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 LCS의 100 씨브즈는 참 재미있는 팀이다. 창단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팀이지만, 걸출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맞이한 NA LCS 스프링 스플릿에서 정규 시즌 1위와 포스트 시즌 2위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팬들의 기대를 받았다. 섬머 스플릿에서는 정규 시즌 3위와 포스트 시즌 4위로 이전보다 조금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강팀으로 분류된다.

신구 조화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팀이기에 이런 좋은 성적을 빠르게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썸데이' 김찬호와 '류' 류상욱, '아프로무' 등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과 '안다', '리카라'와 같은 경력이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선수들, 그리고 그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코디 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이번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도 주목받을 만한 NA LCS 팀이다.

한국에 부트캠프를 차리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100 씨브즈 멤버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썸데이'와 '류'의 얼굴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조금은 이른 시간대의 인터뷰였기에 선수들은 살짝 피곤해보이기도 했지만 롤드컵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진지한 눈빛을 보냈다.

※ 해당 인터뷰는 지난 9월 27일 진행됐다.


Q. 한국 부트캠프에서 롤드컵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프롤리 : 여기 5일 전에 도착한 것 같다. 몇몇은 좀 더 일찍 도착했다. 여기서 스크림은 잘 되는 편이다. 한국 팀들은 만나진 못했으며 EU LCS 팀, 그리고 터키 팀과 스크림을 진행했다. 아직 모든 지역 리그 팀들이랑 붙어보진 못했다. 향후 이들과 진행하게 될 스크림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 '프롤리' 헤드코치


Q. 여기 와서 쉬는 시간은 없었는지. 며칠 전 추석이었다.

코디 선 : 자유시간이 많진 않았다. 주로 다들 부트캠프에서 연습하고, 몇 시간씩 랭크 게임을 진행하는 정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연습을 시작 하기 전에 나랑 '안다'는 잠깐 다른 숙소에서 따로 지냈다. 그때 한국 PC방도 경험해봤다. 그리고 홍대 쪽도 걸었는데, 멋있는 상점이 많더라.

'썸데이' 김찬호 : 추석이긴 했는데, 연습 때문에 집에 갈 순 없었다. 부트캠프가 인사동 쪽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많고 다들 재밌게 보내는 것 같더라.

'류' 류상욱 : 나도 여기서 계속 연습했다. 그래도 엄마가 날 보러 오셔서 함께 송편을 맛있게 먹었다.


Q. 이번 섬머 스플릿은 스프링과 비교했을때 어땠는지?

아프로무 : 나한테는 큰 차이가 없었다.

프롤리 : 메타가 크게 바뀌어서, 섬머 스플릿은 확실히 스프링 보다 힘들었다. 스프링 때는 확실히 해야할 것들을 알고 있었는데 섬머 때는 달랐다.


Q. 메타가 조금 안정된 지금, 이번 롤드컵 메타는 어떨 것 같나?

아프로무 : 솔직하게 나는 현재 메타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룬도 바뀌고 여러 패치도 있었는데, 결국 한타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태다. 팀워크가 중요해졌다는 점은 우리 팀한테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Q. 팀에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다. 이런 풍부한 경험이 롤드컵에 어떤 도움을 줄 것 같은지?

'썸데이' 김찬호 : 롤드컵 같은 중요한 대회에선 긴장하기 쉽다. 그렇지만 상대도 똑같이 긴장하기 때문에 결국 얼마나 긴장을 덜 하고 실수를 줄이는 쪽이 유리하다. 이게 강팀의 비결이다. 우리들이 올해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그동안 여러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정작 롤드컵 경험은 많지 않다. 나도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에 따라 긴장하는 정도가 바뀌는 편이라 두고 봐야할 것 같다.

▲ '썸데이' 김찬호


Q. 선수들은 경험이 많지만, 팀 자체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어떤 노력으로 팀을 NA LCS 상위권 팀으로 만들었나?

'류' 류상욱 : 다들 경험이 많아서, 딱히 뭘 많이 할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그저 다 같이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 '류' 류상욱


Q. 100 씨브즈의 플레이스타일을 요약해달라.

안다 : 우리는 초반보다 중후반에 더 잘하는 팀이다. 그래서 다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경기 초반에도 조금 더 힘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Q. 팀의 모구단은 NBA의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다. 스포츠 구단이 도움을 주고 있는데?

프롤리 : 곧 이에 관련된 영상이 공개될 것이라 자세하 얘기할 순 없지만, 지난 스프링 스플릿 막바지에 우리를 직접 클리블랜드로 데리고 와서 NBA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해줬다. 정말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류' 류상욱 : 1층 제일 앞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정말 키가 크더라(웃음). 공에 맞을까 무섭기도 했다.


Q. 이번 롤드컵의 핵심 포지션은 어디로 생각하는지?

코디 선 : 메타가 더 안정화 되서 탑 라인에 탱커 챔피언이 등장하고 공격적인 미드-정글이 자주 나올 것 같다. 아무래도 미드-정글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Q. 프나틱과 iG를 그룹 스테이지에서 만난다. 이들과 만난다는 걸 알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리카라 : 개인적으로 꽤 자신 있다. 프나틱이랑 iG는 정말 잘하는 팀이지만, 우리도 꾸준하게 연습해왔으며 두 팀을 상대로 승산이 있다고 믿고 있다.


Q. 이번 롤드컵 때 특별히 상대해보고 싶은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아프로무 : 상대가 누구인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저 수준 높은 경기를 경험해보고 싶다.

코디 선 : 난 프나틱과 iG와의 경기가 기대된다. 왜냐하면 올해 그들의 봇 듀오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봐왔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두 팀의 플레이스타일을 좋아한다. 특히, '레클리스와 다시 한번 붙어보고 싶다.

'류' 류상욱 : 딱히 누구와 붙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 그저 프나틱과 iG를 그룹스테이지에서 꺾고
싶은 생각 뿐이다.

안다 : 개인적으로 '타잔' 이승용과 붙어보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그가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

'썸데이' 김찬호 : iG가 정말 잘한다고 들었다. kt 롤스터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도 궁금하다. 만약 kt와 붙게 된다면 최대한 높은 자리에서 붙어보고 싶다.

▲ 정글러 '안다'


Q. '스코어' 고동빈이 LCK 우승을 차지하고 예전 동료들이 생각난다고 인터뷰를 해서 화제였다. 그걸 봤을 때 어땠는지.

'류' 류상욱 : 우승하는 걸 보고 기분 좋았다. 뭐 딱히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웃음). 멤버들끼리 단체 대화방이 있는데 거기서 다들 축하한다고 해줬다.

'썸데이' 김찬호 : 나도 kt 롤스터에 몸담고 있을 때 (고)동빈이 형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 결국 e스포츠에서는 결과가 중요하긴 하다. 그동안 kt 롤스터에 있다가 떠났던 선수들이 많다. 동빈이 형이 잘하고 있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Q. 북미 팀들이 이번 롤드컵때 잘 할 것 같은지?

프롤리 : 팀 리퀴드와 우리 팀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줄 것 같다. Cloud 9의 경우에는 B조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힘들 것 같다. 이번 메타가 조금 더 안정화 된다면, 팀 리퀴드는 분명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만약 100 씨브즈가 B조에 속했으면 어땠을 것 같나.

'류' 류상욱 : 다른 조들과 비교했을 때,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안다 : 부트캠프 전이라면, 우리도 B조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 답변했을 것이다. 우리가 이번에 얼마나 연습을 하는지에 달려있는 것 같다.


Q. 이번부트 캠프에서 발전시키려고 한 점은?

'류' 류상욱 :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했다. 북미에서는 우리를 상대로 딱히 공격적으로 하는 팀이 많진 않았다. 하지만 여기 와서 느끼는 거지만, 상대방이 정말 공격적이다. 그래서 우리도 이기기 위해선 공격적인 플레이를 익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글러인 '안다'와 더욱 공격적으로 하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조금 색다른 활동을 준비했다. '브래인맵'이라는 건데 가운데 부분에는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자유롭게 적으면 된다. 나머지 부분도 알맞게 채워넣고 가장 작은 부분에는 그나마 가장 적게 생각하는 걸 적어달라.

프롤리 : 첫 번째 부분은 명예다. 나는 유럽에 있다가 북미로 넘어왔는데, 이번이 북미 지역을 대표하는 첫번째 기회다. 북미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 그룹에 유럽 팀에 들어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커뮤니케이션도 항상 내 머릿속에 있는 거다. 선수들에게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정말 많이 말하곤 한다. 또한, 1 경기 때부터 우리 팀에 좋은 분위기를 형성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 작은 점에는 스트레스를 적었다. 그냥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우리가 일하는 환경 자체가 스트레스를 많이 동반하긴 하지만...

▲ '브레인 맵'을 작성 중인 100 씨브즈

아프로무 : 게임에 대한 시야와 지식이 내겐 중요하다. 왜냐하면 경기를 하면서 항상 모든 것을 알고 인지하는 걸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정도 적었다.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되면 화가 난다. 맨 위에는 동정을 적었다. 만약 누군가 힘든 시간을 보낸다면 대화를 하면서 이를 해결해주고고자 한다. 또 다른 부분은 자신감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감을 불어 주는 것을 좋아한다. 작은 점은 편안함이다. 나는 항상 편안함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리카라 : 내겐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팀에서도 집중하는 부분이고 점점 나아지는게 느껴진다. 우리의 성공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 나도 많이 집중하고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동료 의식이다. 또한, 서로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우리는 연습 때 실수를 많이 하는데 이를 이해해주고 함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기에서 진다고 슬퍼하면 안되기 때문에 슬픔을 적기도 했고, 작은 점에는 공허함을 적었다.

코디 선: 내게 가장 중요한 점은 LoL이다. 연습과 랭크게임 등 LoL과 관련된 모든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중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내 팀이다. 친구 또한 중요한데, LoL 프로씬에서 사귄 친구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친구들까지 모두 소중하다.

▲ '코디 선'(좌)과 '류' 류상욱


한국 음식 또한 정말 좋아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려고 노력한다. 또한 멘탈을 적었는데 한국 랭크게임은 북미와 비교했을 때 정말 힘들다. 특히, 사람들이 진지하다는 것을 느끼고 절대 '항복'을 안하려고 한다(웃음). 그리고, 나는 LoL 외에 다른 즐길거리를 찾고 있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를 적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을 즐긴다.

'류' 류상욱 : 중앙 부분에는 프나틱과 iG를 이기는 것이다. 또 다른 부분에는 잠을 적었다. 나는 항상 잠을 더 자고 싶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음식도 적었다. 그리고 군대도 중요하다.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늦게 가고 싶다. 우리 스폰서도 적었고 운동하기도 적었는데, 마음이 잘 따라주진 않는다.

안다 : 한국 랭크게임이 중요하다. 또한 K-pop도 좋아한다. 멘탈 관리도 필요하다. 한국음식을 특히 좋아하는데, 요샌 편의점에서 한국 음료수를 마셔보고 있다. 맛있더라. 그리고 올해가 내 LCS 첫 해이자 롤드컵 첫 경험이다. 자신감 있게 해내고 싶다. 작은 점은 자유시간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세 번 방문했었는데 항상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썸데이' 김찬호 : 가장 큰 부분에는 롤드컵을 적었다. 또 미래를 적었는데, 나는 죽기 직전까지 내 미래를 걱정할 것 같다. 군대 또한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풀 적당한 방법이 없어서 취미를 적었다. 그리고 '앰비션' 강찬용 선수와 '스코어' 동빈이 형을 보면서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 아, 그리고 거리에서 커플들을 자주 볼 수 있어서 부럽다. 아무래도 내가 외로움을 타나보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아프로무 : 한국, 사랑해요!

안다 : 롤드컵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나 뿐만 아니라 팀원들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

'썸데이' 김찬호 : 매번 한국 팬들에게 하던 말이 있다. 각자 할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조만간 또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내 예상보다 그럴 수 있는 날이 빨리 찾아왔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