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제와 제닉스 스톰이 만나면 누가 이길까?

서든어택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가장 답변하기 힘든 질문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위의 질문이 선택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이 곧 밝혀질 예정이다. 오는 2월 2일 강남 곰 eXP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마운틴듀 2014 서든어택 챔피언스 윈터 결승전에서 퍼제와 제닉스 스톰이 만나기 때문이다.

퍼제는 이미 오랜 경력을 토대로 명실공히 최고의 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제닉스 스톰 역시 인트로스펙션과 팀 유로의 멤버가 뭉친 팀 답게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미 이번 시즌 들어 제닉스 스톰이 퍼제를 상대로 2:1 승리를 차지하며 먼저 미소지은 것은 사실이지만, 워낙 강팀 간의 대결이기에 결승 예측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을 오래 전부터 꾸준히 지켜본 온상민 해설 위원은 이번 결승전의 승자로 누구를 선택했을까?


Q. 인벤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정말 오랜만에 인사 드리는 것 같네요. 서든어택 해설을 맡고 있는 온상민이라고 합니다.


Q. 제닉스 스톰은 인트로스펙션과 팀 유로의 멤버가 합쳐진 팀입니다. 이번 시즌 기세가 남다른데요?

처음부터 제닉스 스톰의 강세를 예측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정현석과 이승규, 김성태 모두 자기 주장이 확고한 선수들이고, 새로 합류한 임준영 역시 개성이 강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한 팀으로 뭉쳤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이를 확인하고자 오프라인 예선장을 방문했었는데, 예상대로 의견 충돌이 잦더라고요. 다섯 명 모두 팀의 오더인 느낌이 강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부분이 저절로 보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특히, 권진만이 개성 강한 나머지 네 명의 팀원 사이에서 조율을 잘한 느낌이 들었죠. 최근 경기력을 보면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아요.


Q. 팀워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어떤가요?

오프라인 예선전 때만 해도 몸이 덜 만들어진 느낌이 강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확실히 팀워크가 계속 나아지고 있는게 보여요. 특히 4강전에서 보여줬던 팀워크가 기억에 남아요. 제닉스 스톰이 보여줬던 좋은 모습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이 '백업'이었어요. 백업은 어느 한 팀의 실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예요. 다들 1인칭 시점으로만 경기를 펼치고 있는 FPS 장르에서, 맵 전체를 위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은 백업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이죠.

제닉스 스톰이 4강전에서 보여줬던 백업은 정석 그 자체였어요. 스나이퍼가 특정 위치에 국한되지 않는 움직임, 라이플도 그에 맞춰서 함께 움직여주는 모습 등이 돋보였어요. 이는 곧 특정 상황에 대한 의견 조율이 거의 완벽하게 행해진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것만 봐도 제닉스 스톰의 팀워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요즘에는 오히려 팀워크가 제닉스 스톰의 강점이 됐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 퍼제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제닉스 스톰


Q. 제닉스 스톰이 이미 이번 시즌 퍼제를 잡은 기록이 있어요. 그 때 승리의 요인도 발전된 팀워크라고 보시는지요?

그 당시에는 제닉스 스톰의 팀워크가 완성되지 않았던 것 같았어요. 그 경기 VOD를 다시 봤는데, 경기 도중 살짝 아쉬운 모습이 몇 번 나왔거든요. 그리고 퍼제는 항상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을 보였어요. 매 시즌 풀리그에서 퍼제답지 않은 경기력이 등장하곤 했죠. 그렇기에 그 당시 경기 결과로는 두 팀의 결승 매치업을 예상하기 쉽지 않아요.


Q. 이번에는 퍼제 이야기를 해보죠. 비록 1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여전히 퍼제는 퍼제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요?

이번 시즌 퍼제를 새로 합류한 전형민과 전정제 위주로 분석해봤어요. 전형민에 대한 이야기부터 짚어보죠.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전형민은 막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나머지 선수들에게 항상 패배했어요.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니 멘탈이 약하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이번 4강 울산클랜과의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면서, 이런 단점을 많이 극복했을 것 같아요. 이번 결승에서 만약 퍼제가 위기를 겪게 되더라도, 전형민을 주축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해요.

전정제 역시 과거부터 꾸준히 잘하는 스나이퍼로 이름을 날리고 있죠. 군 입대로 공백기를 겪은 이후 지금까지 다소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던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번 4강부터 다시 전정제만의 색깔인 '똑똑한 스나이퍼'의 모습을 되찾은 느낌이 강했어요.

▲ 자타공인 서든어택 최고의 팀, 퍼제


Q. 위에서 언급했던 모든 내용을 토대로 결승 결과를 예측하자면 어떨까요?

FPS를 좋아하시는 팬들과 관계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이번 결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확실히 이번 시즌 우승팀으로 제닉스 스톰을 많이 꼽더라고요. 그만큼 이번 시즌 제닉스 스톰은 분명 강팀임에 틀림없죠.

제가 예상하는 결과는 약간 달라요. 일단 두 팀 모두 엄청난 기세와 실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50대 50이라고 보고 있어요. 여기에 덧붙이자면, 퍼제 쪽에 미세한 추가 점수를 주고 싶어요. 한 53대 47 정도? 추가 점수 3점은 퍼제가 그동안 수많은 경기를 통해 얻은 경험에 주는 점수예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퍼제는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다분하기 때문에,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는 결승 무대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위에서 말했던 전형민과 전정제의 부활 역시 3점을 더 주는 이유예요.

조심스럽게나마 퍼제의 우위를 점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이미 두 팀은 이번 시즌 한 번 맞붙었던 경험이 있죠. 여기서 제닉스 스톰이 2:1 승리를 거뒀는데, 오히려 이 승리로 인해 방심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언제나 그렇듯 방심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죠. 제닉스 스톰 입장에서는 항상 방심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Q. 제닉스 스톰과 퍼제 입장에서 우승을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보시나요?

퍼제는 사실 이미 완성된 팀이라고 봐요. 우승 경험도 많고 그만큼 결승 진출 횟수도 엄청나게 많죠. 그 경험을 토대로 위기에 봉착했을 때 어떤 식으로 극복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팀원끼리 서로를 끌어주는 모습이 퍼제의 강점이죠. 결승에서도 이러한 강점을 확실히 활용할 필요가 있어요.

제닉스 스톰은 백업으로 대표되는 팀워크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굳이 한 가지 약점을 꼽자면 임준영을 제외한 나머지 라이플러들이 팀을 끌어주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 라이플러들이 예전의 포스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고 표현하는게 더 적절할 것 같네요. 물론, 팀워크를 살리다 보니 개성이 줄어든 것도 있겠죠. 여전히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어요.

사실 누가 봐도 정말 팽팽한 대결이 예상되죠. 실력과 팀워크에서 거의 대등한 모습을 보여주는 퍼제와 제닉스 스톰의 대결이잖아요. 따라서 두 팀 중에 누가 팀원들을 더 잘 끌어주고 밀어주는지가 우승을 향한 전제조건이 될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