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부모님의 꾸중을 피해서 즐겁게 즐기던 게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고전게임'이 되어버려 찾는 것 조차 쉽지 않지만 추억이 서려있는 게임들이요.

실제로 정품 CD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치나 실행이 되지 않는 게임도 있고, 온라인에서 정말 오랫동안 즐겼지만 아쉽게 서비스를 종료했던 게임들도 있을겁니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컴퓨터가 엄청난 속도로 발달하면서, 덩달아 포터블 기기의 발전도 이루어졌습니다. 램이 64메가, '부두 3' 그래픽을 가졌을 무렵. 동네에서 최고의 컴퓨터를 보유하고 자만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스마트폰의 사양이 이것보다 훨씬 좋아져버렸죠.

그래서일까요? 최근에 몇몇 고전게임들이 스마트폰으로 이식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억의 오락실 게임부터 패미컴에서 즐겼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나, PSP로 발매되었던 게임들이 스마트폰에서 새롭게 둥지를 틀었습니다.

인벤에서는 이런 추세에 따라 기자들이 재미있게 즐겼던 고전 게임중 게임 4종을 선별했습니다. 어렸을적의 추억을 되새기며 만약 모바일로 출시된다면 무엇을 해결해야 할지, 어떤 형태로 나왔으면 괜찮을지. 기자들의 주관적인 생각을 한번 담아봤습니다. 그럼, 직접 보시죠.





포근한 아노마라드 상공의 BGM, 잔잔한 바다와 평화로운 들판이 있는 꿈 같은 휴양지 하이아칸에 펼쳐진 오두막들. 그속에 치열했던 '이올린 기념관'과 '카슈미르', '시반슈미터' 채팅방 쟁탈전. 저는 블루사파이어 좌측 최하단 198번방에 자리 잡았던 소시민이었습니다. 가끔 윗동네로 놀러가곤 했지요. 아, 그리고 한가지 더. "매너즐잔!"

기억하십니까? 맑게 개인 하늘아래, 어느새 나에게 다가온 초록빛 행운 메시지. 처음 만나는 Game Society. 소프트맥스 최초의 온라인 프로젝트이자 아바타 채팅 프로그램인 4LEAF(포리프)입니다.

▲ 4LEAF 브라우저 시절, 아노마라드 상공.

컨텐츠를 평가하자면 빈약합니다. 켈티카의 거리에 방문해 내 아바타를 꾸미고 '하이아칸'과 '레코르다블' 지역에 세운 오두막집에서 친한 사람들과 채팅을하는게 전부였습니다. 가끔은 주사위의 잔영에 방문하여 친구들과 우정파괴 노매너막잔 주사위 게임을 즐기기도 했었고, '와글와글 스피치'라는 세미나장에서 개발자들과 대담을 하기도 했었죠. 그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즐거웠습니다. 우리는 그것으로도 만족했습니다.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포리프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부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비공식적인 부활 프로젝트가 몇번이나 있었고, 실제로 소프트맥스가 인정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약 2년간 수행해야 하는 국가 퀘스트로 인해 무산된 듯 해보였지만요. 최근에 또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소식을 어렴풋이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서비스를 종료한지 어느덧 9년. 그러나 많은 유저들이 기억하고 꾸준히 부활을 거론하는 포리프는 다른 게임들과 다릅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야 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부활이 거론되고 있으니까요. 부활은 좋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은? 만약 PC가 아니라 모바일로 부활한다. 정말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 켈티카의 거리. 클릭하면 커집니다. ]

모바일에서의 부활. 쉽게 볼 문제는 아닙니다. 먼저 '포리프' 자체는 게임이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사위의 잔영'이나 '젤리삐워즈'와 같은 여러가지 게임을 제공하는 하나의 소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으니까요. '4LEAF - 주사위의 잔영M'. 이런식으로 '주잔'에 힘을 쓴다면 좀 달라질 수도 있겠네요. '드림체이서'도 가능성이 있을려나요.

주잔의 가능성은 이미 '모두의 마블'이 성공한 당시부터 꾸준히 거론된 이야기입니다. 맵과 아이템, 그리고 게임 인원수를 조정하고 불안정한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한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겠죠. 창세기전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스킬들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일 역시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수익 문제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포리프의 가장 큰 약점도 그 부분이었으니까요. 초창기 온라인 게임의 수익모델이 정형화 되지 않았을 무렵이라 그랬던 점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장 잘 생각해야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유저들의 추억은 '무료' 플레이에 더 많이 남아있을테니까요.


※ 이미지 출처 : Hardcore Gaming

'4LEAF'는 달콤한 추억과 꿈을 품고 있는 씨앗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소프트맥스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예전에 기자가 찾아갔을 때 역시 '씨앗'이였고, 그들 역시 그 씨앗을 방부 처리후 영구 보존상태로 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올해안에 가능할지, 아니면 먼 훗날이 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소프트맥스가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피게 할 의지를 굳히며 그 씨앗을 심는 날, 많은 유저들이 응원과 기대를 보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핀 행운의 네잎 클로버속에서 "노매너막잔!"을 외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 이미지 제공에 도움을 주신 캐쉬백(캐쉬백님블로그)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요즘 모바일시장에는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SNS, 일명 ‘소개팅 어플’이 참 많이 보입니다. 단순히 쪽지를 주고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1:1 비밀 데이트 신청까지 못하는 게 없더군요. 모바일게임업계에서도 소개팅어플이 가지는 탁월한 소셜성을 눈여겨보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엔 게임과 소개팅어플 간 크로스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어플 내 게임을 제공하는 등 여러 형태로 제휴가 이뤄지고 있죠.

모바일게임은 확실히 남녀 간 ‘Something’이 일어나기 힘든 환경입니다. PC온라인게임처럼 원활한 네트워크에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상황이 많지 않습니다. 채팅 기능은 있지만 타자치기 참 불편하고, 함께 플레이하는 시간도 짧기 때문에 뭔가 달콤한(?) 에피소드를 만들기 힘들죠. 혹여나 게임 내 프로필을 통해 맘에 드는 사람을 찾았더라도, 게임 내에서 대화하기 보다는 다른 소셜전용 어플을 이용해 대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함께 플레이하면서 인연도 만들어갈 수 있는 게임이 거의 없다시피 한 지금, ‘이 게임이라면 혹시…?’라는 생각이 드는 타이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퀴즈퀴즈 플러스(현재 명칭 : 큐플레이)’입니다.


퀴즈퀴즈는 정식서비스 당시에도 참 신기한 게임이었습니다.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 RPG가 한창 뜨고 있던 그 때, ‘퀴즈의, 퀴즈에 의한, 퀴즈를 위한’ 독특한 컨셉의 캐주얼게임은 몇 없었습니다. PC캐주얼게임의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퀴즈퀴즈는 차곡차곡 유저층을 형성해나가며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어갔습니다.

퀴즈퀴즈가 성공할 수 있던 이유를 되짚어 보자면, 게임 콘텐츠와 소셜요소의 조합이 잘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각개전투 식 퀴즈배틀도 있었지만, 커플 게임이나 협력플레이 등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요소가 참 많았습니다. 거기다 커플 게임의 팀 선정은 마음에 드는 상대를 지명하는 ‘사랑의 작대기’로 이뤄졌기 때문에 퀴즈와는 별개로 누가 내 커플이 될까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뭐, 사실 퀴즈는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문제와 정답을 모두 적어놓은 ‘족보’가 있었기에 누가 더 많은 점수를 내는가는 의미가 없었죠 기자 역시 퀴즈퀴즈를 꽤 오래 플레이했지만, 게임 모드라던가 퀴즈 내용 등 세부적인 게임콘텐츠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게임하러 모인 방 안에서 수다 떨던 기억만 가득…

퀴즈퀴즈를 모바일로 옮겨오면 괜찮겠다 생각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부분유료화’ 시스템입니다. 모바일게임의 대부분이 부분유료화 방식이다 보니, ‘좋은 유료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죠. 많은 의견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강압적으로 구매를 유도하지 않고, 유저 스스로 사고 싶은 콘텐츠’라는 의견이 가장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에 게임 플레이 과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꾸미기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아바타 중심의 퀴즈퀴즈는 좋은 유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게임입니다. 아니, 오히려 모바일게임의 현재 모습을 제일 먼저 구현한 선배 격이죠. 국내최초의 부분유료화 게임이니까요. 아바타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의상이나 액세서리만 갖춰둬도 큰 매출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퀴즈퀴즈의 꾸미기 아이템 구매율도 꽤 높았던 점을 미뤄보아, 모바일에서도 꽤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겁니다.

▲ 꾸미기아이템을 활용해 매력을 어필하던 유저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음, 사실 퀴즈퀴즈도 스마트시장에 뛰어든 적이 있습니다. 2010년 IT기기에서 구동가능한 웹 형태로 출시된 ‘퀴즈퀴즈R’인데요. 원작이 가진 캐주얼 퀴즈게임의 간편함와 꾸미기를 모바일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으나, 오히려 본질인 ‘퀴즈’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게임보다는 SNS어플에 가까워 서서히 잊혀진 타이틀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퀴즈퀴즈가 지금까지도 서비스되고 있는 원동력은 퀴즈와 소셜의 적절한 조화입니다. 허나 퀴즈퀴즈R은 ‘사람을 만나러 퀴즈를 푼다’라는 주객전도의 형태였습니다. 모바일에서도 성공하려면 원작이 주는 ‘퀴즈를 풀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컨셉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미 부분유료화 시스템은 확실히 정립해두었으니, 퀴즈퀴즈R을 게임과 소셜을 같이 즐길 수 있게 조금만 보완한다면 성공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퀴즈가 지닌 맛깔나는 재미를 좀 더 보강한다면 승산이 있을 '퀴즈퀴즈R'






팔콤의 명작, '밴티지 마스터'도 조심스럽게 이름에 올려보았습니다. 1997년 팔콤에서 발매했으며 국내시장에도 '밴티지 마스터 택틱스'(주로 밴마 V1이라고 합니다.)와 네트워크 버전이 추가된 '밴티지 마스터 택틱스 V2'로 정품 발매되기도 했었죠. '밴티지 마스터'보다는 '밴티지 마스터 택틱스'에 더 익숙한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밴티지 마스터 택틱스'(이하 밴마)는 헥사(6각형)타일로 구성된 전장에서 두 명의 마스터가 다양한 네이티얼(정령)을 소환하여 실력을 겨루는 게임입니다. 땅, 물, 불 하늘 속성의 24종의 네이티얼과 6개의 마법, 그리고 히든 클래스까지 포함하면 27종의 마스터를 선택할 수 있었죠. 게임 자체는 단순했습니다.

그러나 인터페이스는 조잡 그 자체. 후, 어디로 가야 하오...

하지만 엄청난 전략이 필요한 게임이었습니다. 마스터의 특성과 네이티얼간의 밸런스는 15년전의 게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전략을 요구했습니다.(한 녀석만 빼고요. 제노스브리드개객기) 각 네이티얼이 가지고 있는 마법의 특성과 대미지, 지형의 고저차와 속도, 그리고 시간대와 마력 회복량까지 계산하면서 전술을 운용해야 했죠.

모든 유닛의 HP가 10으로 고정된 탓에, 싸구려 유닛이라도 잘 활용한다면 최고급 유닛을 무난히 저지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좀 삐뚤어져서 생각하면 치사한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힘들여 비싼 유닛 뽑았는데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도 잦았으니까요.

▲ 수준높은 도트 그래픽은 지금봐도 아주 훌륭합니다!

밴마의 PC버전은 모바일로 이식하는건 좀 어려워 보입니다. 일단 커다란 맵이 문제가 되고, 전장에 큰 영향을 주는 네이티얼들의 능력치를 얼마나 잘 보여주느냐가 문제입니다. 위기에 빠진 유닛의 능력치와 적 유닛들의 능력치를 확인하는 일이 생각보다 잦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거든요. 특히나 어떤 유닛이 제일 먼저 움직일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과 같은 부분은 꼭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작은 화면에서 이를 다 보여주긴 쉽지 않지요.

하지만 다행인 건 팔콤에서 이미 밴마를 한번 포터블기기로 옮긴 경험이 있다는 겁니다. PSP버전의 '밴티지 마스터 포터블'을 제작했던 흑역사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유저들의 반응도 냉랭했고, 밸런스와 컨셉부터 엄청난 비난 세례를 받은 작품이긴 하지만요. 혹시 압니까? 쓴맛을 보고 난 후 훌륭한 작품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게다가 '스펙트럴소울즈'와 같은 PSP 플랫폼의 게임들이 모바일로 등장하여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있자니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게임이 출시되려면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팔콤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겠지만.

▲ PSP 플랫폼으로 출시되었던 '밴티지 마스터 포터블'

개인적으로 '밴마'는 유료, 무료 모델 모두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일정 레벨까지 올리면 모든 네이티얼과 마법을 쓸 수 있도록 스테이지를 구성하고, 초반에는 튜토리얼을, 그리고 점점 본격적인 전투로. 이윽고 모든 네이티얼을 획득하면 최종 결전을 몇 회 거치면 끝! 이후에는 더 어려운 미션이 있다던가, 아니면 엔딩을 보여주는 방식으로요. 엔딩도 여러개 모을 수 있으면 더 좋을 지도요. 그리고 'VM JAPAN'에서 호평을 받았던 몇 가지 시스템도 몇가지 가져오면 더 괜찮을 듯 합니다.

유저들 간의 대전도 생각할 수 있고, 마스터들마다 좀 짤막하더라도 개인 스토리를 넣어주고 독특한 엔딩을 보는 식으로 구성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팔콤은 요즘 '영웅전설: 섬의 궤적'에 신경을 쓰고 있어 밴마는 소외당하고 있습니다만… 모바일 시장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한 지금은 충분히 미래를 기대해볼 만할 것 같습니다.








1996년, 아버지로부터 컴퓨터 사용을 허락 받은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타자 연습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게임도 플레이할 수 있는 컴퓨터는 그야말로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아버지는 엄격했으나, 기본만 지킨다면 게임은 오히려 자녀의 경험을 넓힐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오히려 게임 CD도 여럿 사주며 아이의 플레이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아버지가 사다 준 게임 CD속 세상은 아이의 가슴 속에 커다란 추억으로 자리잡았고, 그를 바탕으로 아이는 게임 기자가 됩니다.

이제는 PC 못지 않게 스마트폰도 고성능인 시대입니다. 옛날 PC에서 즐기던 패키지 게임이 모바일로 이식된 사례도 많습니다. 어린 시절 해 봤던 게임을 보면 참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게임도 있었는데, 스마트폰으로 즐기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왜 안나올까?' 하는 마음도 가지게 되더군요. 그 중 가장 그리운 게임은 컴퓨터를 허락받은 1996년 즐겼던 '파랜드택틱스' 입니다.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전에 일단 명칭과 시리즈 구성에 대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될 듯 합니다. '파랜드택틱스'의 원문명은 '파랜드사가'입니다. 일본의 파랜드스토리 8이 '파랜드 사가'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정발됐기 때문에, 원래의 파랜드사가는 '파랜드택틱스'라는 한국 한정 이름을 얻게 되었죠. 파랜드택틱스는 1부터 6까지 국내 정발되었지만, 사실상 파랜드 택틱스 1의 정식 후속작은 2탄뿐입니다. 이 둘만이 진짜 파랜드사가 시리즈죠. 기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게임은 파랜드사가 시리즈지만, 편의상 이 지면에서는 파랜드택틱스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부터 이야기할 '파랜드택틱스'는 국내기준 파랜드택틱스 1, 2이라는 것! 알아주세요!

여튼, 파랜드택틱스(이하 파택)는 스마트폰에 정말 잘 어울리는 게임입니다. 당장 장르만 봐도 그렇습니다. 터치가 주된 조작법인 스마트폰에서는 세밀한 조작이 필요한 액션보다는 명령 버튼 몇 번만 눌러주면 되는 턴제 RPG가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즈음 모바일 오픈 마켓에 턴제RPG가 많이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또한, 택틱스(유닛 조합, 배치 위주의 전략시뮬레이션)RPG가 가지는 전략 위주의 콘텐츠도 모바일로 옮겨오기 적합한 요소입니다. 한 때 크게 유행하며 모바일게임의 대표 장르로 자리잡았던 카드RPG가 택틱스의 유닛 선택 및 배치, 성장 등 전략적인 부분을 대거 응용한 덕분에 유저들이 익숙하게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요.

그러나 턴제RPG는 파택 말고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파택 시리즈를 모바일 이식 기대작으로 뽑은 이유는 여성들이 친근하게 느낄만한 요소가 많다는 겁니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는 잠재적 고객 '여성층'을 공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관점에서 본다면 여성이 즐길만한 파택 시리즈는 현재의 모바일게임 시장에 꽤 적절한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성에게 괜찮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아기자기한 비주얼도 한 몫 하지만, 유쾌하고 발랄한 파택 특유의 분위기 때문입니다. 중간중간 적절한 유머코드, 선과 악이 명확한 심플한 세계관 및 개성만점 캐릭터,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난이도...'전략'이나 'RPG'라는 말에 친숙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부담스럽다거나 어렵다는 인상을 주지 않습니다. 이런 성향 덕에 1996년 당시에도 꽤 많은 여성들이 다른 게임은 몰라도 파택은 플레이해봤죠.

또한, 기자의 추억이 미화되었는지 몰라도 다른 턴제RPG에 비해 '육성'의 재미를 훨씬 많이 느꼈던 타이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의 턴제 RPG는 유저가 부대를 이끄는 '장군', '참모'의 역할을 하지만, 파택은 어쩐지 엄마미소를 짓고 보살피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플레이하게 됩니다. 1편의 꼬마가 2편에서 한층 성장한 아가씨로 등장한다던가, 애정있게 바라본 두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모습 등... 육성시뮬 '프린세스메이커'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도 부모의 입장에서 딸의 성장과정을 지켜보고 대견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죠. 파택 역시 이러한 육성의 재미를 많이 담아, 여성층을 쉽게 게임으로 이끌 수 있는 타이틀입니다.

▲ 예쁘고 잘생긴 캐릭터들의 향연, 깨알같은 웃음코드도 가득

▲ 대사에 맞는 다양한 표정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 도트그래픽이지만 스킬이펙트나 배경구현은 수준급

사실 '파랜드택틱스'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모바일게임이 있긴 합니다. 지난 2007년 모비클이 원작의 재미요소를 피처폰에 담은 '파랜드택틱스 1'을 선보였고, 나아가 2010년에는 CJ인터넷과 손잡고 '파랜드택틱스 2'를 출시했습니다. 피처폰게임의 한계였던 '용량'때문에 원작의 모든 콘텐츠를 다 담지는 못했으나, 스마트폰 시대도 아니었던 걸 감안하면 꽤나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죠. 비판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을 정도로 잘 이식된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스마트폰 시대! 캐릭터 전원을 다 불러서 부대를 꾸려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화면도 더 커졌고 해상도도 한층 좋아졌습니다. 게임 자체도 참 잘 설계되어 있어 곧장 모바일로 이식해도 괜찮을 겁니다. 단,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게임 하나로는 부족하죠. 합리적인 유료결제모델의 구축과 차후 관리 및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겁니다.

사실 바라는 건 단 한 가지, '그저 나오기만 해 다오!' 입니다. 아직까지도 명작이라 이야기되고 있는 예전의 게임과, 현대의 상징 스마트폰의 콜라보레이션.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이름만 들어도 신나는 '파랜드택틱스'의 모바일버전, 언제 나올지도, 아니 나오긴 할런지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계속 꿈꿔 보려 합니다.

▲ 이미 모바일로 출시된 적 있는 파랜드택틱스 1, 2

▲ 뿌듯함 가득했던 엔딩장면. 모바일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