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S EU의 해설자 '퀵샷'은 국내 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해외 대회나 국제 대회를 본 팬이라면 '퀵샷'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 저 사람 아는데?'라고 할 것이다. 비록 국내 팬들에게 인기가 많지 않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퀵샷'이다. 깔끔한 분석과 날카로운 지적, 그리고 팬들을 즐겁게 하는 '엽기적인' 행동과 표정이 '퀵샷'의 트레이드 마크다.

LCS EU 결승전 현장에서 만난 '퀵샷'은 정말 유쾌했다. 처음 보는 기자에게 LoL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라면 친구라고 하면서 편하게 대해줬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비록 5분이라는 제한시간이 있는 짧은 인터뷰였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한 '퀵샷'이었다.

▲LCS EU 해설자 '퀵샷'

Q. 익숙지 않은 한국 팬들에게 소개 부탁한다.

반갑다. 트레버 '퀵샷' 헨리다. 현재 LCS EU에서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Q. 사실 해외 리그나 국제 리그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친숙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팬들은 사람 '퀵샷'에 대해 모른다. 어떻게 해설자가 됐는지 궁금하다.

나는 언제나 e스포츠를 사랑하고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다. 약 12년 동안 e스포츠 경기들을 봐왔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 워, 워크래프트3,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모든 e스포츠 게임들을 사랑했다. 심지어 콜오드듀티4는 잠깐이지만 선수로 활동했었다. 그로 인해 드림핵도 참여할 수 있었고 다양한 e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선수 활동을 그만뒀을 때, 마침 리그오브레전드 베타가 진행되고 있었다. 처음 게임을 접하는 순간 완전히 빠지고 말았다. 당시 게임 산업 쪽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친구가 "트레버, 너 진짜 말도 많고 게임도 좋아하는데 해설자 해보는 게 어때?"라고 하더라.

친구는 장난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해설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운 좋게 라이엇 게임즈의 해설자로 일할 수 있게 됐다.


Q. 롤챔스를 많이 본다고 들었다. 유럽 팬들과 한국 팬들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과 유럽 팬들의 공통점은 당연하다. 모두 '게임' 자체를 사랑한다. 훌륭한 플레이에 열광하고 녹화된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본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그런 슈퍼스타들에게 환호한다. 이 부분은 유럽이나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LoL 팬들이 똑같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치어풀' 문화다. 롤챔스를 보면 전광판으로 메세지를 쓰거나, 선수 얼굴을 합성한 재미있는 이미지가 많이 보인다. 유럽은 그런 문화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소수의 치어풀을 쓰는 팬들이 있지만, 조금 더 활발한 치어풀 문화가 유럽에도 생겼으면 좋겠다. 롤챔스를 보면 경기도 재밌지만, 그런 팬 문화를 보는 것이 너무 즐겁다.

선수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영웅'이다. 그들에게 초상화나 응원 메세지가 담긴 치어풀을 만드는 곳은 한국뿐이다. 유럽 팬들도 영웅들에게 적극적으로 '장난'을 치면 좋을 것 같다(웃음).


Q. 얼마 전 CLG가 한국 전지훈련 중 처벌받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CLG는 한국 전지훈련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을 고려해봐야한다. 분명 라이엇 게임즈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CLG의 방해물이 되고 싶지 않았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 리그에는 참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처벌을 한 것 같다.

사실 해설자 입장에서는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바로 CLG의 실력 향상이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고, 얼마나 많은 경험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성장했을지 궁금하다. 아마 한국에서 연습하는 중 정말 많이 패배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승리보다 패배를 통해 배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그들의 LCS NA 플레이오프 경기가 정말 기대된다.


Q. 롤드컵으로 인해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게 된다. 무엇보다 음식이 입에 맞을지 걱정인데?

나는 남아프리카 출신이다. 그곳에서는 벌레와 지렁이를 간식처럼 먹는다. 내 위는 충분히 잘 단련돼있다(웃음).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는 것이 새로운 나라를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Q. 마지막으로 한국의 LoL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실 이제까지 아시아에 가본 적이 없다. 일을 떠나서 세계 여러 장소를 가보고 싶었다. 그들의 문화를 몸소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 항상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다. 이번 롤드컵을 계기로 다양한 나라를 방문하게 됐다. 정말 운이 좋았다.

세계 모든 LoL 팬들이 쓰는 언어는 달라도 게임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만큼 게임은 이미 세계를 묶어주는 하나의 문화다.

사실 LCS EU 경기 중에 롤챔스 섬머 결승전을 봤다(웃음). 부산의 무대, 관중, 열기 모두 엄청났다. 그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팀들이 겨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롤드컵 결승 무대에 올 5만 명의 팬들보다 내가 더 흥분할 것 같다. 빨리 한국 팬들과 함께 최고의 경기를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