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리그오브레전드를 한다'고 말하면, '소환사의 협곡'에서 게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말이나 랭겜이라는 표현도 별다른 설명이 없으면 '소환사의 협곡'에서 노말, 랭겜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3:3 '뒤틀린 숲'에도 노말, 랭크 게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만큼 '소환사의 협곡'이 대중적인 모드라는 뜻이겠네요.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에 '소환사의 협곡'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시 플레이 가능한 '뒤틀린 숲', '칼바람 나락' 모드는 물론, 비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우르프' 모드나 이벤트 형식으로 열리는 각종 모드들도 있죠.

리그오브레전드에 또다른 색깔을 더해주는 모드들! 이번에는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던 기간 한정 모드들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 리그오브레전드에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기간 한정 모드들!


■ 다섯 쌍둥이가 싸운다 '단일 챔피언' 모드

일반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는 팀원들이 여러 챔피언을 조합하여 한 팀을 짜게 됩니다. 밴픽 과정이 없는 비공개 선택 게임에서는 상대방과 같은 챔피언으로 플레이하기도 하지만, 아군이 나와 같은 챔피언을 선택할 순 없죠.

그런 상식을 뒤엎은 게임 모드가 있습니다. 바로 '단일 챔피언 모드'가 그것입니다. 단일 챔피언 모드에서는 기존의 픽 상식과 달리, 중복 챔피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니, 선택할 수 있다기보다는 해야 한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단일 챔피언 모드에서는 정해진 챔피언 하나를 모든 팀원이 플레이 해야만 합니다!

▲ 5 가렌, 5 직스...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는 '단일 챔피언 모드'


단일 챔피언 모드는 팀원 모두가 같은 챔피언을 플레이 해야 하기 때문에 소환사의 협곡과는 또 다른 밸런스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OP였던 챔피언이 단일 챔피언 모드에서도 OP라는 법은 없었죠.

특히 같은 챔피언끼리 특수 효과를 공유할 수 있는 챔피언들의 시너지 효과는 단일 챔피언 모드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리우스'의 과다출혈 중첩을 아군 모두가 쌓기 때문에 손쉽게 풀스텍을 만들 수 있고, '신드라'는 아군의 구체를 공유하여 공놀이가 가능하죠. '트런들'은 수많은 '얼음 기둥'도 무섭지만, 서로 공유되는 장판 버프 효과로 폭발적인 철거 능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초의 기간 한정 모드이기도 한 단일 챔피언 모드는 지금까지 몇 번 돌아온 전적이 있습니다. 재단장할 때마다 맵이나 밴, 시작 레벨, 경험치 획득량 같은 부분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모든 팀원이 같은 챔피언을 다룬다는 부분은 바뀌지 않은 모드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건물을 터뜨려 버리는 5 트런들! 덤으로 '매드라이프'도 터졌다 (영상 출처: MadLife TV)


■ 더 빠르게, 더 신나게! '우르프(URF)' 모드

챔피언들은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마나나 기력 같은 자원을 사용해야 하고, 자원이 충분하더라도 스킬의 쿨타임을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이런 규칙들이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쿨타임? 마나 소모? 이런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그냥 스킬을 쏴서 맞추면 더 즐거울 텐데 말이죠.

이런 상상을 만족 시키는 모드가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는 'URF(Ultra Rapid Fire)' 모드입니다. URF, 다시 말해 우르프 모드는 마나와 기력 소모 값이 없습니다. 스킬 쿨 타임도 훨씬 짧죠.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간의 스킬 교환과 전투가 끊임 없이 펼쳐지는 즐거운 게임모드입니다.

▲ 노쿨, 노마나! 스킬을 쏟아내는 게임을 실현한 우르프 모드!


우르프 모드는 2014년 만우절 이벤트로 첫 등장했습니다. 첫 등장인데다, 워낙 극단적인 모드다 보니 강력한 OP 챔피언들도 많았죠. 당시에는 체력 회복에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소나'는 끔찍한 유지 능력을 자랑했고, 결국 우르프 게임 기간 중 '지나치게 혹사 당했다'는 이유로 글로벌 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5년 만우절에도 진행되었던 우르프 모드는 유저들의 많은 사랑에 힘입어 지금은 비주기적으로 돌아오는 게임 모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횟수를 거듭하면서 우르프 모드 또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처음 챔피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최근 진행되는 우르프 모드는 칼바람 나락처럼 랜덤으로 챔피언이 선택됩니다. 회복과 보호막과 관련된 스킬들은 성능이 하향 되어 적용되며, 패치마다 우르프에서의 챔피언 밸런스도 따로 조정됩니다.

아무리 밸런스 조정을 한다고 해도, 태생이우르프 모드이다보니, 이곳에선 특정 챔피언들이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그점에 유저들이 열광하는 것이겠죠. '가렌'처럼 일반 게임보다 우르프에서 더 맹위를 떨치는 챔피언도 있을 정도로, 우르프 모드의 챔피언 밸런스와 전략은 소환사의 협곡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 믹서기?! '샤이'의 우르프 가렌 플레이 (영상 출처: 디스 이즈 샤이)


■ 얕봤던 AI와 다시 싸울 시간 '초토화 봇'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었습니다. 인공 지능의 발전을 상징하는 사건이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그렇게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죠. 평소에 볼 수 있는 인공 지능들은 그렇게 똑똑해 보이지는 않거든요.

리그오브레전드의 AI도 그리 똑똑하진 않습니다. 오랫동안 별다른 발전이 없었던 리그오브레전드의 AI들은 조금이라도 익숙해진 유저들 앞에서는 별 문제 없이 해치울 수 있는 장난감 정도로 전락하고 맙니다.

시시한 AI들을 알파고로 만들어주는 모드? '초토화 봇 모드'는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강력한 AI들에게 도전해야 하는 모드입니다.

▲ 2016년 '티모 강림'으로 돌아온 초토화 봇 모드 트레일러


사실 초토화 봇 모드는 리그오브레전드의 AI의 지능을 향상 시키는 모드는 아닙니다. 단순히 스킬 효과를 강화한 것이죠. 하지만 이 단순한 스킬 효과 강화가 너무 강력했기에, 오히려 유저들의 도전 욕구가 자극되었습니다. 모드 클리어에 성공하면 아이콘 보상을 획득할 수도 있었죠.

▲ 아니, 이런 걸 어떻게 다 피하라고요?


게임은 최초 출시된 2014년 버전과 이후 수정을 거쳐 다시 등장한 2016년 버전이 있습니다. 첫 버전은 강화된 스킬을 보유한 AI를 상대로 승리를 차지하는 클래식한 스타일이었고, 다시 등장한 초토화 봇 모드에서는 압도적인 위력의 AI를 상대로 수비를 펼쳐 최종적으로 '악마 티모'를 처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말 그대로 악마적인 생김새의 '악마 티모'는 평소 쌓아둔(?) 이미지대로 악마 같은 모습을 잘 표현해 냈습니다. 덕분에 유저들도 챔피언 이미지와 스킨, 게임 모드 삼박자가 모두 잘 맞아떨어진 모드라는 평가를 내렸죠.

▲ 진짜 악마 같은 티모


■ 스킨 스토리와 게임 모드의 만남? '별 수호자 침공'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챔피언 스토리와 별도로 스킨에도 스토리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기 스킨 시리즈인 '별 수호자'는 이런 스킨 스토리로 게임 모드까지 등장했었죠.

'침공 모드'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이 게임 모드는 공허 생물들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별 수호자 맴버들의 이야기를 그려 냈습니다. 침공 모드는 기존 별 수호자 스킨 시리즈에 새로운 챔피언들이 합류한데다, 생각보다 뛰어난 게임성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 별 수호자 스킨 & 모드 트레일러


침공 모드는 유저가 아닌 AI를 상대 하는 PVE 모드로, 별 수호자로 제한된 챔피언 폭과 4 단계로 구성된 스테이지로 유저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 주었습니다. 죽은 아군을 서로 부활시키면서 전진하는 모습은 그동안 소환사의 협곡에서 유저들과 경쟁하는 것과는 다른 분명 종류의 재미가 있었죠.

일반보다 훨씬 어려웠던 '맹공' 난이도 역시 유저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했습니다. 해당 게임 모드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커뮤니티에서 맹공 클리어 파티를 모으는 모습이나 각종 클리어 팁을 공유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유저들이 기대하던 스킨과 그 설정을 잘 녹여낸 고 퀄리티 게임 모드. 과연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던것 같네요.

▲ 별 수호자 '침공 모드' 소개 (영상 출처: 리그오브레전드 롤큐)


■ 게임 속 게임! 넥서스가 직접 돌격하는 '돌격! 넥서스'

게임 하나에 다양한 미니 게임을 담은 모드가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돌격! 넥서스 모드'를 아시는 군요. 돌격! 넥서스 모드는 게임 중간중간 미니 게임 형식의 이벤트가 진행되는 독특한 형식의 게임 모드 입니다.

돌격! 넥서스 모드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속 이벤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깥으로 나가면 큰 대미지를 입는 '배틀 로열', 수레를 적 진영으로 밀어내는 '수레를 밀어라', 티모를 사냥하여 골드를 얻는 '황금 티모'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며, 승리한 팀은 전투에 유용한 버프를 받는 형식이죠.

▲ 게임 도중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 승리 시 보너스가 주어진다


그 외에도 해당 모드에서는 '대자연의 힘', '서풍', '죽음불꽃 손아귀' 등 과거에 삭제된 아이템도 만나 볼 수 있어 오랫동안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던 유저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 돌격! 넥서스 모드는 게임 시간이 소환사의 협곡에 비해 짧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게임 시각 18분이 되면 '단판승부 돌격! 넥서스' 이벤트가 진행 되는데, 각 진영의 넥서스가 일어나 적 진영으로 돌격하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돌격! 넥서스'입니다.

▲ 게임이 안 끝난다고? 그땐 '돌격! 넥서스' 타임이다.


■ 온라인 RPG 같은 맛? 챔피언 강화로 더 강해지는 '오디세이: 구출'

'오디세이: 구출' 모드는 '오디세이' 스킨 시리즈와 연계된 게임 모드입니다. 오디세이 챔피언을 선택하여 힘을 합쳐 최종적으로 '케인'을 쓰러뜨려야 하죠. 스킨 스토리를 모드로 구현했고, PVE로 진행되는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이라는 점에서 지난번 별 수호자 '침공' 모드와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 오디세이 스킨과 함께 등장한 오디세이: 구출 모드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여 최종 보스를 쓰러뜨리는 오디세이: 구출은 챔피언 '강화' 시스템으로 다른 모드들과 차별점을 두었습니다. 게임 도중 오디세이 퀘스트를 완료하면 강화 슬롯을 얻으며, 이렇게 추가한 강화 옵션들은 일반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했습니다.

강화는 아주 강력한 옵션인만큼 해당 모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습니다. 중복이 허용된 챔피언 조합과 강화 빌드를 어떻게 선택 하느냐에 따라 게임 클리어가 갈릴 정도였으므로, 최종 난이도인 '맹공'을 클리어하기 위해 많은 유저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었죠.

보스 '케인'의 다양한 패턴도 오디세이의 색다른 재미 요소 였습니다. 다양한 장판 공격, 아군과 가까워지면 피해를 입는 기술 등, 오디세이: 구출은 리그오브레전드로 온라인 RPG의 던전 보스를 사냥하는 듯한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오디세이: 구출 모드는 인기를 끌었던 침공 모드와 유사한 진행 방식에 독자적인 요소를 성공적으로 결합하면서 유저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 오디세이: 구출 모드의 특징이자, 핵심인 챔피언 강화

▲ '케인'과의 전투는 온라인 RPG 게임의 보스 공략을 연상케 했다


지금까지 리그오브레전드의 기간 한정 모드들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모드들이 출시되었기에 모든 모드들을 담지는 못했지만, 그때 모드로 즐겼던 색다른 재미를 곱씹어 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소환사의 협곡'이 가장 대중적이고 사랑 받는 게임이지만, 때때로 이렇게 협곡과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모드들로 새로운 자극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독특한 콘셉트의 모드들이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