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BJ가 떠오르는 시대, 그 태동기부터 유튜브 수익모델로 기반을 이끈 대도서관의 방송 스타일은 흔히 '초식남'으로 알려져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을 할 때조차도 여러 캐릭터로 생산을 돌리면서 콘텐츠를 만들었을 정도니까. 하지만 플레이하는 게임은 참 다양하다. 감성적인 게임은 물론이고, 잔혹한 액션물이나 FPS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카스 온라인' 시절 골수 게이머였다는 이야기는 의외였다.

그렇게 최근 빵 터진 콘텐츠가 '숨바꼭질'이었다. '카스 온라인2'에 새로 추가된 이 모드는 오픈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게임을 완전히 반전시켰다. 1차 공신이라면 단연 숨바꼭질 모드의 기획자일 것이고, 2차 공신은 게임BJ들이 아닐까. 특히 큰 영향력을 가진 BJ 대도서관이 초창기 숨바꼭질 모드로 '대박 방송'을 터트리면서 카스 온라인2가 부활하는 동력을 제공했다.

ㅡ 라는 명분을 가지고 넥슨에 문의해 대도서관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숨바꼭질 모드'와 FPS게임 방송을 주제로 시작된 이야기는 게임 BJ의 세계와 온라인게임의 트렌드까지 연결되었다. 다른 게임 이야기들 막 나온다. 원래 이야기라는 건 의식의 흐름대로 가는 거다. 그래서 덕택에, 살아 있는 대화가 완성되었다.

▲ BJ 대도서관(본명 나동현)


인벤에서 첫 인터뷰네요. 찾아보니 의외로 게임 전문지보다 일반 매체 인터뷰가 많았어요.

여러 기회를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일이 있었고, 그래서 호기심을 많이 얻은 것 같아요. '게임 BJ'의 직업화에 기여했다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서 거기에 중점을 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죠.

인터넷 방송 초창기에는 게임방송이라고 하면 대부분 프로게이머나 잘 하는 사람들 플레이였어요. 요즘은 게임을 즐길 시간이 부족해지는 것도 사실이고, 가볍게 볼 수 있거나 몰입감 있는 게임 방송을 좋아하는 분도 많아졌죠. 그래서 저는 시청자들과 함께 채팅하고 떠들면서, 의견을 들어 게임 진행에 반영하기도 하죠. 게임하다가 혼자 수다를 떨면서 게임 속 캐릭터에게 또다른 정체성을 부여해주기도 하고요.

제가 게임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마니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게(실력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게임 방송이 실력 위주로 돌아가다 보면,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배타적인 시선을 받게 될 수 있거든요. 저는 대중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포지션을 잡으려고 해요. 그렇게 게임의 재미를 느낀 분들이 자연스럽게 마니아 단계로 진입하는 일도 많았어요.


여성 시청자 비율이 높기로도 유명한데요. 이런 성향과 무관하지 않겠네요.

제 신념이나 가치관도 비슷해요. 욕설은 최대한 자중하면서 많은 분에게 피해가 되는 일 없이 방송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돈을 위한 방송은 가능한 한 피하는 편이에요. 일단 사람들이 많이 보면 좋은 일이니까. 그 점을 시청자들이 많이 알아주셔서 감사하죠.

예전에도 욕을 안 하고 자극적이지 않게 방송하는 곳은 많았는데,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방송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게 대중적으로 부드럽게 받아들여진 것 같고요.


그렇게 인지도가 쌓이고 아프리카TV도 커지면서 모바일 시청자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언젠가부터 채팅방 관리가 쉽지 않아 보였는데요.

다음팟에서 방송할 때는 아예 채팅방 제재가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농담으로 받으면서 웃음 소재로 사용하는 방식을 썼죠. 그런데 그 때문에 통제가 더 힘들기도 했어요. 아프리카TV로 옮기면서 시청자가 훨씬 많아졌고, 어느 정도는 그런 부분에서 칼같이 잘라낼 필요가 생겼죠.

전 기본적으로는 무시해요. 공론화시키지 않은 채로 블랙리스트에 넣는 방식이 좋은 것 같아요. 강연에서도 말한 적이 있는데, 과격한 글을 읽고 일일히 대응하면 채팅창에 공론화가 되면서 화제가 그쪽으로만 넘어가거든요. 농담처럼 받아들여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할 때도 있고, 하지만 가끔 싸워야 할 때는 싸울 수도 있고요.


그렇게 게임 플레이와 동시에 채팅을 관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특히 대도서관TV의 특징 중 하나가 매니저가 없다는 점이잖아요.

BJ가 방송에 집중하는 동안 제재 역할을 맡는 게 매니저인데, 있으면 편하겠지만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매니저와 시청자의 반목 등 이유로 방송 접은 분들도 많아요. 매니저도 결국 팬 중에 하나고 다른 시청자 역시 마찬가지잖아요. 우리 방송은 매니저가 없는 대신 제가 유하게 대응하다 보니, 오히려 분란이 덜한 것 같아요.

▲ KBS 9시 뉴스 등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게임 대신 해주는 남자'


BJ 시장이 커지면서 욕설 없고 재치 있는 방송도 그만큼 많이 나왔는데, 여전히 여성 시청자 수가 독보적이란 말이죠. 계속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얼굴은 아니고(웃음). 여성분들이 사실 얼굴을 많이 안 보세요. 목소리나 스타일 같은 전체적 분위기를 더 보는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번듯한 직장'을 가진 30대 남성이, 당시에 개념도 잡혀 있지 않던 '전업 BJ'의 길로 뛰어든 사례는 사실 흥미로워요.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 알려주세요.

시작은 세이클럽에서 하던 라디오 방송이었어요. 그때 방송이라는 일이 재미있었고, 하고 싶은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라는 걸 느꼈어요.

제 최종 학력이 사실 고졸이지만, 회사는 괜찮은 곳을 갔던 것 같아요. 재미있는 일을 많이 했어요. 많은 것을 배웠고, 아이디어를 내는 일도 즐거웠어요. 영상 편집부터 카메라, 콘텐츠 기획과 개발, 미래 분야 예측, 모바일 분야까지...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성장 가능성 등을 개인 블로그에 쓰기도 했고요.


마침, 게임 BJ라는 세계에서 다 필요한 것들이네요.

그래서 BJ라는 직업을 문의해오는 분이 있으면 사회생활을 먼저 겪은 다음 도전해보라 말씀드리곤 해요. 그게 본인에게나 시청자에게나 서로 좋거든요. 제 자신이 직장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스스로를 브랜드화하는 게 가장 좋은 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시기에 인터넷 방송이 보였고, 시작하게 된 거죠. 제가 생각한 계획과 가진 재능이 맞아떨어진다는 확신을 그때 했어요.

이전 직장이 대기업의 계열사긴 하지만, 대기업 문화를 다 갖고 있거든요. 고유 마인드나 시스템 등이 확고하면서도 개개인 개성을 존중하고 있었어요. 에피소드 하나 말하자면, 제가 회사에서 최초로 드레드 헤어스타일을 하고 다녔어요. 하루는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하필 비서분과 동승한 사장님을 딱 만난 거예요. '혼나겠다' 싶었는데 사장님이 "오, 머리 멋지다. 대박인데?" 하고 가시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얼마 뒤에 알아서 헤어스타일을 바꿨어요. 너무 아팠거든요.

▲ 대략 이런 머리


그때만 해도 인터넷 방송은 불투명한 시장이었는데요. 지금처럼 커질 거라는 확신이 있었나요?

네, 유튜브 등 해외 사례를 늘 주시하고 있었어요. 유튜브 채널을 만든 것도 굉장히 오래 전이었고요.


그러고보니 유튜브 영상이라는 수익모델을 국내에서는 초창기에 정립하기도 했죠. 지금은 게임 BJ들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이고요.

국내에서도 비즈니스 포인트만 한번 뚫리면 제대로 될 거라고 예상했죠. 처음은 국내에 광고수익 분배 시스템이 없었는데, 그게 생기자마자 시작을 했고 사례를 만들 수 있었어요. 한 달에 400만 원쯤 수익이 날 때부터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하기 시작했죠. 라이브 BJ는 아무나 하기는 좀 힘들어요. 방송 진행하는 동시에 소통도 하면서 채팅 제재까지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유튜브는 누구든 할 수 있거든요.

저는 항상 "수익을 거부하는 느낌은 절대 주면 안 된다"고 말하곤 해요. '나는 취미로 방송한다, 돈 바라지 않는다'는 철칙이 자신의 발목을 죌 수 있거든요. 나중에 전업하게 되면 수익은 정말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앞으로는 유튜브를 움직이는 핵심축이 주부층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대부분 아직 영상기법 등 기반 지식을 잘 몰라서 못 들어오는데, 그분들이 가진 정보, 그리고 커뮤니티 능력을 녹여내면 굉장히 셀 거예요. 뒤늦게 들어와야 해서 고전하는 면도 있겠지만.


그렇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인데, 스스로 유튜브 월별 수입까지 다 공개한 이유가 있다면?

이 판을 더 크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의 업으로 만들기 위해서죠. 이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직업으로 보이길 원해요. 굳이 내가 더 많이 벌지 않더라도, 이 정도면 충분히 벌고 있으니 판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다른 선택지를 하나라도 더 고를 수 있으면 좋은 거니까요.


이쯤에서 짚고 넘어갈 쟁점이 있는데요. 게임방송의 유튜브 수익은 언제나 개발사와의 지적재산권 문제 여지가 있고, 실제로 다양한 곳에서 분쟁이 생기기도 했어요.

저작권협회와 이야기하면서 들은 말 중 하나가 "저작권에 정답이 없다"였어요. 저작권자 마음에 달렸다는 뜻이죠. 저작권자 입장에서 이득이 된다 생각하면 놔두고, 아니면 내리는 거고요. 여기서 BJ들 마인드가 중요한데요. 시청자 만족도 좋지만 그 게임을 소유한 회사도 만족시키는 포인트를 잡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 제 방송에서는 저작권 없이 무료로 제공하는 음악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순간에 저 음악이 들어가면 정말 멋질 텐데" 싶은 순간이 많아요. 그 점에서 개인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사항이 있는데, TV 방송국에서 돈을 내고 음악을 사용하는 것처럼 개인도 음악을 구입해 개인방송에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지금은 사용하고 싶어도 쓸 방법이 없거든요.

1인 미디어 시대인데, 그런 길을 열어둔다면 저작권자에게도 분명 큰 도움이 되거든요. 인디 음악가도 개인 크리에이터 수익을 받아서 윈-윈이 가능해질 거고요. 얼마를 내고 방송에서 쓰는 체계와 인프라를 저작권협회가 마련해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방송 초창기에는 온라인게임 비중도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WoW'도 있었고, '블레이드앤소울'도 생각보다 오래 하셨고요. 이후 콘솔/PC게임 비중이 높아졌는데, 온라인게임이 방송용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게 이유일까요.

방송 적합한 온라인게임도 있긴 해요. 예를 들자면 최근 '카스 온라인2' 숨바꼭질 모드는 완전 적합했고요. '모두의 마블'도 성공 사례죠. 하지만 'WoW' 같은 게임은 쉽지 않아요. 아는 팬들이 많으면 이해하겠지만 처음 오는 분들은 선뜻 보기 힘들죠. '블소'는 제가 생산 마니아라서 캐릭터 몇 개씩 돌아가면서 생산만 하고 그랬는데(웃음), 역시 MMORPG는 신규 시청자에게 쉽게 설명하기 어려워요.

'LoL'은 사실 방송하기 적합한 게임에 속하죠. 게임을 아는 분이 워낙 많으니까요. ''마인크래프트'와 함께 실제로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게임 콘텐츠예요. 하지만 잠깐 하다가 그만뒀어요. 플레이하는 다른 BJ분들이 많아서요. 다양성을 위해 덜 알려진 게임들을 주로 플레이하고 있어요.



말 나온 김에 '카스 온라인2' 숨바꼭질 모드로 부드럽게 넘어가볼까요. 온라인게임 중에 방송으로 모처럼 '대박'이 터진 경우인데요. 생방송에서도 반응이 체감됐나요?

시청자가 기본 8천 명 이상이었고, 종종 만 명이 넘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이 딱 봐도 재밌어 보이는 게임이었잖아요. 걱정하는 점이 있다면, 게임을 빠르게 변화시키기 힘들 것 같아요. 많이 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숨어 있는 모양이 어색해지고, 바로 잡히거든요.

시청자분들 의견 중에 맵이 랜덤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게 있었는데 좋은 것 같아요. 나무 구성이 바뀌거나, 여러가지 디폴트 맵 중에 랜덤으로 시작된다거나. 물론 그것도 다 외우는 사람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커버가 되겠죠.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예전부터 정말 많이 해서 애착이 강해요. 클랜전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기존 카스 유저들이 최근 다양한 모드 추가 때문에 FPS 자체의 재미를 해친다고 의견을 말하기도 하는데요. 오랜 유저로서 변모에 대한 실망은 없는지?

어쩔 수 없다고 봐요. 회사생활을 할 시절에 유저가 뭘 원하고 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했는데, 숨바꼭질 모드는 코믹 요소가 있어서 하기 좋았어요.

사실 숨바꼭질 모드는 처음에 스폰 방송으로 시작했던 건 맞아요. 그런데 몇 번 재미있게 하다가 그 다음부터는 스폰 없이 제가 직접 했거든요. 진입장벽이 낮아서 제가 하기에도 재미있고 방송으로도 적당한 콘텐츠예요.


그렇다면, 앞으로 정통 FPS가 새로 대세가 되긴 힘들까요?

직장인들이 너무 바빠졌어요. 게임을 할 시간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그러다보니 가볍게 즐기는 게임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겠죠. 기존 카스 온라인은 사실 첫 접근이 어려웠거든요. 마니아들은 참 게임에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진입장벽 요소이기도 해요.

하지만, 수요는 무조건 있을 거라 봐요. FPS는 사람의 본질적 쾌감을 충족시켜주거든요. 카스 대회를 한창 했을 때 안 봤던 이유는, 봐도 재미없어서였어요. 제가 실제로 카스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보는 맛이 없고, 저기 저 선수가 플레이를 얼머나 잘 하는지 체감이 안 되거든요. 보통은 조작하는 모습을 더 보고싶어 해요. 반면에 LoL은 한눈에 보이잖아요. 누가 잘 움직였고 이상황에서 잘했고 못했고 등이 말이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아요. 개개인의 스타성이 빛이 나야 하는데, 그나마 리그가 정착한 '서든어택'도 선수의 컨트롤을 보기 위해 개인방송을 찾는 경우가 많잖아요.


'카스 온라인2'가 그전에도 좀비 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냈는데, 숨바꼭질 모드만의 흥행 이유도 대략 추측할 수 있겠네요.

어떤 사람이 어떻게 숨었는지가 한눈에 잡혔고, 사람들이 바로 보고 웃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시청자 입장에서 '이게 코믹한 상황이다'라는 걸 인지하기 쉽죠. 의외성까지 있어요. 조그만 물건으로 숨어 있다가 갑자기 장갑차로 변하는 등의 경우가 그렇죠.

'도타2'보다 LoL이 대회나 방송에서 인기 있는 이유도 그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도타2'는 상대적으로 가시성이 떨어져요. 스킬, 특히 궁극기를 누가 어떻게 썼는지 초심자가 파악하기 힘들어요.

▲ 중간 갑작스런 모습 변경은 숨바꼭질 모드의 신의 한 수


갈수록 넥슨 디스 인터뷰가 되고 있어요(웃음). 그러면 LoL의 높은 가시성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LoL이 나왔을 때 놀란 게, 챔프가 상대적으로 크고 영웅에만 체력 바가 나와서 눈에 확 들어왔어요. 작년에 있었던 맵 업데이트도 가시성에 주력한 것 같거든요. 방송 요건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방송할 게임을 고를 때도, 누가 봐도 한눈에 보이는 게임을 주목하고 있어요. 이제는 온라인게임의 성패 자체가 여기에 달린 것 같아요.


온라인게임에서 보는 재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만하네요.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동감'이에요. 누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있죠. 게임도 그래요. 좋아하는 게임의 방송에 와서 다른 사람들도 즐거워하는 걸 보면 더 뿌듯해지고, 더 적극적으로 홍보요원이 되거든요. 그런데 찾아봤더니 다른 사람 반응이 시원찮고 나만 하는 것 같으면 의욕이 사라지게 되어 있죠.


최근 방송 중에 보기만 해도 재미있는 게임을 몇 개 추천한다면?

'다잉 라이트',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재미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고, 직접 플레이한 입장에서도 긴장감과 몰입감이 굉장했죠.

온라인게임 중에서는 진짜로 숨바꼭질 모드가 그랬어요. 최근에는 스폰 외에는 온라인게임을 웬만하면 안 했거든요. 그런데 이건 제가 스스로 재미있어서 한 경우예요. 아직도 많은 분들이 스폰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니에요.

▲ 최근 인터넷 방송들의 흥행 코드였던 '다잉 라이트'


모바일게임도 자주 방송하는데, 인상깊은 게임이 있었나요?

'퍼즐앤드래곤'이요. 홍진호 씨와 행사를 갔다가 알게 됐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모바일게임을 이런 식으로 많이 만들어줬으면 해요. 적절히 과금을 하면서도 언젠가 필요해지는 조합이 생기고, 꾸준히 성장시켜서 할 수 있는 게임이죠.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잖아요. 방송 가치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힘들어요. 보는 재미가 충족되어야 할 텐데 아직은 굉장히 단순하고, 대부분이 반복이거든요. 그래서 모바일게임 스폰도 일정 분량 이상은 안 잡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모바일게임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많은데, 방송 자체로 메리트는 그렇게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럼 스스로 재미있어서 하고 싶지만, 방송과 맞지 않아 포기하는 게임도 많을 것 같은데요.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그래요. 제 방송도 문명으로 처음 시작했지만 '문명5'가 잘 된 이유는 시스템이 캐주얼해지면서 가시성이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이거든요. 한 눈에 보인다는 게 그만큼 중요해요. 상황극이나 멘트를 더 넣을 수 있었고요. 하지만 대부분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데이터 표시가 자세해서 플레이어는 편하지만 방송으로는 거의 안 보이거든요.

심즈, 심시티, 문명 정도가 반응 좋았던 시뮬레이션인데, 가시성이 좋다는 게 공통점이죠. '크루세이더 킹즈'도 방송하고 싶었지만 이 점에서 적합하지 않았고요.

게임방송에서 2D게임과 플래시게임이 특히 인기 있는 이유가 바로 가시성이에요. 오히려 3D 대작 게임은 화질 좋아도 대부분 시청률이 굉장히 떨어져요. 공포 장르도 예전에는 내가 주인공으로서 최강이 되는 게임 위주였지만, 요즘은 플레이어가 무력하게 만들어서 공포감을 주는 게 대세가 되고 있죠.


2015년의 플랜을 어떻게 잡고 있나요?

방송은 매번 훈련이라고 생각해요. 수익도 수익이지만 스스로의 스킬을 올려야 하거든요. 이상적인 인터넷 방송인은 어떤 콘텐츠와 게임이 와도 그 상황에서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스폰 게임도 저에게는 훈련 중 하나예요. 그걸 콘텐츠화해서 많은 분들이 만족한다면 이상적인 비제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죠.

유튜브도 채널이 더 늘어날 거긴 한데, 예전부터 늘렸어야 하지만 덜 욕심내면서 하나하나 다져가는 단계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수익은 유튜브가 훨씬 많아요. 하지만 아프리카 방송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강연 같은 데서 자주 말씀드리지만, 국내 BJ 분들이 영어를 할 줄 알았다면 해외 유명 BJ들은 그 자리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시간으로 소통하시다 보니 실력이 다들 정말 뛰어나요.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할게요.

많은 게임정보를 인벤에서 얻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다니는 게임사이트가 와우인벤이거든요. 다양한 게임들이 발전하는 데에 여러분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정보와 바뀔 것들, 발전한 것들을 지적해주시는 점에 감사하고요. 게임사 입장도 함께 생각하면서 중재해주신다면 게임업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대도서관도 많이 사랑해주세요!