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절대적인 것은 아니더군요. 때로는 둘 이상의 효과를 내기도 했고, 간혹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도 내놓았습니다.

지난 1일 통합된 '다음'과 '카카오'는 각 분야 전반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때 검색엔진 1위였던 다음은 '카페'라는 유저 커뮤니티의 활성화와 e-메일 보급에 앞장섰고, '카카오톡'은 휴대폰에서 문자전송 아이콘을 잊게 만들 정도였죠. 두 기업 모두 하나가 '하나'가 아닌 크기였습니다. '다음카카오'가 보여줄 시너지가 어느 정도일지에 IT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지요.

하지만, '다음카카오'의 출발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같은 날인 1일, 검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계자 3,000여 명의 카카오톡을 검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왜곡된 정보도 있고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며 화재진압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공정한 법 집행이 있다면, 적용받아야 하기에 검찰에 협조해줄 수밖에 없다"는 자세에 유저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감시받는다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미국 국가안보국이 국민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될 때 커다란 비판 물결이 형성되었다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당연히 한국 유저들도 즉각 반응을 보였죠. 국내법상 검열이 어려운 러시아산 SNS 어플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통나무를 짊어진 '다음' 역시 당혹스럽긴 매한가지입니다. 발전적인 로드맵을 세우자마자 다른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했죠. 일보전진도 전에 묵직한 족쇄가 달렸습니다. 먼저 이를 풀어야만 그들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텔레그램'은 국내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강제전성기를 맞았습니다. 모바일게임 플랫폼 분야에서 독주체제를 굳힌 '카카오' 입장에선 썩 반가운 소식은 아니죠. 이제 그들에게 '망명' 사태 해결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때때로 행동은 의도와 다르게 해석됩니다. 또, 왜곡된 사실은 해당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석우 공동대표의 말대로 지금 상황이 '오해'로 인해 벌어졌다면, 그 어느때보다도 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생활의 모든 것을 연결하겠다" '다음카카오' 통합법인 1일 공식 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