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라이엇 게임즈가 전세계 LoL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챔피언 업데이트 투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다섯 챔피언으로 한정하여 진행된 해당 투표에서는 '우디르'가 37.2%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라이엇 게임즈의 발표에 따르면, '우디르'는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린 챔피언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디르'는 먼저 챔피언 업데이트가 확정되었던 '문도 박사' 이외에 따로 챔피언 업데이트가 진행될 챔피언으로 선정 되었습니다. '우디르'의 업데이트 작업은 곧 시작될 예정이며, 2022년 초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 향후 대규모 업데이트 챔피언으로 선정된 '우디르'


위의 '문도 박사'나 '우디르'처럼 시각 효과 및 게임 플레이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업데이트는 챔피언 리워크 혹은 리메이크 등으로 불립니다. 이러한 업데이트 작업은 스플래시 아트, 인게임 모델링 변경은 물론, 인게임 플레이에 근간이 되는 스킬 구조를 개편하는 대규모 수정을 동반합니다.

이러한 대규모 업데이트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구식화 된 챔피언의 개선이죠. 리그오브레전드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10년 이상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입니다. 그만큼 초기에 작업된 챔피언과 최신 챔피언 사이에는 캐릭터 모델링 퀄리티부터, 스킬 경향까지 큰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픽 개선은 리워크 작업 중에서도 대다수 유저들에게 지지를 받는 요소입니다. 오래전에 출시된 챔피언들은 다소 투박한 그래픽과 모델링, 스플래시 아트를 가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령 '모데카이저'의 넓적한 '피자발'처럼 말이죠. 새롭게 업데이트 된 '모데카이저'는 유저들에 원성을 샀던 '피자발'이 수정된 말끔한 형태로 개선 되었습니다.


▲ 넓적한 '피자발'까지 개선된 '모데카이저'. 좌측은 구버전, 우측은 리워크 후


스킬 구성의 변경도 챔피언 리워크의 핵심 요소입니다. 다만 이 경우는 그래픽 업데이트에 비해 다소 호불호가 갈리곤 합니다. 예를 들어 구식 챔피언의 타겟팅 스킬은 리워크를 거치면 대개 논타겟팅 스킬로 변경됩니다. 이는 리스크와 리턴 구조로 하여금 챔피언 스킬을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기존의 타겟팅 스킬을 좋아했거나 쉽거나 안정적인 조작을 선호하는 유저에겐 다소 아쉬운 변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비록 테마나 콘셉트를 유지했다고 하더라도 변경된 스킬이나 기믹이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유저들이 종종 그리워하는 구버전 '그레이브즈'는 지금과 달리 일반적인 평타를 사용하는 원딜 챔피언이었습니다. 업데이트 된 '그레이브즈'는 길어진 장전 시간과 적에게 막히는 탄환, 몸이 뒤로 밀리는 궁극기로 산탄총을 더 극적으로 표현하게 되었지만, 현재는 정글 포지션으로 이동하며 챔피언의 쓰임새도 바뀌었습니다.

기존 테마를 계승했다고 하더라도, 스킬 등의 인게임 변화가 크다면 변경된 챔피언에 괴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구식 챔피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면은 좋지만, 내가 알던 챔피언 같지는 않다는 거죠.


▲ 그리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원딜 시절의 '그레이브즈'
(영상 출처: 롤면사리 유튜브 채널)


한편, 챔피언 리워크의 시기가 조금 어긋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리워크가 진행 됐던 '아트록스'와 '볼리베어'는 처음 리워크가 논의 되었던 때에는 쓰는 사람만 쓰고, 뭔가 부족한 챔피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챔피언들입니다. 하지만 막상 리워크가 적용될 시기에는 바뀐 메타와 챔피언 활용법의 연구 등으로 두 챔피언 모두 1티어 챔피언으로 사랑 받는 상황에서 리워크가 적용 되었습니다.

비교적 최근 리워크가 확정된 '문도 박사'와 '우디르'도 어느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종종 활약했던 '문도 박사'는 차치하더라도, '우디르'는 최근 LCK 대회까지 활발하게 등장하며 랭크와 대회 양쪽에서 전에 없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죠.


▲ 아이러니하게도 전성기를 맞이한 지금 리워크가 확정 된 '우디르' (통계 출처: fow.kr)


반대로, 오랫동안 승률 상위권을 유지했음에도 낮은 픽률을 벗아나지 못했던 '스카너' 같은 챔피언은 어떤 면에서든 유저들에게 어필할 매력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겠죠.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스카너'는 지금이 바로 리워크가 적용될만한 적기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챔피언의 활약이나 등장 빈도만으로 리워크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그래픽이나, 챔피언 테마를 더 잘 구현해내기 위해서도 리워크가 진행됩니다. 실제로 라이엇 게임즈는 투표 단계에서부터 '우디르'의 리워크 방향성을 '시대에 뒤쳐진 외형 개선'이라고 밝히기도 했었죠.

이처럼 챔피언 리워크는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고, 필요성도 때에 따라서 변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리워크를 통한 득이 실보다 많은 것으로 평가 됩니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구식이 된 챔피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유저들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니까요.

최근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우디르'는 챔피언 메커니즘을 뜯어 고치기 보다는, 시대에 뒤쳐진 외형 개선과 현대화된 아트를 신경 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적용될 '문도 박사', '우디르'의 리워크가 새로운 활력과 기존 특성 사이에서 좋은 밸런스를 잡은 모범적인 리워크 사례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챔피언 '우디르'의 업데이트 모습을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