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개발자들이 뽑은 '중국 게임시장 진출이 가장 기대되는 한국 게임' 1위는 무엇일까요?

차이나조이 B2B관에 참가한 중국 게임업체 대상으로 약 30여 개 부스, 40명 이상의 관계자들에게 즉흥적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검은사막'이란 답변을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방대한 게임 스케일을 자랑하는 '검은사막'은 이미 국내에서도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몇 차례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지도로 보았을 때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답변은 아니었죠. 하지만 그들이 '검은 사막'을 기대하는 세부적인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검은사막'은 쉽고 가벼운 게임이 대중화된 중국 게임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은 가벼우면서도 빠른 게임이 대세입니다. 웹게임 또는 오토 기능을 가진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 게임 등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쥬얼/미드코어 게임을 흔히 찾아볼 수 있죠.

이와 반대로, '검은사막'은 우주급 클래스라 평가받는 한국 게이머들조차 CBT 당시 '게임이 너무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할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입니다. 즉, 현재 중국에서 대세라고 불리는 게임들과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 많은 중국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졌던 차이나조이 B2B 한국관의 검은 사막 시연


단순히 유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런 대세에 역행하는 게임은 빠르게 외면당하고,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 있는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중국 게임시장의 전례를 보았을 때, '검은사막'같은 신선한 타입의 게임이 역대박을 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 여러 관계자의 견해였습니다. 특히, 몇몇 관계자는 '쪽박 or 대박'이라는 인상 깊은 멘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늦은 인터넷 보급화와 국가 단위의 인터넷 통제, 최근에서야 콘솔 시장을 개방하는 등 중국의 게임 환경은 열악했지만, 게임 자체를 즐겨온 역사만큼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말은 즉, 예전 오리지널/하드코어 타입의 MMORPG를 원하는 유저층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인구수를 감안하면, 비율이 소수라 해도 실제 시장 규모는 상당한 셈이죠.


▲ '10명 중 1명만 해도…' 같은 주먹구구식 계산이 통할 정도 (이미지 출처 : Baidu)


'검은사막'이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다는 가정 하에 수익성 영향까지 분석한 관계자도 있었습니다. 중국 게임의 오토/스피드 특화는 빠른 게임 만족도와 성취감을 제공하지만, 그만큼 다른 게임으로의 이탈도 쉽다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 하지도 않았으니 맘에 안 들면 다른 게임 하면 그만' 같은 마인드가 지배적이라 충성도 높은 유저를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단기성 성향의 유저들은 무과금 성향이 강합니다. 쉽게 말해, 게임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심각한 문제와 직결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검은사막'처럼 어렵고, 오래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에 다양한 재미를 가진 콘텐츠로 한 번 유저를 사로잡을 수만 있다면 다수의 과금 유저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설문조사에 응한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이처럼 중국 게임산업 관계자들이 '검은사막'을 기대하는 이유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과거 오리지널/하드코어 타입의 MMORPG가 다시 한 번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검은사막'을 통해 확인해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한국의 게임산업 부흥을 위해 차이나조이에서 분투하는 많은 한국 게임 관계자들을 보았습니다. '검은사막'은 물론, 더 많은 한국 게임이 중국 게임시장에 새로운 붐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