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는 화려해보이지만 막상 직업으로 삼기에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떻게 해야 전문적인 코스프레를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도 않고, 어지간한 완성도로는 높아진 팬들의 시선을 만족시키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냥 친구들끼리 알음알음 즐기던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니까요. 사실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도전하는 팀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코스프레가 그만큼 매력적인 문화이며 또 게임을 필두로 다양한 서브컬쳐들과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분야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코스프레가 일찍부터 유행한 동남아시아나 일본 등에서는 코스프레 모델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코스프레 팀이 프로를 위해 도전합니다.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신생 팀이지만 첫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사진의 완성도가 심상치 않네요. 특히 폭포나 나무숲 등 실제의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팝스타 아리, 밀리언 아서의 춘향, 킹오브더파이터즈의 시라누이 마이를 연달아 공개하며 화제가 된 'RZ 코스' 팀입니다.



▲ 인벤 입구에서 찰칵! RZ 코스팀! 좌측부터 레브님, 시나룬님, 박지훈 대표


과연 어떻게 만들어진 팀이길래 이렇게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코스프레를 선보일 수 있었을까요? 최근 다양한 코스프레를 선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RZ 코스의 박지훈 대표 그리고 소속 코스프레어인 레브님시나룬님을 만나 프로 코스프레팀에 도전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습니다.

레브 : "초등학교 때부터 코스프레를 직접 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고, 또 꿈꿔왔던 일이었어요. 서코(서울 코믹월드)에도 자주 참가했구요. 좋아하는 일이다보니 오래 하고 싶었고 전문적인 경험을 쌓아서 누구나 인정할만한 코스프레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어요. 다행히 이번에 인연이 닿아서 RZ 코스와 함께 하기로 결심했죠."

시나룬 : "저는 레브 언니처럼 큰 꿈은 아니고... (웃음) 그냥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열심히 준비해서 보여드리고, 코스프레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즐길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다만 프로로 인정받게 되면 더욱 많은 분들에게 제 코스프레를 선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박지훈 대표 : "프로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딛기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지만, 정말 전문적이고 품질 높은 코스프레 사진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RZ 코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팀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제 꿈입니다."

현재 RZ 코스의 구성원은 베일에 쌓인 세번째 멤버를 제외하면 박지훈 대표와 레브님, 시나룬님까지 세 명입니다. 코스프레 업계에 어떻게 뛰어들게 되었나 궁금해서 물어보니, 의외로 다들 10년을 넘나드는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들이라고 하네요.

레브 : "코스프레는 좋아하지만 진로를 고민할 시기가 되니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뮤지컬 배우쪽을 선택하고 관련된 다양한 일을 했는데, 물론 코스프레는 계속 했구요. 박지훈 대표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 때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시나룬 : "저는 회화랑 디자인이 전공이어서 지금도 그쪽 일을 하고 있어요. 코스프레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분야이고 원래 취미와 적성에도 맞아서 지금은 너무 즐겁게 일을 하고 있는 중이구요. 그냥 꿈만 같아요.(웃음)"

박지훈 대표 : "원래 직업은 따로 있었는데 사진이 취미이다보니 코스프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레브: "영어 선생님이었대요!" 박지훈 대표: "아 이거 말하면 안되는데... (웃음) 네. 원래 영어 가르치다가, 사진이 좋고 코스프레가 좋다보니 직장 접고 올인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대학교때 취미로 시작해서 8년 정도 되었네요."


▲ '최종병기 그녀' 치세를 코스프레한 시나룬님. 나의 치세는 이렇지 않! 지만... 아무래도 좋습니다.


▲ 보컬로이드 시유 - 시나룬님


▲ '이누X보쿠SS'의 로로미야 카루타 - 시나룬님


예상치 못했던 팬들의 호응은 이제 막 프로의 길을 걷기 시작한 RZ 코스에게 많은 응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프로가 되는 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고 욕을 먹더라도 감수하겠다는 심정으로 처음 코스프레를 공개했는데, 너무 폭발적인 반응에 스스로도 어리둥절할 정도였다고.

레브 : "저희가 아무리 전문 팀을 준비한다고 해도 인정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첫 코스프레를 공개한 뒤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보여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생겨서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 자리를 빌어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시나룬 : "전 마냥 좋다는 느낌? (웃음) 정말 폭발적인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여러가지 의미로요."

박지훈 대표 : "욕을 먹을 각오도 했는데 예상보다 팬 분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좋기도 하지만 부담도 되네요. 그래도 응원해주시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코스프레를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고 싶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려는 신생 팀에게 초장부터 재를 뿌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프로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상 다른 프로들과의 경쟁은 당연한 일입니다. 당연히 그만한 각오도 있어야 하구요.

한국에는 꾸준한 활동과 멋진 사진으로 인정받고 있는 다양한 프로 코스프레 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파이럴 캣츠나 팀 CSL 등 프로 코스프레 팀들은 코스프레라는 문화를 널리 알려준 멋진 선배들이지만, 새로 시작하는 팀들에게는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자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RZ 코스는 과연 어떤 무기로 그들과 경쟁하려는 것일까요? RZ 코스의 박지훈 대표가 내놓은 대답은 코스프레 작품들을 모아놓은 "코스프레 전문 화보집"이었습니다.

박지훈 대표 : "계획대로 일정이 진행된다면 올해 말에는 RZ 코스의 이름으로 화보집을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프로 팀들은 대부분 정해진 배경 내에서만 작품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RZ 코스는 화보집을 감안하기 때문에 코스프레와 주변의 자연 환경까지 고려해서 좀 더 생동감있는 작품을 연출하고 있구요.

얼마전 공개되었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잔나 코스프레도 실제 폭포를 배경으로 촬영을 진행했었죠. 킹 오브 파이터즈의 시라누이 마이 코스프레 역시 일부는 야외에서 촬영했습니다. 캐릭터에 맞는 장소를 찾아서 정말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는 화보집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메이킹 필름도 도전해볼 생각이구요."



▲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춘향 - 레브님


▲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시라누이 마이 (기모노 버전) - 레브님


▲ 블로그에 공개되었던 레브님의 일상 사진



RZ 코스의 코스프레 화보집은 올해 말을 목표로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많지 않지만 만약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넘어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까지 판매할 계획도 있다고 하니, 올해 말에 멋진 코스프레 화보집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궁금한 점 하나 더, 코스프레는 제작 못지않게 캐릭터의 선정도 중요합니다. 힘들게 제작한 캐릭터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면 노력을 기울인 보람도 덜할테니까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RZ 코스에서도 팀원들끼리 캐릭터에 대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레브 : "아마추어는 자기 스스로만 만족하면 되지만, 프로가 되고 싶다면 대중들의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캐릭터, 그리고 우리의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운 도전이 될 수 있는 캐릭터를 선정하기 위해 항상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시나룬은 의상 뿐 아니라 만들기 힘든 소품이나 디테일을 재현하는 능력이 탁월해서, 앞으로 경험이 쌓이게 되면 굉장히 멋진 캐릭터들도 코스프레가 가능해질 것 같아요. 새로운 멤버가 공개되면 앞으로 더욱 멋진 캐릭터를 선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Z 코스는 오는 9월 레브님과 시나룬님의 뒤를 잇는 새로운 여성 멤버를 공개할 예정이며, 다음 공개할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유명 게임 '블레이드&소울'에 등장하는 진서연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RZ 코스가 선보일 진서연 코스프레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요?

레브 : "이미 카페를 통해 제작 과정의 일부 공개가 되었는데요, 다음 작품은 아마 블레이드&소울의 진서연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도 원작을 어디까지 재현할 수 있느냐는 점이구요. 진서연은 이미 다른 팀에서 코스프레를 했던 유명 캐릭터라서 더 잘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요. 시나룬과 함께 열심히 준비중이니 기대해 해주세요!"

▲ 다음 코스는 블&소의 진서연!


▲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령신부 모르가나 - 시나룬님


▲ 데스노트의 아마네미사 - 시나룬님



코스프레는 멋진 일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대중에게 사진이 공개되다보면 악플에 시달리기도 하고, 노출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던 간에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겪어보기 힘든 일입니다. RZ 코스 역시 사진을 공개한 이후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나룬 : "작품에 대한 의견이나 여러분들의 충고는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말도 안된다고 느껴지는 수준의 악플은 무시하는 편이에요. 제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겨 하기 때문에 그런지 멘탈은 다이아급입니다. (웃음)"

레브 :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보고 있어요. 다만 진짜 이상한 댓글은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얼마전에 페이스북에도 남겼지만, 저 역시 싫어하는 연예인을 보면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화를 내기보다는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박지훈 대표 : "신경은 제가 제일 많이 쓰는 것 같네요. 멘탈이 약해서... (웃음) 그래도 따끔한 충고라고 생각하고, 댓글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정말 실력으로 팬 분들을 설득한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레브 : "아 참, 노출은... 부담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구요. 다만 노출이 심한 사진을 찍는다는 점 자체보다는 예쁜 사진이 나올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제일 부담이에요. 그리고 사진사가 모르는 분이면 촬영 때 몸이 아플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RZ 코스에서는 다들 친해서 큰 부담은 없는 것 같아요."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 혹은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RZ 코스의 구성원들은 어떨까요? 게임의 인기를 증명하는 것인지, 레브님과 시나룬님 모두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를 꼽았습니다.

레브 :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들은 개성도 강하고 매력이 있어서 필수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카타리나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 블레이드&소울의 진서연도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이고... 그리고 제가 3D 게임을 잘 못하고 자주 즐기는 게임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라서 거기 나오는 여성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시나룬 : "저는 모르가나를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최근에 RZ코스에서 모르가나를 해서 소원을 성취했어요. 모르가나 코스프레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구요. 개인적으로는 소라카를 좋아해서 예쁜 스킨이 나온다면 꼭 해보고 싶어요."

박지훈 대표 : "저도 원래 코스프레를 했던 사람이지만, 남자 코스프레는 게이머 분들이 영 관심이 없으셔서... (웃음) 그냥 앞으로도 RZ코스 팀원들의 사진을 열심히 연출하고 멋지게 찍겠습니다. 만약 보조를 위한 코스프레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해볼 생각은 있습니다."


RZ 코스는 현재 준비중인 모르가나와 진서연 코스프레를 필두로, 9월에는 새로운 멤버를 공개하고 올해 안에 화보집을 내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갖춘 RZ 코스가 또 하나의 멋진 코스프레 팀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레브 : "RZ 코스를 올해 4월부터 준비했는데 불과 몇개월만에 일이 진척되는 중이라 기쁜 와중에 정신이 없다는 느낌이에요. 여러분들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호응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더욱 노력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나룬 : "실력 좋은 분들이 워낙 많아서, 저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병아리 단계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앞으로 RZ 코스도 열심히 노력할테니 비난보다는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려요. 무엇보다 여러분들께 인정받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니, 꼭 인정해주세요. 열심히 할게요! (웃음)"




▲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팝스타 아리 - 레브님


▲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시라누이 마이 - 레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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