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8일부터 2월 2일까지 이카루스 온라인의 일본 CBT가 진행됐다. 테스트 대상자는 14,000명에 친구 쿠폰을 포함, 약 3만명 규모로 진행됐으며 테스트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더라도 ‘공인 넷 카페(공식 PC방)’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길도 마련되어있었다. 서버 과부하 테스트, 밸런스 조정 등 다양한 내용이 진행됐으며, 테스트 기간 동안 공식 트위터 등을 통해 유저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 일본판 런쳐 실행화면


테스트의 시작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서버 오픈은 28일 오후 3시였으나 생각보다 많은 유저들이 몰려 한동안 정상적인 접속이 어려웠던 것. “인원이 정해진 테스트임에도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은 준비 부족”이라는 말 까지도 나올 정도였다.

약 한 시간이 지난 오후 4시 가량이 되어서야 정상적인 접속이 가능해졌으나, Active X에 익숙하지 않아 “Chrome은 안되고 IE(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불편하다는 유저들도 다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설치 창에 문자가 표시되지 않는 문제도 발생했고, 게임 시작을 눌렀을 때 강제 종료가 되거나 오류화면(블루스크린)이 뜬다는 이야기도 상당수 있었다.

▲ 꽤 많은 유저들이 이것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다. 캐릭터가 굉장히 이쁘다며 캐릭터 제작에만 수 시간을 투자했다는 후기가 있었던 반면, 조정할 수 있는 값이 생각보다 적어 어떻게 만들어도 비슷한 느낌이라는 불만도 있었다. 이미 삭제된 캐릭터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는데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도 다수였다.

또한,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 자동 루팅’의 부재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MMORPG에서 자동 기능을 두고 논쟁이 벌어진다는 것은 한국과 일본 온라인 게임 유저들의 성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아이템 루팅 시 키를 연속해서 누르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에는 대부분의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펠로우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퀘스트 보상인 ‘길들인 조랑말’과 ‘길들인 참새’로도 굉장히 기뻐했고, ‘슈테른’과 ‘크테른’은 인기가 좋아 고도 450미터를 올라가기 위한 비행 펠로우 길들이기 공략 역시 활발하게 공유되었다. 탈것에 관심이 없는 유저들은 펠로우를 펫으로 변경해 각종 이로운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카나스 직할령이라 해도 비슷한 형태의 펠로우가 이름만 바뀌어서 나온다거나, 탑승 상태에서 모션이나 자세가 부자연스러운 점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른 크기의 펠로우를 탑승함에도 같은 자세를 적용하다보니 허공을 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이를 보고 ‘에어고삐’라고 놀리기도 했다.

테스트 기간 동안 가장 큰 인기를 끈 펠로우는 직할령 격동의 대지에서 등장하는 정예 펠로우 ‘스칼레다’였다. 멋진 외형과 5일 안에 제작이 힘든 ‘불꽃바람비약’의 제작 난이도가 겹쳐 “CBT에서 가장 어려운 펠로우”, “이번 CBT의 목표”라고 불릴 정도였다.


▲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공유중


▲ 한국에서도 한참 인기인 명마 바리오스


▲ CBT 최고난이도? 스칼레다를 길들인 유저


▲ 블랙윈드 펫. 정예 펫 주문서가 나오지 않아 운영진이 2장씩 제공했다고


▲ 자신의 펠로우 창을 자랑(?)하는 유저



게임성 부분에서는 날카로운 지적이 많았다. 전투 방식은 기존에 일본에 진출한 ‘블레이드 앤 소울’과 비교해 조금 부족했다는 평가였고, 조작과 인터페이스, 카메라 워크 등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유저는 특정 퀘스트 몬스터가 하나밖에 나오지 않아 리젠을 기다리거나 파티플레이를 했다며 “의도적으로 PT(파티)를 조장하는 느낌이다. 솔플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불편할지도”라는 글을 작성했다. 특히, 펠로우를 둘러싼 경쟁 등을 보면서 해당 콘텐츠가 훗날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이라는 남기기도 했다.

성별, 직업별 성우가 한 명 뿐이라는 것이 불만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 서버에서는 촌스럽다거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는 있었지만, 성우의 다양성을 지적하는 의견은 많지 않았다.


난이도에 대해서는 “초심자 친화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스킬포인트나 스탯포인트 분배 등 복잡한 내용 없이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자동으로 스킬 레벨이 올라가거나 새로운 스킬이 등장하고 슬롯에 지정해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기에 쉽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인스턴스 던전의 난이도가 너무 낮아 공략이 쉽다는 불만도 있었다. 실제로 한 유저는 20레벨에 카를레앙 대저택 영웅 난이도를 홀로 클리어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과금모델을 지적하는 유저도 있었다. 인스턴스 던전 재입장, 강화 실패 및 파괴 방지, 인벤토리, 펠로우 보관함 확장 등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점을 “눈앞이 캄캄하다”는 한 마디로 요약했다.

배경이나 펠로우, 캐릭터 그래픽은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스크린샷 저장 위치나 UI제거, 스크린샷 촬영 방법 등을 물어보는 글들이 많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자랑하거나 성 위에 펠로우를 세워놓고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사양이 너무 높기 때문에 상당한 사양의 PC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게시판에는 우스개소리로 “GTX560, GTX780Ti, GTX970으로 하고 있으면 칩 타니 주의”라는 이야기도 적혀있었다.


▲ 처음 보는 수도성은 확실히 멋지긴 하다.


▲ 참새를 타고 가던 중 윈드러너의 공격을 받은....


▲ UI 편집이 가능한 버전인 것은 그나마 다행


▲ CBT를 즐긴 한 유저의 후기. 700m라... 그럴 때가 있었다.




2015년 봄 정식 서비스가 목표라는 이카루스의 일본 진출은 이제 첫 술을 떴을 뿐이다. 유저들에게 처음으로 다가간 5일의 테스트 기간, 일단은 ‘해볼 만한 게임’이라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일부 유저들이 지적했듯 테스트 초반의 서버 과부하와 운영진의 늦은 대응, 실행 런쳐 오류로 인한 블루스크린, 동영상 오류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 있어 신뢰도를 잃는다면,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 하더라도 단명할 수밖에 없다. 바라건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러한 문제들을 꼼꼼하게 확인해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날아오르는 결과를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