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응원하는 멋진 도전, 그리고 패기. '스타트업'에게는 가장 잘 어울리는 말입니다. 꿈과 희망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시장에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멋집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오로지 좋은 게임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약육강식의 시장 속에서 살아남는 일은 결코 쉽지 않죠. 아무리 의기투합을 해서 모인 사람들일지라도, 자신들의 생존권을 반쯤 포기한 상태로 게임을 만드는 일은 너무나 고됩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고된 여정을 견디지 못하고 시작했던 프로젝트를 눈물을 머금고 중단하며 그 자리에 멈추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게임을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장하다고 할 만합니다. 수많은 게임들이 게이머들에게 찾아가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오늘 제가 소개할 '새거모어 스튜디오'도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고 시장에 '쏴! for Kakao'로 첫 인사를 건넨 스타트업입니다. '쏴! for Kakao'는 수없이 몰려오는 적들에게서 '황금알'을 지켜내는 게임으로, 디펜스와 슈팅을 적절히 섞어놓은 것이 특징이죠.

▲ 최근 새거모어가 출시한 '쏴! for Kakao'

기자가 찾아간 새거모어에서는 뜻하지 않게 만난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와일드카드의 김윤상 대표였는데요, '와일드카드'는 현재 모바일 게임 관련 컨설팅, 자문 상담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있는 회사입니다.

와일드카드는 자사의 게임 축제인 'GAME NEXT' 행사와 더불어 최근에는 게임을 마약 취급하는 것에 반대하고, 문화의 한 부분임을 외치는 '게임은 문화다'는 이름의 대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 관련기사 : [취재] "게임은 마약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미디어콘텐츠 대토론회

김윤상 대표는 지금 새거모어 스튜디오와 협업을 하면서 새로운 게임들을 제작하고, 그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에 대한 열정, 오랜시간동안 고통받으며 게임을 출시할 날을 기다린 '새거모어'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스타트업 분들의 제보 및 연락을 기다립니다.
※ 제보 및 연락처는 desk@inven.co.kr로 메일이나 간단한 소개 자료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 새거모어 스튜디오 내부. 게임이 출시되면서 아주 분주해보였습니다.

▲ 새거모어 스튜디오의 김규현 사업왕(좌), 최원조 추장(우)

일단 새거모어와 자신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합니다.

김윤상 : 저는 현재 와일드카드 대표로 있는 김윤상이고요, 새거모어의 부사장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현재 와일드카드와 새거모어는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습니다. 새거모어는 젊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인 스타트업입니다. 최근에는 '쏴! for Kakao'를 출시했고요, 개발팀, 아트팀 등 모든 인원을 합쳐 13명이 즐겁게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원조 : 저는 새거모어의 공동 대표인 최원조 추장입니다. 스마일게이트, 삼성 멤버십 등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인디게임 및 동인게임을 2년정도 제작한 경험이 있습니다. 다른 공동 대표는 김규현 사업왕이 있습니다. 투자 쪽을 공부했고, 그쪽 업계에서 일하다가 게임업계로 넘어온 친구입니다.

- 전공도 아니고, 관련이 있는 쪽도 아닌 사람이 게임업계로 뛰어드는 건 굉장히 어려운 결정일 텐데...

김규현 : 첫 직장은 주변의 권유로 투자 쪽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1년 정도 일을 하다 보니 제 취향에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동안 애니팡처럼 신화를 만든 게임들을 보고 충격을 많이 받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이쪽 업계에 발을 담그게 됐죠.

곽동현 : 저는 현재 '쏴! for Kakao'팀 개발 이사를 맡고 있는 곽동현 SCV입니다.(웃음) '쏴'에 대한 컨셉을 처음 제안하기도 했죠.


▲ 새거모어의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와일드카드의 김윤상 대표

▲ 새거모어 스튜디오의 개발이사, 곽동현 SCV


새거모어라는 이름도 독특하고, 직책이 참 묘하네요. '추장'이나, '사업왕', 그리고 'SCV'라니, 설마 직접 지으신 건가요?

곽동현 : 네. 저 뿐만 아니라 다들 자신의 직책은 스스로 이름을 지었어요. 제 직책을 SCV로 한 이유는 개발팀에 근무하는데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들어요.(웃음)

최원조 : 일단 '새거모어'의 뜻은 북아메리카 인디언 족의 '추장'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추장'이라는 직책을 쓰고 있고요.(웃음) '새거모어'의 철자가 'SAGAMORE'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불러주시더라고요.

김규현 : 일본 회사들은 주로 '세가모어'로 읽고, 외국인들은 '사가모어'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식 명칭은 '새거모어 스튜디오'고요, 발음은 '새거모어'가 맞습니다. 새로운 걸 많이 만들자는 뜻입니다. 어거지로 막 갖다 붙이면 몇 가지 뜻이 더 있는데, 그냥 '새거모어'로 불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은 완전하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거나, 아니면 기존에 있는 장르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잘 다듬어서 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거모어는 아무래도 후자 쪽인 것 같습니다. '디펜스 장르'는 좀 빛을 보기 어려운데, 선택이 있었나요?

최원조 : 저희가 '쏴!'의 컨셉을 처음 잡은 건 작년 초 즈음입니다. 당시에는 유사장르가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게임을 만들다 보니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꽤 출시되었습니다.

김윤상 : 새거모어는 개발 철학이 있습니다. 성공한 게임들의 장점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더 좋은 우리의 컨텐츠로 만들 순 있어도, 카피캣은 절대로 거부하는 마인드입니다.



곽동현 : 게임을 만들다 보니 점점 동 장르의 게임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넣고 싶은 컨텐츠나, 구현하고자 하는 기능을 구현해보니 다른 게임들과는 전혀 다르게 가더라고요. 카피캣에 대해 생각조차 할 수 없었죠. 완전히 다른 방향의 게임이 되고 있었으니까요.

- 그 시기라면 그럴 수 있었겠네요. 하지만 지금은 디펜스 게임이 좀 많고 특징도 서로 다르긴 합니다.

김규현 : 작년만 해도 카카오 게임하기에 디펜스게임은 거의 없었어요. 아~주 옛날에 '카오스 앤 화이트'라는 게임이 있긴 했지만, 우리도 초기 시장에 빠르게 디펜스 게임을 내자!는 마인드로 게임 제작에 들어갔죠.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지만, '쏴'는 처음에는 '삐약 워즈'였고요.(웃음)

곽동현 : 처음에는 타워 디펜스로 할까 하다가, 만들다 보니까 슈팅을 넣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슈팅을 넣고보니, 게임의 템포를 좀 빠르게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고요.


실제로 게임을 시장에 출시해보니 어떤가요? 피드백도 생각했던것 과는 좀 다를 수 있고, 자부심도 있고 그럴 것 같아요.

최원조 : 네. 역시 실제로 게임을 내보니 반응은 좀 다르더군요. 시장이 난리가 날거라고 기대하기도 했었는데...(웃음) 게임을 출시하기 전에도 게임을 본 사람마다 반응이 달랐어요. "이거는 빨리 넘기고 가라.", "이건 대박이다." 등등 극과 극의 반응도 있었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평타는 친 거 같아요.

김윤상 : 요즘에는 미들 코어 게임 이야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미들 코어 못지않게 캐주얼이나 킬링타임용 게임도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자금도 인원도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처음부터 개발기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코어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쏴!'는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범위에서 게임을 제작했다고 봅니다. 초반 반응이 좋긴 하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 새거모어 스튜디오의 대표이사, 김규현 사업왕

최초의 게임이 나왔는데, 회사 인원이 10명 정도면 좀 힘들긴 해도 몇 가지 게임을 더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 차기작이 있나요?

최원조 : 일단 개발라인이 '쏴!'만 있는 건 아닙니다. 2가지 정도의 게임이 더 있는데, 하나는 퍼블리셔를 찾는 단계고 다른 하나는 아직 개발 초기입니다. '쏴!'를 출시하고 보니 운영에도 신경써야 하고, 두 게임은 가닥을 잡아야 하고... 아무튼, 지금은 좀 정신없이 바쁜 상황입니다.

김규현 : 일단 '쏴!'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노크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우리도 하고 싶은 건 많고, 퍼블리셔측에서도 요구하는 게 많아요. 두 번째 작품도 '쏴!'와 같이 기획에 들어간 작품이긴 한데, 장르는 좀 다릅니다. 중장기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고, 미들코어와 캐주얼의 중간 정도 사이즈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어려운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스타트업들에게는 '체력'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새거모어는 어떤가요?

최원조 : 음, 체력뿐만 아니라 중요한 게 많아서요. 세 가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멘탈, 체력, 그리고 자본. 이 세 가지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일단, 멘탈 관련해서는...새거모어는 "'쏴!'가 기대 이하의 성적이라도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긴 합니다. 직원들 대부분이 멘탈은 좋은 것 같습니다. 대박이 나도 열심히 하고, 쫄딱 망해도 열심히 하려고요. 체력 같은 경우는...직원들 중 젊은 피들이 많은데, 뭐랄까. 20대의 체력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웃음)

김규현 : 자금같은 경우는, 넉넉하고 여유롭다고 할 수는 없겠네요. 일단은 계약금과 매출로 열심히 버티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무한한 체력을 자금으로 바꿀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웃음) 여러 가지 걱정이 있지만 어떻게든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 퍼블리셔측에서도 접촉이 오고 있긴 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이제 게임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게임을 내기도 전에 중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아요.

최원조 : 처음에도 그랬지만, 새거모어는 중간에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는 낙천적이었고, 다들 분위기도 좋았어요. 뭐 이렇게 말은 하지만, 사실 "이거 장난 아닌데?"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웃음). 웃지 못할 사건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때그때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잘 헤쳐나온 것 같아요.

매출이 낮다. 뭐 이런 문제는 별거 아니에요. 스타트업이 살아남아서 게임을 출시했다. 그게 저는 스타트업들에게 졸업장과도 같은거라고 봅니다. 1년동안 프로젝트를 접지 않고 큰 다툼없이 게임을 출시해서 상용화한데 자부심이 있습니다.

▲ 새거모어 스튜디오의 대표이사, 최원조 추장

김윤상 : 아무 일 없이 무난하게 노력하여 게임을 출시했다, 이런 건 아닙니다. 1년 동안 솔직히 힘든 일도 많았고 많이 다투기도 했어요. 카톡 심사에서 떨어진 적도 있었고요. 이런 과정에서 다들 멘탈이 잘 단련된 것 같습니다. 속으로는 다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출시하고 지표를 보면서 다들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제 우리도 프로로서 어느 정도 입문한 느낌입니다.

김규현 :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이 있을 겁니다. 아마 단련된 멘탈을 뛰어넘는 문제들이 발생하겠죠. 그래도 지난 시간동안 예방주사를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멘붕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뭐 어떻게든 헤쳐나갈 생각입니다.

곽동현 : 뭐 어쨌든, 게임을 만든 건 만든 거고요. 앞으로도 더 재미있고 많은 게임을 만들 겁니다.(웃음)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꿈과 포부를 가지고 시작하는 만큼, 새거모어도 남다른 꿈이 있을 것 같아요.

최원조 : 예전에는 그런 게 있긴 했는데, 뒤로 갈수록 성숙해진다고 하나요? 아닌가, 현실을 깨닫는다고 해야 하나...(웃음) 현실을 깨닫게 되니 제 멘탈도 알게 되더군요. 개인적인 목표는 코어한 게임의 재미를 라이트한 게임에 넣자? 개인적으론 그게 합리적인 것 같아요. 물론 다른 시도도 가능하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까요.

김윤상 : 아직 일본이나 동남아 모바일 시장은 한국 게임사들에게 있어서 블루오션과도 같습니다. 그쪽 시장에 진출한 게임이 거의 없어요. 중국도 마찬가지고요. 첫 번째 게임을 퍼블리싱했지만, 아직 미지의 시장인 외국에 우리 게임을 많이 알리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김규현 : 구체적인 포부는 딱히 없어요. 일단은 새거모어는 아주 위대한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이런 게임을 이렇게 만들겠다는 게 아니고, 아주 유연하고 강한 멘탈을 가지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그게 경영진으로서 역량이 아닐까요.

곽동현 : 전 그냥 돌직구를 던지겠어요. 500만 다운로드 달성! 목표기간은 내년까지요.(웃음) 내년의 목표라면, 게임 3개를 출시해서 3개국에서 꾸준히 매출이 나올 수 있도록? 이거 너무 거창하려나요. 쉬운 일은 아니겠죠.(웃음)




마지막으로 앞으로 시장에서의 각오, 혹은 유저분들께 하실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최원조 : 다른 팀원들도 다 생각이 있을 거에요.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부터 이상적인 목표까지. 그동안 새거모어는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조율하고 조합하면서 일해왔습니다. 그게 우리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요. 변화할 수도 있고요. 계속 다른 의견도 내부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의견들 하나하나 모두 버리지 않고 쌓아두고 있어요.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보면…만약 모바일 시장이 쫄딱 망해서 모바일 디바이스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아마 새거모어는 새로운 디바이스에 맞는 게임을 만들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쏴! for Kakao' 외에도 앞으로 많은 게임을 선보일 새거모어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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