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오버워치 리그 시즌2가 드디어 15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작년 7월 30일 그랜드파이널 이후로 7개월 넘게 기다린 만큼 많은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새로운 팀들이 리그로 합류해 총 20개 팀이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한 스테이지당 7경기 정도 소화해 이전 시즌보다 다양한 팀들의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올해는 리그의 지역연고제를 살려 여러 지역에서 경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에는 LA에서 모든 경기를 치르고 그랜드파이널만 뉴욕에서 열렸다면, 올해는 '홈 경기 주말 시리즈' 이벤트가 도입될 것이다. 4월 27-28일에 댈러스 퓨얼의 연고지를 시작으로 7월 6일-7일 애틀랜타 레인, 8월 24일-25일에 LA 발리언트의 연고지에서 경기를 주최하게 된다.

상금은 작년보다 150만 달러가 늘었다. 총 상금 500만 달러(한화 약 56억)를 두고 우승 시 20만 달러를 받는 스테이지 타이틀 매치와 110만 달러를 획득하는 그랜드 파이널에서 대결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새롭게 합류한 팀이다. 기존 강팀들이 시즌1의 주전 로스터를 최대한 유지한 가운데, 주전으로 활동하지 못했던 선수들과 컨텐더스,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 모여 새로운 팀에 합류했다. 기존 강팀과 새로운 팀 간의 대결 속에 새 시즌 승자는 어떤 팀이 될 것인가.



■ 탱커 vs 딜러 vs 힐러, 시즌2 어느 역할군 강팀이 우승할까



오버워치 리그는 장기전이다. 작년에는 7월 30일에 막을 내렸다면, 올해는 정규 시즌만 8월 말까지 잡혀있다. 우승한 프로게이머들도 장기전의 어려움에 대해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이를 버틸 힘을 지닌 팀이 마지막 승자로 살아남을 수 있다. 작년에도 최고의 성적을 낸 팀들을 보면, 역할별 최고의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팀이 어려울 법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잘 해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놀라운 저력을 발휘해 우승으로 이끈 팀도 있다. 최상위권 팀원 모두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그 중 돋보였던 팀별 역할군은 어디일까.

가장 먼저 소개할 포지션은 런던 스핏파이어의 스테이지1과 그랜드파이널 우승을 이끌었던 탱커 라인이다. 작년 한 해 '제스처' 홍재희와 '퓨리' 김준호는 런던의 단단한 탱커 라인을 책임졌다. '제스처'가 윈스턴으로 공격과 수비의 판을 짜놓으면, 서브 탱커인 '퓨리'가 디바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고 궁극기로 놀라운 킬까지 만들었다. 오버워치 월드컵 국가대표들 대부분이 '퓨리'에 대해 실수 없는 플레이와 아군 케어를 칭찬한 바 있다. 중요한 무대에서 흔들림이 없는 강한 탱커라인을 자랑하는 팀이 런던이다.

아쉬웠던 점은 시즌 중반 런던의 부진이다. 런던 역시 올해는 시즌 중반 부진과 우려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을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탱커 라인의 힘이 이번 시즌에도 발휘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힘을 보여줄 것이다. 작년 그랜드파이널에서 2차전으로 진행한 LA 글래디에이터즈와 대결에서 런던은 이런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1차전 완패 후 2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결승까지 갈 기회를 잡았다. 힘든 상황에서도 탱커 라인이 팀의 중심을 잡아줬기에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반대로 우승 한 번 없이 그랜드 파이널 준우승까지 올라간 팀도 있다. 필라델피아 퓨전은 시즌 초반만하더라도 '카르페' 이재혁 '원맨팀'으로 불릴 정도로 딜러에 대한 의존도가 뚜렷한 팀이었다. 작년 한 해 가장 중요한 딜러 영웅을 뽑자면 위도우메이커다. '카르페'는 한 발, 한 발에 팀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EQO'가 합세해 딜러 강팀으로 거듭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시즌 중에도 꾸준히 타이틀 매치에 이름을 올린 결과 그랜드 파이널 준우승까지 내달린 것이다.

힘든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능력. 확실히 필라델피아 퓨전의 경기를 보면서 딜러의 손에 많은 게 달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함께 한 '플레타' 김병선 역시 '카르페'의 변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카르페'를 비롯한 딜러들이 어떤 변수로 게임을 지배할지 궁금하다.

▲ '쪼낙'(좌)-'아나모'(우)

마지막으로 기대를 뛰어넘은 활약을 선보인 역할군인 힐러진을 소개하겠다. 뉴욕 엑셀시어를 넘어 국가대표 힐러진으로 활약한 '쪼낙-아크-아나모'. 이들은 힐러가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올린 선수들이다. 뉴욕 엑셀시어의 다른 팀원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부터 충실히 했다. 작년 스테이지2에서 메르시가 핵심 영웅이었던 시절에는 '아크' 홍연준이 최고의 힐량을 자랑하며 든든히 팀원을 받쳐줬다. 상대 팀의 메르시 잘리면서 흔들렸다면, '아크'는 끝까지 살아남아 팀의 스테이지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쪼낙' 방성현과 '아나모' 정태성은 힐러, 그 이상의 플레이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쪼낙'은 젠야타로 딜러 못지 않은 킬을 기록하며 정규 시즌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아나모' 역시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루시우를 활용해 수많은 낙사 플레이와 궁극기 활용으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오버워치에서 힐러가 단순히 힐만 한다는 인식을 넘어선 것이다. 나아가, 팀의 정규 시즌 1위의 성적과 국가대표 우승까지 이끌었던 역할군이 힐러라고 할 수 있다.



■ 시즌1 분명했던 컨텐더스와 리그의 격차, 팀 단위로 넘어온 시즌2는?



이번 시즌 가장 눈여겨볼 변화라면 역시 컨텐더스 출신 선수들의 대거 합류했다는 것. 작년에도 시즌 중에 컨텐더스 출신의 팀원들이 각 팀에 합류하긴 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리그와 컨텐더스 간의 격차가 느껴질 정도로 리그 무대를 넘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동안 컨텐더스 선수들이 다급하게 리그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웠다면, 이제는 준비할 기간 역시 충분히 많아졌다. 게다가,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팀원 모두가 함께 리그로 올라온 경우도 생겼다. 대표적인 팀이 컨텐더스를 우승하고 캐나다로 넘어온 밴쿠버 타이탄즈(전 러너웨이 1기)다. 결승전 무대에서 명경기를 펼치고 왔기에 그 기대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였던 콩두 판테라 출신 팀원들 '디케이-로어'와 '띵-루피-영진-코마' 역시 각각 LA 글래디에이터즈와 상하이 드래곤즈로 입단해 리그 활약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 밖에도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했던 해외 컨텐더스 선수들이 리그에 합류한다. 그동안 나이 제한으로 합류하지 못했던 '플라워' 황연오가 XL2 활동을 마치고 뉴욕 엑셀시어로 합류한다. 그리고 이번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영국의 이변을 이끌었던 탱커 '퓨전스' 역시 '감수'의 자리를 대신해 보스턴 업라이징에서 활동하게 됐다. 작년에는 미국 경쟁전 최상위 랭커이자 월드컵의 기대주였던 '시나트라'가 시즌 중반에 합류했지만,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올해 새롭게 합류한 오버워치 월드컵 스타들의 활약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 부활을 꿈꾸며... 다른 팀에서 재도전하는 프로들



지난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많은 팀원으로 로스터를 꾸렸다. 하지만 팀 스타일에 맞고 꾸준히 좋은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는 소수 밖에 없었다. 교체 출전 역시 성공적인 경우가 드물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시즌 중에도 후보군에 속한 많은 선수가 이적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할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시즌2에 '벤치를 지켰던' 이들에게도 새로운 팀에서 주전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 시즌 런던 스핏파이어, 댈러스 퓨얼을 거친 '라스칼' 김동준이 이번 시즌에는 샌프란시스코 쇼크로 향했다. 힐러로 포지션을 변경한 '기도' 문기도 역시 서울 다이너스티를 떠나 워싱턴 저스티스에 입단하게 됐다. 토론토 디파이언트는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리그 경험이 있는 '네코-엔비-애셔'를 중심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팀이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이적을 보여준 바 있는 '피셔' 백찬형이 시즌2에 다시 한번 이적한다. 시즌1에서 런던에서 LA 글래디에이터즈로 이적한 '피셔'는 팀의 타이틀 매치와 그랜드파이널에 올려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에는 메인탱커 자리가 빈 서울 다이너스티로 합류했다. 시즌1에서 서울은 힐러 '류제홍'이 메인 탱커로 활동할 정도로 크게 흔들린 적이 있는 팀이다. 새롭게 합류한 '피셔'가 아쉬웠던 서울 다이너스티의 부활까지 해낼 수 있을지 역시 새 시즌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팀 공식 SNS

■ 오버워치 리그 2019 시즌 개막전 일정

2월 15일(금)
1경기 (09:00) - 필라델피아 퓨전 vs 런던 스핏파이어
2경기 (10:30) - 뉴욕 엑셀시어 vs 보스턴 업라이징
3경기 (12:00) - 서울 다이너스티 vs LA 글래디에이터즈
4경기 (13:30) - 상하이 드래곤즈 vs 항저우 스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