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상상을 한다. 그리고 상상력을 바탕으로 영화나 음악, 게임을 만들어 낸다. 상상을 통한 창조, 모든 문화적 콘텐츠를 이루는 근간이다. 덕분에 지금까지 우리들은 다양한 상상들을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수 많은 상상 중에 '세계 멸망'에 대한 소재도 많다. '미확인 바이러스', '세계 3차대전', '돌연변이의 발생' 등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이 중에서 가장 와 닿는 이야기 소재는 따로있다. 바로 우리 삶에 근접해 있는 것들이 일으키는 문제들이다.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인근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태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이 모든 원자력 발전소들이 거의 동시에 무너진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이번 지스타에서 간접적으로 나마 최악의 상황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게임을 만났다. 방사능으로 무너진 세계를 그려낸 '도와줘 잭'이라는 게임이었다. 지스타 2014를 방문한 '도와줘 잭'의 개발자 '바오밥 넷'의 정용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바오밥 넷 정용안 대표


Q. 어떻게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

2001년도 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들을 다녔고, 그 후 스스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정했다. 처음부터 바오밥 넷을 만든건 아니었다. 다른 업체를 운영하다가 게임을 만들고 싶어 설립하고, '러닝 독' '도와줘 잭'을 만들었다.

Q. 모바일게임은 처음인가?

'러닝 독'이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평을 들었다. 세명이서 옹기종기 모여 만든 게임이었는데, 그렇게까지 좋은 평을 들을 줄은 몰랐다. 다운로드 수는 많았는데 사실 매출에 연결되지는 않아서 차기작을 준비하게 되었고, 그 작품이 바로 '도와줘 잭'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사실 큰 게임을 만들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가볍게 시작하고 싶었다. 물론 모바일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끌렸다.

▲중거리 딜러 슈터(좌), 근거리 탱커 전사(우)

▲ 근거리 탱크 전사: 화산지대 배틀 장면(좌), 중거리 딜러 슈터 : 사막지대에서의 배틀 장면(우)


Q. '도와줘 잭'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게임을 만들 때는 늘 '어떤 메세지를 담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러닝 독 때는 유기견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한번 바라보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고, 이번에 만드는 '도와줘 잭'은 방사능에 오염된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대부분 방사능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핵 전쟁을 생각하지만, 사실 이미 우리 주위에 이미 위험한 장소가 있다. 바로 '원자력 발전소'다.

우리 주위 아니 전 세계에 이미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률은 높다. 그래서 만약 전쟁이나 혹은 불의의 사고로 원자력 발전소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라는 상상끝에 '도와줘 잭'이라는 작품이 탄생한거다. 도와줘 잭은 방사능에 오염된 지구를 정화해야 한다는 목적을 두고 있고, 유저들은 방사능으로 변한 돌연변이들을 처치하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Q. '도와줘 잭'이 내세우는 가장 큰 특징은?

전투와 콘트롤이다. 물론 다른 게임과 시스템이 매우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우리가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콘트롤'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캐릭터를 잘 조종한다면 게임이 더 쉬워질 수도 있다. 콘트롤에 집중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게임 내 새로운 지역을 탐사하는 부분에 중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새롭다는건 좋은 뜻 같지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것과 다름없지 않나.

콘솔을 좋아하다 보니 모바일에서도 콘솔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더하고 싶었다. 물론 다 살리기는 어렵겠지만, 스토리와 조작감을 통해서 어느정도 상쇄 시킬 수 있을것이라 판단했다.

사실, RPG장르는 처음 만들어본다. 어떻게보면 2001년 처음 게임을 만들고 나서 14년만에 만드는 처녀작이 '도와줘 잭'이다. '순수'. RPG를 처음만들어보면서 가장 와 닿았던 단어다. 그래서 노련미는 적지만 최선을 다해 유저가 원하는 부분을 긁어주려고 노력했다.

▲모든 무기는 기본 무기와 파츠 2종의 조합을 통해 좀 더 강한 무기로 조립 가능하다.


Q. 요즘 글로벌이 대세다. 도와줘 잭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있나?

'도와줘 잭'은 글로벌 원빌드다. 즉 처음부터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었다. 한국, 해외시장 동시 런칭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은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되기위해서 밟아야할 단계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시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해외 시장을 바라봤다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같다.

많은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먼저 선 런칭 한후, 어느 정도 서비스를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운 뒤 해외로 나가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다. 이미 북미나 유럽시장에 먼저 소프트 런칭을 했고, 데이터를 수집해 지금의 게임을 완성시켰다.

글로벌 원빌드은 어떤 시장이라도 쉽게 진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 나라 취향 모두를 만족시키기에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발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 거점을 두고, 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면 좀 더 나을 것이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야외부스에서 이벤트를 진행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하루밖에 이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만족할 만한 성과는 거뒀다고 생각한다.

▲ 다양한 개성의 파트너들 : 왼쪽부터 E-collector, 방구맨, 간호사, 해머맨


▲ 1:1 이벤트 매치를 펼친 지스타 특별 무대


Q. 이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목표나 비전이 궁금하다.

처녀작이다보니 아쉬운점이 너무 많다. 뭐.. 모든 개발자들의 생각이 똑같지 않겠나. 내가 만든 게임, 내 새끼, '도와줘 잭'이 많은 게임 유저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특별해 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유니크의 끝. 마치 모뉴먼트 밸리 처럼 말이다.

그리고 스토리에 주안을 뒀다. 치장 아이템으로 즐기는 게임보다는 진짜 게임을 즐기면서 이 게임이 재미있구나, 이런 스토리였구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래서 스토리를 업데이트하면서 필드를 확장하는 형태의 패치를 준비하고 있다.

야외 부스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유저와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첫 인상은 영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하면서 자꾸 매력이 생기더라. 쫀득쫀득한 맛? 그런 느낌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도와줘 잭의 캐릭터나 필드, 느낌들이 기존의 한국게임과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게임은 즐겨봐야 안다고 생각한다. 많은 유저들이 겉모습보다 직접 즐겨보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