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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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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팀 출시 확정된 '아미 앤 스트래티지' 솔직담백한 두 개발자 이야기

박태학 기자 (Karp@inven.co.kr)


- 두 명이서 개발 중이다.
- 이름만 들어도 무릎 탁이 자동시전 될 만큼 유명한 사람들 아니다.
- 사무실은 2평이 될까말까 할 정도로 작다.
- 하지만 그들의 경력이 뱃지 하나 없는 초라한 모습은 아니다.
- 펜타비전에서 'DJ MAX 포터블' 시리즈를 개발했다. 2편은 거의 메인으로.
- 인터뷰가 너무 솔직했다. 그래서 솔직 담백하게 쓴다. 대화 느낌으로.
- 인터뷰를 잘 읽다 보면 그들이 틈틈히 써내려간 작은 책 선물도 얻을 수 있다. 공짜로.






위 영상은 개발 중인 버전으로, 현재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벤에서 인터뷰는 처음 아닌가. 우선 자기소개부터 필요할 것 같다. 개발 약력이라던가.

김주명 - 20살부터 프로그래밍 했으니 경력으론 12년에서 13년 된 것 같다. 회사는 여기저기 다녔다. 오래 다닌 회사로 펜타비전이 있었고 한 7년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기서 '디제이맥스 포터블' 개발했고. 펜타비전이 처음에 생길 때 5명이었는데, 이후 2명을 더 뽑았다. 그중 한 명이 나다. 거기서 '듀얼게이트' 개발할 때는 팀장이었다. 나중에 회사가 합병하는 것 보고 2011년 쯤에 나와서 이 친구와 '파이드 파이퍼스'를 세웠다.

임현호 - 난 업계 경력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 90년대 초에 고등학교 졸업하고나서 게임개발팀 잠깐 맡았다가 말아먹고. 군대 전역하고 소규모 게임회사 몇 군데 다녔었고... 마지막에는 나도 펜타비전에서 1년 근무하고 이렇게 같이 나와서 게임을 만들게 됐다.

일단, 그간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부터 전하고 싶다. 인디게임 진짜 불모지인 한국에서 텀블벅으로 후원금 모으는 것도 성공했고, 최근에는 스팀 그린라이트까지 통과했다.

김주명 - 시장이 거기 뿐이니 별 수 있나.

인터뷰 하는 것 최근까지 망설이지 않았나. 시간도 많이 미뤄졌다.

김주명 - 사실 지금 게임 이야기하기가 애매하다. 크라우드 펀딩한지도 꽤 됐는데 아직까지 게임이 완성 안된 상태다. 외부 인터뷰로 '우리 게임 이러이러해요'라기보다는 빨리 게임 완성해서 후원자 분들에게 보여주는게 먼저다. 게임 나올때 쯤 인터뷰하려 했지. 지금은 그저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후원자들에게 피드백이 자주 오는 편인가?

임현호 - 아무래도 후원자 중 지인들도 다수 있다보니 그럴 수 밖에. 지인들이 가끔 안부 물으면서 '게임 언제 나오냐'고 묻는다.




게임 만들면서 가장 힘들 때가 언제였나.

임현호 - 시스템 엎을 때?

김주명 - 게임 안 나올 때. 항상 지금이 제일 괴롭지. 나중엔 별 거 아닌거라고 해도.

처음에 텀블벅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게임 주제가 서양 역사 아닌가. 해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도 노려볼 만 했을텐데.

임현호 - 처음에는 국내랑 해외 쪽 같이 하려고 했다. 십자군을 주제로 한 것도 그때문이었고. 국내 인디시장 좀 애매하니까 해외를 노린 거지. 그러고 크라우드 펀딩 해외 사이트 중 제일 큰 사이트를 알아봤는데 '킥스타터'였다. 그런데 이게 쉬운 게 아니더라.

어떤 면에서 어려웠나.

임현호 - 내가 알기로는 '킥스타터'에 뭘 등록하려면 미국 시민권? 아니면 미국 계좌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그건 포기하고 두번째로 큰 사이트를 알아봤다. '인디고고'라는 게 있길래 그것도 알아봤지. 그런데...

김주명 - 일단 우리 둘 다 영어가 안된다. 난 그냥 물건만 살 수 있는 수준이고. 영어 문제도 있고... 그리고 이게 유명세 싸움이다. 1~2주 안에 붐을 일으켜야 된다. 이게 되냐마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알다시피 우리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도 아니고... 인정받을만 한 퀄리티의 대작을 갖고 온 것도 아니고.

임현호 - 아, 이제 생각났어. 해외 크라우드 펀딩 리워드 설정하는 것도 애매했다. 우리에게 투자해 준 분들에게 실물 보상도 준비해야되는데, 외국에서 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나올 수도 있었다. 일단 국내만 하자, 그래서 텀블벅 선택한거지.

김주명 - 그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텀블벅이 제일 컸다.




게임 디자인이 참 독특하다. 외형 잡는데도 고민 많았을 것 같다.

임현호 - 일단은 좀 튀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김주명 - 퀄리티 승부 볼 수가 없었다. 우리가 물량이 많은 것도 아니니. 그래서 일단은 시각적으로 눈에 띄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첫번째였고... 그리고 한 화면만 보더라도 그 게임의 전체적인 개성이 묻어나와야 한다고 보았다. 외주 아티스트 분 정말 엄청 괴롭혔지. 몇 번 다시 하고, 또 다시 하고(웃음).

십자군을 배경으로 한 이유가 해외 시장을 노렸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혹시 그 외에 다른 이유도 있는지.

임현호 - 해외 쪽은 아무래도 유럽이나 미국 시장이 크고... 그 쪽은 인디 게임도 활성화가 되어 있으니까...

김주명 - 그렇게 말하면 재미 없어. 원래 삼국지 게임 만들려고 했다.

임현호 - 으하하!

삼국지? 어느 정도 검증받은 소재 아닌가. 십자군 이야기로 방향을 튼 배경이 있었을 것 같은데.

김주명 - 일단 삼국지 소재 게임이 중국에서 워낙 많이 나오기도 하고... 그리고 서양에서는 삼국지 자체를 우리만큼 알지 못한다. 주 시장을 유럽으로 잡았는데 그럼 안되지. 소재 바꾼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도 많을 것 같다.

임현호 - 턴방식 게임은 처음으로 만드는 거다. 그래서 '삼국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문명', '토탈워' 시리즈를 쭉 검토했다. 이걸 보니 우리 수준에서 만들 수 있는 턴제 전략 게임이 대략적으로 그려지더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한 게임이 무엇인가.

임현호 - 아무래도... '문명'.

김주명 - '쇼군: 토탈워'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게임할 시간이 없다.

임현호 - '삼국지' 시리즈도 좋아하고.

김주명 - '크루세이더 킹즈'? 그것도 재밌더라. 게임은 전반적으로 다 해보기는 한다. 하지만, 이 게임들에서 뭘 베껴보겠다는 생각은 없다. 이 게임들 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어떻게 보완할지를 더 생각하지. 초창기 '문명'을 예로 들자면, 너무 이것저것 매번 설정해줘야되는게 귀찮았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토탈워'에서는 전투가 싫었다. 전체 맵 놓고 큰 정세를 다루는 게 재미있었지. 이렇게 개인적으로 느낀 여러 부분을 모으고 모아 만들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전투 시스템을 한차례 갈아엎지 않았나. 무엇이 문제였고, 어떻게 개선했나.

임현호 - 공식적으로는 한 번 개편했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전에도 여러번 바꿨다. 오히려 처음 게임을 기획했을 땐 전투 시스템만 있었고.

김주명 -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으로 테스트를 했다. '삼국지12'의 전투와 비슷한 스타일로. 초기 버전에서 전투는 자동이었다. 전략모드라고 하고 열심히 다듬다가 전술모드 채울 때 되서 넣어보려 하니까... 정말... 우리가 해도 너무 재미없더라.(웃음)

임현호 - 중간에 이야기 왕창 빼먹었잖아.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으로 만든 프로토타입은 사용자가 직접 조종하고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으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자체 엔진으로 게임 만들고 있었고, 이걸 옮겨오려니 코스트가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독특한 뷰와 자동 전투를 넣어보자'였다. 이게 첫번째 방안이었지.

첫번째라면... 그게 완성 버전은 아니었다는 말 같다.

임현호 - 그렇지. 당시 버전은 유닛을 배치한 다음 퍼즐 형태로 교전을 벌이는 시스템이었다. 배치 우위로 밀어붙여서 이기는 거랄까? 이거 넣고 IGF(인디펜던트 게임 페스티벌) 파이널까지 갔다. 그 때 상하이까지 가서 시연했는데 사람들이 '뭐 이리 전투가 난해하냐'라고 하더라.

그 때 바꾸기로 마음먹은건가.

임현호 - 바로 전투 갈아엎기로 했지. 그리고 지금까지 온 거고. 최종으로 넣은 전투 시스템은 간단한 컨트롤에 특수 키... 뭐랄까, 필살기라고 해야되나 이런 걸 넣은 거고. 근데 이걸 지금 이야기해도 되나, 우리 지금?

김주명 - 그렇게 얘기하면 인터뷰가 재미 없다니까. 원래 전투 전에 미리 준비한 다음 싸우는 방식이었는데, 그게 너무 지루했던 거다. 매번 똑같은 결과만 나오는데 뭔 의미가 있겠나 해서, 좀 더 물리고 물리는 상성을 넣었다. 커맨드 입력같은 조그만 요소도 추가하고.




게임 개발은 피드백이 필수 아닌가.

임현호 - 필수지.

인디 게임은 외부 피드백을 어떻게 받나.

임현호 - 주로 지인 테스트다. 자주 했지. 한 7~8차례 한 것 같다. 후원자들 대상으로 테스트하면서 피드백 받고 그거 반영해서 수정하고. 시스템이 크게 바뀔 때마다 게임 프로토타입이랑 설문지 함께 제공하고 그랬다. 대형 게임사에서 하는 FGT랑 큰 차이 없다.

지금 '아미 앤 스트래티지'의 개발 상황은 몇 퍼센트라고 생각하나.

김주명 - 나는... 한 60에서 70퍼센트 정도?

임현호 - 그런데 우리는 인터뷰할 때마다 항상 70%라고 이야기했다.(웃음)

게임 모드는 어떤게 있는지 알려달라.

임현호 - 멀티 없고, 시나리오 위주로 있고. 싱글플레이는 두가지 모드를 계획 중이다. 방금 말한 시나리오 모드는 말 그대로 캠페인같은 거다. 가상역사랄까. 정해진 스토리가 있고, 거기서 왕국을 만드는 내용이고. 또,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그랜드 캠페인(가칭)'이 하나 들어갈 것이다. 그건 유저가 원하는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맵은 임의로 정해지는건가?

임현호 - 그랜드 캠페인은 전세계를 맵으로 한다. 그리고 시나리오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쪽이고. 시나리오 모드는 그 대륙의 부분 부분을 챕터 단위로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이런 종류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 본 유저들은 알 거다. 인공지능의 성격도 다양하고, 반응도 각양각색이어야 게임이 풍성해지고 그럴텐데. 아마 개발진도 이거 개발하는데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임현호 - 외교 성향, 전투 성향 등 이런 타입을 몇 가지 만들어놓았다. 호전적인 왕국이라던가, 어떻게든 중립을 지키려는 왕국도 게임에서 만나볼 수 있을 거다. 가령 '베네치아'같은 데는 교역 중심으로 운영하지만, 다른 왕국과 지나치게 친하지는 않는, 중립적인 성격을 가졌다. 각 인공지능 플레이어들은 자신들만의 판단 알고리즘이 있고, 이를 따라서 다양한 행동을 취할 거다.

게임에 총 몇개 국가가 등장하나.

임현호 - 이건 좀 러프하게 잡았는데... 음, 일단은 열 개 정도 예상하고 있다. 이건 기본으로 들어가는거고, 크라우드 펀딩 보상으로 후원자용 지도도 따로 들어가니까, 아마 더 많을 수도 있다.

확장팩 개발 계획은 있나?

임현호 - 현재는 없다. 판매량 보고.(웃음)

스팀으로도 출시되지 않나. 스팀 도전과제도 따로 추가되는지 궁금하다.

임현호 - 넣을 생각이다. 도전과제도 다 개발자가 정하는 거니까.




현재의 '아미 앤 스트래티지'에 만족도를 메긴다면 몇 퍼센트인가.

임현호 - ...몇 퍼센트야?

김주명 - 나는... 한 70퍼센트 정도? 처음에 '이러이러한 게임 만들어야지'하고 나설 때랑 지금 버전이랑 좀 다르니까.

임현호 - 대기업에서 만드는 거라면 초창기 뼈대 그대로 쭉 밀고 나가는데, 우리는 인디 게임이다보니 변경점이 많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형태가 되서... 나도 한 75퍼센트인 것 같다.

김주명 - 그냥 부끄럽진 않은 것 같아.

임현호 -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다... 정도?

김주명 - 긍정적인 변화야. 그렇지.

임현호 - 계속 출시 미루는 것은 부끄러워하고 있다. 진심으로.

김주명 - 연기는 부끄러워해야지. 어쨌든 우리, 그 분들께 개발비는 받았잖아.

게임이 바뀌는데 피드백 영향이 그렇게 큰 편인가?

김주명 - 음... 사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피드백은 우리가 예상했던대로 돌아온다. 우려했던 부분이 이건데 아마 이런데서 무슨 말이 나오겠지... 라고 생각하면, 진짜 그렇게 온다. 뭐랄까. 피드백은 확신을 얻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게임이 바뀌는 것은 만들면서 우리가 욕심을 키우고, 아쉬운 것 찾고... 그거 고치고 하면서 바뀌는거지. 그러면서 게임의 틀이 조금씩 변해가고. 대기업이라면... 정말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있는 거다.(웃음)

대기업도 필요 여하에 따라서는 그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김주명 - 처음에 기둥 세우고, 필요한 것을 붙이고 그래야 회사 일이 끝난다. 비전이 명확하고 이게 정말 좋다고 확신한 다음 일을 진행하는 거다. 어떻게 수정하더라도 큰 틀은 유지하면서 게임 출시하고, 그러면 결국 어느 정도 팔리고 그랬다. 회사에서 일했을 때 기억을 돌이켜보면, 그 때도 처음 비전의 70%정도만 채운 다음 출시했던 것 같다. 그 때도 '아, 부끄럽다'싶었지만 '에이, 시간이 없었잖아'라고 스스로 변명아닌 변명을 하고 그랬지.

회사에선 타협선이 있었다는 건가.

김주명 - 그렇다고 봐도 된다. 어쨌든 기본 비전은 지켰고, 제법 많이 팔리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고 비전도 다르다. 지금 우리가 하는게 못할 짓인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게 정말, 둘만 있으니 하는 짓이지.




이전에 시뮬레이션 장르를 만든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임현호 - 펜타비전에 있을 때는 아케이드 쪽 담당이었다. 이것도 국내에서는 안팔렸고 해외로 팔려서... 본격적으로 시뮬레이션 장르 만들어본 적은 없다. 이거 만들기 전에는 소셜 게임 만들고 있었고.

김주명 - ...중학교 2학년 때 만들어봤다. 좋아하던 게임 베껴보는 수준으로.

둘다 경험이 적다면 개발이 쉽지 않았을텐데.

김주명 - 시작이라는게 원래 그런 것 아닌가.(웃음)

임현호 - 확실히 쉬운 것은 아니더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업무 스트레스보다는 게임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것을 이거 개발하면서 알았다. 회사는 커다란 조직이 있고, 그분들이 이끄는 방향대로 가는건데, 인디는 게임에 대한 모든 책임이 다 개발자에게 가니... 거기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다보니 흰머리도 나고.

김주명 - 흰머리는 애 때문에 난 거 아냐?(웃음)

임현호 - 그런가... 아무튼 10중에 8정도는 게임 자체에 대한 부담같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것은 생각 안해봤나.

임현호 - 늦었다고 생각한다.

김주명 - 모바일 막 나올때였나. 정말로, 엄청 초창기에 모바일 게임을 만들긴 했다. 다 만들고 나서 '이제 뭐만들지'와 같은 고민 많이 했는데... 솔직히 되게 암울했다. 그 때는 카카오가 없었으니까. 국내 매출 1위 찍어봐야 하루 매출이 몇 백 수준이었다. 기기도 iOS가 우세였을 때였고.

임현호 - 그래도 계속 만들었어야 했는데.(웃음)

김주명 - 그 땐 많이 지친 상태였다. 어떻게든 돈 벌겠다고 아둥바둥 살고싶지 않았다. 조금 더 진지한, 큼직한 게임 만들고싶다고 나온건데... 그 생각부터가 패인이었지.(웃음) 모바일 시장은 예상보다 빨리 성숙했고, 거대기업 순식간에 달라붙고. 퀄리티는 계속 올라가고.

만약 그 때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모바일 게임 계속 만들 생각인가.

임현호 - 카카오 1등으로 뚫으려 했을지도?

김주명 - ...그랬을까?

임현호 - ...아냐, 우린 그때도 이거 했을거야.

김주명 - 우린 인디게임 만들지만 5일제로 근무한다. 뭐든 지속 가능하게 해야지. 단기간에 만들어서 치고 빠지는 게임도 아니고. 확 불타오르게 만들던 20대는 둘 다 지났다. 모두 가정도 있고.

회사 때와 지금 생활을 비교해 업무 만족도는 어떤가.

김주명 - 개인적으로는 회사 업무에 만족 못해서 나온 거다. 일 자체라기보단.




스팀 판매가격은 얼마 생각하고 있는지.

임현호 - 텀블벅 가격 정도? 한 2만원. 19.99달러.

김주명 - 그런데 걱정이다. 스팀은 세일 기간에 트리플 A급 게임을 더 싸게 풀고 그러니까. 무슨 '파크라이3'가 5천원이야.(웃음)

오, '파크라이3' 나도 정말 좋아한다. 큰 기대 안하고 해서 그런지 더 재밌더라. 요즘은 4편 소식만 뚫어지게 기다린다.

김주명 - 나도 처음에는 그런 게임 만들 줄 알았다. 회사에서도 '돈만 벌어와. 그런 거 다 만들 수 있게 해줄테니까'라고 그랬고. 헌데 지금 이러고 있다.(웃음)

임현호 - 트리플 A급 게임은... 개발자의 로망같은 거지.

김주명 - 그런데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개발자로써 로망 다 찍은 것 같다. 원래 우리 나이 또래 개발자들은 콘솔 게임 만들어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우린 다했지. 온라인, 모바일 게임도 만들어봤고. 콘솔 게임도 만들었고. 우리한테는 '아미 앤 스트래티지'가 정말 마지막 로망이다. 박스 하나하나 접어서 CD 넣어서 팔고. 박스는 옛날 표준 사이즈로.

임현호 - 배틀체스트 사이즈로 만들어볼까?(웃음)

십자군 관련한 전자책도 출판했다고 들었다. 자세한 소개를 부탁한다.

임현호 - 게임 만들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한 것도 있고... 일단 국내를 보면 십자군 역사를 아는 분들이 적은 편이다. 아, 삼국지에 비해서 말이다. 개발팀이 자료를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고, 이대로 끝내기엔 아깝다고 생각해서 전자책으로 포팅한 것이다. 평소에 이 쪽 분야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김주명 - 원래 가만히 두면 이것저것 일을 찾아서 한다. 이 사람이.(웃음)

어디서 볼 수 있나.

임현호 -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전자책 보는 어플로 보면 된다. 무료다.

기사에 링크 걸어도 되나.

임현호 - 물론이지.



아미 앤 스트래지: 십자군의 역사 e북 다운로드 페이지


스팀에 입성하는 만큼, 판매 예상 수치가 있을 것 같은데.

임현호 - 음... 예상 수치는 우리도 잘 모르겠고. 목표는 거창하게 10만 장! 이러고 다닌다.(웃음) 소박하게 얘기하자면, 다음 작품 만들 수 있을 정도만 팔렸으면 한다.

스팀의 그린라이트와 타 인디 게임 판매 사이트의 매출 차이가 그렇게 큰 편인가?

김주명 - 그렇지. 스팀 말고는 인디 시장이 없다고 봐도 된다.

임현호 - 험블번들도 연동이고. 스팀 키로.

다른 플랫폼도 있지 않나.

임현호 - 데수라는 전용 플랫폼이고, GOG도 그렇다. 그런데 스팀하고 비교할 레벨은 아니다. 넘사벽이지. 별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노출 수준도 확실히 다른 게 사실이고.

차기작으로 구상 중인 콘셉트가 있나. 아니면, 이미 초안 같은게 들어갔다던가.

임현호 -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럼 나중에라도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김주명 - 정치 시뮬레이션 게임! 뭐랄까... 사람의 행동 등을 시뮬레이션 하는 게임 만들어보고 싶다. 정치 시뮬, 종교 시뮬, 군대 장교 시뮬레이션 같은 것들 말이지. 막 쿠데타 하는.(웃음) 우리들끼리는 '은하영웅전설4' 얘기하면서 "은영전 하면 쿠데타지!"라면서 논다.




앞으로도 계속 인디 게임 개발자로 남을 생각인가.

임현호 - 정확히는 모르겠다. 길은 항상 열려있지. 이러다 집에서 '돈 벌어와!'하면 돈 벌러 가야지.(웃음)

게임 개발자로서 궁극적인 목적이 있을 것 같다. 뭐 거창한 것은 아니더라도.

김주명 - 나이가 들어도 게임 계속 만들고 싶다. 사실 지금 하는 이 일도 나중에 할 일을 미리 체험하는 개념이랄까. 오십, 육십 먹고 은퇴해도 계속 게임 만들고 싶을 것 같다. 지금처럼 열심히 게임 만들면 그 때도 시장은 유지될테고, 그 시장을 위해 또 열심히 게임 만들고 그렇게 살고 싶다.

임현호 - 나도 그렇다. 늙어서도 게임 만들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다. 정말 재밌는 게임 만들어야지.

김주명 - 10개 쯤 만들면 하난 재밌을거야.(웃음)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임현호 - 일단 대상을 좁혀서... 후원자 분들께 게임 계속 출시 미뤄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주명 -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리고... 우리가 뭐 게임 개발자 대변하는 입장도 아니고, 난 개인적으로 게임 이야기 하고 싶은데.

말해도 괜찮다. 편하게 이야기해달라.

김주명 - 뭐, 여러가지 게임이 있겠지. 큰 게임도 있고 작은 게임도 있고. 우리가 만드는 게임이 유저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좋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솔직히. 하지만 우리는 '유저 여러분을 꼭 만족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만드는게 아니라 '내가 어렸을 때 재미있게 했던 게임을 한 번 더 보여드려야지'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게임 많이 했는데 여러분은 어때요? 라는게 정확하겠다. 내 소중한 추억이 유저 분들께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지만... 통할 거라 생각하고 만들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정리가 안되네. 이거 말 좀 잘 적어주세요.(웃음)

좌 - 파이드 파이퍼스 김주명 개발자, 우 - 임현호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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