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든지 간에 신규 직업의 등장은 묘한 설렘과 기대감을 준다.

블루홀 스튜디오가 서비스 중인 테라 역시 2014년 첫 업데이트로 색다른 중거리 딜러 캐릭터 '비검사'를 선보였고, 최초 생성 시 50레벨로 시작하기 때문에 라이트 유저도 3~4일이면 넉넉하게 최대 레벨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비검사를 실제로 플레이해본 후 화려한 이펙트나 기존 직업들의 스킬과 차별화된 컨셉 등에 호평하는 유저가 있는 반면,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이나 사용 전/후의 딜레이, 실질적인 피해량 등 세부적인 부분에 다소 실망하고, 나아가 비검사에 대한 좋지 않은 초반 인식이 굳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유저도 적지 않다.

물론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비검사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파악했다. 이런 직업이다!" 라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며, 밸런스 수정 과정을 통해 보완해 나갈 예정이니 앞으로 계속 지켜봐 달라는 게 아홉 번째 캐릭터를 선보인 블루홀 스튜디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유저들에게 전달해드리고자 1월 21(화) 판교 블루홀 스튜디오 본사를 방문해 '비검사 밸런스'에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했다.





▲ 개발 2팀 김선욱 게임디자이너(좌), 심대현 팀장(우)





신규 직업 비검사가 추가되었다.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기획되었나?

처음 기획 단계에서 신규 클래스를 결정할 때 뭔가 강렬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기존의 근접 직업들은 적과 계속 붙어서 싸우다 보니 조작의 피로도가 높지만, 그만큼 상황에 맞게 회피나 기술 연계 등 조작하는 재미가 있다. 반면 원거리 직업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격이 가능해도 상호 작용 면에서는 근접 직업에 비해 못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비검사는 이런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도록 기획했고, 새로운 중거리 개념을 위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 사슬 낫을 무기로 사용하도록 디자인되었다.

물론 총이나 수리검과 같은 후보도 많았지만, 굳이 논타겟팅으로 구현하는데 가장 어려운 사슬 낫이라는 무기를 결정한 이유는 일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 독특한 사슬 낫을 휘두르는 귀여운 엘린!




기존에 있던 8개의 직업과 비교해 비검사 만의 뚜렷한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일단은 조작 면에서 간편하도록 신경을 썼다.

회피 스킬만 해도 대부분의 스킬 모션을 끊고 사용할 수 있어서 적의 공격에 비교적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다.

또한 접근과 후퇴 스킬을 연계해 사용 시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도록 설계하여, 어느 정도 재사용 대기시간이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며, 주어진 스킬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전투 환경에 맞게 플레할 수 있다.




광전사의 경우 차징을 통한 모아치기, 마법사는 지옥불을 앞세운 연계 등 뚜렷한 특징이나 대표 스킬이 있다. 비검사는 어떤가?

보통 비검사가 보유한 대부분의 스킬은 스페이스 키 하나로 쉽게 연계할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주력 스킬은 아니다.

어떤 것을 선택해 사용하느냐에 따라 딜 사이클이 달라지는데, 암흑 폭발, 최후의 일격은 웬만한 딜 사이클에 쓰이므로 대표 스킬로 봐도 무방하다.

물론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문장을 선택하여 일반 공격의 빈도를 높여 사용하거나, 올려치기 후 비검 회전 칼날을 통한 중거리 딜 사이클 등 다양한 조합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다만 문장의 경우 어중간하게 찍는 것 보다는 확실한 특색을 살려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 역포획 - 암흑 폭발 연계는 강력하다!




비검사 조작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는 게 유저들의 평이다. 어떤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지금까지 플레이해온 직업들과는 운용 면에서 생소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캐릭터를 만들어 플레이할 수 있지만, 적과의 교전을 위해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나 보유한 스킬을 상황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등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작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된다.




▲ 회복 능력을 제외한 조작 난이도, 공격 능력 등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





■ 밸런스 관련

최초로 추가되는 신규 직업인 만큼 밸런스 관련 이야기도 많다. 우선 화려한 스킬 이펙트로 인해 렉을 유발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알고 있나?

업데이트 후 계속 모니터링을 했고, 유사한 의견을 많이 봤다.

화려한 이펙트를 좋아하는 유저도 있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유저도 있는 만큼 어떤 스킬이 어떻게 방해가 되는지 세부적으로 파악한 후 개선 방향을 잡으려고 한다.

특히 원활한 게임을 방해하는 렉 유발 요소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데, 다음 패치를 통해 관련된 부분이 일차적으로 해결될 예정이다.




▲ 화려한 이펙트는 눈이 즐겁지만, 렉을 유발한다는…




일반 공격은 물론, 대부분의 주요 스킬들이 선,후 딜레이를 가지고 있다. 의도한 부분인가?

의도한 부분은 맞지만, 몇 가지 오차가 있다.

최초 내부적으로 테스트한 비검사는 흔히 말하는 완벽한 OP 직업이었다. 선딜/후딜 모두 무시하고 공격이 가능했기 때문에 다른 직업과의 상대적인 밸런스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여러 부분이 깎여 나가거나 재조정되는 과정이 계속 되었는데, 기본적으로 딜레이 부분을 순간 도약과 같은 스킬로 취소한 후 다음 연계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의도했다.

하지만 회피 스킬을 단순히 딜레이를 줄이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때의 문제가 있고, 비검사의 경우 아이템을 파밍 하면서 다른 직업과 맞춰 가야 하는 입장이라 숙련도 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 보다 조금 더 상향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다음 패치에 개선될 예정이다.




▲ 큰 동작만큼 딜레이가 더 길게 느껴진다




스킬들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전반적으로 긴 반면, 피해량 자체는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스킬들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비교적 길게 책정된 것은 연계 중간중간 거리 조절이나 일반 공격, 순간 도약 등을 섞어서 플레이하는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강력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스킬 순서대로 마치 피아노를 치듯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일반 공격을 통한 거리 조절과 이어지는 스킬 연계로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제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느린 공격 속도와 딜레이 부분이 전투를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되어 다음 패치를 통해 공격 속도를 조정할 예정이고, 스킬 자체의 피해량도 공격 속도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된다. 아마 전체적인 피해량(DPS)은 확실히 상승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특한 이동 스킬은 많지만, 정작 몬스터의 뒤를 잡을 수 있는 스킬은 부실하다. 기존 스킬의 개선이나 대안은 있는지?

반격이나 순간 이동을 통해 뒤를 잡는 것이 처음에 의도했던 부분이다.

문제는 몬스터의 패턴을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반격 사용이 어렵고, 순간 도약으로 뒤를 잡아도 이어지는 공격 패턴에 바로 대응할 수단이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순간 도약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소폭 줄이고 이동 거리는 늘릴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반격 역시 재사용 대기시간이 감소할 예정이다.




▲ 비검사의 주력 회피/이동 기술인 순간도약!





다른 딜러 계열직업들은 유용한 버프가 많다. 광전사의 격노라던가, 법사의 신속, 파계, 검투사의 칼날의 결의 등. 하지만 비검사는 재사용 대기 시간이 긴 어둠 강림 하나다. 개선할 계획은 없나?

버프류 스킬은 순간적으로 유용한 능력을 제공하지만, 스킬 연계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개선의 여지나 새로운 스킬의 추가할 계획은 있지만, 당장은 예정에 없다.




현재 비검사의 맷집은 궁수나 무사 등 다른 경갑 클래스에 비해 절반정도로 매우 낮다. 이 부분도 기획상 의도된 것인가?

기획상 의도된 것이다.

비검사의 경우 이동 스킬이 상당히 많고, 회피 능력이나 생존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상황별 대처 능력이 좋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맷집까지 높으면 PVE 컨텐츠 뿐 아니라 PVP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실제 총 방어력은 로브와 경갑 중간 정도로 책정되었다.




비검사 전용 아도니스 아이템을 함께 추가하지 않은 이유는?

이 부분은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은 비검사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파밍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아도니스 아이템을 추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벤트를 통해 60레벨을 달성한 모든 비검사 유저에게는 아도니스 9강 정도의 효율을 보여주는 '유물 수호자 장비'를 제공하여 별다른 강화 없이도 대부분의 던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월에는 신규 던전과 아이템이 추가되는 만큼, 파밍과 강화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 장비 수준을 가진 비검사로 던전을 플레이하거나, 좀 더 익숙해 질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내린 결정이다.




▲ 새로운 요소들로 무장한 인던들을 곧 만날 수 있다!





스킬의 효율성이나 딜링 능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고급 문장'을 기대하는 유저들이 많다. 언제쯤 추가되나?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지만 고급 문장으로 클래스의 위상이 상당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직 비검사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고급 문장을 추가할 경우, 바로 구할수 있는 유저와 그렇지 못한 유저간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괴리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인장을 얻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지금처럼 철벽의 수련장이나 실유카 회랑을 통해 화폐를 모은 후 교환하는 방식을 유지할 수도 있고,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해 획득하도록 변경될 수도 있다.

여기에 문장을 위해 별도의 파밍을 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자동으로 습득하는 부분도 고려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고민한 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 문장을 위해 하루 3번 꼭 갔던 실유카 회랑!




앞으로 비검사의 밸런스는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 계획인가?

비검사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

이번 비검사가 업데이트되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공격 속도나 딜레이 부분 등 밸런스 수정을 빠르게 결정했던 것은, 사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대처 방안을 마련한 것도 있지만, 유저들의 의견도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주 단위 혹은 월 단위로 라이브 서버의 상황을 주시하며, 이런 유저들의 의견들도 고려하여 조정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비검사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해 준다면?

2월 중으로 신규 인던이 나올 예정이다.

다음 패치와 이후 단계적인 밸런스 조정을 통해 비검사를 꾸준히 개선해나갈 예정이니 빠르게 완연한 딜러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신규 인던이 나오고 "비검사 안 받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정말 우습지 않겠나?

아무래도 처음 추가되는 신규 직업인만큼 아직 모자라거나 모호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신규 클래스인 만큼 조금 더 유심히 관찰하고, 다른 8개의 직업과 마찬가지로 특징이 부각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노력하려고 하니 조금 더 지켜보면서 즐겁게 플레이해 주면 좋겠다.




▲ 이제 비닥불은 잊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