릭' 김강윤의 활약이 대단했지만, RNG가 스스로 반격 기회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자신이 원하는 흐름대로 게임을 이끌어간 팀이 RNG다. 단기전에서 통하던 그림을 다전제에서도 완성한다면, 이후 경기까지 영향을 줄 정도의 기세를 타게 될 것이다.

2015-16 롤드컵까지 한국이 아닌 지역에서 유럽만이 유일하게 4강에 올라왔다. 그리고 이번에 RNG가 유럽의 마지막 주자 프나틱과 4강 자리를 두고 대결하게 됐다. 한동안 유럽이 자리 잡고 있던 그 자리에 중국의 RNG가 새로운 강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RNG가 중국 팀 중 가장 먼저 4강에 오르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21일 진행되는 8강 3경기를 통해 지켜보도록 하자.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8강 3경기

RNG VS 프나틱 - 5판 3선승 (21일 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