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신은 든든히 하셨는지요? 어느새 여름도 반절을 지나, 8월을 향해 나아가는 지금입니다. 직장인들은 휴가 시즌을 맞아 평소에 꿈꾸던 판타지를 실현하느라 바쁠 때고, 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평소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으시겠죠.(...)

여름이 찾아오면 게임업계도 바빠집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비로 인해 야외생활보단 게임라이프를 즐기는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 방법들을 모색해야 하거든요. 그 중에서도 해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수영복'입니다.

물론 게임보다는 현실이 좋긴 해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해운대에서 트렁크를 입고 뛰어다니거나, 말리부 비치에서 미녀와 함께 태닝을 즐기고 싶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죠. 결국 이렇다 할 피서를 즐기지 못한 저와 같은 소시민들은 모니터 앞에서 바다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올해에도 여러 게임사에서 멋진 의상을 준비해 두었거든요. 비록 저는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나 두들길지언정, 공들여 키운 캐릭터나마 피서를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번 모아보았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게임들의 여름 의상들을 한번 보시죠.



■ 블레이드&소울



수많은 커스터마이징 덕후들의 심금을 울리던 블레이드 & 소울의 여름 의상입니다. 물론 현실에서 저런 비율을 가진 사람을 보는 것은 길바닥에 떨어진 백지수표를 줍는 것 보다 힘드니 너무 몰입하지는 마시구요.

도대체 어떻게 일족을 보전하는지 궁금한 건족은 이번 의상에서도 우월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물론 진족과 곤족의 여성 캐릭터들도 매우 훈훈한 모습이군요. 린족이야 뭐 그냥 늘 귀여웠으니 저렇게 입혀 놓아도 더 귀여운지는 모르겠습니다. 영락없는 어린아이 모습인데 눈화장이 좀 과한 감은 없잖아 있지만요.

남성 캐릭터들은 어차피 잘 안보니 따로 소감은 말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곤족의 묵직함은 눈길이 한번 가긴 하네요.



■ 아키에이지




XL게임즈의 간판 작품인 '아키에이지'의 수영복입니다.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위해 현실성은 은하계 너머로 날려버린 블레이드&소울과 다르게 이쪽은 현실에서도 그럭저럭 자주 보이는 체형들입니다.

아무래도 쉬지않고 노동력을 소모하는 근면 성실한 아키에이지의 캐릭터성을 반영해서인지, 과다한 노출보다는 조금 건전한 스타일의 수영복이 되어버렸군요. 여성 캐릭터의 경우 조금은 의아한 원피스형 수영복을 제외하면 다들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남성용은 뭔가 마지못해 넣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월급과 생활고따윈 잊은 오렌지족이 연상되는 나름의 개성을 보여주는군요. 하지만 왼쪽에서 두 번째 의상은 조금 부담되긴 하네요. 물론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 테라



블루홀의 테라입니다. 케스타닉, 하이엘프, 휴먼의 삼위일체는 흰색 비키니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바라카도 솔직히 걱정은 좀 했는데 나름의 매력은 보여주는 것 같아요. 나름의 매력이 항상 훌륭하진 않습니다만...엘린은 그냥 엘린입니다. 엘린쪽은 더 이상 코멘트를 달기는 좀 그렇네요.

여성 캐릭터의 의상이 두 종류인데 반해 남성 캐릭터의 의상은 단 한 종류입니다. 게다가 검은색, 흰색으로 이뤄진 단일품이네요. 역시 하이엘프, 케스타닉, 휴먼은 나름 봐줄 만 합니다. 하지만 포포리로 가서는 조금 웃기고, 바라카는 마치 프로레슬링에 나올 것 같은 포스를 보여주는군요. 아만으로 가면 수영복을 이루는 천이 조금 걱정될 정도에요. 어쩌자고 아만에게 저런 큐티한 수영복을 입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같이 출시되는 스타일링 아이템도 괜찮은 편이군요. 특히 우쿨렐레 매우 귀엽습니다.



요건 번외편으로 6월 말 공개되었던 동물의상입니다. 영락없는 놀이공원 아르바이트용 인형탈이긴 하지만, 레어 동물 의상이나 동물 악세사리의 경우 일부 남성분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것 같군요.



■ 에오스



온라인 MMORPG인 에오스의 일러스트입니다. 아직 인게임 스크린샷은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는 것이 아쉽군요. 게이머들의 반응 역시 '일러스트대로만 나와라'라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을 보니 개발진이 살짝 긴장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공개된 일러스트만 보자면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왼쪽의 아가야 제 취향이 아니니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오른쪽의 참한 동생은 참 괜찮네요. 옷이 작은건지 신체가 우월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정도 디테일까지 살려서 출시된다면 전 접어놨던 캐릭을 꺼내들고 옷을 구입할 용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모습은 나와 봐야 아는 법! 실제 출시 모습이 어떨지, 에오스 플레이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 크리티카



'초액션'을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운 크리티카의 여름 의상입니다. 액션 게임인 만큼 민첩한 움직임을 위해서인지 쓸데없는 것 다 떼고 담백하게 입고들 나왔네요.

하지만 일러스트가 썩 맘에 들지 않습니다. 아 물론 의상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가뜩이나 솔로 비율이 높은 게이머들 앞에 지들끼리 껴안고 여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니 왠지모를 분노가 끓습니다. 물론 제가 솔로라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의상 자체는 굉장히 훌륭합니다. 평소에도 옷을 잘 안입고 다니니 별로 달라 보이지는 않지만 나름 청순한 매력의 도적도 괜찮고, 호피와 끈 비키니를 갖춘 요란의 의상은 남정네의 마음 깊숙한 어떤 딥 다크 판타지를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남성 캐릭터들은 조금 딱합니다. 지구를 거뜬히 들 것 같은 근육을 가지고 있음에도 왠지 모르게 밋밋해요. 왜일까요?



■ 이카루스



오픈 100일을 앞둔 본격 탈것수집 MMORPG 이카루스의 무료 여름 코스튬입니다. 아직 이벤트의 스틸컷 정도만 공개되었기에 정확한 모습은 알 수 없지만, 이대로라면 조금 약할 것 같습니다.

무난한 비키니와 꽃무늬의 남정네들은 사실 큰 매력이 없군요. 그리고 왜 죄다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건지... 선글라스를 눈매에 자신이 없는 패배자들의 아이템, 혹은 눈치보지않고 눈알을 굴리게 해주는 아티펙트 정도로나 여기는 저로서는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쁘게 만든 캐릭터인데 이쁘게 웃어줘야죠.

하지만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아직 공개된 것은 많지 않으니까요. 묘하게 캐릭터들의 바디라인이 현실적인 것은 아키에이지와 비슷하군요. 아마 실제로 입고 돌아다니면 또 다른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이미지 출처: 이카루스 인벤 '은상이니'님

결제를 통해 구매하는 수영복의 경우 조금은 다릅니다. 무료 수영복보다는 확실히 더 낫네요.



■ 아이온



아이온의 경우 다른 게임들과는 조금 다른 컨셉의 수영복을 준비했습니다. 수영복보다 살결에 더 눈이 가는 타 작품과는 다르게 과감히 노출을 줄이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만들어냈죠. 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차피 노출을 원하면 다른 방법도 많잖아요. 이런 스타일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마법과 칼이 난무하고 날개를 기본으로 달고 다니는 아이온의 세계와 헤드셋은 조금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으나 그 정도는 게임이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더 아스트랄한 것도 있으니까요. 뭐냐구요?


바로 이겁니다. 무려 서핑보드를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아니 세상에 난 한번도 못해본 서핑 보드를 내 캐릭터는 잘만 타고 다닙니다. 공중 회전 정도는 기본 패시브로 달고요. 그래도 이게 어디입니까. 내가 못할 것 캐릭터라도 시켜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