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은 독일 쾰른 메쎄에서 개최되는 게임스컴2014에 올해도 특별취재팀을 보냈습니다. 각자 특별한 임무를 갖고 출동한 이 취재팀이 약 일주일 동안 GDC유럽을 비롯해 게임스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할 예정인데요. 취재 기사 외에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들이 게임스컴에서 뛰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특별한 탐방기를 준비했습니다. _GC 특별취재팀(desk@inven.co.kr)

[▲쾰른의 축제 '게임스컴']

근처 이탈리안 식당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종업원이 대뜸 "게임스컴 오셨어요?"라고 물어봅니다. 그렇다고 하니깐 너무나 좋아합니다.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택시에서, 기념품 가게에서, 심지어 호텔 엘리베이터도 독일인들이 저에게 물어보는 첫 번째 질문은 '혹시 게임스컴 보러 오셨나요?"입니다. '예(JA)'라고 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자기집에 방문한 손님처럼 기뻐하더군요.

이틀전에는 아시안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입구에 게임스컴 기간엔 밤 9시부터 10% 세일이라는 안내판이 보이더군요. 정부나 시에서 지원해주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게임스컴 분위기에 동참한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쾰른 메쎄가 아니더라도 게임스컴 기간엔 사람이 모이는 어디에서나 코스프레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흐뭇해지더군요.

게임에 대한 인식이 각박한 대한민국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기에 좀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흔히 우리는 "덕중 최고는 양덕"이라는 말을 쓰곤 합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요. 하지만 제가 독일에서 느꼈던 감정은 게임이나 코스프레 문화가 '덕'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소수 문화가 아니라 대중들이 인정하고 함께 즐기는 대중문화라는 사실이었습니다.



■ 아침에 맥모닝을 먹는 애쉬, 지하철을 누비는 아리, 쾰른 대성당 앞에 파워레인져


[▲원하면 누구나 함께 모여 사진을 찍어주고 즐긴다]

실제 제가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아침 8시 30뿐, 게임스컴이 열리는 쾰른메쎄에 가기 앞서 커피 한잔을 먹기 위해 맥도날드를 찾았습니다. 줄이 꽤 길어서 이것저것 메뉴를 둘러보고 있었는데 제 바로 옆자리에서 애쉬(LOL 코스프레)가 맥모닝을 먹는걸 봤어요. 나만 놀란 건가요. 희안했던 건 그 모습을 주위 사람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만 놀라서 쳐다보고 있었고 매장 안 누구도 놀라거나 이상하게 보지 않더군요.

이제부터는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센터돔 에스컬레이터에 꼬리를 잡고 올라가는 아리도 봤고 대성당 근처에서는 파워레인져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 마스터치프가 근엄한 자세로 어린아이들과 놀고 있었으며 타행성에서 출장온 제다이들도 간간히 보였습니다.

기념품 가게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게임스컴 기간이든 아니든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자주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이 될 수도 있고 영화나 음악이 될 수 있죠. 게임 또한 이들 안의 문화로 자리 잡은지 이미 오래였습니다.

[▲센터돔역에서는 언제든 이렇게 작은 이벤트가 자유롭게 벌어집니다]


[▲게임스컴은 '게임'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축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도시의 축제였습니다]


[▲두 딸과 함께 게임스컴에 방문한 아버지]


[▲다정하게 게임을 즐기는 커플도 보이네요]


[▲길리슈트 정도는 입어줘야 이곳에서는 눈길 한번 받죠]


[▲이봐요 저건 워머신이라고요. 누구 놀라는 분 없나요]


[▲이건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



■ 헉! 너 한국에서 왔어? '스타크래프트 잘해? 롤 잘해? 스파캣 알아?"


[▲한국과 친근한 독일게이머들]

독일 게이머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특정 게임에 편중되긴 했지만 언제나 주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한국이기에 독일 게이머에게 한국은 언제나 신기한 국가입니다. LOL 코스프레 현장에서 잠시 코스어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깐 대뜸 "그럼 너 혹시 스파캣 아냐"고 물어보더군요. 어떻게 아냐고 다시 물어보니 "야 걔들은 여기 코스어들 사이에서는 신이야"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러곤 1시간 동안 질문 시달렸는데요. 다소 우리를 띄워주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는데 어쨌든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블리자드 부스에 갔더니 "혹시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세계에서는 한국은 제 4의 종족으로 취급받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요. 티어(Tier)를 물어보기도 하고 저를 외계인처럼 쳐다보더군요. 함께온 허용욱 기자는 LOL 랭크가 '다이아몬드'인데 LOL 부스에서 팀 이벤트 대전을 하다가 독일인에게 "야 얘 한국인이래 우리 이겼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허용욱 기자의 캐리로 18분만에 끝나기도 했고요.

이런 에피소드는 사실 특정 업체나 게임에 편중되긴 했지만 어쨌거나 먼나라 독일에서 소소하게나마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럼 우리 내년에 또 봐요!

[▲우리 내년에 또봐요]



게임스컴2014 인벤 특별취재팀
서명종(Lupin), 강민우(Roootz), 허용욱(Noct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