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래더 랭킹 1위의 선수가 KesPA 소속 구단에 입단하게 됐다.

멕시코 국적의 후안 카를로스 로페즈(Juan Carlos Tena Lopez) 선수는 2일 한국 이스포츠협회와 계약을 맺고, 제8게임단에 입단했다. 때문에 이번 시즌부터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에 참가한 EG-TL소속팀의 선수들 이후로는, 2번째로 스타2 프로리그에 참가하는 해외 선수가 됐다.

후안 로페즈 선수는 93년 5월 20일 생이며, 직전에는 루트게이밍(ROOT Gaming) 소속으로 여러 국제 대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사용하는 ID는 'MajOr'이며 종족은 테란이다.

최근에는 월드챔피언십시리즈(WCS) 그랜드 파이널 32강, 월드챔피언십(WCS) 멕시코 컨티넨탈 1위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특히 멕시코 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대회 및 래더 1위를 기록하며 강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혀왔다.

지난 11월 루트게이밍을 떠났던 후안 로페즈 선수는 지속적으로 KesPA 측 팀에 입단하기를 희망해왔다. 그러나 지난 12월 24일, 다시 루트게이밍에 입단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MajOr' 로페즈 선수의 한국 행이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2일 한국 이스포츠협회 측은 '후안 로페즈 선수와 성공적으로 계약을 맺게 됐다'며 '오늘부터 제8게임단 숙소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이스포츠협회 서형석 과장은 '후안 로페즈 선수가 KesPA 팀을 알아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수 컨택을 했고, 다른 팀에도 멕시코 선수를 영입할 의사가 있는 지 물어봤다'며 '그러던 중 제8게임단에 선수 테스트를 봐줄 것을 요청했고, 코칭스태프와의 상의 끝에 선수를 받게 됐다'고 영입 과정을 설명했다.

또한 루트게이밍 재입단과 관련한 이슈로는 '선수 영입 과정에서 시간이 좀 걸려, 로페스 선수가 루트게이밍 측에 재입단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계약 조건에 KesPA 팀에서 입단 요청이 올 경우 그 쪽으로 입단하겠다는 조건이 달려 있었기에 계약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며 '루트게이밍 매니저와도 이야기가 모두 된 문제다. 비자적인 문제 역시 전무하다. 후안 로페즈 선수가 한국에서 활동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안 로페즈 선수는 인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제8게임단 입단 관련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를 번역한 전문이다.



'케스파 팀 입단은 나의 꿈이었다' 후안 로페즈 선수 인터뷰



안녕하세요! 인벤 가족 분들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Hello, INVEN! 저는 후안 카를로스 로페즈라고 합니다. 아이디는 ‘MajOr’를 사용하고 있는 테란 프로게이머입니다. 이번에 염원하던 케스파 팀인 제8게임단에 입단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잘 부탁드려요!


루트게이밍을 떠나 케스파 소속인 제8게임단에 입단하게 됐어요.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셨는지?

원래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첫 번째 목표로 삼은 것이 바로 케스파 팀에 입단하는 것이었어요. 사실 제가 루트게이밍 팀에 몸담고 있었지만,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하진 않았었어요. 루트게이밍에 있기를 택했던 이유는 바로 소속 선수들과의 친분 때문이었거든요. 다들 저와 친한 친구들이에요.

저는 계속 케스파 소속 팀에 오길 원했었고, 그렇기에 루트게이밍 측에 ‘나는 케스파 팀 측에서 영입 의사를 밝힐 경우 그 곳으로 갈 것’이라고 명시해뒀었어요. 그래서 이번 입단이 정말 반갑고, 영광스럽네요.


약 열흘 전인 12월 24일 쯤, 해외 사이트에 ‘MajOr가 다시 루트게이밍으로 돌아갔다’는 기사가 나왔었잖아요. 그래서 한국 행이 무산됐을 거라고 생각한 팬 분들이 많았는데요.

사실 케스파 측에서 연락이 온 이후 제8게임단에 테스트를 봤었어요. 이후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간이 조금 길어지더라고요. 원래 이번에 케스파 팀 입단이 무산되면 프로게이머를 그만 두려고 결심했었어요.

하지만 아직 열정도 남았고, 친구들과 더 게임을 같이 하고 싶어서 루트게이밍으로 다시 돌아갔었어요. 그래서 그런 기사가 나갔었던 모양이에요. ‘MajOr가 다시 루트게이밍으로 입단했다’고. 그런데 다행히도 케스파 측에서 러브콜을 보내주셨고, 저는 기쁜 마음으로 한국행을 결정할 수 있었어요.


케스파 팀 입단을 그렇게 꿈꿔왔던 이유는 뭔가요?

제가 ‘스타크래프트1’을 플레이하던 시절 김학수 선수를 굉장히 좋아했었어요. 같은 ‘Gosi’ 클랜 소속이었거든요. 그 당시 김학수 선수가 나오는 프로리그를 시청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김학수 선수가 ‘Bisu’ 김택용 선수를 꺾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죠. 너무 멋있어서요.

그 모습에 감명을 받았던 그 때부터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 나도 케스파 팀에서 활동하고 싶다’라고 말이에요. 막연하게 생각하던 게 이렇게 이뤄질 수 있어서 참 좋네요. 이제 저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 당시 ‘Gosi’ 클랜이었던 한국 선수들 중엔 ‘Flying’ 신재욱 선수와 ‘Sniper’ 권태훈 선수가 있네요. 나머지 분들과도 친분이 있는데, ‘스타크래프트 2’를 플레이 하고 계시는 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은근히 단기간에 팀을 여러 번 옮긴 것처럼 보여요. 어떻게 된 건가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지금까지 팀을 세 번 옮겼으니까요. 하지만 팀에 적응을 못해서 옮겨 다닌다거나, 불화가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니에요. 다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먼저 설명하고 싶어요.

우선 2011년에 입단했던 식스잭스(Sixjax)팀은 해체했어요. 팀이 해체됐기에 저는 새로 팀을 구해야 했죠. 다음에 체크식스(CheckSix)팀에 있었는데, 그 당시 TSL과 입단 이야기가 있었어요. 제가 그 곳에 입단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중 팀 문제가 생기면 안 될 것 같아 탈단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여러 사정 때문에 잘 안됐어요. LG-IM 역시 꼭 들어가고 싶었었는데, 결과적으론 잘 안 됐네요.

직전까지 있었던 루트게이밍이 세 번째 팀이에요. 앞서 말씀드렸 듯이 루트게이밍은 친구들과 함께하기 위해 들어갔던 것이고, 케스파 팀 입단이 결정되면 나오기로 이미 얘기가 다 되어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어요. 좋게 제8게임단으로 이적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제8게임단이 네 번째 팀이 됐지만, 이런 여러 이유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팀을 이곳 저곳 옮기는 사람처럼 보이게 된다면 슬플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겠죠.


한국 생활이나 팀 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은 없을까요?

사실 한국에서 생활해본 적이 있어요. 곰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있었고, TSL에서도 잠시 생활했었어요. 저는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요. 사람들이 착하고, 예의바르고 다들 좋은 것 같아요. 치안도 좋아서 안전하고요. 안정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찌개와 불고기, 갈비 등 고기류를 다 좋아합니다(웃음).

굳이 문제를 꼽아 보자면, 팀원 중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없어서 좀 외로울 것 같긴 해요(웃음). 하지만 의사소통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게임을 하면서 김재훈 선수와 채팅으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말이 안 통하는 것 같진 않더라고요. 모든 팀원들이 간단한 영어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또 하나 맘에 안 드는 것은 모기가 많다는 점 정도(웃음)? 모기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이머가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베타 시절이나, 게임이 나왔던 그 때부터 게임을 시작하진 않았어요. 좀 늦게 시작하게 된 편이었죠. 제게 프로게이머의 길을 열어준 사람은 바로 ‘MVP’ 정종현 선수에요. 그 선수의 경기를 보고 게임을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왜 테란 종족을 선택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무의식 중에 영향이 있었을까요? 처음으로 본 것이 테란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종족을 바꿀 생각은 없어요.


‘Princess’, ‘Kitty’, ‘WinDy’ 등 ID를 여러 번 바꾸셨는데요. 이 ID들에 이유가 있다면요?

사실 다 ‘스타크래프트1’ 선수들의 ID예요. ‘MajOr’ 역시 ‘스타크래프트1’ 선수의 ID를 보고 좋아서 사용하게 됐어요. 이재호 선수를 좋아해서 ‘Light’라는 ID 역시 사용했던 적이 있어요.

그리고 ‘Princess’를 쓰는 선수가 제가 알기론 이 제8게임단 소속 선수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참 놀라운 일인 것 같아요. 제가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되어 기뻐요. 그냥 이런 식으로,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의 ID를 사용해왔던 것 같아요. ‘Britney’도 사용한 적 있었어요(웃음).

**기자 주 : 스타크래프트1 시절 ‘Princess’를 사용했던 선수는 바로 방태수 선수입니다.


평소 좋아하던 한국 선수가 있나요? 플레이에 있어서라든지, 롤 모델로 삼고 싶은 선수가 있을 것 같아요.


요새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 중에는 ‘Innovation’ 이신형 선수를 제일 좋아해요. 정말 잘하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배울 점이 많아요. 원래는 ‘MVP’ 정종현 선수를 많이 좋아했었는데, 요새 손목 등이 안 좋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빨리 쾌차해 좋은 모습을 다시 보고 싶네요.

롤 모델로 특정한 한 명의 선수를 삼고 있지는 않아요. 잘하는 모든 선수들의 장점을 본받아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Light’ 이재호 선수입니다.


이제 케스파 팀 입단에 성공하면서 1차적 목표는 이룬 셈이잖아요. 다음 목표는 세웠나요?

열심히 노력해서, 성취감을 얻고 싶어요.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다 해보고, 팀에도 기여하고 싶고요. 그래서 외국 팬 분들 뿐만 아니라 한국 팬들과도 소통하고 싶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팬 분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타지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멕시코가 그립진 않을까요?

저는 다른 건 잘 모르겠고, 강아지는 보고 싶어요(웃음). 강아지가 너무 예뻐요. 이름이 ‘프리다’예요.

부모님께서도 제가 프로 생활을 하는 것을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물론 처음에 게임을 시작할 땐 여느 부모님처럼 별로 좋아하시진 않으셨지만요. 프로가 되어 수입이 생기고, 직업처럼 체계적으로 게임에 임하는 것을 보신 후부터는 반대하시지 않고 응원해주시고 계세요.


게임 이외에 즐겨하거나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나요?

아, 저 어렸을 때 축구 선수를 했었어요. 사실 지금 제 몸을 보면 안 믿으실지도 모르겠지만(웃음), 유소년 시절 프로 팀에도 있었어요. 포지션은 포워드였고요. 볼을 컨트롤 하는 것은 잘 못하는데, 골로 연결하는 것을 잘 했었어요. 치차리토 스타일이랄까요(웃음)? 저, 정말로 치차리토와 같은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니까요. 믿어 주세요.

지금은 많이 찌긴 했지만, 저 사실 어렸을 때는 날렵했거든요. 그리고 살이 찌게 된 계기는 게임을 하며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어렸을 때 무릎을 다쳤었어요. 그 뒤로 뛰어다니면 무릎 통증이 굉장히 심했기에 운동을 관뒀죠. 지금은 괜찮아요. 그래서 이 곳 입단 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요. 팀 유니폼을 입은 후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려면 운동을 해야죠(웃음).


프로게이머가 된 후 가장 기억나는 경기가 있다면요?

팀리퀴드 프로리그에서 TSL의 ‘Hyun’ 고석현 선수를 3:2로 이겼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때 같은 경기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8게임단에서 뭘 가장 많이 배우고 싶나요?

제 게임 스타일을 더욱 세련되게 바꾸고 싶어요. 케스파 팀에 입단을 하고 싶었던 이유도 그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음에 들어서예요. 단점이 있다면 그것을 코칭스태프와 함께 고쳐나갈 수 있기도 하고요. 숙소로 오면서 수석 코치님이 킥복싱 선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열심히 할 거에요(웃음).

저는 평소에 대 저그전을 선호했고요, 테란의 ‘꽃’인 메카닉 플레이를 좋아합니다. 이런 플레이들을 지금보다 더욱 세련되게 숙련해나가고 싶어요. 지켜봐주세요.


정말 열심히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들어볼게요.

인터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한국에 대한 인상이 굉장히 좋아요. KPOP도 좋아하고요. SISTAR의 ‘효린’을 좋아하고, ‘손담비’도 좋아해요. 노래 뜻은 잘 모르지만 ‘눈물이 주르륵’ 등의 히트곡은 다 듣고 있습니다(웃음).

앞으로도 오래도록 만나 뵙고 싶어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 저 후안 로페즈, 많은 응원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