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커리지매치(준프로게이머 선발전), '스타크래프트2 루키리그'의 첫 걸음인 '루키리그 선발전'이 25일 용산e스포츠 보조경기장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 날 경기는 오전조, 오후조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각 조 결승전 승자 2명이 상위 리그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총 80여 명의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참가해 격돌한 끝에 오전조에서는 김동균(19, 프로토스) 군이, 오후조에서는 서태희(21, 테란) 군이 우승했다.

한국 e스포츠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이 '스타크래프트2 루키리그'는 아마추어 게이머들의 기량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를 마련하기 위해, 또 프로리그에 양질의 선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스타크래프트2 루키리그'는 '루키리그 선발전'으로 시작해 '루키리그 진출전', '루키리그 본선'으로 구성돼 있으며, 본선 진출 시 프로게이머 자격을 받게 된다.

선발전에서 입상할 경우 상위 리그인 진출전 참가 자격을 획득하며, 진출전을 통해 본선에 진출하여 프로게이머 자격을 얻게 된 경우에는 3월과 9월에 열리는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본선은 매회 본선의 성적에 따라 승격강등제가 도입될 예정이며, 누적된 성적 포인트에 따라 랭킹 산정 및 순위별 상금도 지급된다.

또한 오랫만에 열리는 아마추어 대회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듯, 현장에는 삼성전자칸, 제8게임단 등 협회 소속 팀에서부터 해외 팀에 이르기까지 각 게임단 코칭스태프가 직접 방문해 지망생들의 실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 ▲ 대회가 열리는 용산e스포츠 보조경기장 ]


[ ▲ 정말 열기가 가득하다 ]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열리지 않았던 프로에의 문. 지망생들은 그 동안 못 다한 열정을 모두 대회에 풀어내듯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아마추어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하기 네다섯 시간 여 전부터 경기장에 도착해 긴장한 마음을 가다듬기도 했다.

인벤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간 어떤 마음을 가지고 프로에 도전해왔을지, 그리고 무슨 각오를 다지며 대회에 참가했을지 들어보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당찬 10대, '아마추어'를 말하다

[ ▲ 루키리그 선발전에 참가한 정민기, 이기윤 선수 ]


안녕하세요, 일단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민기 : 안녕하세요, 저는 정민기라고 하고요. 올해 18살,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테란 종족을 플레이하고 있어요.

이기윤 : 저는 이기윤이라고합니다. 나이는 15살이에요. 천안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그 유저입니다.


두 분 다 프로를 준비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정민기 : 저는 '스타크래프트1' 때부터 준비했으니 좀 오래 된 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으니 한 3년 쯤 된 것 같습니다.

이기윤 : 전 1년 쯤 됐어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제대로 하기 시작했고요. 열심히 해서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웃음).


아직 학생이신데, 힘든 점이 있지는 않나요?

정민기 : 저는 고등학교를 특성화고교로 진학하다보니, 공부와 병행하는 게 좀 힘들어요. 확실히 다른 지망생 친구들에 비하면 연습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일단 학교가 끝나면 저녁 8시인데다, 손이 좀 풀려서 이제 어느정도 끌어올릴 수 있겠다 싶으면 잘 시간이 되어버리거든요. 그게 정말 안타까워요. 새벽까지 연습한다고 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연습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기윤 : 전 아직 시작한 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아서요(웃음). 지금은 정말 연습량을 늘리며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내년까진 '마스터(스타크래프트2 래더 랭킹 계급)'에 올라가려고 해요. 저는 다행히 부모님께서 딱히 게임하는 걸 반대하거나 하지 않으셔서, 양해 하에 적당히 학교를 결석하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다면 혹시 그간 성과는 좀 있었나요?

정민기 : 저는 운 좋게도 프로팀인 STX의 '온라인연습생'이 될 수 있었어요. 온라인연습생은 숙소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서 게임을 하는 팀 소속 연습생을 뜻해요. 내년에 학교에 나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전학해, 더 연습에 몰두해서 팀 숙소에 들어가 생활하고 싶어요.

이기윤 : 부러워요 형(웃음). 전 아직 실력적으로도 부족한 면이 있어서 더 열심히 하려구요. 절 데려가주신다면야 어느 팀이든 감지덕지죠(웃음). 데려가만 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할 거에요(웃음).


잘 됐으면 좋겠네요(웃음). 요새도 주변에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은 편인가요?

정민기 : 확실히 예전 '스타크래프트1' 때보다는 아마추어 게이머들의 수가 많이 줄긴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도 프로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은 많습니다. 다들 인맥들이 있어서 열심히 연습 상대도 해주고, 프로가 된 친구들이나 팀 숙소 생활을 하는 연습생 친구들이 추천을 해서 입단테스트도 보곤 해요.

그래도 아직 프로를 꿈꾸는 친구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 옆에 있는 (이)기윤이 같은 친구도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진 않았잖아요. '스타크래프트2' 프로 지망생들 대부분이 '스타크래프트1' 때부터 한 사람들이 많아서, 연령대가 조금 있는 편인데 이 친구 같은 경우는 상당히 어린 편에 속해요.

오늘 오전조에 같은 반 친구가 출전했는데, 그 친구도 준비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렇게 대회도 출전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같이 준비하던 또 다른 친구는 연맹 쪽 팀인 PRIME 팀에 가기도 했고요. 요새 많이 기회가 없어졌다지만, 열심히 하면 다들 길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도 커리지매치가 없어져서 많이 길이 좁아졌었는데, 다시 매 달 기회가 생긴다니 좋긴 하네요(웃음).


그렇군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 한 마디 부탁할게요.

정민기 : 열심히 해서 멋진 프로가 되고 싶어요. 사실 도중에 개인적 사정 때문에 연습을 잠시 그만뒀었는데, 이전에 오늘과 비슷한 기회의 경기였던 '마이스타리그'에 친구가 출전해 방송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고 다시 제 꿈을 다지게 됐어요. 예전에 같이 게임하던 사람들이 프로가 돼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이기윤 :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기뻐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웃음). 친구들한테 얘기거리도 생기고요(웃음). 저는 지금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욕에 넘쳐있는 중이에요. 오늘 경기를 통해 좋은 상대들과 승부를 펼쳐서 제 자신에게 더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